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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자랑한 '휴전' 무산 위기…인도 이어 파키스탄서도 폭탄 테러

파키스탄 수도 법원 정문서 자살 폭탄… 12명 사망

10일에는 인도 델리 유적지서 차량 폭발, 8명 숨져

5월 전면전 직전까지 갔던 양국, 서로 배후 지목 ‘격앙’

무력충돌 우려 고조…트럼프, 관세로 재개입 할 수도

11일(현지 시간)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의 한 지방법원 인근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경찰 등 당국자들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핵보유국인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폭탄 테러가 연달아 발생해 양국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올 5월 전쟁 직전까지 치달았던 두 국가를 휴전으로 이끌면서 자신의 치적으로 삼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 외교’가 결국 ‘속 빈 강정’이 아니었냐는 비판이 나온다.

1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있는 지방법원 정문 인근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일어나 12명이 사망하는 등 약 40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로이터는 “이슬라마바드에서 민간인 대상 테러가 발생한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라고 전했다. 파키스탄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인도가 아프가니스탄 영토를 이용해 테러를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사건의 배후로는 지난달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간 무장 충돌의 계기가 된 분리주의 무장단체 파키스탄탈레반(TTP)을 주목했다. 모흐신 나크비 파키스탄 내무장관은 “(TTP와 연계해) 인도의 지원을 받는 세력과 아프간 탈레반 대리 세력에 의해 실행됐다”고 말했다. 전날인 10일에는 인도 델리에 있는 유명 유적지 ‘레드포트’ 인근에서 차량이 폭발해 8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다. 인도 경찰도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카슈미르 출신 의사 3명을 테러방지법에 따라 수사하고 있다. 카슈미르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영유권을 다투는 분쟁 지역으로 양국 정보기관의 첩보전이 벌어지는 곳이다. 경찰은 이 의사들이 파키스탄에 기반을 둔 이슬람 무장단체 자이시에무함마드(JeM) 등과 연관된 인물들이라고 밝혔다. JeM은 2019년 인도령 카슈미르 풀와마 지역에서 자살 폭탄 테러를 벌여 인도 경찰관 40여 명을 숨지게 했었다.



테러 배후로 서로를 의심하고 있는 양국은 강도 높은 비방전을 이어가고 있다. 파키스탄 당국은 TTP를 비롯한 다른 무장 세력들이 인도의 지원을 받으며 아프간에 근거지를 두고 각종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인도 외교부는 “파키스탄 지도부는 명백하게 이성을 잃은 상태”라며 “권력 장악에 나선 파키스탄 군부가 관심을 돌리려 인도에 누명을 씌우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전날 “테러의 배후를 반드시 찾아낼 것”이라며 보복을 강력 시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도가 파키스탄을 (테러 배후로) 지목한다면 양국 간 긴장은 다시 고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 5월 미사일 공격을 주고받으며 전면전 직전까지 치달았던 양국 간 갈등이 다시금 커지면서 국제사회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인도는 앞서 4월 카슈미르에서 총기 테러가 발생해 힌두교도 26명이 사망한 것이 파키스탄의 소행이라며 파키스탄 본토 등의 무장단체 시설을 미사일로 타격하는 ‘신두르’ 작전을 감행했고 파키스탄도 인도의 군 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당시 나흘간 이어진 미사일 공방에 발생한 사상자만 130명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개입해 두 나라의 싸움을 말렸고 그는 이를 자신의 외교 성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달 이집트에서 열린 가자지구 평화협정 서명식에 참석한 샤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휴전을 중재한 공로로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시 갈등이 불거지면서 ‘미봉책에 불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양국은 임시휴전을 한 뒤 튀르키예와 카타르의 중재로 휴전협정을 맺었으나 이후 평화 회담에서 최종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언제든 분쟁의 불씨가 번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수비르 신하 영국 런던대 남아시아연구소장은 일련의 사건이 또 다른 충돌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간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파키스탄은 지난달 TTP 지도부를 겨냥해 아프간 수도 카불을 공습했고 아프간 탈레반군은 보복 공격을 했다. 양측 사이에 벌어진 무력 충돌로 군인과 민간인 등 70여 명이 숨졌다. 전문가들은 상황이 악화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재차 중재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경우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다시 외교 카드로 내밀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그간 인도에 매겨왔던 50%의 고율 관세를 낮추겠다면서도 시점은 특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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