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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PEF 1세대 도용환 퇴장…미리캐피털, 스틱인베 최대 주주로[시그널]

도용환 회장, 지분 11% 600억에 매각

소수주주로 남아 회사 발전 지원

경영진·조직체계는 기존대로 유지

얼라인 압박에 경영권 지분 넘겨

3월 주총서 이사회 구성 바뀔 듯

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 회장. 스틱인베스트먼트 제공




사모펀드(PEF)·벤처캐피털(VC) 업계의 1세대인 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026890) 회장이 자신의 보유 지분 대부분을 미국계 사모펀드 미리캐피털에 처분한다. 설립 이후 30년간 회사를 이끌어온 창업주가 소수 지분만 남기고 용퇴를 선택하면서 스틱은 제2의 창업을 맞이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얼라인파트너스 등 행동주의 진영의 지속적인 주주가치 제고 요구가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 속에 스틱의 주가는 급등세를 연출했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도 회장은 이날 보통주 11.44%를 미리캐피털에 양도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매각가는 주당 1만 2600원이 적용돼 총 600억 9696만 원으로 책정됐다. 전일 대비 10.19% 오른 이날 종가(1만 60원)보다 약 25% 높은 수준이다. 거래는 선행 조건 충족 후 10영업일 내 시간 외 대량 매매(블록딜) 형태로 이뤄질 예정이다. 도 회장은 거래 완료 후 지분 2%만 보유한 소수주주로 남을 계획이다. 도 회장의 차남인 도재원 스틱벤처스 이사도 지분 0.04%를 당분간 보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로 미리캐피털은 기존 보유 지분 약 13.5%에 더해 25.0%에 해당하는 지분을 확보하며 안정적인 최대주주 지위를 꿰찰 예정이다. 자사주를 제외하면 약 30%에 달한다. 얼라인파트너스(7.63%)와 페트라자산운용(5.09%) 등이 2·3대주주에 오르게 됐다.

업계 발전에 헌신해온 도 회장은 후대와 한국 자본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돕고자 스스로 용퇴를 선택했다는 전언이다. 그는 당분간 창업회장으로서 회사의 발전을 지원하며 그간 회사가 구축해온 운용 철학과 조직의 정체성이 안정적으로 계승·발전될 수 있도록 필요한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스틱은 “도 회장 은퇴 후에도 일관된 펀드 운용 철학과 정체성을 유지하고, 안정적 경영 체제하에서 성장하기 위한 책임 있는 준비 과정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스틱은 아울러 이번 최대주주 변경에도 펀드 운용과 투자 의사결정 구조, 투자심의위원회 운영, 핵심 운용 인력·조직 체계는 기존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스틱 고위 관계자는 “(미리캐피털은) 한국 시장이 긍정적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보고 선진국의 투자 기법을 스틱을 통해 이곳에서 발휘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기존 경영진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협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리캐피털의 해외출자자(LP)를 스틱과 결합시킴으로써 스틱의 해외시장 확장을 유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행동주의 진영에서 꾸준히 기업가치 제고를 요구한 것도 도 회장의 지분 매각과 용퇴를 앞당긴 배경이라는 평가다. 특히 토종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가 스틱에 자사주 소각과 임직원 보상 계획, 독립적인 이사회 구축 등을 계속해서 압박하면서 스틱의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도 회장의 용퇴를 계기로 다가올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스틱의 이사회 구성은 큰 폭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도 회장과 곽동걸 대표, 강신우 대표, 채진호 대표 등 4명이 사내이사를 맡고 있으며 여기에 사외이사 4명이 포진해 있다. 이 가운데 도 회장과 사외이사 2명 임기가 3월 만료된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최대주주가 될 미리캐피털 측 추천 이사가 새롭게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대 주주인 얼라인파트너스 역시 내부 검토를 거쳐 이사 후보를 추천할 가능성을 따져볼 예정이다.

앞서 스틱은 19일 밸류업 계획을 공시하며 외부 주주사들의 지속적인 요구에 호응하는 모양새를 갖췄다. 특히 이 계획에 임직원 주식보상(RSU)분을 제외한 자사주 소각과 창업주인 도 회장의 용퇴를 시사하는 경영 승계 계획도 담았다. 그간 미리캐피털과 얼라인 등의 요구안에 상당 부분 보폭을 맞추며 화답한 것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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