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검사하면 이상 없다는데…” 팔 저리고 힘 빠짐 증상까지 [건강 팁]

■ 김지형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흉곽 출구 증후군, 손목터널 증후군과 혼동 쉬워

팔 안쪽 저림감·통증·감각저하 등 신경 증상 동반

팔 올릴 때 증상 심해지는데 말초신경 정상 소견

클립아트코리아




40대 여성 A씨는 2년 전부터 회사 업무가 많아져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1년 전부터는 양쪽 팔 안쪽이 저리고, 가끔씩 견갑골 주변까지 불편하다고 느껴졌다. A씨는 아침에 머리를 감고 말릴 때 양쪽 팔에 힘이 빠지는 증상까지 생기자 척추 관절 전문 병원을 찾았다. 정밀 검사 결과 경추에는 특별한 병변이 없었고, 주사 치료에도 반응이 없었다. A씨와 같이 팔의 안쪽 부위에 저림감·통증·감각 저하 등과 같은 신경 증상이 있고, 팔을 어깨 위로 올릴 때 증상이 심해지지만 경추나 상지의 말초 신경에 이상이 없다면 '흉곽 출구 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흉곽 출구 증후군은 목에서 나온 굵은 신경 줄기들이 만나고 갈라지면서 만들어지는 신경(상완신경총)이나 팔로 통하는 혈관(쇄골하 동·정맥)이 쇄골 위아래 공간에서 눌리는 질환이다. 상완신경총이 주로 눌리는 경우가 전체의 약 95%를 차지하며 신경성 흉곽 출구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쇄골하 동맥이나 정맥이 눌리는 경우 혈관성 흉곽 출구 증후군이라고 하는데, 쇄골하 정맥이 눌리는 경우가 좀더 흔하다. 흉곽 출구 증후군에서 신경 혹은 혈관이 눌리는 부위는 크게 목 옆 근육 사이의 전방·중간 사각근, 쇄골과 갈비뼈 사이, 겨드랑이 앞쪽에 있는 소흉근 하부 공간 등 세 부위다. 전완부 혹은 상완부 내측이 저린 느낌, 감각 저하, 통증 등이 주된 증상으로 견갑골 주위의 불편함이 동반될 수 있다. 특히 팔을 어깨 위로 올리는 동작을 할 때 이러한 신경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간혹 손목터널 증후군이나 팔꿈치터널 증후군의 증상과 혼동하는 경우도 있다. 손목터널 또는 팔꿈치터널 증후군은 주로 손목 아래와 손가락 부분이 저린 반면 흉곽 출구 증후군은 손가락을 포함해 팔 전체적으로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혈관성 흉곽 출구 증후군의 경우 쇄골하 동맥이 주로 압박되면 손이 차가워지고, 정맥이 주로 압박되면 팔이 전체적으로 붓는 것이 특징이다.

흉곽 출구 증후군에서 신경 혹은 혈관이 눌리는 부위.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흉곽 출구 증후군을 진단할 땐 경추 질환에 의한 증상이 아님을 감별하기 위해 척추외과 의사와의 협진이 꼭 필요하다. 대부분의 환자가 근전도 검사에서 정상 소견을 보이기 때문에 진단에 큰 도움이 안되는 경우도 많다. 경추의 아래쪽 신경근이나 상완 신경총에 전체적인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말초신경이 압박되면서 나타난 증상은 아닌지도 면밀히 평가해야 한다.

흉곽 출구 증후군으로 진단되면 우선 생활 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팔을 어깨 위로 올리는 동작을 최대한 자제하고, 무거운 배낭을 메거나 무거운 물건을 팔로 드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 가슴을 쫙 펴는 동작도 자칫 흉곽 출구 공간을 좁게 만들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만으로 증상이 충분히 개선되지 않는다면 통증이나 신경 증상을 완화시키는 약물 치료를 시도한다. 신경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들은 일부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만 메스꺼움, 어지럼증, 두통 등과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3~6개월 이상의 약물 치료에도 증상이 조절되지 않거나 상지의 힘빠짐이 있고, 갈수록 증상이 진행하는 양상이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수술은 신경이나 혈관이 흔히 눌리는 부위의 공간을 넓혀 주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먼저 쇄골 위쪽에서는 전방 사각근 및 중간 사각근을 절제해 상완 신경총의 앞뒤 공간을 넓혀줄 수 있고, 제 1 늑골 절제술을 통해 쇄골과 흉곽 사이 공간을 넓혀줄 수도 있다. 하지만 고령이나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 폐 관련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가슴 앞쪽 근육의 아래 공간을 넓히기 위해 소흉근 건 절제술을 시행하기도 하는데, 수술 결과가 환자의 기대치보다 낮을 수 있다. 흉곽 출구 증후군 수술 과정에서 신경 및 혈관이 손상될 수 있고, 수술 후 조직이 아무는 과정에서 유착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이 꼭 필요한 환자를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에 대해서도 충분한 설명이 이뤄져야 한다.

김지형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