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 브래드 피트를 사칭한 사기 조직이 또다시 적발됐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26일(현지시간) 스위스 출신 패트리샤(가명)가 피트 사칭범에게 9만파운드(약 1억7500만원)를 갈취당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5월 패트리샤는 피트의 매니저를 자처한 A씨로부터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를 받았다. A씨는 "피트와 직접 연락하고 싶냐"며 패트리샤의 팬심을 자극했다. 이후 피트를 가장한 사기꾼은 "패트리샤는 영원히 내 전부"라며 "연인 관계를 비밀로 해달라"고 당부했다. 사칭범은 사랑 고백 메시지와 꽃을 보내며 패트리샤의 신뢰를 얻었다. 패트리샤는 자신이 유명 배우의 연인이 됐다고 믿었다.
사기꾼은 관계가 지속되자 "신장암 치료비가 필요하다" "만나려면 돈을 보내라"는 이유로 금전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거절하던 패트리샤는 피트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고 여러 차례 송금했다. 그는 피트를 만나기 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행 항공편을 끊고 사칭범이 지정한 호텔에서 3주간 혼자 기다렸다. 그 뒤 피트의 매니저라는 인물이 "동의 없이 배우에게 접근하려 했다"며 벌금을 요구했고, 패트리샤는 이 돈도 보냈다.
끝내 피트를 만나지 못하고 귀국하던 중 패트리샤는 프랑스에서 같은 피해 사례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 사칭범들은 앞서 프랑스 여성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조직과 동일한 것으로 추정된다. 패트리샤는 "가짜 관계를 거의 1년간 유지했다는 게 수치스럽다"며 "어떻게 이용당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 10월에는 피트 사칭범에게 전 재산을 잃은 프랑스 여성 앤이 관련 책을 출판하면서 이 사건이 재조명됐다. 앤은 2023년 피트의 어머니라고 주장하는 여성에게 "우리 아들은 당신 같은 여성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의심스러웠던 앤이 신분 증명을 요구하자 사칭범은 인공지능(AI)으로 합성한 피트의 사진을 보냈다. 사칭범은 계좌 동결, 신장암 치료 등을 이유로 돈을 요구했고, 앤은 수개월에 걸쳐 전 재산인 83만유로(약 13억6000만원)를 송금했다.
브래드 피트 측은 "사기꾼들이 팬과 유명인 사이의 강한 유대감을 악용하는 것은 끔찍한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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