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앞으로 다가온 올해 추석에는 배·시금치 등 과일과 채소 가격이 내려 작년보다 차례상 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물가협회는 16일 최근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올해 추석 차례상 비용이 전통시장 기준 전국 평균 28만4010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보다 3090원(1.1%) 낮아진 금액이다.
전통시장에서 차례상을 차릴 경우 대형마트(37만3540원)보다 평균 8만9530원(24%) 저렴했다. 쇠고기, 돼지고기, 대파, 배 등은 전통시장이 더 저렴했고, 가공식품은 대형마트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협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차례상 비용은 31.5% 올랐다. 코로나19와 이상기상으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 7% 이상 상승했으나 올해는 2년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올해 비용 하락의 주된 원인은 과일·채소 가격 안정이다. 특히 배 가격은 지난해보다 약 17% 낮아졌다. 추석이 지난해보다 늦어지면서 성수기를 앞둔 물량이 집중 출하된 덕분이다. 시금치 역시 지난해 늦더위와 달리 올해는 기상 여건이 양호해 공급이 안정되면서 가격이 떨어졌다. 무 역시 지난해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반면 계란, 돼지고기, 사과 가격은 상승했다. 사과의 경우 여름철 고온으로 상품성이 높은 대과(大果) 물량이 줄어 제수용 가격이 올랐다.
지역별로는 제주가 전통시장 기준 30만2130원으로 유일하게 30만 원을 넘겼다. 반면 농수산물 최대 생산지인 전남(26만8880원)과 인접한 광주(27만1900원)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임상민 한국물가협회 팀장은 "올해 차례상 비용 하락은 물가 안정화의 긍정적 신호"라면서 "소비자물가 농·축·수산물 지수의 상승을 고려하면 성수품 선제 공급과 산지 물류·저장 인프라 보강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폭염과 늦은 추석 영향으로 사과 등 일부 품목은 가격이 높지만, 추석이 가까워질수록 출하 물량이 증가해 차례상 비용의 완만한 안정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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