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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의 과학기술] 영화에 등장하는 첨단무기의 실체와 현실화 가능성

공상과학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중 하나가 바로 각종 첨단무기다. 고도의 과학기술을 이용한 이들 첨단무기는 가공할 파괴력을 자랑하거나 재래식 무기의 한계를 뛰어넘어 과거에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웠던 새로운 경지(?)를 보여주곤 한다.

영화에서 나오는 대표적 첨단무기로는 레일 건, 태양광 무기, 레이저 포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중에는 이미 비슷한 것이 개발되고 있거나 실전배치 단계에 들어간 것도 적지 않다. 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각종 첨단무기의 실체와 작동원리, 그리고 현실화 가능성 여부를 알아본다.

자료제공 : 한국산업기술재단

1. 레일 건

척 러셀 감독의 영화 ‘이레이저(Eraser;1996)’에서는 근육질 스타인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스토리는 첨단무기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미국 정부와 방위산업체, 정보기관, 그리고 범죄조직 간의 음모와 암투다.

여기서 등장하는 첨단무기, 즉 이 영화의 주된 소재는 바로 레일 건(Rail Gun)이다. 레일 건은 화약을 이용해 발사하는 기존의 무기와는 작동원리가 다른 새로운 방식의 첨단무기다.

두 레일(전선) 틈에 전류를 흘려보낸 뒤 그때 발생하는 전자기력으로 레일 사이의 총알이나 포탄을 발사하는 방식의 무기로서 활주(滑走) 레일을 이용한 전자 포(電磁 砲)라고 할 수 있다.

레일 건이라는 이름은 전류를 흘리는 전선을 따라서 발사체가 가속돼 날아가는 과정이 마치 열차가 레일을 달려서 가속되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또한 영화에 나오는 레일 건은 X레이 감지로 장애물을 꿰뚫고 표적이 되는 사람의 움직임까지 정확히 겨냥할 수 있게 돼있다.

주인공은 이 영화에서 사이러스라는 무기회사와 러시아 마피아 사이에 이뤄지는 첨단무기 밀매를 막아내게 되는데, 다른 영화에서도 간혹 레일 건이 등장한다.

‘매트릭스(Matrix;1999)’에 나오는 무기도 일종의 레일 건이라고 볼 수 있다. 레일 건은 화약을 이용한 가스 폭발로 추진력을 얻는 기존 총포의 한계를 전자기력으로 극복한 것으로 입자가속 총 또는 전자장 가속 발사기라고도 불린다.

레일 건이 실전에서 사용된 적은 아직 없다. 하지만 미국, 영국 등이 실제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무기의 하나로 일명 ‘극악(極惡)의 무기’라고도 불린다.

이들 국가들은 최근 레일 건의 시험발사에 성공했으며, 2020년에서 2025년 사이에 각종 레일 건들을 실전배치할 계획이다.

레일 건은 재래식 총포에 비해 여러 가지 우수한 장점들을 지니는데, 특히 초고속으로 발사되는데다 에너지와 파괴력이 엄청난 수준이다. 또한 작은 총알뿐 아니라 크기가 제법 큰 포탄도 초음속으로 날아가기 때문에 적진에서는 발사 사실을 알기 어렵다.

이와 함께 야간에 발사해도 빛이 생기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적이 이를 알아채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파괴력과 성능뿐 아니라 화약이 필요 없기 때문에 운반이 쉽고, 전류의 양으로 무기의 위력을 쉽게 조절할 수 있는 등 운용 면에서도 편리한 점들이 많다.

다만 레일에 흐르는 전류에 의해 발생한 열(熱)이 레일을 손상시킬 수도 있다는 점 등이 실전배치를 위해 선결해야 할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2. 태양광 무기

매 회마다 각종 첨단무기들이 등장하는 영화로는 007 시리즈를 빼놓을 수 없다. 핵무기와 군사위성 등을 둘러싼 음모와 암투, 007 요원의 활약상이 단골 주제다.

때로는 유치하거나 황당한 수준의 장면들도 더러 있지만 007 시리즈 역시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과학기술을 신형무기에 차용하곤 한다.
예를 들자면 태양광선을 이용한 무기, 전자폭탄으로 무장한 전투용

군사위성 등을 떠올릴 수 있다. 북한에 대한 지나치게 악의적이고 비현실적 묘사 등으로 우리나라에서 논란이 됐던 007 시리즈 20탄 ‘007 어나더데이(Die Another Day;2002)’에서는 이카루스라고 하는 신형 위성무기가 나온다. 물론 태양광선을 이용하는 첨단무기다.

꽤 오래 전에 개봉된 9번째 007 시리즈로서 중국과 동양을 주요 무대로 한 ‘007 황금 총을 가진 사나이(The Man With The Golden Gun;1974)’ 역시 제목에 나오는 황금 총보다는 태양열 에너지를 범죄 집단이 무기로 이용하려 한다는 대목이 더욱 관심을 끈다.

이들 영화에 나오는 이카루스와 같은 태양광 무기의 개념은 인공위성에 거울 등 반사판을 부착, 특정 목표물에 태양빛을 집중시켜 파괴한다는 것이다.

거의 무한한 에너지라고 볼 수 있는 태양광을 이용한다는 면에서 미래 우주 무기로서의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직은 구체적으로 개발 단계인 것은 아니고 구상에 머물러 있는 수준이다.

태양광 무기가 나오는 다소 엉성한 구성의 두 시리즈와는 달리 실현 가능성이 보다 큰 신무기를 소재로 하고 영화적 구성도 훨씬 그럴듯한 007 시리즈로서는 17번째 작품인 ‘007 골든아이(GoldenEye; 1995)’가 있다.

미남 배우 피어스 브로스넌이 새로운 제임스 본드로 처음 분한 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미국과 구(舊) 소련 간의 냉전이 와해되고 공산주의 정권들이 종말을 맞으면서 정치적 양상이 급변하는 20세기 말.

러시아에 본거지를 둔 유럽의 마피아가 새로운 범죄조직으로 등장해 전 세계적인 혼란과 폭력을 유발한다.



이들은 온갖 권모술수를 동원해 기존의 핵폭탄을 대체할만한 가공할 위력의 신형 무기를 손에 넣으려 하지만 제임스 본드가 이들의 본거지로 침투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각종 첨단무기를 갖춘 새로운 범죄조직과 007의 대결이 화려한 액션과 함께 숨 가쁘게 전개되는 이 영화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바로 골든아이라고 불리는 신형 폭탄이다.

이는 구소련과 미국이 냉전시대에 함께 개발했던 첨단의 비밀무기로서 이를 폭파시키면 상대국의 레이더망이나 전자회로를 가진 모든 장비 및 무기를 단번에 마비시킬 수 있다.

이처럼 엄청난 위력을 가진 골든아이가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영국은 러시아 내부인사 중 반역을 꾀하는 자의 소행으로 보고 러시아는 도리어 영국이 범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범인은 유럽의 마피아들이었다.

그들의 두목은 국제 무기 상인인데, 알고 보니 그는 과거 007 제임스 본드와 생사를 넘나드는 작전을 함께 했던 파트너 006이었다는 설정이다.

영화에 나오는 골든아이처럼 강력한 전자기 펄스를 방출해 수많은 전자장비들을 순식간에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는 무기가 실제로 존재하며, 제한적이지만 이미 실전에서도 사용되는 단계다.

위성 탑재용으로 이용될 수 있는 HPM 시스템은 일명 전자폭탄(E-bomb)이라고도 불린다. 전자폭탄은 레이더나 TV에 사용되는 파장 1m 이하의 전자파를 특정지역에 순간적으로 다량 방출시켜 해당지역의 모든 전자 장비를 파괴할 수 있다. 또한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지상, 해상, 그리고 공중의 모든 적 장비를 일거에 마비시킬 수 있다.

현대전에 있어서 전자전의 중요성이 날로 강조되면서 모든 군사장비에 첨단의 전자장비들이 도입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이들을 무력화할 수 있는 HPM 무기의 확보도 그만큼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광범위한 지역에 위력을 지니는 전자기 펄스 무기의 경우 자칫하면 적군의 전자장비뿐만 아니라 아군까지 뜻밖의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현재 위성에 탑재해 폭파시키는 전략무기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소규모의 전자기 펄스 무기나 이와 비슷한 방식이 이미 실전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즉 적의 전자장비를 교란시키고 파괴하기 위한 전자기 펄스 무기가 지난 걸프전 당시 이라크에서 사용됐다는 것이다.

3. 레이저포

각양각색의 첨단무기들이 화려하게 선보이는 SF영화 시리즈로서 ‘스타워즈(Star wars)’를 빼놓을 수 없다.

거장 조지 루카스가 감독한 이 영화는 서두에 항상 “오랜 옛날 머나먼 은하계에서...(A long time ago in a galaxy far, far away)”라는 멘트로 시작하는 것이 인상적인데,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숱한 마니아들을 낳은 바 있다.

지난 1977년 첫 작품이 나온 이후 이제는 전작인 프리퀼 3부작까지 모두 6편의 시리즈 상영을 마친 스타워즈에서는 각종 로봇 무기와 전투용 우주선을 비롯해서 레이저 무기, 광선 검 등 여러 종류의 첨단무기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그중에는 지나치게 과장되거나 황당한 것들도 적지 않다. 모든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제다이 기사들의 개인 무기인 광선 검인데, 사실 이와 같은 무기는 과학적 원리로 볼 때 존재하기 어렵다.

광선 검은 레이저 빔으로 추정되는 광선이 칼날을 형성하고, 쓰지 않을 때에는 칼의 손잡이 부분에 저장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레이저를 비롯한 빛이 직진하다가 멈추면서 특정 길이에만 집중 분포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광자로 구성된 레이저 빔이 서로 부딪힐 경우 그냥 통과하지 않고 마치 쇠로 된 칼날처럼 맞서며 힘을 지탱하는 장면들도 과학기술적 측면에서 볼 때 구현 가능성이 대단히 희박해 보인다.

다만 레이저 무기 중에 현실적인 가능성이 매우 큰 것들도 있는데, 첫 번째 시리즈에 나오는 가공할 위력의 레이저 포가 대표적이다.

즉 악의 편으로 나오는 은하 제국군이 우주 공간에 건설한 강력한 우주기지 ‘죽음의 별(Death Star)’에서 강력한 레이저 포를 발사, 레이아 공주의 고향이었던 평화로운 행성 하나를 순식간에 파괴하는 장면이 나온다.

현 수준에서 행성 하나를 통째로 파괴할 수 있는 위력까지는 미치지 못한다 하더라도 강력한 레이저 빔을 발사하는 포는 미래의 첨단무기로 이미 실전배치 단계다.

지난 1980년대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시작한 전략방위구상(SDI)은 일명 스타워즈 계획으로 불리면서 세계적인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SDI는 미국 영토를 목표로 발사된 적국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BM)이나 핵탄두를 인공위성에 탑재한 초강력 레이저 포 등으로 요격, 조기에 파괴하는 것이 핵심이다.

스타워즈 계획은 막대한 비용뿐 아니라 황당하다는 비판마저 들은 바 있지만 이후 클린턴, 부시 정부에서도 진행돼 현재의 국가미사일방어체제(NMD)로 이어졌다.

미국은 관련 기술들을 발전시켜 최근에는 레이저 빔으로 탄도 로켓을 공중 폭파하는 시험을 성공했다.

이는 구소련, 중국 등을 비롯한 전 세계 열강들의 우주전 참여를 촉발시키고 군비경쟁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바가 적지 않다 하겠다.

글_최성우 한국과학기술인연합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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