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송남새마을금고는 전국에서도 드물게 수산물을 담보로 한 대출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다. 부산공동어시장과 국제수산물도매시장, 대형 냉동창고가 밀집한 지역 특성 덕분에 금고 자산의 일부를 지역 산업과 연계한 대출로 운용한다. 2019년께 시작한 수산물 담보대출은 현재 200억 원 규모로 총자산의 13.3%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송남 금고의 전략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2015년 취임한 임완수 이사장의 오랜 수산업 경력 덕분이다. 임 이사장은 1972년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일을 시작해 50년 넘게 현장을 지켜온 인물이다. 그는 12일 부산 서구 송남 금고 본점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지역에 전국 수산물이 모여드는 냉동창고가 수십 개에 달할 만큼 관련 종사자가 많다”며 “이들이 금고를 편하게 잘 이용할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해 수산물 대출을 취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수산물 담보대출은 냉동창고에 맡긴 수산물을 보관증 형태로 담보잡고 돈을 빌려주는 대출 상품이다. 단순한 구조이지만 담보물 평가가 상당히 까다로워 부실 위험이 작지 않다. 어획 상황이 하루에도 수차례 바뀌는 업계 특성상 실제 창고 현장과 시세 감각이 있어야만 담보 가치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
송남 금고는 철저한 담보물 관리와 임 이사장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영업할 수 있었다. 송남 금고는 수산물 담보대출 전담 직원을 따로 배치할 정도로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임 이사장은 “매일 품목별 시세와 수급 상황을 확인하고 업자의 신용도와 물건 상태를 꼼꼼히 살핀다”고 강조했다.
현장을 기반으로 한 특화 전략 전개와 세밀한 관리는 금고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한때 결손을 냈던 금고는 흑자로 돌아섰고 지역 내에서도 상위권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올 6월 말 기준 송남 금고의 자산은 1516억 9931만 원이며 상반기 순이익은 8억 3231만 원을 기록했다. 연체율은 3.86%다. 2023년과 2024년 새마을금고중앙회 경영평가대회 경영우수상에 이어 올해는 혁신 경영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대외적으로도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지역사회를 향한 관심도 남다르다. 송남 금고는 지역 복지협의체를 통해 복지 사각지대의 가정을 직접 발굴·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한부모가정 학생이 수술비 마련이 어려워 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소식을 듣고 수술비 300만 원을 지원했다. 임 이사장은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은 금고의 사회적 책무”라며 “상부상조가 이뤄져야 지역사회가 안정되고 금고도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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