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한 물 부족과 환경오염이 심각해지는 가운데 혁신적인 수처리 기술로 농업과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스타트업 ‘초이스랩’의 스위스 물리학 박사학위 출신 최광훈 대표가 ‘초음파 수중방전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초이스랩 최광훈 대표는 스위스 폴쉐어러(Paul Scherrer Institute) 연구소에서 4년 반 동안 근무하며 로잔 연방공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력을 갖고 있다. 대기업 복귀가 계획이었지만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스타트업을 시작했다고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물 기술에 집중하게 된 계기는 미래 전망에서 비롯됐다. AI 시대가 되면 전력 소비량이 기존 대비 8-10배 늘어나고, 데이터센터 냉각에도 엄청난 양의 물이 필요해 기후변화와 맞물려 물 부족이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며 물 관련 기술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초이스랩의 핵심 기술인 '초음파 수중방전 시스템'은 복잡해 보이지만 원리는 명확하다. 최광훈 대표는 플라즈마를 이용해 수중에서 질소와 산소의 활성종을 만들어 살균과 영양분 추출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초음파 기술을 결합해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플라즈마로 인해 생성된 질소산소 활성종을 초음파와 버블제너레이터를 활용해 잘게 쪼개면 물 속에서 떠오르지 않고 최대한 오래 머물 수 있어 살균 효과를 지속시키고 성분 추출량도 30% 이상 늘릴 수 있다.
국내 스마트팜 수경재배에서는 식물이 양분의 70-80%만 흡수하고 나머지는 폐기되고 있다. 폐수가 강으로 유출되면 녹조 발생과 수질 오염의 원인이 된다. 기존 해외 기술은 고온 가열을 통한 살균으로 높은 전력비용이 단점이었다. 초이스랩의 기술은 기존 대비 10분의 1 수준의 전력으로 살균과 동시에 커피박 등에서 추가 영양분을 추출할 수 있다. 오염된 커피박이라도 미생물 살균과 영양분 추출을 한 번에 처리해 공정수를 크게 단축시킬 수 있어 원가절감 효과를 가진다.
초이스랩은 창업 초기부터 기보벤처캠프, 초기창업패키지 등 다양한 정부 지원사업에 선정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R&D 베이스였던 최광훈 대표는 비즈니스적 사고를 배우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으며, 멘토링을 통해 기술 중심에서 시장 중심으로 사고를 전환해 지원사업 선정률을 크게 높였다.
현재 농업 분야에 집중하고 있지만 초이스랩의 기술은 수질정화와 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 가능하다. 미국에서는 플라즈마로, 스위스에서는 미세버블로, 국내에서는 초음파 기술을 활용하여 각각 수질환경 문제(PFAS: 과불화화합물)를 해결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기술은 세 가지 기술이 모두 융합된 형태로 차별성을 가진다.
5년 후 초이스랩의 모습에 대해 최광훈 대표는 “글로벌적으로 임팩트를 끼칠 수 있는 기업이 되고 싶다. 스위스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성과를 균형있게 추구하겠다”며 “국내에서는 돈을 벌고 나서 사회적 임팩트를 끼워 맞추는 경우가 많지만, 처음부터 사회적 임팩트를 염두에 두고 사업을 키워 나가고 싶다. 5년 후에는 수질정화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초이스랩은 기후변화와 물 부족이라는 글로벌 과제 해결에 도전해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농업 혁신에서 시작해 환경 문제 해결까지 영역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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