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 수시모집 서류 지원이 지난 주 마무리된 가운데 서울대·고려대·연세대(SKY) 수시 경쟁률이 전년도보다 떨어지고 3개 대학 의대 지원자 수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급 ‘사탐런’ 현상, 의대 모집정원 축소 등 다양한 입시 변수로 인해 합불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며 최상위권 수험생 대부분이 하향 안정 지원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입시 업계의 대학 경쟁률 분석 결과를 종합하면 올해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수시 지원자는 총 10만 6377명으로 지난해보다 3478명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3개 대학 평균 경쟁률도 14.93대 1로 전년도(15.60대 1)보다 떨어졌다. 서울대는 9.07대 1에서 8.12대 1, 연세대는 16.39대 1에서 15.10대 1로 하락했고 학생부교과전형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한 고려대만 20.30대 1에서 20.35대 1로 소폭 상승했다.
특히 3개 대학 의대 지원자 수는 3271명으로 전년도보다 964명이나 감소했다. 대학별로는 고려대 의과대학이 508명(-24.8%)로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고 서울대 의예과는 240명(-18.6%), 연세대 의예과는 216명(-24.0%) 줄었다. 3개 대학 의대 모집 정원이 지난해 226명에서 올해 225명으로 단 한 명 줄어든 반면 천 명 가까이 되는 학생이 덜 지원하며 스카이 의대 평균 경쟁률은 18.82대 1에서 14.47대 1까지 떨어졌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에 대해 “최상위권 학생들이 수시에서 하향 지원을 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자연계열 학생들이 수능에서 과학탐구 대신 사회탐구를 선택하는 '사탐런'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데다 내년에 치러지는 수능이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을 앞두고 현행 제도가 적용되는 마지막 해라는 불안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상위권 수험생 다수가 확실한 합격을 위해 안정권 대학 및 학과에 원서를 접수했다는 것이다.
특히 3개 의대 지원자 수 감소폭(-22.8%)이 3개 대학 전체 지원자 수 감소폭(-3.2%)보다 가파른 점은 수능 과탐 응시자가 급감하며 최저학력기준 충족 부담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의대 모집 전형에서 서울대는 과탐 2과목 필수 응시(물리학 또는 화학 포함), 연세대는 탐구 반영 시 과탐만 인정되는 조건을 두고 있으며 고려대는 선택과목 제한은 없지만 최저 기준이 높게 설정되어 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사탐런 열풍은 최상위권에서도 나타나 서울대도 비켜갈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제로 과탐 응시를 필수로 요구하지 않는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지역균형전형)의 경우 지원자가 몰리며 올해 유의미한 경쟁률 상승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지난해 의대 증원 여파가 올해까지 이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임 대표는 “지난해 의대 모집 정원이 1500명 늘며 올해 수능으로 넘어온 최상위권 N수생이 줄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 역시 수험생들이 상향 지원으로 모험을 하기보다는 ‘눈치 지원’을 택하는 경향이 강해진 결과 서연고 경쟁률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한 뒤 “올해 의대 정원 축소로 합격이 어려울 것을 예상하고 수도권 의예과 지원을 주저한 수험생들도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서울대·연세대 치의학과와 약학과, 수의과까지 덩달아 지원자 수가 대폭 줄어든 점을 짚으며 “의예과 모집 인원 감소에 따른 심리적 영향으로 지원이 둔화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서연고 학과별 최고 경쟁률을 살펴보면 인문계열에서는 서울대 사회학과 일반전형(16.50대 1), 연세대 논술전형 진리자유학부 중 인문(83.58대 1), 고려대 논술 경영대학(170.58대 1)이 가장 치열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자연계열의 경우 서울대 응용생물화학부 일반전형(19.27대 1), 연세대 치의예과 논술(107.60대 1),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논술(93.80대 1) 전형에 가장 많은 지원자가 몰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