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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주요 정부출연 연구기관 R&D 사업

과학기술은 우리나라의 선진국 진입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다. 이 점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사실 지난 반세기 동안 이어져온 우리나라 연구개발(R&D)의 역사는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역동적이었다.

연구개발이라는 말 자체가 사치로 여겨지던 상황에서 출발, 국내총생산(GDP) 대비 3.5%에 이르는 연구개발 투자국가가 된 것. 우리나라는 2010년까지 GDP의 5%를 연구개발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이에 따라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올해 R&D 사업 역시 전에 없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올해의 최대 화두, 원자력 기술 수출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올해 최대 화두(話頭) 는 원자력 기술 수출이다. 국내 원자력 기술 은 지난 50년간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지만 원천기술을 도입할 당시 국내용으로만 사용 한다는 족쇄(?)로 인해 수출 산업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올해부터 이 같은 제약을 피해 수 출 산업화를 추진한다는 것이 원자력연구원의 계획이다. 연결고리는 네덜란드의 연구용 원자로 건설 사업인 팔라스(PALLAS) 프로젝트와 중소형 일체형 원자로인 스마트 (SMART) 원자로.

팔라스는 네덜란드가 오는 2016년 가동할 예정인 연구용 원자로. 현재 우리나라의 원자력연구원 컨소시엄과 프랑스의 아레바 (AREVA), 아르헨티나의 인밥(INVAP) 등 3개 컨소시엄이 치열한 입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약 1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이 프로젝트는 오는 4월 최종 공급업체가 선정된다. 입찰에 성공하면 비록 연구용 원자로지만 국내 처음으로 원자로 일체를 턴키 수출하는 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당초 지난해 12월 공급업체 가 선정될 예정이었지만 네덜란드의 요청에 의해 올 4월로 입찰이 연기된 상태다. 원자력연구원을 포함해 한국전력기술, 대우건설, 그리고 두산중공업 등으로 구성된 우리나라 컨소시엄은 국내에서 20기의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운용한 기술력과 경험을 인정받고 있다.

다만 원자력 분야에서 해외수출 실적이 전무하다는 게 약점으로 꼽힌다. 실제 연구용 원자로의 경우 현재 원자력연구원이 운용 중인 하나로 원자로 이외에는 건설 경험이 없는 상태다.

연구용 원자로 수출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는 하재주 원자력안전연구본부장은 “현재 세계 각국에는 250기의 연구용 원자로가 가동 중이지만 노후 등으로 인해 교체 수요가 예상된다”면서 “특히 개발도상국의 신규 수요도 우리나라가 공략할 수 있는 시장 영역”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네덜란드의 팔라스 프로젝트를 수주할 경우 국내 최초의 원자로 턴키 수출 실적을 올리는 것 뿐만 아니라 연구용 원자로 분야를 하나의 수출 산업화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스마트 원자로는 인구 10만 명 규모의 도시에 전기와 열을 공급하는 중소형 일체형 원자로다. 중소형 일체형 원자로는 우리나라가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분야로 1기당 약 5,000억 원의 건설 수주가 예상되며, 카자흐스탄과는 공동건설 형태로 정부차원의 협의가 완료된 상태다.

이의 일환으로 원자력연구원은 올해부터 4년간 1,700억 원(정부 700억 원, 민간 1,000억 원)을 투자, 스마트 원자로의 기술 검증 및 표준설계인가 획득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이 사업은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실증 원자로 건설 대신 원자력 관련 인증기관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으로부터 설계 및 기술에 대한 검증을 받는 형태다.

스마트 원자로 수출 대상 국가인 카자흐스탄의 경우 표준설계인가 획득이 완료되면 곧바로 공동건설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력연구원은 이와 함께 차세대 미래형 원자로인 소듐냉각고속로(SFR) 연구, 그리고 파이로 프로세싱 일관공정 연구시설 (PRIDE) 건설을 위한 설계 작업에도 착수한다.

소듐냉각고속로는 기존 경수로나 중수로와 달리 높은 에너지의 고속 중성자를 이용해 핵분열 반응을 일으킨다. 그리고 냉각제로 소듐을 사용한다. 파이로 프로세싱 일관공정 연구시설은 핵폐기물인 사용 후 핵연료를 건식으로 재처리해 소듐냉각고속로와 같은 고속로의 연료 로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KSLV-1 발사 등 대형 프로젝트 수행

국내 우주개발 메카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은 올해에만 두 가지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 하게 된다. 소형위성 발사체(KSLV-1)와 정지궤도 위성인 통신해양기상위성 발사가 바로 그것.

오는 6월로 예정돼 있는 KSLV-1 발사는 앞으로 독자적인 발사체 개발과 함께 우주 개발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통신해양기상위성의 경우 외국과의 공동 개발 및 해외에서 발사해야 한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그동안 추진하지 못했던 정지궤도 위성 개발을 주도적으로 수행한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이 두 가지 기술의 경우 달 탐사 위성과 달착륙선 개발의 단초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발사체 기술을 확보하지 못해 아리랑 1호, 아리랑 2호 등 저(低)궤도 위성을 모두 해외에서 발사해야 했으며, 고(高)궤도 위성은 개발조차 시도 하지 못했다.







특히 KSLV-1 발사는 이후보다 무거운 대형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한국형 발사체 (KSLV-2) 개발로 이어지게 된다. 현재 항공우주연구원은 추력 30톤급 로켓엔진 개발에 이어 추력 75톤급 로켓엔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KSLV-1 발사를 위해 러시아와 공동 개 발한 1단 로켓엔진은 추력이 약하다. 하지만 최근 로켓엔진 개발 추세가 중소형 로켓엔진 여러 개를 묶어 사용하는 엔진 클러스터링으로 옮겨가고 있어 효율성을 높인 독자기술 개발이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우주개발 선진국과 비교해 역사가 짧은 국내 실정으로는 단일 고(高)추력 로켓 엔진 개발보다는 중소형 로켓엔진을 묶어 사용하는 엔진 클러스터링이 더 효과적이다.

한국형 발사체 KSLV-2의 경우 오는 2016년까지의 우주개발 계획인 제1차 우주 개발진흥계획에는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로켓엔진에 관한 연구개발 형태로만 진행되고, 발사체 자체에 대한 연구는 2017년 이후 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또한 정지궤도 위성 분야의 경우 올해 통 신해양기상위성을 발사한 후 2010년부터 정지궤도 복합위성 2호기 연구개발에 들어가 2016년 발사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정지궤도 복합위성 2호기의 경우 프랑스와 공동개발한 통신해양기상위성과 달리 설계 및 제작을 국내 주도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처럼 대형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독자적 발사체 기술은 달 궤도 탐사 위성이나 달착륙선과 같이 무거운 비행체를 우주 또는 달에 보내는 기술로 발전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오는 2020년께 달 탐사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고도 3만5,000km의 지구 정지궤도를 도는 인공위성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위성 자체의 성능과 함께 원거리 통신기술과 탐사 기술도 함께 업그레이드돼야 하기 때문에 이 분야의 동반 발전을 꾀할 수 있다.

항공우주연구원은 이 같은 2가지 대형 프로젝트 추진과 함께 2010년 발사 예정인 아리랑 3호와 5호의 비행모델 조립시험에 착수할 예정이다. 아리랑 3호는 해상도가 70cm에 달해 현재 가동 중인 해상도 1m급의 아리랑 2호보다 정밀한 위성 영상을 촬영하는 것이 가능 하다.

또한 아리랑 5호는 광학 망원경을 탑재했던 아리랑 1호, 아리랑 2호와 달리 레이더 전파를 이용해 영상을 촬영하는 장비를 탑재할 예정으로 구름 낀 날이나 야간에도 촬영이 가능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자동차 등 전통산업과 융합 나서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올해 IT 기술을 자 동차·조선·의료·국방 등의 전통적 산업분야로 확산시키는 융합연구에 주력할 계획이다. 우선 자동차 분야의 경우는 로봇형 무인 자동차 개발과 함께 IT융합 기반 차량 자동 유도기술을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IT융합 기반 차량 자동 유도기술은 도로 등에 장착된 각종 센서와 통신망을 이용해 차량의 무인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1단계 연구를 마친 로봇형 무인자동 차는 형태만 차량일 뿐 로봇이 주행하는 것과 원리상 동일하다.

즉 차량 내에 운행 및 차량 통제에 필요한 센서·GPS 장치·컴퓨터 등이 내장돼 있어 도로 상태에 상관없이 무인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현재 로봇형 무인자동차의 경우 해외에서도 초기연구가 이뤄지고 있는데, 제작비용이 높다는 게 단점이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가는 IT 융합 기반 차량 자동유도기술은 첨단화된 도로와 교통시스템을 통해 무인자동차가 작동 하는 방식이다. 즉 무인자동차에는 최소한의 센서와 컴퓨터만 장착되고, 도로에 매설 되거나 설치된 각종 센서와의 통신 및 차량 간 통신을 통해 무인 자율주행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다.





조선 분야에서는 선박 설계에 첨단 IT기술을 결합해 선박 전체를 통합적으로 통제 및 모니터링 하는 스마트 선박 개발에 나선 다는 계획이다. 또한 위성통신 기술을 적용 해 선박 내에서도 일반 사무실과 같은 업무 환경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전자통신연구원은 정부의 녹색 성장 추진에 발맞춰 염료감응 박막형 태양전지의 성능 향상 연구에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kw당 700원 수준인 태양전지의 전기 생산비용을 70원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게 목표다.

이밖에 방송통신 융합 추세에 따라 현재의 DMB보다 한 단계 진화된 AT-DMB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 기술은 기존 지상파 DMB의 동일 대역폭에서 채널 숫자를 기존 2개에서 4개로 늘리는 것이다.

동일 대역폭에서 채널의 숫자가 늘어나면 4개 채널의 방송을 내보내거나 2개의 고화질 채널을 방송하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 전자통신연구원은 7인치 크기 내외의 화면에서 특수 안경 없이 육안으로 3D 입체영상을 볼 수 있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늘어날 채널을 이용해 3D 입체방송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국천문연구원
국제적인 대형 망원경 건설사업 추진

한국천문연구원은 올해 국제적인 대형 망원경 건설사업인 GMT(Giant Magellan Telescope) 사업에 참여하게 된다.

또한 위성 레이저 추적(SLR) 사업 등을 통해 소행성과 위성을 감시하는 우주환경 감시체계도 구축하게 된다. GMT 사업은 미국 카네기 천문대를 중심으로 7개 기관이 오는 2018년 총 6억 달러를 투자해 남미 칠레에 25m급 대형 광학망원경을 건설하는 프로젝트. 천문연구원은 10% 지분 확보를 전제로 올해부터 총 950억 원을 투자해 이 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GMT 사업에서 10%의 지분을 확보하게 되면 연간 30일의 관측일수를 보장받아 세계적 수준의 천문연구를 수행하는 기틀을 마련하게 된다. 우주환경 감시체계 구축의 경우 과학연구로서의 의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하늘을 지나는 타국의 첩보위성까지 감시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천문연구원은 이와 함께 과학기술 3호 위성의 탑재체도 개발 중이다. 이 탑재체에는 적외선 망원경이 장착돼 우주탄생의 신비를 밝히는 연구에 활용된다. 특히 과학기술 3호 위성 탑재체의 주요 기능은 우주 관측이지만 주·야간 상관없이 위성 촬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첩보위성에도 적용할 수 있다.

현재 아리랑 1호, 아리랑 2호의 경우 구름이 없는 주간에만 탐사가 가능한 광학 망원경을 탑재하고 있으며, 아리랑 3호와 아리랑 5호 역시 광학 망원경과 SAR 레이더를 탑재 할 예정이다.

한국화학연구원
신약 후보물질과 첨단소재 개발

한국화학연구원은 신약 후보물질 개발과 첨단소재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정밀 화학이자 화학 산업의 꽃으로 불리는 신약 후보물질은 원천기술 하나당 수조원의 수익이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 블루오션인 만큼 전략적 접근을 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11년까지 세계 수준의 화학기술 7건을 개발하고, 연구비 투입 대비 7% 수준의 기술료 수입을 확보한다는 게 화학연구원의 목표다.

에코(ECHO) 경영은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한 도구다. E(Ethics: 윤리경영), C(Customer:고객만족), H(Human: 사람을 위한 기술), 그리고 O(Outcome: 연구 성과) 의 머리글자가 조합된 에코 경영을 통해 세계적인 원천기술을 만들어 내겠다는 것.

화학연구원은 이를 위해 우선 분산된 연구조직을 몇 개의 큰 단위로 합쳤다. 그래서 새롭게 선정된 3개 분야에 연구비와 연구 인력의 70%를 집중시킬 계획이다.

반면 기초적이고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 한 분야에는 나머지 30%의 투자를 통해 빨리 결과물을 내놓아야 한다는 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다.

강재윤기자 hama9806@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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