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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율 69%로 묶어도 보유세는 늘어…반포자이, 515만원 더 낸다 [집슐랭]

■내년 공시가율 동결…시뮬레이션 해보니

송파·강남 등 집값 10%대 상승에

잠실주공5 보유세 부담 45% 뛰어

대치 은마 84㎡ 43%↑ 1005만원

마포·성동구도 稅증가율 40% 육박

마래푸 416만·옥수리버젠 453만원

3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정부가 내년 아파트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동결하기로 한 것은 서울 아파트값이 올 들어 급등해 시세 변동만으로도 세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과 ‘한강벨트’ 일대의 주요 아파트는 올해와 같은 69%의 현실화율을 적용받더라도 내년 보유세가 30~40%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또 서울 외곽까지 ‘3중 규제’로 묶은 ‘10·15 부동산 대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하면서 부동산 세제 정책의 속도 조절론에 힘이 실린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부동산 공시가격과 관련한 현실화율 인상 조치를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발표한 부동산공시법과 현실화 계획에 따르면 시세 9억 원 미만의 아파트는 내년 현실화율을 78.6%까지 높여야 한다. 또 9억~15억 원 아파트는 시세의 87%, 15억 원 이상 아파트는 90%까지 인상해야 한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매년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수정 방안을 통해 이 같은 목표치보다 완화한 방안을 시행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20년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기존 68.1%에서 69%로 올리고 2021년 70.2%, 2022년 71.5%까지 높인 뒤 보유세 부담이 급등한 점 등을 고려한 조치였다. 2020년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14.75% 상승했고 2021년(19.89%), 2022년(14.22%) 등 두 자릿수의 폭등세가 이어졌다. 당시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공시가격의 급격한 현실화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였다.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으로 결정하는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당초 문재인 정부의 로드맵을 따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했다. 정부는 이에 맞춰 8월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수정 방향 검토 연구용역’도 진행했다. 하지만 ‘10·15 부동산 대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하자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적용을 보류하기로 한 것이다. 이상경 전 국토부 1차관의 ‘갭투자’ 논란과 사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이억원 금융위원장 등 부동산 정책 책임자의 강남 아파트 거주 등 부정적 여론이 거세지자 세제 방안에 대해서는 한발 물러선 것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집값이 크게 오르지 않은 지역까지도 규제지역에 묶였다는 견해가 있다”며 “이번에 대출 규제를 강력하게 시행한 만큼 세제 방안은 신중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고 언급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한 점도 부동산 정책의 속도 조절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5.63% 상승했다. 올해 전국 상승률(0.26%)과 비교하면 20배 이상 높은 수치다. 서울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송파구가 14.92% 상승한 것을 비롯해 강남구(11.49%), 서초구(11.65%), 성동구(11.2%) 등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다. 또 마포구(8.99%)와 용산구(7.81%), 강동구(7.73%), 광진구(6.74%), 영등포구(6.29%), 동작구(6.18%) 등 ‘한강벨트’의 주요 자치구도 6% 이상의 오름세를 보였다.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공시가격 현실화율 인상 조치 없이도 내년 주요 단지의 보유세 부담은 30~40%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경제신문이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에게 의뢰해 내년 보유세 부담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서울 고가 아파트 단지는 1가구 1주택자인 경우에도 보유세 부담이 30~40%가량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올해와 마찬가지로 69%로 고정하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대로 60%로 적용한 경우에도 서울 서초구 반포 자이 전용 84㎡ 소유자의 내년 보유세는 올해(1275만 원)보다 40.4% 늘어난 179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의 대표적 재건축단지인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전용 82.6㎡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 역시 올해보다 내년 보유세 부담이 각각 45.2%, 42.7%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유세 부담은 마포구와 성동구 등에서도 대폭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포 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5㎡의 내년 보유세는 416만 원으로 올해(300만 원)보다 38.6%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성동구 래미안 옥수리버젠 전용 84.8㎡ 역시 올해 보유세 325만 원에서 내년 453만 원으로 39.4%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우 위원은 “올해 서울 주요 지역의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올라 시세 변동만으로도 공시가격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재건축단지 등에서 가격 변동 폭이 컸던 만큼 보유세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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