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국내 대학 최초로 인공지능(AI) 기반 지식재산권 권리유지 관리 시스템을 완성했다고 9일 밝혔다. 기술이전 계약서를 자동 분석하고 핵심 정보를 뽑아내는 방식이다. PDF 문서를 신속하게 읽고 분류하는 자체 대형언어모델(LLM)을 적용했다.
유니스트에 따르면 기존에는 담당자가 계약서를 직접 검토했다. 검토에는 몇 주가 걸렸고, 인력도 다수 투입됐다. 오류 위험도 컸다. 유니스트는 이 문제를 풀기 위해 기술가치팀과 정보화전략팀이 협력해 지난해 12월 웹기반 관리시스템을 먼저 개발했고, 올해 8월 AI를 입혔다.
새로운 시스템은 한층 빠르고 똑똑해졌다. △PDF 텍스트 자동 인식·분석 △계약유형(통상·전용·양도) 분류 △계약기간·주체·특허 비용 납부자 추출 △계약 패턴 학습을 통한 정확도 향상까지 가능하다. 수십 건의 계약서를 5분 안에 분석할 수 있다.
차수미 기술가치팀장은 “AI 자동화 덕분에 단순 업무에서 벗어나 전략적 과제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계약서 분석의 정확성과 일관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데이터 가공과 계약 검토 기간은 반기별 4주에서 단 하루로 줄었다. 담당자 수도 5명에서 1명으로 축소됐다. 외부 솔루션 도입 비용은 한 푼도 들지 않았다. 반복적인 행정 업무도 해소하면서 표준화된 프로세스로 신뢰성까지 확보했다.
유니스트는 이번 성과를 시작으로 AI 캠퍼스 조성을 위한 기술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다른 기관과도 손잡아 대학 특허 관리의 새로운 모델을 확산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김재준 학술정보처장은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룬 업무 혁신의 대표 사례”라며 “향후 연구관리, 학사행정, 시설관리로 확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종래 총장은 “이번 시스템은 AI 캠퍼스 구축을 위한 대학 AI 위원회 활동의 첫 성과”라고 밝혔다. 이어 “교육·연구·행정 전반에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는데, 실제 개선 효과를 입증한 것”이라며 “AI를 창의성을 여는 핵심 도구로 삼아, UNIST가 통찰력 있는 AI 인재를 양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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