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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의 위기에도...'후진적 금융' 변한 게 없다
경제 · 금융 금융가 2019.08.19 17:46:41해외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의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후진적인 국내 금융 시스템이 다시 한번 민낯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 금리연동 상품은 위험성이 내재돼 있지만 은행들은 ‘설마 무슨 일이 있겠느냐’는 안일함으로 고객에 추천했고, 금융당국은 연초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금리 움직임이 지난해 예상과 달리 급변 조짐을 보였음에도 위험성을 간과하다 뒤늦게 허둥대는 모습이라서다. 같은 상품으로 이익을 봐온 투자자들은 상황이 급변해 손실 우려가 커지자 불완전 판매라며 반발하는 양상 또한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장면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키코(KIKO) 사태의 교훈을 잊었는지, DLF 판매 사태를 보면 은행영업 행태는 (키코 상품을 팔았던) 11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후진적인 금융시스템이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만족할 수준까지 바뀌지 않은 것이다. ★관련기사 3면 뿐만 아니라 은행 이익구조도 여전히 예대마진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다.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성과를 내고는 있지만 비은행 부문 이익은 20~30%에 그친다. 정부가 기술금융을 독려해도 기술을 아는 인력이 부족해 관련 대출을 할 수 없는데다 그나마 담보를 줘야 대출이 가능한 구태는 여전하다는 게 신생 벤처기업들의 하소연이다. 실제 정부가 동산금융 확대를 주문하자 은행들이 2,000억원이던 누적 대출 규모를 1년도 안 돼 1조원으로 확 늘렸지만 속으로는 언제 부실이 터질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기술대출 능력을 갖추고 대출해준 게 아니라 정부 정책금융이라는 이름으로 압박하자 마지못해 끌려다니다 보니 생기는 현상이다. 금융당국도 규제혁신을 한다고는 하나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그림자규제로 덧칠하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미리 비상벨을 울리는 경고 시스템도 작동하지 않았고 위험을 직감하는 전문가가 부재하기는 예나 지금이나 같다. 지방은행의 불투명한 지배구조 역시 시스템 퇴행의 주범으로 꼽힌다. DGB금융의 경우 뿌리 깊은 학연·지역에 얽힌 오랜 파벌싸움을 거치면서 경쟁력이 크게 약화됐다. 한 국책기관 관계자는 “금융 시스템이 겉보기에는 좋아졌지만 선진국과 비교해 구체적으로 따져보면 시스템이나 경영진 마인드 등이 여전히 후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말로만 하는 선진금융이 아니라 곳곳의 시스템을 선진적으로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민우기자 supia927@@sedaily.com -
[백브리핑]DLS사태 의견 엇갈리는 당국
경제 · 금융 금융가 2019.08.19 17:12:30대규모 원금 손실이 예상되는 해외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S)이 ‘제2의 키코(KIKO)’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금융당국 내부에서는 이를 두고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파생결합펀드(DLF) 가입자의 경우 금융 이해도가 높고 자산가들도 상당수라는 점에서 키코와는 다르다는 의견 때문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키코 공동대책위원회는 ‘파생상품 피해구제 특별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DLS 피해자에 대한 지원 의지를 밝혔다. 이번 DLS 판매를 은행들의 또 다른 불완전판매로 보고 키코 사태의 연장선으로 본 것이다. 키코는 환율이 일정 범위에서 변동하면 약정한 환율에 외화를 팔 수 있지만 범위를 벗어나면 큰 손실을 보는 구조의 파생상품이다. 금융당국은 두 상품의 불완전판매 여부는 밝히되 키코와 DLS는 엄연히 다르게 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두 상품 가입자들의 가입 채널과 금융 이해도 때문이다. 문제가 된 DLS 상품 대부분이 PB창구를 통해 판매됐다는 점에서 가입자가 자산가일 가능성이 있는데다 금융이해도도 비교적 높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DLS와 키코는 전혀 다른 사건”이라며 “DLS 불완전판매의 경우 상품 설명 외에 건별로 가입자의 금융 이해도를 파악하는 작업이 동반돼야 해 이를 입증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
가입자 절반 고령...외화보험도 불완전판매 논란
경제 · 금융 보험 2019.08.18 17:30:38금융당국이 최근 원금손실 가능성을 공개 경고한 외화보험(달러보험) 가입자의 절반 이상이 60세 이상 고령자로 나타났다. 복잡한 외화보험에 대한 구조는 물론 환차손 위험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고령 가입자들에게 보험사들이 제대로 된 위험을 고지하지 않는 등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경고하는 지적들이 잇따르고 있다. ★본지 8월18일자 10면 참조 18일 서울경제가 A보험사의 지난 2·4분기 외화보험 가입자 현황을 입수·분석한 결과 61세 이상이 54.3%(납입보험료 기준)를 차지했다. 41~60세는 37.8%로 집계됐다. 40세 이하는 7.8%에 그쳤다. A사뿐만 아니라 외화보험을 판매 중인 4개 보험사도 가입자 대부분이 외화보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지만 퇴직금 등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것을 선호하는 은퇴자 등 60세 이상 고령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화보험은 보험료 납입과 보험금·해약환급금 등의 금전수수가 미국 달러 등 외화로 이뤄지는 상품으로 납입보험료를 해외 국채 중심으로 운용하는 구조다. 계약자는 글로벌 기축통화인 달러에 자산을 배분해 위험을 분산할 수 있다. 하지만 달러 환율이 오르면 납입보험료도 증가하고 보험금을 수령할 때 환율이 하락하면 수령액이 줄어드는 등 환차손 가능성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파생결합증권(DLS)처럼 외화보험 판매 과정에서 설명 미흡 등 불완전판매 소지가 다분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인영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외화보험 상품 시장이 급증하는 것과 맞물려 관련 민원도 증가하고 있다”며 “환율변동에 따른 원금손실 위험을 제대로 알지 못 했거나 외화 기반 원금보장을 엔화 기반으로 오해한 경우가 다수였고 대부분 은행창구를 통해 판매되기에 예금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안전자산 선호 추세와 달러화 강세 등에 힘입어 외화보험 상품 시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외화보험을 판매하는 4개 생명보험회사의 최근 4년간(2015∼2018년) 수입보험료는 연평균 57.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외화보험은 올해 1·4분기에만 1만5,735건이 판매됐고 초회보험료도 1,874억원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초회보험료가 5,736억원, 신계약 건수는 5만1,413건으로 전년보다 각각 2.9배, 10.1배 늘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외화보험의 환차손 발생 가능성 등을 공개적으로 경고하기도 했다. 외화보험과 관련한 민원도 2014년 922건에서 지난해 2,543건으로 늘어났다. 민원의 77%가 설명이 미흡했다는 이유를 들었는데 복잡한 외화보험에 대한 구조는 물론 환차손 우려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고령 가입자들에게 제대로 된 위험을 고지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보험 업계의 한 관계자는 “60~70대가 환율변동의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며 “외화보험 판매가 급증하면서 민원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
금감원, 19일 DLS 실태조사 결과 발표
경제 · 금융 금융정책 2019.08.18 17:29:52금융감독원이 불완전판매 논란이 일고 있는 해외금리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19일 발표한다. 당장 다음달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DLS 상품의 경우 원금 100% 손실 우려가 커지자 금감원이 서둘러 서면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것이다. 금감원은 이어 원금손실 우려가 큰 DLS 상품을 집중 판매한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에 대한 특별검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DLS 상품을 판매한 우리·하나은행을 포함한 전체 은행과 DLS 구조를 설계한 증권사 등으로도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19일 DLS 판매 현황과 규모 등 DLS 상품을 편입한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실태조사 결과와 향후 대응방안 등을 발표한다. 이번주 중 해당 상품을 주로 판매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대한 특별검사에도 나선다. 또 다음달부터 나머지 은행과 증권사 등 전 금융사를 대상으로 불완전판매를 비롯해 상품 구조, 상품 판매, 의사결정 등 상품 판매와 관련된 전반적인 과정을 살펴보는 검사도 진행한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현장검사 때 상품 구조부터 불완전판매 여부까지 상품 자체에 문제가 없는지 전체적으로 따져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윤석헌 금감원장은 금리연계형 DLS의 대규모 손실 우려가 커지자 임원회의에서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DLS 등이 소비자 보호 문제를 일으키는지 챙겨보라”고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 8월12일자 1·8면, 14일자 10면 참조 금감원은 이번 검사에서 상품 구조부터 불완전판매 여부까지 DLS 판매 관련 전 과정을 샅샅이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고위험 파생상품임에도 원금손실 우려가 없다며 가입을 종용하는 등 무리하게 영업 드라이브를 걸었는지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분쟁조정 절차는 검사와 별개로 진행된다. 현재까지 금감원에 접수된 DLS 불완전판매 민원은 5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분쟁조정 결과를 둘러싼 소송으로 번질 가능성에 대비해 법리 검토에도 착수했다. 한편 이번에 문제가 된 상품은 독일 국채 10년물과 영국 파운드화 이자율스와프(CMS) 금리 등 해외 금리를 기초로 한 DLS다. 우리은행 등은 VIP와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사모펀드 상품을 판매하면서 금리연계형 DLS를 편입했는데 기초가 된 독일 금리의 하락으로 변동성이 커지면서 원금의 90% 이상 손실될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독일 금리가 인상돼 원래대로 복구되지 않는 한 대규모 손실은 불가피하고 특히 만기가 한 달 남은 상황에서 만회할 시간적 여유도 없어 피해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하나은행은 영국 파운드화 이자율스와프를 연계한 DLS를 판매했는데 우리은행의 DLS 상품과는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 두 은행에서 판매한 DLS 상품은 1조원에 육박한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
PB "좋은 상품" 한마디에...고민도 않고 투자결정
경제 · 금융 은행 2019.08.18 17:27:53서울 송파구에 사는 10억대 자산가 김모씨는 지난해 말 한 은행 프라이빗뱅커(PB)로부터 해외 부동산펀드 투자를 권유받고 자산의 일부인 2,000만원을 납입했다. 해외 금융상품에 투자한 적이 없어 망설였지만 연 6% 이상의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말에 투자를 결정했다. 더구나 사모펀드 형태로 단기간에 모집이 완료되는 상품이라 장기간 고민할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지난 4월부터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수익률은 곤두박질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김씨는 “담당 PB가 위험성 고지보다는 상품 수익률과 인기만 강조해 고민할 시간이 부족한 상태에서 급하게 결정을 내린 게 화근이 됐다”고 토로했다.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의 대규모 원금손실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DLS나 해외 부동산 펀드 등 사모펀드를 권유한 시중은행 PB들의 전문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최근 해외 부동산이나 파생상품을 소규모 자산가들로부터 모집하는 방식의 투자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정작 PB들은 상품의 위험성이나 수익구조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사모펀드 규모는 이날 현재 390조원으로 급성장했다. 국내 증시나 부동산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면서 자산가들이 은행이나 증권사 PB센터를 통해 개미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해외 투자상품을 섞은 사모펀드로 급격히 몰리고 있어서다. A은행의 한 PB는 “자산가들은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있는데다 경기도 좋지 않아 국내에서만 자산을 운용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해외 주식이나 채권 등 대체투자 상품으로 자산가들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사모펀드가 단기간에 마감되는 상품이다 보니 고객 입장에서 상품에 대해 충분한 고지 이후 투자를 결정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B은행의 한 PB는 “인기가 많은 사모펀드 상품은 1시간도 안 돼 모집이 끝나기도 한다”면서 “은행 입장에서는 고객에게 자세한 상품설명을 하지 않아도 완판이 어렵지 않은 셈”이라고 전했다. 해외 투자상품으로 만든 사모펀드는 고객들이 접해본 적 없는 생소한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은행 PB들이 권유만 해도 가입하는 사례가 수두룩하다는 것이다. C은행의 한 PB는 “해당 국가의 경제상황이 안정적이라는 피상적 이유만으로 사모펀드 투자를 결정하는 고객도 있다”고 실토했다. 그만큼 자산가들이 해외 주식이나 채권, 금리연계형 DLS 같은 복잡한 상품의 투자를 결정하는 데 허술하다는 것이다. 더구나 국내 시중은행 PB들의 낮은 전문성도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시장에 대한 안목이나 투자철학으로 무장한 PB들은 드물고 내려오는 상품에 대해 유창하게 판매를 권유하는 스킬만 가진 PB들이 양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상품에 대한 잠재 위험성보다 최상의 시나리오 때 얻을 수 있는 수익률만 부각해 투자자를 현혹하는 셈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PB는 행원으로 입사한 뒤 과장급에서 선발된다”며 “사내교육을 이수하고 자격증만 갖추면 뽑히는 데 큰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은행 PB들은 고객 자산의 안정적인 운용에 도움이 될 어드바이스를 해야 하는데도 판매실적과 함께 잘 팔리는 상품은 문제 될 게 없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판매를 밀어붙이는 자동차 세일즈맨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실제 KB국민은행이나 신한·농협은행 등은 이번 DLS 손실 논란에서 자유로운데 외부에서 판매 제안을 받았지만 내부 ‘상품위원회’ 등이 해당 상품에 대해 스크린 작업을 한 후 불가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내부에서 충분히 원금손실 위험 가능성을 인지해 판매하지 않을 수 있는 장치가 있음에도 일부 은행은 자산관리(WM) 확대 등 무리한 경영으로 위험성에 눈을 감은 게 화를 부른 것이다. 조성목 한국FPSB 부회장은 “미국 등 해외 선진국에서는 불완전판매를 한 금융인을 해당 업권에서 쫓아낸다”면서 “우리도 금융사뿐 아니라 PB 개인의 불완전판매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PB 업무 규제가 더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감원은 2010년 ‘PB 업무 내부통제 모범규준’을 마련해 시행했지만 이후 PB 업무 관련 적발 및 조치는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 전체에서 PB 경쟁이 과열되는 상황에서 금융당국 차원의 강도 높은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김기혁·이지윤기자 coldmetal@@sedaily.com -
400조 사모펀드 시장…꼬리가 몸통 흔드나
증권 정책 2019.08.16 17:55:19국내 사모펀드 업계가 지난 10여년간 단숨에 몸집을 불리면서 ‘성장통’을 겪고 있다. 고(高)수익을 앞세워 투자자를 끌어모은 뒤 원금 손실을 낼 위기에 처한 사모투자 상품이 등장하는가 하면, 경영참여형사모펀드(PEF)가 난립해 시장이 왜곡되는 사례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예상치 못한 돌발악재가 시장을 흔들면서 자본시장의 메기 역할을 해온 사모펀드 업계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헤지펀드 시장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2015년 199조원에 불과했던 사모펀드 순자산은 이달 16일 현재 390조원을 돌파하며 4년도 안 돼 2배 가까이 덩치를 키웠다. 자금모집이 까다로운 공모펀드 대신 사모펀드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며 자금 쏠림이 일어난 결과다. 문제는 헤지펀드들이 투자자 모집을 위해 고수익률을 앞세우면서 전환사채(CB) 등 ‘메자닌(주식전환가능채권)’ 상품과 부동산펀드 등 파생형 상품의 비중을 높여 리스크까지 덩달아 커졌다는 점이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사모펀드 상품으로 팔았다가 원금손실 위험에 처한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도 수익성에만 몰두해 안전성 검증을 소홀히 한 부작용으로 볼 수 있다. 국내 1위 헤지펀드인 라임자산운용도 수익률 돌려막기, 파킹 거래 등의 의혹으로 검찰과 금융당국의 검사를 받고 있다. 한국 산업재편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했던 PEF도 곳곳에서 난립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설립 규제가 거의 없고 자금조달도 쉬워 PEF 운용사 수가 230곳을 넘길 정도로 늘어났지만 ‘쓸 만한’ 매물은 찾기 어려워 부실기업에 대한 마구잡이 투자가 이뤄지는 탓이다. 실제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0억5,000만원을 출자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도 투자 대상과 방식을 놓고 IB 업계에서 정상적인 투자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PEF가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만으로 주가가 급등락한 항공기부품 업체 샘코처럼 중소형 PEF가 주가를 흔들고 자본시장을 왜곡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
윤석헌 "DLS 불완전판매 챙기라"
경제 · 금융 금융정책 2019.08.13 19:51:00시중은행이 판매한 해외금리연동형 파생결합증권(DLS)의 대규모 손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윤석헌(사진) 금융감독원장이 불완전판매와 관련된 감독강화를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이 시중은행이 판매한 해외 금리연동형 DLS 규모와 투자자 수, 피해액 등을 파악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13일 윤 원장은 임원회의에서 “시장 상황이 악화돼 변동성이 커지니 DLS 등 소비자 보호 문제가 생기는지 챙겨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일부 시중은행은 VIP와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사모펀드 상품을 판매하면서 금리연동형 DLS를 집중 판매해왔는데 기초가 된 독일 금리 등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며 변동성이 커지면서 원금의 90% 이상 손실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감원은 해외 선진국 금리에 연동되는 DLS를 판매해 투자자 손실 위험을 낸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등을 포함해 전 은행권으로 사모펀드 편입 상품에 대한 판매 실태 점검에 착수했다. ★본지 8월12일자 1·8면 참조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판매한 DLS 상품은 약 1조원 규모로 예상된다. 실제 우리은행이 지난 3월부터 판매한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연동 DLS의 경우 최대 90%대의 평가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소비자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우리은행·KEB하나은행을 비롯해 시중은행 전체를 대상으로 상품 구조부터 불완전판매 여부까지 DLS 상품 전체를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
[백브리핑]"해외 금리 연동 DLS 더이상 팔면 안됩니다"
경제 · 금융 금융가 2019.08.13 17:51:47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사모 형태로 판매한 해외 금리 연동형 파생결합증권(DLS)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일부 은행에서는 올 초부터 해당 상품의 손실 위험을 감지하고 판매를 중단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주목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올 3월부터 프라이빗뱅커(PB)센터 고객들에게 주로 판매하던 해외 금리 연동 DLS 판매를 전격 중단했다. 3년간 2,000억원 규모로 판매하며 VIP들에게 각광을 받던 상품을 더 이상 취급하지 않기로 결정한 계기는 한 실무자의 소신 발언이었다. 배용덕 IBK기업은행 개인고객그룹 부행장 주재로 매주 열리는 금융시장 전망 회의에서 자산솔루션팀 소속의 김정현 과장이 선진국의 성장 둔화 가능성이 뚜렷해진 만큼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미국과 영국의 금리에 연동되는 상품 판매를 중단하자고 건의한 것이다. 이후 개인고객그룹에서는 해당 상품의 리스크를 검토했고 김 과장의 의견을 받아들여 전 영업점에 판매 중단 사실을 공지했다. KB국민은행 역시 증권사 등으로부터 해당 상품 판매 제안을 받았으나 상품위원회에서 판매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 경기침체의 전조가 뚜렷한 상황에서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역시 상품 선정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지만 지난 3월의 대처는 기업은행이나 국민은행과 달랐다. 이번 사태를 두고 비이자이익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만 내세울 뿐 다양한 상품을 다룰 금융 전문성을 키우는 데는 인색했던 은행권이 뼈아픈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
사모펀드 피해 속출…금융당국 칼 뺀다
경제 · 금융 금융가 2019.08.11 17:58:03금융당국이 전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VIP 고객과 법인 고객에게 주로 판매하는 사모 투자 상품의 불완전판매 여부에 대해 긴급 점검에 나선다. 은행 프라이빗뱅커(PB)센터를 통해 알음알음으로 판매돼온 사모 상품에서 원금 손실 등 투자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어서다. 앞서 독일 부동산펀드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결합증권(DLS)에 이어 독일 국채 금리, 영국 파운드화 이자율 스와프(CMS) 등 해외 금리에 연동되는 DLS에서 대규모 평가 손실이 발생했다. 모두 투자자가 49인으로 제한되고 최소 투자금이 1억원 이상인 사모 상품들로 은행이 VIP 고객을 대상으로 가입을 권유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독일 국채 금리 등 해외 선진국 금리에 연동되는 DLS를 판매해 투자자들을 큰 손실 위험에 빠뜨린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을 포함한 전 은행권을 대상으로 사모 상품 판매실태 점검에 나선다. 당국이 사모 상품 시장에 칼을 빼든 것은 최근 들어 은행·증권 PB센터에서 판매한 사모 상품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증권 복합점포 확대로 최근 2년 사이 PB채널을 통한 개인 대상 사모 상품 판매가 크게 늘어난 데다 은행들이 비교적 상품구조가 복잡한 파생상품이나 구조화 상품 등 주로 증권 채널에서 판매하던 고위험 상품들을 사모로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사모 상품 역시 투자자 보호 장치를 강화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것이 당국의 판단이다.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은행이 통합 PB센터인 PWM 등을 통해 약 3,000억원 규모로 판매한 독일 헤리티지 DLS는 당장 원금 지급이 어려워 만기를 연장하기로 했다. 이 상품은 독일 구도심 개발 사업에 투자하는 싱가포르 펀드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로 앞으로 2년간 순차적으로 만기가 도래한다. 판매사에선 자산 매각 등을 통해서라도 원금 보전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현재로선 투자 손실을 만회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우리은행이 올 3월부터 판매한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 연동 DLS는 최대 90%대의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다음 달 19일부터 순차적으로 만기가 도래하는데 현재로서는 독일 금리가 큰 폭으로 반등하지 않는 이상 원금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전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사모 형태로 판매한 펀드나 파생결합상품 등의 상품구조와 판매절차의 적합성 등을 살펴볼 계획”이라며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 상품을 중심으로 개별 피해 사례를 우선 점검한 뒤 전 금융권 사모 상품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소 2인에서 49인까지 투자가 가능하고 최소 투자금액이 1억원 이상인 사모펀드 상품은 금융소비자 보호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보수적인 상품을 취급하는 은행이 상대적으로 투자경험이나 지식이 많은 VIP 고객을 대상으로 가입을 유도하다 보니 불완전판매에 대한 위험성에 둔감했다는 것이다. 저금리에 부동산 시장 침체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워진 은행들은 주가연계증권(ELS)이나 DLS·구조화펀드 등 초고위험군에 속하는 파생상품을 마치 정기예금 상품의 대안처럼 판매해왔다. 게다가 대형 금융그룹 은행들은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강조하면서 계열 증권사에 VIP 고객을 소개하거나 증권사에서 주로 판매하는 상품을 가입시키는 식으로 은행 상품에 비해 손실위험이 큰 상품 가입을 권유해왔다는 것이다. 오랜 기간 거래해온 담당 PB와의 신뢰관계에 따라 손실 위험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없이 투자하는 사례도 부지기수다. 이번에 수천억원대 손실이 예상되는 해외 금리 연동 DLS 투자자들은 “100% 원금 손실 가능성은커녕 정기예금만큼 안전하지만 연 4~5%의 수익을 보장하는 상품이라는 설명만 듣고 투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모든 투자자에게 투자 기회가 열려 있는 공모 상품과 달리 사모 상품은 판매승인 절차가 단순하고 관련 규제도 느슨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공모 상품은 금감원에 등록하고 허가를 받기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사모 상품은 별도의 절차 없이 신고만 하면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며 “상품설명서나 약관 역시 공모 상품에 비해 부실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집중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개인을 대상으로 한 사모 상품 영업관행 자체에 메스를 들이댈 수도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리 연동으로 손실이 발생할 수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려고 한다”며 “원금 손실 설명 여부, 4~6개월마다 상환하는 상품구조 설명 여부, 조기상환 구조 여부 등은 설명이 돼야 하고 가입자의 금융이해도에 따라 판매자의 구체적인 설명이 뒤따라야 하는데 이 부분이 미흡했다면 불완전판매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이 불완전판매 관련 집단소송 움직임도 보이고 있어 사태가 더 확산될 조짐이다. 한편 은행·증권 복합점포의 확대로 최근 2년 사이 PB채널을 통한 개인 대상 사모 상품 판매는 급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시중은행이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한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2017년 6월 9조1,031억원에서 올 6월 11조1,537억원으로 22% 이상 증가했다. 증권사에서 개인에게 판매한 사모펀드 규모까지 합치면 전체 개인 사모펀드 시장 규모는 26조8,120억원으로 최근 2년 사이 55.9% 성장했다. 개인 대상 DLS 판매 비중도 높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개인이 보유한 파생결합상품 발행잔액은 올 6월 말 기준 48조2,345억원으로 전체 파생결합상품 발행 규모의 40~50% 수준을 개인이 담고 있다./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
1兆원대 팔린 해외금리 DLS 투자자 "우리銀 등 판매사에 손배소"
경제 · 금융 금융가 2019.08.09 17:24:07독일·영국 등 해외 금리연계형 사모 파생결합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해당 상품을 약 1조원어치 판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등을 상대로 계약취소 및 손해배상 소송에 나선다. 법무법인 한누리는 9일 올해 상반기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등이 프라이빗뱅커(PB) 센터를 통해 판매한 해외 금리 연계형 사모 파생결합증권(DLS)·파생결합펀드(DLF) 투자자들을 대리해 판매사인 두 은행과 DLF 운용사인 6개 자산운용사를 상대로 계약취소에 따른 부당이득반환 소송 및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해당 상품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나 영국 파운드화이자율스와프(CMS) 금리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DLS와 DLS를 편입한 DLF로 올 상반기 판매한 상품들의 기대 수익률은 연 3~5% 수준이라고 투자자들에게 안내됐지만 올 들어 선진국 금리가 하락세를 이어오며 일부 상품은 최대 90%의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한누리의 한 관계자는 “보통의 파생결합상품은 증권사가 상품을 기획해 판매사에 공급하지만 이 상품은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주도로 기획해 PB센터를 통해 대거 판매됐다”며 “영국과 독일은 금리 하락세가 지난해부터 뚜렷했는데 금리가 올라야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을 판매한 점, 원금 100% 손실 가능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불완전판매라는 점, 가입자 대부분이 안정적 투자 성향의 고령자, 퇴직자, 주부 등이라는 점을 근거로 불법행위임을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소송이 제2의 우리파워인컴펀드 사태에 비견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파워인컴펀드는 미국 금융사의 장외 파생상품에 투자해 고정이자를 정기 지급하는 상품으로 각광을 받으며 1,700억원이 몰렸으나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당시 대법원은 복잡한 구조의 상품을 마치 예금의 한 종류인 복합예금이나 고수익예금인 것처럼 판매한 점을 일부 인정해 판매사들이 손실금의 20~40%를 배상하도록 판결했다. 다만 공모로 판매됐던 우리파워인컴펀드와 달리 이번에 문제된 파생경합상품들의 경우 투자자 보호 규제가 다소 느슨한 사모 상품이라는 점, 해당 상품들 모두 만기 도래 전으로 손실이 확정되지 않은 점 등은 변수로 꼽힌다. 특히 국내 투자자 소송에서 계약취소 주장이 받아들여진 사례도 전무하다. 판매사들은 다음달 중순 이후 해당 파생결합상품의 만기가 도래하는 만큼 손실을 회복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상품 판매 과정에서 상품 구조는 물론 손실 위험에 대한 설명이 충분히 이뤄졌다고 맞서고 있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최근 미중 무역분쟁 등의 여파로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면서 선진국 국채 가격이 크게 올랐고 평가손실 폭이 커졌다”며 “단기간에 하락한 만큼 만기 때까지 손실을 만회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
올 상반기 DLS 15조 발행...직전 반기 比 21% ↑
증권 정책 2019.07.25 10:49:25올해 상반기 파생결합증권(DLS) 발행 금액이 지난해 하반기보다 2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지난 6월 말 기준 DLS(파생결합사채(DLB) 포함) 발행 금액이 15조70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6조8,030억원)보다 10.3% 감소한 것이지만, 직전 반기(12조4,539억원) 보다는 21% 증가한 수준이다. 발행형태별로 보면 사모발행이 11조6,934억원으로 전체 중 77.6%를 차지했다. 이 역시 전년 동기(13조5,012억원) 보다는 13.4% 감소한 것이고, 직전 반기(11조6,934억원) 대비 24.0% 증가한 수치다. 기초자산별로는 금리연계DLS가 5조3,266억원으로 전체 중 35.3% 비율로 가장 많았다. 신용연계DLS 4조2,491억원(28.2%), 혼합형DLS 2조9,780억원(19.8%) 등이 뒤를 이었다. 증권사 중에서는 2조5,683억원을 발행한 하나금융투자의 발행 규모가 가장 컸다. 이어 KB증권이 1조6,399억원 규모를 발행했다. 올해 상반기 DLS 상환금액은 13조6,518억원으로 작년 하반기(10조9천806억원)보다 24.3% 증가했다. 이중 조기상환이 7조2,218억원(52.9%)이었고, 만기상환 5조8,577억원(42.9%), 중도상환 5,723억원(4.2%) 등 순이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
"띵동~부모님이 DLS에 가입했습니다"`
경제 · 금융 금융정책 2019.06.30 12:00:00오는 10월부터 65세 이상 고령층이 펀드·신탁·주가연계증권(ELS) 등 복잡한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 가족 등에게 휴대전화나 문자메시지로 계약 내용을 알려주는 서비스가 시작된다. 계약자가 가족과 상의해 부적합한 상품이라고 판단하면 상품 가입 철회도 가능해진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고령층 금융상품 계약 지정인 알림서비스’를 10월부터 시행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방안은 지난 4월 내놓은 ‘금융소비자 보호 종합방안’의 후속조치다. 금융 이해도가 낮은 고령층은 온정적인 성향으로 본인에게 적합하지 않은 상품을 가입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해왔다. 지정인 알림서비스는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됐다. 65세 이상 고령층이 내용이 복잡하거나 위험성이 높은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 미리 정한 지정인에게도 상품 내용을 공유하는 것이 골자다. 적용 상품으로는 △종신보험 △중대질병보험(CI 보험) △ 변액보험 △파생결합증권(ELS·DLS) △장외파생상품 △파생형 펀드 △조건부 자본증권 △구조화증권(자산유동화증권) △후순위채권 등이 있다. 다만 월 보험료가 5만원 이하인 소액보험은 알림 대상에서 제외된다. 지정인에게는 휴대전화나 문자 메시지로 해당 고령층이 가입한 상품명과 금융회사, 가입 시점 등의 내용이 제공된다. 금융위는 금융사별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전산시스템 개발이 완료되면 10월부터 서비스를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정인에게 가입한 금융상품 정보가 안내 되면 고령층 계약자는 해당 상품이 본인에게 적합한지 지정인과 함께 판단할 수 있게 된다”면서 “본인에게 부적합한 상품이라고 판단될 때 정해진 기일 내에서 청약 철회권 행사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
작년 ELS·DLS 발행 115.9조 사상최대…투자자 수익은 2.3조 ‘반토막’
증권 재테크 2019.04.12 07:27:46지난해 주가연계증권(ELS)과 기타파생결합증권(DLS) 등 파생결합증권 발행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증권사의 ELS·DLS 발행액이 115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1일 밝혔다. 전년보다 4조3,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다. ELS가 전년보다 5조6,000억원 늘어난 86조7,000억원어치가 발행됐다. 국내에서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주식시장이 부진하자 파생결합증권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ELS는 공모 발행 비중이 84.5%, 원금보장형 발행 비중이 21.5%였다. 발행 형태별로는 지수형 ELS의 비중이 90.2%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기초 자산별(중복합산)로는 유로스톡스50이 58조원으로 발행액이 가장 많았고 H지수(49조9,000억원), S&P500(40조2,000억원), 코스피200(35조1,000억원) 순이었다.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는 지난 2017년 말 H지수 발행 감축 자율규제가 종료되며 전년 16조8,000억원에서 3배 가까이 늘었다. DLS 발행액은 전년보다 1조3,000억원 감소한 29조2,000억원이었다. 지난해 ELS 상환액은 전년보다 29.1% 줄어든 67조4,000억원, DLS 상환액은 전년보다 11.5% 감소한 24조6,000억원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증권사가 파생결합증권 발행자금으로 운용하는 자산의 평가액은 113조2,000억원으로 채권 비중(72.2%)이 가장 컸고 예금·예치금(19.8%)과 펀드·신탁·대출채권 등 기타 자산(10.7%)이 그 뒤를 이었다. ELS·DLS 투자자의 수익은 조기상환 감소로 2017년 4조8,000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2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
[유가 50달러 붕괴]유가 급락에...원유 DLS 투자자 좌불안석
증권 국내증시 2018.12.19 06:06:07국제유가가 14개월 만에 처음으로 50달러선 이하로 떨어지면서 파생결합증권(DLS) 투자자들이 긴장하고 있다. DLS 중 상당수가 유가를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는 만큼 원금 손실이 발생하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 때문이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날 기준 DLS 발행잔액은 17조원 수준으로 이 중 상당 부분이 유가를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다. DLS는 금·은·유가·채권·크레디트 등 실물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 중 하나다. 모집 당시 가격보다는 원금 손실 발생 가능 조건을 의미하는 ‘녹인 배리어’가 중요한 상품이다. 예컨대 녹인 배리어(원금 손실 구간)가 50%라면 기초자산이 만기까지 50%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만기 상환 시 원금에 약속된 이자가 지급된다. 만기까지 한번이라도 50% 미만으로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유가 DLS 미상환잔액은 6,030억원이다. 60~65% 이상 녹인 배리어 DLS는 모두 조기 상환됐고 55% 녹인 배리어 DLS는 200억원 수준이다. 나머지 5,830억원 중 74%인 4,470억원이 녹인 배리어 45~50% DLS에 몰려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지난해부터 올 10월까지 꾸준히 올라 70달러선까지 왔기 때문에 지난해 모집된 금액은 전부 조기 상환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는 아직 미상환잔액으로 남아 있는 투자금의 경우 올해 유가 고점에서 투자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국제유가는 2015년 2월 26.21달러로 최근 3년 내 최저점을 찍은 후 상승 전환해 올 10월5일 76.41달러로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두 달 만인 이달 17일 14개월 만에 50달러 밑으로 하락해 배럴당 49.8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전문가들은 DLS 투자자들이 아직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고 진단한다. 가령 고점인 70달러 때 상품에 가입해도 유가가 35달러선까지 떨어지지 않는 한 원금 손실을 보는 구간까지는 진입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75달러선을 찍고 50달러까지 떨어졌지만 %로 환산하면 20~30% 수준”이라며 “많은 투자자들이 50달러도 깨졌으니 손실이 나는 게 아니냐고 불안해하지만 미상환잔액이 50%선에 몰려 있는 만큼 아직은 여유가 좀 있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히려 지금이 유가 기초 DLS 상품에 가입할 시점이라는 견해도 내놓는다. 현재 수준에서 유가가 더 빠진다고 해도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할 가능성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국제유가의 바닥 여부를 떠나 지금 50% 녹인 배리어인 DLS에 가입하면 25달러까지 떨어져도 원금 보장이 된다는 얘기”라며 “25달러는 역사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그 정도까지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한편 유가가 20달러대로 추락한 때는 2016년 1~2월로, 원유 관련 투자상품들의 녹인 진입 규모가 9,000억원을 넘어서며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본 바 있다. 2010년 4월 배럴당 114달러였던 서부텍사스산원유는 2016년 2월 26달러까지 급락했고 당시 두바이유도 2012년 3월 배럴당 124달러였다가 2016년 26달러까지 떨어졌다./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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