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공장 한국인 구금 사태와 관련해 “한국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며 “미국인을 훈련시킬 인재들이 신속하고 합법적으로 들어올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미 의회가 비자 발급 확대를 꺼리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기술을 전수받는 조건으로 비자 발급 확대를 시사한 셈이다. 이를 두고 비자 문제 해결 대신 전문 인력의 미국인 교육을 요구하는 트럼프식 기술 이전을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인 구금 사태로 한미 관계가 긴장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며 “우리는 정말 좋은 관계”라고 답했다. 또 “우리에게는 갖고 있지 않은 산업이 많다”며 “전문가를 불러 미국인을 훈련시켜 우리가 직접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도 “훌륭한 인재를 신속하고 합법적으로 데려올 수 있게 하겠다. 반대급부로 원하는 것은 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고 훈련시키는 것”이라고 적었다.
멕시코·캐나다·호주·싱가포르 등과 달리 한국은 전문직 비자 발급 쿼터제가 없어 우리 기업들은 전자여행허가(ESTA)나 상용·관광비자인 B1·B2를 주로 이용해왔고 이번에 미 이민 당국은 이 부분을 문제 삼았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전문직 취업비자(H-1B), 주재원 비자인 L-1과 E-1 발급 대상자 중 한국인 비율(2024년 기준)은 각각 1.0%, 4.2%, 2.2%에 그쳤다. 구금된 한국인에 대한 영사 지원을 총괄하는 조기중 워싱턴 총영사는 이날 (구금된 우리 국민의) 귀국 시점을 “10일 정도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조현 외교부 장관은 8일 미국으로 출국해 워싱턴DC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을 만나 비자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반도체 공장에 대한 장비 및 부품 수출을 연간 단위로 승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산 장비·부품을 들여올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매년 미 정부 측에 보고가 의무화되면서 사업 정보 유출 등 피해가 불가피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