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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질환 환자들의 새로운 희망 인공심장









현재 미국에서 심장이식 수술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환자의 수는 연간 4,000명 이상이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수술을 받을 수 있는 운 좋은 환자는 1,200명에 불과하다. 많은 수의 환자들이 허망하게 죽음을 맞게 되는 것이다. 심장 기증 지원자가 점차 늘어나고는 있지만 심장이식을 필요로 하는 수요는 해마다 15%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공심장의 개발은 환자는 물론 의사들에게도 가장 큰 관심이자 목표일 수밖에 없다.

혈액은 우리 몸에 필수적인 산소와 각종 영양소, 그리고 호르몬을 운반한다. 또한 체내의 불필요한 노폐물도 배출시킨다. 그런데 이처럼 중요한 혈액을 온 몸으로 순환시키는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심장이다.

심장의 기능이 손상됐을 때 발생하는 각종 질병, 즉 협심증·심근경색·심부전증·심장판막증 등은 아직까지도 의학계가 개척해야 할 분야로 남아있다. 특히 심부전증에 대해서는 아직도 제대로 된 치료법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심부전증 치료를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심장이식이 부상하고 있다. 심장이식은 더 이상 약물치료나 심장성형술 같은 내·외과 치료가 통하지 않는 말기 심부전증 환자에게 시행된다. 문제는 공여 심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

인공심장 이식의 급부상

현재 국내에는 수많은 말기 심장질환 환자들이 심장이식을 대기하다 사망에 이르고 있다.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하듯 중국으로의 장기이식 원정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의 연간 사망자 수는 약 24만명에 이른다. 이중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자 수는 2만5,000명(11%)인데, 통상적으로 이 중 5~10%인 1,000~2,500명이 심장이식 대상자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많은 대기 환자 수에 비해 한 해 시술되고 있는 심장이식은 15건 내외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같은 현상은 장기 기증이 보편화돼 있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경우 연간 약 70만명이 심장질환으로 사망하고 있다. 하지만 연간 4,000명 정도가 심장이식 대상자로 등록돼 있을 뿐 이 가운데 약 1,200명만이 심장이식을 받고 있다. 이처럼 수요가 공급을 만성적으로 초과하는 상황에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인공심장이다.

자연심장의 기능을 대체하는 인공심장의 범위는 포괄적이다. 심장의 기능을 대치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심장수술의 체외순환장치(CPB)나 생명구조장치(ECLS), 그리고 인공폐( ECMO)까지 인공심장의 범위에 포함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심장을 절개하고 이식하는 완전치환형 인공심장(TAH)과 심장을 보존하는 상태에서 보조장치를 이식하는 심실보조장치(IBVAD)를 인공심장의 범위로 보고 있다.

완전치환형 인공심장은 심장을 제거하고, 그 위치에 기계심장을 넣는 방식이다. 이 기계심장은 좌우측 두개의 혈액주머니가 번갈아 수축하면서 박동성 혈류를 제공하며, 여기에 쓰이는 혈액펌프는 크게 공기구동식과 전기구동식으로 나누어진다.
심실보조장치는 심장을 보존한 상태에서 혈액펌프를 복벽 등 체내에 이식하는 것으로 혈액펌프와 심장은 튜브로 연결된다. 심장보존형 인공심장으로도 불리는 이 장치에는 한국형 인공심장으로 알려진 ‘애니허트(AnyHeart)’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초의 인공심장 자빅-7

인공심장에 대한 연구는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윌리엄 콜프라는 사람이 초기 심장 모델을 동물에게 이식했다.



약 20년 뒤 도밍고 리오타가 47세의 환자에게 기계적인 혈액공급 장치를 이식했는데, 이 환자는 단지 3일만을 살았을 뿐이다.
198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정식 임상허가를 받아 처음으로 이식수술에 성공한 자빅(Jarvik)-7은 최초의 인공심장으로 평가된다. 유타 대학교 연구개발팀 소속 로버트 자빅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이 인공심장은 심부전증을 앓고 있던 치과의사 버나드 클락에게 이식됐다. 클락은 자빅-7의 도움으로 112일간 생존했다.

이후 수년간 자빅-7은 70명이 넘는 환자의 생명을 연장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자빅-7은 심장을 작동시키는 외부 압축공기 호스를 환자 신체와 연결해야 한다는 단점 때문에 단기적인 대체품 역할만 했을뿐 널리 사용되지는 않았다.

캐나다 월드 허트(World heart)사의 노바코 좌심실보조장치(Novacor LVAD)는 반영구적인 사용을 목적으로 제작된 인공심장이다. 심장을 완전히 떼어내고 이식하는 자빅-7과는 달리 심장을 그대로 유지한 채 환자의 흉곽이나 늑막 아래에 위치시킨다. 초기의 노바코 구동 콘솔은 크기가 컸지만 소형 전자제어기와 배터리를 허리에 착용할 수 있는 착용형 구동부가 1993년부터 소개돼 사용되고 있다.

1988년에는 독일 베를린하트의 공압식펌프(ExCor)가 임상에 적용되기 시작했고, 토라텍(Thoratec)의 공압식 심실보조장치(HeartMate)는 1992년 처음 임상에 적용됐다.

심실보조장치 용도로 개발된 원심형 혈액펌프와 축류형 혈액펌프는 현재 미국 내에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지는 않지만 유럽에서는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베를린하트의 자기부상방식을 이용한 축류형 혈액펌프인 인코(InCor)는 지난 2002년 6월부터 임상에 사용되고 있다.

세계 수준의 국내 인공심장

미국 아비오메드(Abiomed)사가 개발한 아비오코(AbioCor)는 전기구동식으로 소형화돼 체내 이식이 가능한 완전치환형 인공심장이다.

흉부 안쪽에 삽입되는 약 900g의 이 인공심장은 두 개의 인공심실을 여닫는 모터 박동장치로 구성된다. 복부 쪽에 위치한 소형전자장치는 환자의 생리적인 요구에 따라 심장박동 속도를 관찰하고 조절한다.
아비오코는 특히 무선 에너지 공급 장치를 사용해 피부를 관통하는 구동라인을 배제함으로써 감염 문제를 최소화했다. 기존의 인공심장과 달리 완전한 밀봉시스템으로 수술 후 치명적인 감염 원인을 제거한 것이다.

내부 배터리는 케이블을 통해 연결한 외부 배터리로 충전을 받게 된다. 내부 배터리는 인공심장 시스템에 30∼45분 동안 전력을 공급하며, 허리 쪽에 부착되는 외부 배터리는 약 4시간의 전력을 공급하게 된다. 아비오코는 지난 2006년 9월 FDA에서 상용화 허가를 받았다.

아비오메드는 한 해 약 4,000개의 인공심장을 공급, 심장질환으로 죽음이 임박했거나 더 이상 치료 방안이 없는 환자들에게 시술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개발된 인공심장은 기계공학적 측면, 그리고 의학적 측면 등 모든 면에서 세계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2001년 응급환자에게 처음 적용돼 좋은 결과를 보인 심장보존형 인공심장 ‘애니허트’(AnyHeart)는 세계 최초의 전기구동식 체내이식형 인공심장으로 인정받고 있다.

고려대 한국인공장기센터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박동형 심실보조장치 ‘H-VAD’는 안정성이 높은 공기구동식과 소형화가 가능한 전기구동식의 장점을 취합한 혼합형 펌프 구조의 특성을 갖고 있으며, 현재 동물실험 단계에 접어든 상태다.

서울대, 고려대, 순천향대가 공동 개발한 ‘T-PLS’는 한국형 인공심장의 구동 메커니즘을 적용해 심폐 정지 등으로 위기 상황에 처한 장기에 생리적인 박동 혈류를 제공하는 생명구조장치다. 현재 미국과 네덜란드 등을 포함한 외국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활발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구본혁기자 nbg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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