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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탐사 경쟁에 뛰어든 대한민국

지난 2007년 일본은 달 탐사 위성인 가구야(かぐや)를 발사하며 세계인의 이목을 아시아로 집중시켰다. 그리고 한 달 후에는 중국 역시 달 탐사 위성인 창어(嫦娥) 1호를 쏘아 올렸다.

미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던 달 탐사 경쟁이 아시아로 확산된 것. 우리나라도 국가 차원의 달 탐사 계획을 마련한 상태인데, 내년부터 본격적인 달 탐사 연구가 추진된다면 오는 2018년 달 탐사 위성을 발사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2020년에는 달 탐사를 위한 착륙선도 보낼 수 있게 된다. 바야흐로 대한민국도 달 탐사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3단계로 추진되는 달 탐사 계획

국내에서 달 탐사 및 우주개발과 관련된 내용이 처음 표면화된 것은 지난 1996년 발표된 ‘국가 우주개발 중장기 기본계획’부터다. 하지만 구체적인 달 탐사 계획과 발사시점이 제시된 것은 지난 2007년 제시된 ‘국가 우주개발 세부실천 로드맵’이 처음.

로드맵에 의하면 달 탐사 위성은 2020년 쏘아올리고, 달 탐사를 위한 착륙선은 2025년에 발사하도록 돼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실시된 달 탐사 기획연구에 따르면 이보다 발사시점을 2~5년 앞당기는 것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2018년 달 탐사 위성, 그리고 2020년에는 달 탐사를 위한 착륙선 발사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논의되고 있는 달 탐사 계획은 크게 3단계로 구성돼 있다. 1단계에서는 달 궤도 약 100km 상공을 도는 탐사 위성을 보내 달의 정밀촬영 영상을 획득하고, 이를 통해 지형도와 착륙지점 조사 등을 실시하게 된다.

달에는 대기층이 없어 탐사 위성이 대기와 마찰을 일으킬 일이 없다. 이 때문에 100km의 낮은 고도에서 궤도를 도는 것이 가능하다. 통상 지구 궤도를 도는 위성의 경우 대기와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저궤도 위성도 600km 이상의 고도에서 운용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달 탐사 위성에는 고해상도 스테레오 카메라를 비롯해 SAR 레이더, 고해상 분광카메라, X선 분광계, 그리고 HD급 카메라 등이 장착된다. 달 탐사 위성은 이 같은 장비를 이용해 달 표면의 지형과 고도, 그리고 지표층 바로 밑의 지질구조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게 된다.

또한 이 같은 정보는 분석연구를 통해 달 탐사 착륙선을 보내기 위한 착륙위치 선정, 그리고 달 탐사의 연구목표 선정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2단계에서는 달 표면에 내려앉은 착륙선을 통해 지질조사, 지진계 설치, 그리고 달의 열 유량(Heat Flow) 조사 등을 수행하게 된다.

이는 달의 지표면에 탐사장비를 직접 설치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달 탐사 위성을 이용한 탐사보다 정확하고 세밀한 자료 확보가 가능하다. 달의 지표층 바로 밑에는 미래의 핵융합 원료로 알려진 헬륨3가 풍부하게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앞으로 세계 각국의 달 자원 경쟁이 벌어질 때 달 탐사 착륙선을 보냈느냐 여부는 하나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탐사의 최종 목표는 시료 회수

3단계에서는 달 탐사 착륙선의 탐사로봇이 채취한 월석 및 토양 시료를 회수해 지구로 가져오게 된다. 월석 및 토양을 채취해 지구로 가져오는 기술은 다른 외계행성을 목표로 한 우주개발에서도 핵심적인 기술이 된다. 여기에는 달 탐사 착륙선의 지구 귀환을 위한 이륙 및 달 궤도선과의 도킹 기술, 그리고 지구의 대기층으로 진입할 때 이를 견디는 기술 등이 포함된다.

물론 유인우주선 을 보내기 위해서는 또 다른 기술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아폴로 계획으로 달에 착륙한 미국 역시 이 같은 3단계를 거쳐 달 탐사를 수행했다. 일본의 가구야(かぐや), 중국의 창어(嫦娥) 1 호, 인도의 찬드라얀-1호 등은 모두 달 탐사 위성들로 달 탐사를 위한 1단계에 해당된다.

항공우주연구원은 1단계인 달 탐사 위성을 개발하는데 약 1,800억원의 연구개발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단계 이후에는 화성과 같은 외계행성 탐사 및 유인 탐사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미국은 현재 항공우주국(NASA)을 중심으로 국제 공동연구인 달 탐사 네트워크 (ILN)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달 탐사 네트워크는 달의 6~7개 지점에 탐사장비를 탑재한 달 탐사 착륙선을 보내 광범위하고 다양한 탐사를 진행하는 프로젝트. 만일 항공우주연구원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다면 달 탐사 네트워크 기준에 맞춘 달 탐사 착륙선을 보내야 한다.

반면 우리의 달 탐사 계획이 프로젝트에 포함되지 않을 경우 2~3단계 달 탐사 계획을 하나 로 통합해 달 탐사 착륙선을 보냄과 동시에 지구로 월석 및 토양 시료를 회수한다는 게 항공우주연구원의 계획이다.

달 탐사 가이드라인 제시돼

현재 달 탐사와 관련해 국내에서 보유한 기술은 무엇이고, 달 탐사 위성이나 착륙선은 어떤 형태로 개발할 것인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된 상태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달 탐사와 관련한 발사체, 즉 로켓은 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하게 된다.

또한 달 탐사 위성과 달 탐사 착륙선 개발도 항공우주연구원이 맡게 된다. 이와 관련, 항공우주연구원은 오는 2017년을 목표로 한국형 발사체 KSLV-2의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KSLV-2는 1.5톤급 위성을 700km 내외의 지구 궤도에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오는 6월 고흥 나로 우주센터에서 발사 예정인 KSLV-1의 후속 모델로 보면 된다. 항공우주연구원의 달 탐사 기획연구에 따르면 KSLV-2를 이용해 달 탐사 위성 또는 달 탐사 착륙선을 지구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는 중량은 총 550kg 수준이다.



이 때문에 달 탐사 위성과 착륙선은 모두 550kg 내외의 중량으로 개발돼야 한다.

KSLV-2는 달 탐사 위성이나 착륙선을 지구 궤도에 올려놓는 역할만 하기 때문에 지구 궤도에서 달 궤도까지 이들을 보내려면 TLI(Trans Lunar Injection) 장비를 별도로 개발해야 한다.

TLI 장비는 달 탐사 위성이나 착륙선을 달 궤도까지 보내기 위해 사용되는 것으로 고체 추진제를 연료로 사용하게 된다. 무게는 TLI 장비 300kg, 고체 추진제 1,710kg이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하면 KSLV-2는 550kg 중량의 달 궤도 위성(또는 달 탐사 착 륙선)과 2,010kg 중량의 TLI 장비를 지구 궤도에 올려놓게 된다.

그리고 TLI 장비는 고체 추진제 점화를 통해 달 궤도에 달 탐사 위성 또는 착륙선을 올려놓게 된다.

NASA 프로젝트와 연계 필요

항공우주연구원은 달 탐사 위성의 경우 임무수명을 1년으로 잡고 있으며, 태양빛이 가려지는 일식이 발생할 경우 자체 전력만으로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달 탐사 착륙선의 경우 달의 밤 기간 동안 작동할 수 있는 전력장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구에서는 태양빛이 반사되는 달의 한쪽 면만을 보고 있지만 실제 달에서는 14일의 낮과 15.5일의 밤 시간으로 이뤄져있다. 이 때문에 태양전지만을 동력원으로 삼을 경우 14일 이상은 작동할 수 없게 된다.

항공우주연구원의 이상률 위성연구본부 장은 “KSLV-2 개발이 2017년까지 완료되고, 내년부터 달 탐사 프로젝트가 시작된다고 전제하면 독자적으로 2018년에 달 탐사 위성, 2020년 달 탐사 착륙선 발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현재 NASA 중심의 달 탐사 네트워크는 400kg과 1,250kg 이하 등 두 종류의 달 탐사 착륙선을 검토하고 있으며, 임무수명은 최소 6년으로 계획하고 있다. 만일 우리나라가 달 탐사 네트워크의 공동연구에 참여하게 되면 달 탐사 착륙선과 관련된 선진기술을 공유하거나 습득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우리나라가 달 탐사 네트워크에 포함되지 못할 경우 2020년을 전후해 2대의 달 궤도선을 보내 월석 등을 바로 회수하는 탐사를 진행하게 된다. 2대의 달 궤도선 중 하나에는 달 탐사 착륙선이 탑재되고, 또 다른 궤도선에는 달 탐사 착륙선을 지구로 귀환시키기 위한 장치가 탑재된다.

즉 달 탐사를 마친 착륙선이 달에서 이륙한 후 달 궤도 를 돌고 있는 다른 궤도선과 도킹, 지구로 귀한하게 되는 것이다.

달 탐사에 앞선 기초연구 수행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올해부터 행성지질과 관련한 기초기반기술 연구를 시작했다. 이 연구는 달의 지형, 지질, 구조 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는 것으로 달 탐사를 위해 선결돼야 하는 부분이다.

지질자원연구원은 현재 미국·일본·유럽 등 우주개발 선진국이 연구용으로 공개하는 달 탐사 관련 자료들을 토대로 연구를 수행하는 한편 월석과 운석 등을 수집해 달의 지질구조가 어떤지를 연구하고 있다.

원천지질과학연구실의 이승렬 박사는 “현재 해외 탐사정보를 토대로 달 지형도와 지질도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약 70종의 운석 시료를 통해 달과 외계행성의 구조 등 기초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달의 지질과 지형 등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는 2018년 달 탐사 위성이 가동된 이후 수행되겠지만 기초연구는 올해부터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은 달 탐사 때 각종 궤도 정보 및 달 궤도 진입에 따른 기초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우주천문연구부의 최영준 박사는 “현재 NASA에서 추진 중인 달 크레이터 관찰 및 감지 위성(LCROSS) 프로젝트의 관측연구에 참여하고 있다”며 “달의 생성 기원과 달 분화구 형성 등의 연구와 함께 달 궤도 정보 등을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LCROSS 프로젝트는 충돌체를 달의 극지에 충돌시켜 분산되는 파편을 관측함으로서 달의 극지에 얼음 형태의 물이 존재하는지 연구하는 것이다.

이밖에 전자통신연구원은 국내 주도로 개발된 최초의 정지위성인 통신해양기상위성에 통신장비를 탑재한 경험을 토대로 달 탐사 위성이나 착륙선에 원격지 통신장비를 지원하는 것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덕=강재윤기자 hama9806@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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