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압구정, 홍대 등에서 알몸에 박스만 걸친 상태로 행인들에게 자신의 신체를 만지라고 한 여성과 이를 기획·홍보한 성인 콘텐츠 제작업체 관계자들이 2심에서 1심의 벌금형보다 무거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2부(부장판사 강희석 조은아 곽정한)는 공연음란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홍보 담당자 B씨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콘텐츠 기획자 C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각각 선고됐다.
또 재판부는 B씨에게 80시간, C씨에게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하고, 세 사람 모두에게 성폭력 재범 예방 강의 4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
A씨는 2023년 10월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와 강남구 압구정 일대에서 박스를 입은 채 행인들에게 박스 안으로 손을 넣어 자신의 신체를 만지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이러한 행위를 실행하는 것을 도왔고, C씨는 전체 기획을 담당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A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더 하고 싶었는데 경찰이 해산시켜서 나왔다. 미안하다”는 글을 올려 논란을 키우키도 했다.
검찰은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1년, C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1심은 A씨와 B씨에게 각각 벌금 400만 원, C씨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다수의 사람이 오가는 통행로에서 불특정 다수의 행인을 상대로 가슴을 만지게 한 행위는 충분히 선정적이고 일반 보통인의 성적 상상이나 수치심을 일으킬 수 있다"고 판시했다.
또 "A씨의 인지도를 획득하고 인지도를 이용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목적으로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이고 어떠한 문학적, 예술적, 교육적 가치도 도출할 수 없다"며 "사회 평균의 입장에서 관찰해 건전한 사회적 통념에 따라 규범적, 객관적으로 평가해 보면 (피고인들의 행위는) 불쾌감을 주는 정도가 아니라 음란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2심 재판부는 "언론에도 나왔고 사회적으로 물의가 있었다는 점에 비춰보면 원심의 형이 낮다고 할 수 있다"며 형량을 높인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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