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2일 더불어민주당의 더 센 특검법 합의 파기에 반발해 국회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규모 규탄대회를 여는 등 본격적인 장외 투쟁에 돌입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야당탄압 독재정치 규탄대회’에서 “이재명 대통령 100일을 자축하면서 축하상에 올린 것은 특검법과 체포동의안이었다”며 “국민의힘이 아니라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바친 선물 보따리는 구속과 쇠사슬로 돌아왔다”면서 “밖에 나가서 신나게 얻어터지고 집안에 돌아와서는 가족들에게 식칼을 휘두르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달 8일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회동을 계기로 협치의 물꼬가 트이는 듯했으나 11일 민주당이 국민의힘과의 합의를 파기하고 더 센 특검법을 원안대로 일방 처리하면서 정국이 급격히 경색되는 모습이다. 이날 규탄대회에는 당 추산 5000여명의 당원들이 참가했다.
장 대표는 “더러운 정치 탄압에 익숙해지지 말아야 한다”며 “이재명이 단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도록, 이재명이 그 자리에서 내려올 수 있도록 함께 끝까지 싸워달라”고 호소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특검법 합의 파기와 관련해 정청래 민주당 대표를 “참으로 몰염치한 사람”이라고 직격하며 “강성 당원이 반대한다고 약속을 하루아침에 손바닥 뒤집듯 엎는 당 대표를 인정할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이른파 우파 연대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임 의원은 “우리도 뺄셈 정치는 그만하자. 전광훈 목사가 극우라고, 전한길 강사가 더 나갔다고, 이준석이 결이 다르다고 뺄셈 정치하면 진다”며 “이제 곱셈의 정치하자”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용산 대통령실 앞으로 이동해 규탄대회를 이어갔다. 장동혁 대표 체제 출범 이후 대통령실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의힘은 절대다수 의석을 바탕으로 한 민주당의 초강경 입법 공세를 원내에서 저지할 방법이 없다고 판단, 본격적인 장외 투쟁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당이 내란특별재판부법과 검찰청 폐지 등의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25일을 전후로 대여 공세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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