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 여사를 구속 기소한 지 약 한 달 만인 25일 소환했다.
김 여사가 탑승한 호송차는 이날 오전 9시 49분께 특검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도착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김 여사를 김상민 전 검사로부터 1억원대 그림을 수수한 의혹과 관련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뇌물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김 전 검사는 2023년 1월 이우환 화백의 그림 ‘점으로부터 No.800298’을 1억 2000만원에 현금으로 구매해 김 여사 오빠인 김진우 씨에게 건네고, 지난해 22대 총선 공천 등을 청탁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로 지난 18일 구속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는 김 전 검사로부터 그림을 상납받고 지난해 총선 공천 및 인사에 영향을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전 검사는 총선 당시 국민의힘 공천에서 탈락했지만 이후 국가정보원장 법률특별보좌관에 임명됐다.
특검팀은 김 전 검사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것을 근거로 ‘그림 수수자’로 김 여사를 특정했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의 배우자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어, 특검팀은 김 여사를 특가법상 뇌물 혐의 피의자로 입건했다. 뇌물죄가 성립하려면 그림이 공천 등을 대가로 한 것이라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
또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조항인 만큼 김 여사가 그림 수수를 윤 전 대통령과 공모했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특검팀은 김 전 검사가 건넨 그림을 윤 전 대통령도 알았다고 보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에서 김 여사를 상대로 그림을 전달받은 경위와 대가성 여부를 확인하고, 추후 윤 전 대통령이 청탁에 개입했는지 여부를 캐물을 방침이다.
김 여사와 김 전 검사 측은 해당 혐의를 전부 부인하고 있다. 김 여사는 “공천과 인사에 관여한 바 없다”고 했고, 김 전 검사는 “그림을 구입해 전달했을 뿐 청탁한 사실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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