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4000선을 눈앞에 두고 질주하고 있습니다. 대외 불확실성 완화와 반도체·2차전지 업종 강세가 맞물리며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고 있는데요. ‘사천피’ 랠리의 열기 속에서 투자 대기자금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레버리지(빚투) 자금도 2년 반 만의 최고 수준으로 늘었습니다. 이번 주 선데이 머니카페에서는 지난 한 주 증시 흐름과 투자자금 동향, 그리고 다음 주 시장 변수로 부상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짚어보겠습니다.
반도체·2차전지 주도로 사상 최고치 경신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5% 오른 3941.59로 마감했습니다. 장중에는 3950선까지 터치하며 장중·종가 기준 모두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습니다. 23일 하루를 제외하고 7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 행진입니다.
특히 이날은 반도체와 2차전지 업종이 상승세를 이끌었습니다. 삼성전자가 2%, SK하이닉스가 6% 가까이 오르며 두 기업의 합산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이는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30%를 웃도는 비중으로, 최근 랠리에 있어 반도체 업종의 주도력이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2차전지 관련주들도 10% 안팎 급등세를 기록하면서 코스피 4000 고지까지는 불과 60포인트도 남지 않았습니다. 특히 기관이 이날까지 약 열흘 남짓한 기간 동안에만 3조 9896억 원을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습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매수·매도를 오가며 관망세를 보였지만 15일 이후 뚜렷한 매수 기조로 전환했습니다.
뜨거워진 투자심리… 예탁금·빚투도 사상 최고치 수준
이 같은 지수 상승세에 개인 투자자 자금도 대거 몰리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국내 투자자예탁금은 80조 6257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습니다. 23일에도 80조 1683억 원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투자자예탁금은 개인이 증권사 계좌에 예치한 현금성 자금으로, 투자심리의 온도를 보여주는 대표 지표입니다. 보통 주가 상승 기대감이 높을수록 예탁금이 증가합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최근 일주일 새(17∼23일) 23조 8799억 원에서 24조 4199억 원으로 늘어 2021년 6월 이후 2년 반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레버리지(빚투)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빚투’는 상승장에서 수익을 확대할 수 있지만, 주가가 급락하면 반대매매가 늘어 손실이 확대되는 구조적 위험도 커지는 특징이 있어 거래소와 금투협은 과열된 투자 행태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한·미 무역 타결 임박"… 시장은 촉각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에어포스원 기내 기자단과의 문답에서 “한국과의 관세·무역 협상은 타결(being finalized)에 매우 가깝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그들이 준비됐다면, 나도 준비됐다(If they have it ready, I'm ready)”며 조기 타결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앞서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한국이 우리가 적절하다고 보는 조건을 수용하면 가능한 한 빨리 합의를 체결하길 원한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양국은 3500억 달러(약 500조 원) 규모의 한국 대미 투자 패키지 세부 이행 방안을 두고 막판 협상을 진행 중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29일 이재명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의 발언이 실제 합의로 이어질 경우, 단기적으로 환율 안정과 외국인 자금 유입 확대 등 시장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과 미·중 정상회담 결과가 다음 주 증시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달러-원 환율의 안정 여부가 외국인 자금 유입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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