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지방이 많은 음료나 음식이 단기간에 심혈관뿐 아니라 뇌 건강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최근 피플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영양생리학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고지방 음식을 섭취할 경우 뇌로 가는 혈류 조절 능력이 즉각적으로 저하된다”며 “실험에 사용된 밀크셰이크는 사실상 ‘뇌 폭탄’과 같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18∼35세 남성 20명과 60∼80세 남성 21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피실험자들에게는 열량 1362kcal, 탄수화물 48g, 단백질 9.5g이 포함된 고지방 밀크셰이크를 제공했다. 이 음료는 생크림(휘핑크림) 350ml, 초콜릿 시럽 2큰술, 설탕 1큰술, 탈지분유 1큰술을 섞어 만든 것으로, 실제 식사 한 끼 이상에 해당하는 높은 칼로리와 지방을 함유하고 있었다.
참가자들은 음료 섭취 전과 섭취 4시간 뒤, 스쿼트 운동을 하며 초음파로 혈류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두 연령대 모두에서 혈관 확장 능력이 눈에 띄게 감소했고, 뇌의 혈류 조절 기능도 떨어졌다. 특히 노년층은 젊은 층보다 약 10% 더 큰 부정적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혈류 조절은 단순히 혈액순환의 문제가 아니라 뇌에 산소와 영양분을 적절히 공급하는 핵심 기능”이라며 “고지방 식사가 반복될 경우 단기적인 뇌 기능 저하는 물론, 장기적으로는 치매와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 위험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뇌 건강에 대한 식습관의 즉각적 영향을 실험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구팀은 “식단에서 포화지방을 줄이고 불포화지방이 많은 견과류, 생선, 올리브유 등을 섭취하는 것이 뇌와 심혈관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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