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즈다니는 14세 때 혁명전의 이란에서 TV 수리를 배우며 직업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미국으로 이민한 후 양자역학을 배우면서 과학에 흥미를 가지게 됐다.
현재 그가 만든 탁상 크기의 주사형 터널링 현미경은 표본을 절대영도로 냉각한 후 거의 완벽한 진공상태 속에 봉인하고, 모든 외부의 소음과 진동으로부터 차단한다. 지진과 자동차 소음은 물론 휴대폰 진동도 모두 차단한다. 그 결과 그는 하나의 원자를 수개월 동안이나 추적할 수 있었다.
현재 야즈다니의 관심은 특이한 종류의 초전도체에 있다. 초전도체란 저항 없이 전기를 통과시키는 소재다. 대개의 초전도체는 영하 240℃ 이하에서만 작동한다. 따라서 실용성이 없다. 일부 초전도체는 더 높은 온도에서 작동하기도 하지만 그래봤자 질소가 액체 상태로 존재할 정도의 온도인 영하 183℃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원리를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야즈다니는 고온 초전도체를 번갈아가며 가열, 냉각시키면서 그 속의 개별 원자를 추적했다. 그는 초전도체에 전기가 들어왔다 나갔다 할 때마다 전이가 일어나는 것을 보았다.
그러다가 그는 기존 이론의 몇 가지 결함을 발견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현상도 하나 발견했다. 바로 정상적인 전이 온도보다 훨씬 높은 온도에서 초전도체에 작은 열점(hotspot)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전에 아무도 발견하지 못하던 것을 발견해 낸 것은 인류에 대한 공헌입니다.”
독일 아우그스부르그 대학의 물리학자 요헨 만하르트에 의하면 이 같은 현상을 이용해 신소재를 개발할 수 있다고 한다. 만하르트는 “상온에서도 작동 가능한 초전도체를 만드는데 그의 연구는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야즈다니는 초전도 전기배선 등 이번 발견을 응용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해 어쩔 수 없이 입을 열었다. 현재 대부분의 고온 초전도체는 도자기에 사용되는 세라믹이다. 하지만 세라믹으로 전기배선을 만들면 쉽게 부서진다.
이같은 점을 감안하면 야즈다니의 발견은 새로운 초전도 전기배선 등 신소재 개발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도구로 이 같은 발견을 해낸 것에 놀라지는 않는다. 그는 “이전에 아무도 발견하지 못하던 것을 발견해 낸 것은 인류에 대한 공헌”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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