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006400)가 세계적 완성차 기업인 독일 BMW와 손잡고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 및 실증에 나선다. 개발 단계인 전고체 배터리를 실제 전기차에 탑재해 도로 위를 주행하면서 성능을 검증·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전기차 생산과 소재 분야 첨단 기술력을 갖춘 글로벌 업체와 협업해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최대한 앞당긴다는 구상이다.
삼성SDI는 최근 BMW·솔리드파워와 전고체 배터리 개발 및 실증을 위한 ‘3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31일 밝혔다. 삼성SDI는 솔리드파워가 개발한 고체 전해질을 활용해 전고체 배터리셀을 공급하고 BMW는 이를 기반으로 전고체 배터리 모듈·팩을 개발한다. 3사는 BMW의 차세대 전기차에 전고체 배터리를 적용하고 실제 성능을 검증하기로 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해 뛰어난 안전성과 높은 에너지밀도를 구현할 수 있다. 액체 전해질을 적용한 기존 배터리와 비교해 무게는 더욱 가볍고 에너지밀도는 높아 전기차 주행거리를 대폭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3자 협약은 배터리셀(삼성SDI), 전기차(BMW), 배터리 소재(솔리드파워) 등 각 분야에 특화된 3사가 핵심 기술 역량을 한데 모으기로 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고체 배터리를 둘러싼 업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이들 3사는 배터리 소재부터 셀·모듈·팩 개발, 테스트카 적용 등 모든 과정에서 실질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이에 따라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내건 삼성SDI의 목표 달성을 향한 속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위해 높은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2023년 3월 국내 배터리 업계 최초로 전고체 파일럿 라인을 수원 SDI연구소에 구축한 뒤 2023년 말부터 시제품 생산에 돌입했다. 지난해 말부터는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공급하며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배터리셀 크기를 키워 매년 배터리 용량을 늘리는 한편 제조 기술과 공급망 수립 등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위한 과제들을 병행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단순히 전기차를 넘어 로보틱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전고체 배터리 시장은 2022년 2750만 달러(약 400억 원)에서 2030년 400억 달러(약 58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는 잠재 고객사들과 협의를 이어가며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고주영 삼성SDI ASB사업화추진팀장 부사장은 “배터리의 기술 경쟁력이 곧 전기차의 혁신으로 이어진다”면서 “BMW·솔리드파워와 같은 훌륭한 글로벌 파트너와 긴밀하게 기술 협력을 이어가며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와 BMW는 깊은 신뢰를 쌓아오며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삼성SDI는 2009년부터 BMW의 주요 프리미엄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해왔다.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배터리 공급뿐 아니라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서도 손을 맞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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