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일 11년 만에 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첫 정상회담을 진행한다.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자유무역협정(FTA) 발전 등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한중 관계 개선의 계기를 마련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 대통령은 이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경주를 찾은 시 주석과 취임 후 첫 양자 회담을 갖는다. 시 주석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 박근혜 정부였던 2014년 7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까지만 해도 친밀했던 한중 관계는 2016년 박근혜 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발표로 급격히 얼어붙었고 윤석열 정부 시절 더 경색됐다.
李대통령, 관계 복원 의지 확인할듯
이 대통령은 시 주석과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 관계 복원에 대한 의지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상견례인 데다 다자 외교 행사를 계기로 열리는 정상회담인 만큼 깊은 논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시 주석의 방한 자체가 관계 개선의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그동안 좋지 않았던 관계를 복원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협력 외에도 비공개적으로 서해 구조물이나 핵추진잠수함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오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APEC 계기의 정상회담인 데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몇 개월 되지 않은 만큼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기보다는 양국 관계의 새로운 기초를 다지는 정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협력‘과 ‘한반도 평화’ 의제로…한한령 해제 거론될까
대통령실에 따르면 두 정상의 이번 회담 의제는 크게 경제협력과 한반도 평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날 “두 정상 모두 지방에서 정치를 시작했고 민생이 가장 중요하다는 모토 아래 양국이 직면한 민생 문제 해결이라는 주제가 채택됐다”고 설명했다. 또 “민생의 연장선상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실현에 대해서도 논의하기로 협의됐다”고 덧붙였다.
양국 간에 급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핵추진잠수함에 대한 중국의 속내가 복잡한 게 변수로 꼽힌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한미 양국이 핵 비확산 의무를 실질적으로 이행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이는 자주 언급되는 원론적인 코멘트인 만큼 언뜻 우리나라의 핵추진잠수함 보유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그러나 실제로는 중국이 공개적으로 이를 반대할 경우 내정간섭으로 간주될 여지가 있는 데다 특히 북한의 불법 핵무기를 용인해온 만큼 이 이상의 입장 표명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편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한령 해제가 논의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중국이 공식적으로 한한령을 선포한 적이 없는 만큼 해제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다만 시 주석의 방한 사실이 한한령 해제 신호일 수 있다는 기대 섞인 관측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에 준하는 예우…선물도 관심
대통령실은 한중 관계 복원에 대한 기대가 높은 만큼 이번 방한 기간 시 주석에 대한 예우에도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시 주석은 이번에 국빈 형식으로 한국을 찾았다. 역시 같은 국빈 방한이었던 트럼프 대통령과 비교해 “유사하게 의전이 있을 것”이라고 강 대변인은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는 의미로 갓 만든 경주 황남빵 세트를 보자기로 포장해 전달하기도 했다. 이어 중국 측 대표단을 위해 황남빵 200상자를 추가로 선물했다. 시 주석은 APEC 정상회의에서 이 대통령과 만나 “맛있게 먹었다”며 사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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