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사설] 수출·환율 불안 커지는데 반도체법·K스틸법 처리 왜 늦추나

구윤철(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1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2026 경제성장전략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점증하는 환율 불안과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의 증폭 탓에 우리 기업의 내년 수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가 11일 150개 수출 대기업을 대상으로 ‘2026년 수출 전망’을 조사한 결과 내년도 수출은 올해보다 0.9%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2.3%의 수출 증가세를 보인 것에 비해 절반 이상 쪼그라드는 것이다. 수출 채산성이 올해보다 악화될 것으로 응답한 비율은 18.0%로 개선 전망(4.7%)의 4배에 달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미국 관세 인상 영향이 본격 반영되면서 내년 수출 증가율은 1.3%로 올해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단체와 연구기관의 우려에도 정부는 낙관론에 빠져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내년도 경제성장전략을 설명하면서 “증시는 추경, 상법 개정 등 정책 효과에 힘입어 주요국 대비 가장 높은 주가지수 상승률을 기록했다”며 “내년에는 본격적인 성장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실과 동떨어진 장밋빛 환상을 버리고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여건이 내년에는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에 귀 기울여야 할 때다. 한미 관세 협정이 타결되기는 했지만 공동 설명 자료인 ‘팩트시트’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에 연방대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따라 협상 판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가파르게 오르는 원·달러 환율도 불안하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9원 크게 오른 1463.3원을 기록했다. 환율이 1460원을 돌파한 건 4월 10일 이후 처음이다. 환율 상승은 수입 물가를 자극해 소비자물가를 밀어 올리고 기업들의 원가 부담을 가중시킨다. 외국인들이 환차익을 겨냥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이탈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그런데도 당정은 수출·환율 불안 속에 놓인 기업들을 돕기는커녕 노란봉투법, 상법 개정 등의 강행 처리에 이어 주요 경쟁국보다 훨씬 높은 온실가스 감축 방안까지 확정하며 기업 옥죄기에 여념이 없다. 이제라도 기업 발목 잡기를 멈추고 수출·환율 불안이 더 깊어지기 전에 국회에 계류 중인 반도체특별법과 K스틸법, RE100 산업단지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기업의 투자·고용 의지를 북돋워 줘야 한다. 수출과 환율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현실에서 경제를 떠받칠 최후의 보루는 결국 기업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