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동십자각] '강성' 대신 '일하는 정청래'로 기억되길

진동영 정치부 차장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주변에서 “제발 그만하라”고 말릴 정도로 사무실 대신 현장을 잘 챙기기로 유명하다. 취임 100일에는 기자 간담회 대신 유기견 보호소를 찾았고 7일에는 충북에서 첨단 의료 산업 현장에 이어 울산 화력발전소 사고 현장을 살펴보겠다며 급히 지역으로 향했다. 그는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여파로 국회가 뒤숭숭한 가운데서도 14일 부산 지스타 현장을 찾기도 했다.

현장에서 ‘불청객’처럼 대접만 받다 오는 정치인들과도 다르다. 수해 현장에서는 땀을 받아낼 수건을 목에 한 장 둘러매고 현장 인부처럼 몇 시간이고 일을 했다. 취재를 위해 찾아온 기자에게는 “일을 도우면 인터뷰를 해주겠다”고 했다고 한다. 정 대표보다 열 살은 어린 한 의원은 봉사 활동 현장에서 “정 대표만큼 할 수가 없다”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정 대표가 보여주고자 한 진정성은 이런 노력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정 대표를 바라보는 대중의 인식은 사뭇 다르다. 각종 언론을 장식하는 그의 수식어는 주로 ‘강성’ ‘개딸’ ‘독재’ 등 거친 단어들이다. 당 대표로서 각종 회의나 공개 석상에서 내뱉는 표현이 공격적이고 강경 일변도의 자극적인 단어로 점철된 탓이다. 언론만 나무라기도 어렵다. 그가 대중들과 직접 소통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하는 표현들은 이보다 더 거칠다. 이런 표현들이 쌓여 ‘강성 정청래’를 만들었다.

매일같이 정치인 정청래를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종종 안타깝다. 국회 압도적 과반을 점한 여당의 대표가 거친 모습보다는 일하는 모습으로 국민에게 각인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열심히 현장에서 일하다 설화 한 번으로 정국을 얼어붙게 만드는 모습은 정부의 성공을 묵묵히 뒷받침하겠다는 여당 정치인의 모습으로 적절하지 않다.

거대 여당 대표는 일부 지지층이 아닌 국민 모두에게 지지를 받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 맞지 않는 옷처럼 느껴진다고 해도 공동체 모두를 위해 그렇게 해야 한다고 믿는다. 정 대표는 여당 대표로서 지금까지 시간보다 앞으로 남은 시간이 훨씬 많다. 정 대표가 현장에서 보여줬던 인내와 헌신이, 앞으로는 표현과 태도에서도 묻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