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4년 만에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을 설립하고 최고경영자(CEO)로 복귀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 베이조스가 공동 CEO를 맡을 ‘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는 컴퓨터·항공우주·자동차 등 제조 분야 AI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으로 이미 베이조스의 직접 출연금을 포함한 62억 달러(약 9조 1000억 원)의 투자금과 연구개발(R&D) 인력을 포함한 직원 100여 명을 확보한 상태라고 전했다. 보도대로라면 돌아온 베이조스는 보다 고도화된 AI를 활용한 실물경제 혁신에 다시 앞장서게 되는 것이다.
베이조스는 ‘블루오리진’을 창업해 우주 개발 경쟁을 주도하고 헬스케어·로봇 등 신산업에 투자하며 10년 가까이 ‘세계 3대 부호’ 명단에서 빠지지 않은 인물이지만 2021년 직접적 경영 활동에서는 발을 뺐다. 그랬던 그가 초심으로 돌아가 스타트업 CEO로 첨단 AI 기술 경쟁의 최일선에 복귀하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세계적 기업의 대주주이자 자산가라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위한 새 도전을 펼치는 베이조스의 기업가정신에서 글로벌 혁신을 선도하는 미국 경제의 저력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막강한 자금력, 혁신을 유도하는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과 결합된 실리콘밸리의 왕성한 기업가정신이야말로 작은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초격차 기술 개발과 성장을 거듭한 아마존·구글·테슬라·엔비디아·오픈AI 등 글로벌 기업들을 배출해내는 미국의 핵심 성장 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노벨경제학상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는 혁신으로 무장한 기업가정신이야말로 경제성장의 핵심 동력이라고 봤다. 그러나 한국은 어떤가. 도전을 가로막는 규제와 현실에 안주해온 기업의 안일함에 기업가정신은 사라지고 기업의 성장은 멈춰 있다. 벤처 생태계도 척박하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는 한국 기업의 성장 속도가 미국의 4분의 1, 중국과 비교하면 6분의 1에도 못 미친다고 분석했다. 중국에 추월당하고 미국과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는 기업 경쟁력을 제고하려면 잠든 기업가정신부터 일깨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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