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역과 팬더 사진을 검색해 각각 업로드하고 ‘베이징역을 배경으로 춤추는 팬더’를 5초짜리 영상으로 만들라고 주문하자 채 3분이 되지 않아 네 가지 버전의 동영상이 완성됐다. 조금씩 다른 배경과 춤추는 동작으로 제작된 영상은 실사인지 인공지능(AI)이 제작한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16일 베이징 하이뎬구에 자리한 콰이서우 본사에서 기자가 경험한 생성형 AI 서비스 ‘커링(영문명 클링)’은 누구나 원하는 동영상을 손쉽게 제작할 수 있는 미래가 현실이 됐음을 보여줬다. 텍스트로 만들고 싶은 이미지나 동영상(5·10초 분량)을 입력하면 커링이 곧바로 제작에 들어간다. 사진만 추가하면 자신이 원하는 대로 배경이나 등장인물 등을 바꿀 수 있다.
중국 2위 숏폼 플랫폼인 콰이서우가 지난해 6월 출시한 커링은 올해 7월 기준 전 세계 45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2억 개 이상의 동영상과 4억 개 이상의 이미지를 제작했다. 기업 고객도 2만 곳을 넘었다. 수익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1분기 1억 5000만 위안(약 291억 원)에 이어 2분기 2억 5000만 위안(약 486억 원)으로 매출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매출은 당초 목표치의 두 배인 약 16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생성형 AI 콘텐츠(AIGC) 시장은 성장세가 가파르다. 일반 크리에이터, 개인 미디어 사용자, 디자이너·아티스트, 전자상거래·광고 전문가, 영화·TV 제작 스튜디오 전문가 등으로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콰이서우 관계자는 “차량 폭파와 같은 위험한 장면이나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영상을 제작할 수 있고 뮤직비디오 제작 등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콰이서우는 해외시장, 특히 영화 산업 공략에 팔을 걷어붙였다. 우선 한국과 일본이 타깃이다. 17일 개막한 30회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열리는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을 통해 해외 영화제에 처음으로 진출한다. 생성형 AI 플랫폼이 영화 산업에 미칠 영향을 조망하고 커링으로 제작한 영화를 상영할 계획이다. 콰이서우 관계자는 “다음 달에는 칸 TV페스티벌과 도쿄 TV페스티벌에도 참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영상 생성 AI 시장에서는 오픈AI의 ‘소라’, 구글의 ‘비오’ 등을 비롯해 중국의 알리바바 ‘완’, 바이트댄스 ‘지멍’ 등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영상 생성 AI 시장은 전년 대비 76.4% 증가한 6440억 달러(약 88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글로벌 혁신지수에서 지난해 대비 한 단계 상승한 10위로 올해 첫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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