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정보 시스템을 관리하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 사태로 국가 전산망 기능이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 정부의 대외 서비스뿐 아니라 내부 업무 전산망인 '온나라시스템'이 마비돼 접속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전해졌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 발생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여파로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등 다수의 정부 부처가 온나라시스템에 접하지 못해 주말 업무를 위해 출근한 공무원들이 정상적인 업무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복수의 정부 관계자가 확인했다.
온나라 시스템은 정부 전 부처의 문서 작성, 결재 등 업무를 통합해 운영하는 전산망이다. 산업부는 부내 공지를 통해 복구 때까지 온나라시스템 접속이 불가능하고 온라인 쪽지만 제한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직원들에게 안내했다.
한 산업부 관계자는 "업무를 보려면 업무포털에 로그인해야 문서 열람, 작성, 결재 등이 가능한데 로그인이 되지 않는다"며 "이 상태가 월요일 일과 시간에 벌어졌다면 대부분 일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도 "행안부가 관리하는 온나라전자문서 시스템이 중단된 상태"라며 "전 부처 공통 사항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해양경찰청도 화재 여파로 해경 업무 포털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밝혔다. 해경청은 화재 이후 업무 포털 접속에 필요한 행정전자서명(GPKI) 인증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해 행정 업무 처리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상황 관리 계통의 경우 별도 전산·통신망을 사용하고 있어 해양 재난 대응 체계는 정상적으로 가동 중이라고 전했다.
이날 오전 김민재 행안부 차관 브리핑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정부 업무시스템 647개가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차관은 "화재의 영향으로 항온항습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서버의 급격한 가열이 우려됐고, 정보시스템을 안전하게 보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가동을 중단시켰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