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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발명하는 기계

존 코자는 고등학교 시절 퍼스널 컴퓨터를 몹시도 갖고 싶어 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이는 터무니없는 요구사항이었는데, IBM740과 같이 대량생산되던 데이터 처리기들의 경우 본체 크기가 그의 침실의 몇 배에 달하였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이 뭐든 해내고 마는 젊은 청년은 부서진 주크박스와 핀볼머신을 찾아내어 계전기, 스위치, 전등의 용도를 바꾸며 자신만의 디자인으로 컴퓨터를 만들어냈다.

그가 만든 컴퓨터는 어느 한정된 용도에서만 성공작이었는데, 존 코자가 달력의 날짜를 입력할 때면 늘 실수 없이 요일을 산출해 주었다. 하지만, 복잡하게 연결된 이 발명품은 다른 용도에는 별 쓸모가 없었다.
코자의 첫 발명품은 당장 IBM을 밀어낼만한 것은 아니었으나, 이 발명품은 방충제를 넣은 상태로 오늘날까지 그의 지하실에 그대로 있어 그에게는 ‘한 기계의 지능 정도는 그 정확성뿐만 아니라 적용 가능성에 달려 있음’을 끊임없이 되새겨 주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코자는 여느 생존하는 과학자만큼이나 이 교훈을 깊이 되새겼으며, 분명한 것은 그의 통찰력을 그 어느 누구보다 더 잘 활용해 내었다. 이제 62세로 스탠포드 대학의 부교수인 코자는 유전 프로그래밍을 고안해 내었다. 이 유전 프로그래밍은 인공지능(AI)에 대한 획기적인 접근법으로 사람의 도움을 사실상 전혀 받지 않고도 복잡한 문제를 풀어낼 수 있다. 코자의 네트워크로 연결된 컴퓨터 1천대는 미리 예정되어 있는 절차만을 따르지는 않는다.

이 컴퓨터들은 가장 기본적인 코드에서 새롭고 예상치 못한 디자인을 생성시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 이들은 혁신을 이루어 내는 컴퓨터들로 사람에 견줄 수 있는 해결책뿐만 아니라 전문가가 만들어 낸 최상의 결과물보다 더 나은 해결책을 찾아내기도 한다.

코자씨가 즐겨 “발명 기계”라 부르는 이 기계는 심지어 공장 가동 효율성을 높여주는 시스템을 고안해 내어 이에 대한 미 특허를 획득하기도 하였는데, 이는 인간이 아닌 발명가에 대해 처음으로 지적 재산권을 보호해 주는 사례 중 하나가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놀라운 창작물들만큼이나 놀라운 것은 이 기계가 사용한 방법 즉, 다윈의 진화, 자연도태법칙이다. 컴퓨터 코드 조각들은 여러 번 사실상 새로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수백 또는 수천 차례의 생성을 거쳐 그 코드는 주어진 임무를 잘 처리할 수 있는 결과물로 발달하게 되는데, 이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그 무엇보다 훨씬 더 월등하다. 창조력이 있는 기계의 시대가 온 것이다. 그리고 이를 예견한 사람은 바로 존 코자이다.

● 도박을 해보다
코자씨가 미시건 대학을 다닌 1960년대 초만 하더라도 컴퓨터 공학은 아주 새로운 분야였다. 이 분야에서 그는 두 번째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그만의 퉁명스러운 어조로 “컴퓨터에 흥미가 있었고, 그래서 컴퓨터 공학을 공부한 거죠. 왜 다른 사람들은 의료계로 진출하거나 경관이 되는 걸까라고 생각했죠.”라고 말한다. 그는 1972년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6개월만 더 기다리면 학계에서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한편, 산업계에서는 컴퓨터-과학 전문가를 절실히 필요로 하였다. 학교 재학시절 코자씨는 슈퍼마켓용 긁는(rub-off) 게임 제조사인 J&H 인터내셔널에서 게임 결과를 예측할 수 없게 확률을 계산해 내는 아르바이트를 하였다. 이곳에서 정규직 자리는 따 놓은 당상이었다. 하지만 그가 졸업한 바로 그 주에 그 회사는 영원히 문을 닫고 말았다.

수많은 성공한 혁신가와 마찬가지로 코자씨는 그의 일에서의 아주 우수한 능력과 그 자신에 대한 확신을 적절히 겸비하고 있다. 그는 그 회사의 파산을 긁는 게임의 끝을 보여주는 것으로 인식하기보다는 긁는 카드는 당시 또 다른 죽은 사업, 복권의 미래가 될 수 있는 것이라 판단하였다. 그 당시, 복권은 주단위로 판매되었고, 일반적으로 6가지 숫자로 구성되었다. 한 주에서 매주 팔리는 복권은 약 백만 달러어치에 달했을 것이다.

코자씨는 게임의 형태가 좀 더 흥미롭다면, 특히 그 자리에서 기쁨을 주는 것이라면 판매가 더 증가할 것이라 보았다. 그는 J&H의 한 직원과 손을 잡고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고 일 년간 이에 도박을 걸었다. 1974년 말경에는 메샤츄세츠주와 2천5백만 달러를 받고 즉석복권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즉석복권 게임의 성공은 한마디로 즉각적이었는데, 첫 주에만 2백 7십만 달러의 복권이 팔렸다. “저희들의 사업은 복권 판매를 세 배로 늘려 놓았죠.”라고 코자씨는 말한다. 1982년이 되자 복권이 없던 수십 여 개의 주에서 복권을 도입하였으며, 코자씨의 회사 사이언티픽 게임은 이들 복권 대부분을 공급하였다.

코자는 돈 찍는 기계를 고안해 내었다. 그는 회사를 밸리 매뉴팩처링에 처분하고, 1987년 그만둘 때까지 계약상 회사 운영을 맡았다. 바로 그 시점에 그는 아주 부자가 되어 있었으며, 동시에 그의 일생에서 또 한 번 더 실직자 처지에 놓이게 된다.

● 기계가 다윈을 응용하다
존 코자씨는 그의 발명기계가 있는 건물에서 수마일 떨어진 곳에 있는 발들일 틈 없는 사무실에서 한 컴퓨터 터미널 곁을 서성거리고 있다. 그 터미널에는 그가 고용한 두 명의 직원 중 한 명인 말쑥한 차림의 리 존스가 앉아 있다. 다른 직원인 새미어 알-사크란은 얼굴의 수염을 쓰다듬으며 두 번째 터미널을 향해 몸을 구부리고 있었다.

존스씨는 발명 기계가 가장 최근에 한 작업을 검토하고 있다. 코자는 이 작업한 결과물을 GECCO, 즉 유전학적 발달 연산 회의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서 발명 기계는 복잡한 렌즈 시스템을 만들어 내었는데, 이는 렌즈 디자이너인 노보루 코이즈미와 나오미 와타나베가 6년 전 특허를 받은 망원경과 쌍안경용 광각 접안경보다 훨씬 월등하면서도 이들의 특허를 전혀 침해하지 않는 것이다.

존스씨가 KOJAC이라 알려져 있는 광학 모의실험 장치를 불러낸다. 굴곡, 두께, 렌즈를 구성하는 유리 종류를 수치로 나타낸 처방전에서 KOJAC은 실제로 복합 렌즈가 어떻게 작동할 것인지를 예측하게 된다. 각종 변수들이 있어 아주 단순한 변화만 있어도 이것이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렌즈 디자이너들은 아주 창조적인 이들로 지식은 물론 직감에도 상당히 의존한다.

코자씨가 해낸 것은 창조적인 과정을 자동화 하는 것이다. 우선, 발명 기계는 무작위로 7만5천개의 처방전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나서 이들을 KOJAC에서 분석하고, KOJAC은 각각이 원하는 상세 항목에 얼마나 가까운 가를 근거로 하여 적합성 등급을 매기게 되는데, 이 경우엔 상의 뒤틀림이 최소인 넒은 시야가 그 기준이었다.

처음 만들어낸 7만 5천 개 중 쓸 만한 광범위 광학 접안경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초기 시스템 중 몇 개는 어느 정도는 넓은 시야에 초점을 맞추는데 있어 효과적일 것이며, 몇몇 다른 시스템은 어떤 방식으로건 상의 뒤틀림을 조금이나마 줄일 것이다.
여기서부터 ‘다윈주의(dawinism)101’ 이 적용된다.

발명 기계는 일부 시스템을 접목시켜 이 시스템에서 나오는 결과물에 렌즈의 특징을 재분배해 준다. 또한 일부 다른 시스템들은 무작위로 한 가지 부분을 바꾸면서 변형시킨다. 나머지 렌즈들은 변화 없이 다음 생성물로 전해지게 된다. 그리고 나면 잔인한 자연 도태의 필요성이 대두하게 된다. 이 기계는 이 중 낮은 적합성 판정을 받은 렌즈 대부분을 가려내어 이들의 유전적 요소가 다른 것들을 오염시키지 않도록 완전히 제거한다.

코자는 존스에게 광각 망원경 접안경에 대한 수치를 불러내 달라고 요청했다. 쏟아지는 숫자들 사이에서 그는 숫자 ‘295’를 찾아 읽어준다. 바로 이 숫자만큼의 생성 단계를 거쳐 만드는 작업을 수행하고서야 고이즈미-와타나베의 특허를 피해 작업하는 것이 가능하였다. 사실, 이 발명 기계가 만들어낸 렌즈는 고이즈미-와타나베 체계보다 우수하다.

그 이유는 이 기계는 모든 디자인 스펙에 맞기까지 생성을 계속해 내며, 이것이 끝날 즈음에는 필요조건을 능가하는 사항도 몇 가지 생기기 때문이다. 코자씨의 접안경에 쓰일 광각 렌즈는 고이즈미와 와타나베가 만들어낸 55도보다 놀랍게도 10도나 더 높다.

존스씨는 최근 발명품 몇가지를 재빠르게 돌려가며 살펴보았다. 이 발명품들은 모두 렌즈 시스템에서 사용된 기술과 같은 기술을 사용하여 만들어 졌다. 이들 중에는 논리 회로, 증폭기, 필터가 있는데, 이중 일부는 휴대전화와 노트북과 같이 전력을 최소로 소모해야 하는 조건에 알맞다. 각각을 진화시켜 보는 데는 하루에서 한 달이 걸렸으며 이로 인해 나온 전기요금은 월 3천 달러가 넘었다.

● 적당한 환경
공학상 획기적인 발명품 모두가 그러하듯, 유전학적 프로그래밍 역시 완전 무에서 형성되어 등장한 것은 아니다. 이는 유망하나 아직은 완전히 실현되지 않은 컴퓨터 과학의 두 가지 연구 분야인 연산과 인공 지능에서 나온 것이다.

미시건 주립 대학 당시 코자씨는 유전학적 연산의 창시자로 널리 인식되고 있는 존 홀랜드로부터 논문지도를 받았다. 홀랜드씨는 1950년대 미시건 주립 대학의 수학과 대학원 시절 당시 우연히 한 책을 접하게 되는데, 영국의 생물학자 롤란드 피셔가 1930년에 쓴 “자연도태의 유전학적 이론”이었다. 이 책은 동식물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기본적인 과정을 숫자로 설명하였다.

“그걸 해내는 프로그램을 생각해 내보리라 생각했죠.”라고 홀맨은 회고한다. 그는 농부가 우량의 옥수수를 키워내듯 좋은 코드를 소규모의 점진적인 개량을 통해 만들어 내는 시스템을 상상해 보았다. 멘델의 유전형질이 다윈의 진화론을 이해하려는 첫 시도였다는 점에서 보면 이는 유전학적 프로그래밍에서 아주 선구적인 시도였다 할 수 있다.

홀란드와 그의 제자 데이비드 골드버그는 이 착안을 1980년에 실행으로 옮겼다. 골드버그는 박사 과정 전 토목공학을 공부하였으며, 가스 수송관의 수송력을 최상화시키는데 컴퓨터를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까에 대한 실제적인 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이들은 가스 수송관의 효율적인 도면의 대략적인 모델을 고안해 내는 것으로 시작하였다.

그런 후 소프트웨어로 압력, 유입 압력과 펌핑 스케줄을 각각 다르게 주면서 시스템에 약간의 변화를 무작위로 가하는 한편 각각 변형된 순환과정을 따르면서 새로이 가스 유입을 가상 실험해 보았다. 컴퓨터는 아주 약간이라도 작업에 향상을 가져온 변형은 그대로 두는 한편 그렇지 못한 변형은 모두 제거하였다. 이 시스템은 미세한 단계로 20~30차례의 생성단계를 거쳐 처음단계의 시스템보다 월등히 나은 시스템으로 진화하였다.

유전학적 연산의 힘은 이들이 사용한 프로세스 처리장치의 힘과 조화를 이루어 증가하였다. 1980년대 중반에 이르자 홀랜드씨의 이 처리 과정은 학술대회와 무수한 산업에서의 응용과 함께 소규모 사업으로 발전했다.

한편 그 당시만 하더라도 인공지능은 실용성에 있어서 훨씬 뒤처져 있었다. 당시 (그리고 요즘도 유효한) 인공지능의 목표는 인간의 언어사용과 패턴 인식과 같은 인지적 기능을 컴퓨터 시스템에 구현시켜 기계들이 생각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었다. 인공지능 연구자들은 물론 그렇게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한 학술대회의 주제는 “인공지능이 대통령에 출마하면 어떨까?”였고 이에 대해서 진지한 토론이 오갔다)

코자씨는 막 복권 사업에서 손을 떼던 참이었다. 그는 유전학적 연산의 상업적 성공에 관심이 있었고, 그의 재정적 성공과 막강한 경제력을 생각할 때 시험 삼아 투자해 보리라 생각하였다. 그는 홀랜드씨가 쓴 유전학적 연산에 대한 책을 읽고, 학술지를 구독하는 한편, 학술대회에 참가하였다.

이 모든 것은 그가 대학원생 시절 자신이 순수 목적의 연구에 얼마나 심취해 있었으며, 이를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새삼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된다. “저는 기술적 문제에 점점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저는 위험 투자 자본 역시 또 다른 골치 아픈 일임을 깨달았죠.”라고 그는 말한다.



그는 스탠포드 대학의 부교수 자리를 구했으며, 이 때 유전학적 연산과 인공 지능에 대한 가장 최신의 연구결과를 접하는데 시간을 쏟게 된다. 하지만 그는 이 두 분야 모두 근본적으로 뭔가 결핍되어 있다고 느낀다. 근본적으로 실용성을 추구하는 그는 인공지능이 해낼 수 있다고 호언하는 것과 실제 수행 사이에 나타나는 차이에 매우 낙담하였다.

한편 유전학적 연산 부분에 있어 그는 다른 형태의 좌절을 겪게 되는데, 바로 이 연산이 아주 잘 규정된 시스템을 조정해 내는 데는 완벽한 반면 주어진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내는 창의력이 없다는 점이었다.

1987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인공지능 학술 대회에 참석하고 캘리포니아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코자씨는 홀랜드 자신이 후에 아주 혁신적인 사람으로 평가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인공지능은 무한한 가능성이 있었으며, 아직 성과는 미진한 불가사의한 영역이었다.

한편 유전학적 연산은 수행을 해내는 믿을 만한 일꾼이었다. 그린랜드 3천 피트 상공을 지나고 있던 그는 수송관을 정밀하게 만드는데 그렇게 능숙한 유전학적 연산이 그 자신만의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내는데 사용될 수 없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왜 컴퓨터 프로그램은 스스로 자신을 적응시켜 입력되는 문제를 풀어낼 수 없는 것일까 하고 말이다.

이에 아주 핵심적인 것은 일련의 숫자만이 아닌 컴퓨터 프로그램의 부분들을 결합시키는데 있었다. 과거의 유전학적 연산에서는 아주 구체적인 기준을 최상화 하기 위해 노력한 반면, 코자는 유전학적 프로그래밍에서 나아가 기본 구조의 무한한 발전이 가능하게 만들어 결국 더욱 새롭고 정교해진 디자인을 만들어 내었다.

“만약 더 우수한 경주마로 품종을 개량하고자 하면 벌판으로 말 한 무리를 데리고 나가 빛을 쪼이게 하고는 무작위로 변종이 발생하여 결국 더욱 우수한 경주마를 얻게 되길 바라는 수도 있고 아니면 경주 우승마를 다른 경주 우승마와 교미시키는 방법이 있죠.”라고 그는 설명한다.

그에게 있어 결정적인 순간은 1995년 10월에 찾아왔다. 가장 기초적인 정보만을 가지고 작업하던 그는 그의 컴퓨터가 회로를 발전시켜 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유전학적 연산으로 만든 가스 수송관과는 달리 그의 회선은 더 열등한 디자인의 것부터 시작하여 이를 최적의 것으로 만드는 단계를 따르지 않았다. 서로 연관되지 않은 구성요소들인 여러 개의 저항 장치, 축전기 등을 가지고 그의 컴퓨터는 복잡한 전자 회로를 고안해 내었다.

코자가 새로 고안해 내 회로의 그림을 그려서 한 동료에게 보여주자 그 동료는 그것이 증폭기를 통과하는 신호를 제거하는데 쓰이는 회로인 로우 패스 필터라고 말하였다. 그는 또한 이에 대해서는 이미 누군가 특허를 취득한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그는 유전학적 프로그램이 특허가 있는 다른 회로를 다시 진화시킬 수 있을 지 여부가 궁금해 졌다.

그는 곧 다른 특허가 있는 장치들의 특성을 가진 회로를 고안해 내게끔 기계를 프로그램 하였고 특허를 침해하는 결과물이 수십 개씩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였다. “바로 그때 우린 유전학적 프로그래밍이 인간과 경쟁할 수 있으리라 깨달았죠. 이미 특허가 있는 회로를 다시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이미 사람들이 혁신적이라고 생각하는 뭔가를 해내고 있는 셈이거든요.”

● 미 항공 우주국에서 동참하다
2005년 1월 25일은 유전학적 프로그래밍이 처음으로 튜링테스트(컴퓨터가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판정하는 테스트)를 통과한 날로 컴퓨터 역사에 크게 기록 될 것이다. 검사관은 그가 보고 있는 것이 컴퓨터가 만들어낸 지적 재산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이는 특히 주목할 만한 사항인데 미국의 특허 및 상표 등록협회에서는 발명품에 대해 지적 재산 보호를 보장해 주는 조건으로 ‘불분명한 단계’, 즉 이미 확립된 관행이나 이들로부터 유추해 낸 것에서 벗어나는 그 무언가를 포함시키기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계는 보기에도 분명 창조적인 것이었다.

그리고 이는 단지 시작에 불과했다. 현재 유전학적 프로그래밍은 매일 예상치 못한 또는 직관에 반대되는, 또는 그냥 진기한 것들을 계속해서 만들어 내고 있다. 한 예로 이 잡지가 인쇄에 들어갈 때 무렵이면 신기술 시험의 장이 될 미 항공 우주국의 스페이스 테크놀러지 5호 임무 수행에 장착되어 발사될 예정인 안테나를 들어보자. 수 년 전 코자의 직원인 제이선 론이 당시 미 항공 우주국의 아메스 연구 센터에 컴퓨터 과학자로 일자리를 얻게 되는데, 이 센터는 이전부터 유전학적 연산을 비롯한 진화적 문제 해결법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안테나 디자인은 마술적인 면이 있어요, 많은 부분이 직관적으로 이루어졌죠.”라고 론은 말한다.

론은 스페이스 테크놀로지5 임무 수행을 위한 안테나 세부항목 작업에 착수하였다. 론은 안테나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요건들을 입력하여 소프트웨어를 돌려 보았다. 수백 번의 생성 단계를 거쳐 그가 얻어낸 것은 얼핏 실수인 것처럼 보였다. “그건 마치 구부러진 종이 클립처럼 보였죠.”라고 그는 말한다.

론은 안테나 디자인에 대해서는 아무런 지식이 없었는데 이건 중요하지 않았다. “교과서를 보면 구부러진 철사 안테나를 다루는 장은 그 어디에도 없어요.”라고 그는 말한다. 그는 이 구부러진 종이 클립을 프로토타입으로 만들어 실험실에 넣어보았다. 이는 분명 미 항공 우주국에서 요구한 아주 까다로운 넓은 주파수 폭과 넓은 전파를 겸비한 것이었다. 마치 주둥이가 달린 오리너구리처럼 터무니없는 것처럼 보인 이 안테나는 그 부분에 아주 적합한 것임으로 판명되었다.

존 홀랜드는 요즘 이 같은 발명이 사람의 창조적인 과정에 대해 무엇을 말해줄 수 있는가를 한창 연구 중이다. 그는 혁신적인 생각들은 갑자기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이미 친숙한 상당히 보편적인 부분들의 새로운 결합 형태”라 확신한다. 그는 이에 대한 예로 내장 연소 엔진과 비행기를 들며, 이들이 발명되기 이미 오래 전부터 이를 이루는 각 요소들은 존재해 왔고 단지 적절하게 폭넓은 지식과 풍부한 재원과 이들을 결합시켜 볼만한 풍부한 감수성을 가진 이가 없었을 뿐이라 말한다. “진화는 기초 성분들을 다시 조합시켜 혁신적 성과물을 만들어 내는 재주가 뛰어납니다.”라고 홀랜드씨는 말한다.

이 기계는 우리가 가진 창조적 과정에 대해 새로이 생각해 보게끔 만들기도 했다.
어쩌면 뛰어난 사고력은 단지 점차적인 다듬기 과정과 우연히 재조합하게 된 결과물일지도 모른다. 다윈의 진화, 성 그리고 선택이 결합하면 단순히 새로운 종이나 안테나가 탄생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스스로 창조성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 문제에 대한 연구
향후 10년 동안 유전학적 프로그래밍은 널리 보급될 것이며, 3차원 표현과 같이 한때는 아주 힘겹게 여겨졌던 일들이 이젠 평범한 일처럼 된 것과 마찬가지로 골치 아픈 엔지니어링 문제에 대한 적절한 해결책을 찾는 과정이 아주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3차원 표현과 마찬가지로 진정 극복해야 할 과제는 무엇을 창조하느냐를 결정하는 데에 있을 것이다. 이는 아주 중대한 문제로, 차를 발명한다고 할 때 발명 기계를 쓴다고 해도 우리는 우선은 말이 끌지 않는 운송 장치를 먼저 생각해 내야 하는 것이다. 다양하고 저렴한 솔루션들의 등장으로 이제 진정한 창조력은 기계에게 물어볼 적절한 질문을 찾아내는 것이 될 것이다.

한편 코자씨는 이미 풀어 볼만한 적당한 문제를 찾아냈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발명기계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다. 이성적인 사고 (그리고 그 자신)에 대해 예전과 다름없는 확신을 가진 그는 미국 선거체계를 재구성하는 일에 착수하였다. 좀 더 명확하게 말하면, 미국의 선거인단 체계를 사실상 없앨 수 있는 전략을 구상해 낸 것이다. 이는 다음과 같이 운영된다.

미 헌법에서는 각 주가 원하는 방식대로 선거인단을 구성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으며, 다수의 주에서는 선거인단이 전미 일반투표에서 승리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게 할 것이라 마음먹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론상으로는 이렇게 할 수 있는 주는 11개 주밖에 되지 않는다. 이 계획은 정치인과 학자들 사이에서 점차 주목을 끌고 있으며 일리노이 주의 입법부에서최근 법안을 상정되어, 일리노이는 이 계획을 최초로 찬성하는 주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정치의 기계화를 꾀하는 동안 코자는 다른 한편으로는 또 다른 목표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데, 이는 어쩌면 유전학적 프로그래밍이 최종적으로 거쳐야 할 튜링 시험으로 바로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발명품이다. (견본을 제출하여 특허 심사관의 승인을 받는 것은 수백만의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이는 바꾸어 말하면 사람들이 문제 해결을 위해 지갑을 열 만큼 중대한 문제를 찾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사람들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것은 유전학적 프로그래밍으로 할 수 없는 일이다. 코자 그 자신이 이를 만들어 내야 할 것이다.
조나단 키츠는 현재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담은 책이란 제목으로 우화 모음집을 집필 중이다.

●세 가지 중요한 사실
발명 기계는 개인 컴퓨터 1,000대의 집합체이며 자연 도태에 영감을 받은 연산법칙을 이용하여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
각 새로운 발명을 만들어 내기까지 하루에서 한 달이 소요된다.
발명 기계로 만들어 낸 것이 특허를 획득했다. 이를 검토한 이는 이것이 컴퓨터가 한 작업이란 사실을 전혀 몰랐다.

△ 컴퓨터는 스스로 생각하며 자신에게 입력되는 문제를 풀 수 없는 것인가?

안테나는 어떻게 재발명 되었는가?
변형한다, 평가한다, 창조한다: 이 같이 간단해 보이는 단계가 유전학적 프로그래밍의 핵심이다. 미 항공 우주국의 아메즈 연구 센터에 있는 소프트웨어는 기본적인 안테나를 가지고 시작하였다.

그리고는 수천 개의 작고 무작위적인 변형된 개체를 만들어 내고 이 변형된 개체 하나하나를 평가하여 어떤 변화가 안테나의 작업 능력을 향상시켰는지를 보았다. 그리고 나서 프로그램은 가장 우수한 변형이 가진 특징을 새로운 안테나에 결합시켰으며, 이를 수천번 반복하여 사람보다 훨씬 효율적인 디자인을 만들어냈다.

그는 다른 특허가 있는 장치들의 특성을 가진 회로를 고안해 내도록 프로그램 했다.

문제 해결 기계는 새로운 해결방안을 고안해 낸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존 코자 자신이 기계에게 적절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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