한동안 위축됐던 국내 전기차 시장이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차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1∼8월 국내 전기차 누적 판매는 14만2456대로 작년 동기(9만5998대) 대비 48.4% 증가했다. 전체 신규 등록 차량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8.9%에서 12.7%로 3.8%포인트 증가했다.
판매량 증가 요인으로는 신차효과가 가장 컸다. 지난 5월 출시된 테슬라의 신형 모델Y가 2만8000대 이상 판매되며 수요를 이끌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브랜드별 등록 대수는 모델Y를 내세운 테슬라가 1위에 올랐다.
여기에 기아 EV3·레이 EV 및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등 가격 경쟁력을 갖춘 보급형·소형 전기차도 많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다고 KAMA는 분석했다. 예년보다 빨라진 정부 전기차 보조금 지급과 제조사 신차 판촉 경쟁 등으로 전기차 가격이 하락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1∼8월 국산 전기차는 전년 동기 대비 48.2% 증가한 8만6777대가 팔려 전체 시장의 60.9%를 차지했다. 수입 전기차는 48.6% 늘어난 5만5679대가 팔렸다. 이 가운데 모델Y를 비롯한 중국산은 69.4% 증가한 4만2932대가 판매됐다.
KAMA는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시장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한 올해 전기차 보급 목표 물량인 33만대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강남훈 KAMA 회장은 "현시점은 대미 수출이 제한되고 현지 전기차 생산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내수 전기차 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이 국내 전기차 경쟁력 유지를 위한 대안"이라며 "국산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 확보와 국내 제조 기반 유지를 위해 '국내 생산 촉진 세제' 등의 인센티브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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