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수 진영의 청년 아이콘이자 극우 성향 정치 운동가인 찰리 커크(31)가 공개 강연 도중 총격을 받아 숨졌다. 총기 소지를 '자유의 대가'라며 옹호했던 그가 아이러니하게도 총에 맞아 세상을 떠나면서 미국 사회에 큰 파장을 낳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커크는 이날 유타주 오렘의 유타 밸리대학에서 강연을 하던 중 인근 건물 옥상에서 발사된 총에 맞고 쓰러졌다. 현장에서 목 부위에 피격된 그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사망했다.
경찰은 범인이 약 183m 떨어진 곳에서 총격을 가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연방수사국(FBI)이 합동수사에 착수했다. 정치권은 이번 사건을 “정치적 암살”로 규정하며 강력히 규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위대한, 전설적인 찰리 커크가 죽었다”며 “그는 모두에게, 특히 나에게 사랑받고 존경받았다”고 애도했다.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도 “이번 행위를 강력히 비난한다”며 “더 이상의 폭력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리노이주 출신의 커크는 2012년 고등학교 졸업 직후 보수 청년 조직 ‘터닝포인트 USA’를 공동 창립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팟캐스트 진행자이자 트럼프 진영 청년층 결집의 핵심 인물로 활동했다. 공격적이고 도발적인 화법으로 그는 지지자들에게는 “자유와 신앙의 투사”였지만, 반대자들에게는 “허위정보와 혐오를 퍼뜨린 선동가”로 불렸다.
그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공개적으로 거부했고, 기후변화 위기를 “사기”로 규정했으며, 부정선거 음모론과 소수자 혐오 발언을 잇따라 내놓아 미국 사회의 극단적 양극화를 상징하는 인물로 자리 잡았다.
총기에 대해서도 완강했다. 2023년 유타주 행사에서는 “일부 총기 사망은 자유의 비용”이라고 발언해 희생자 가족과 총기 규제 단체의 거센 반발을 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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