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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수출 5.9% 상승…관세 폭풍 반도체·차·조선이 막았다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08.01 15:34:39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방위 관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수출액이 2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이 역대 7월 중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하는 등 호조세를 이어간 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7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7월 수출액은 608억 2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9% 늘었다. 역대 7월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월별 수출액은 올해 들어 1월(-10.1%)과 5월(-1.3%)을 제외하면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수출액이 이처럼 양호한 성적을 내는 것은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자동차·선박 등의 품목에서 수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7월 반도체 수출은 147억 1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1.6% 급증하며 역대 7월 최고치를 찍었다. 자동차의 경우 품목 관세 부과 여파로 대미 수출은 주춤하고 있지만 유럽연합(EU), 중남미 등 미국 외 주요 시장에서 시장을 확대하며 8.8% 증가했다. 조선 역시 고부가가치 선박 수출 물량이 확대된 덕에 선박 수출액이 1년 전보다 107.6% 뛰었다. 대미 수출은 관세 부과 여파에도 전년 대비 1.4% 늘어난 103억 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중국 수출액 110억 5000만 달러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수출액 109억 1000만 달러보다는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미 수출이 중국과 아세안 모두에 밀린 것은 2023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수입액은 542억 1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0.7% 증가했다. 무역수지는 66억 1000만 달러 흑자였다. -
'제로퍼터 열풍' 주도 랩골프, 2억 달러에 팔렸다
서경골프 골프일반 2025.08.01 14:28:43미국의 한 사모펀드가 ‘제로 토크’ 퍼터 인기를 주도한 골프용품 업체 랩(L.A.B.) 골프의 주요 지분을 2억 달러에 인수했다. 골프전문 매체 뉴스위크는 최근 경제 매체 월스트리트저널을 인용해 명품 대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지원을 받는 사모펀드 L캐터턴이 랩 골프의 지분을 대부분 사들여 대주주가 됐다고 전했다. 인수 규모는 약 2억 달러(약 2800억 원)로 알려졌다. 랩 골프는 퍼팅 스트로크 때 뒤틀림 없이 직각을 잘 유지해 직진성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진 제로 토크 퍼터로 유명세를 탔다. 최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등 프로 선수들이 랩 골프의 퍼터를 사용해 우승을 거두면서 골퍼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 인수로 자금 동원에 여유가 생기면서 제품 개발, 판로 확대 등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랩 골프의 행보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로버트 존슨 랩 골프 공동 CEO는 “브랜드 구축, 품질 등의 성장에 확실한 파트너가 생겼다. 우리는 L캐터턴과 함께 전 세계 골퍼들에게 더 좋은 장비를 제공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정부, 내년 말까지 전남·제주에 563㎿ 규모 ESS 구축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08.01 14:04:54정부가 처음으로 추진하는 대규모 배터리 에너지 저장 장치(ESS) 구축 사업에 8개 기업이 사업자로 선정됐다. 배터리 생산업체 중에서는 삼성SDI가 참여한 컨소시엄들이 전체 물량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력거래소는 7월 31일 중앙계약시장위원회를 개최하고 총 563메가와트(㎿) 규모의 8개 ESS 구축 사업 낙찰자를 최종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전력거래소가 운영하는 ESS 중앙 계약 시장은 재생에너지 확대로 인한 전력 계통의 변동성에 대응하고 출력제어를 완화하기 위해 2023년 처음으로 제주 지역 3곳에 총 68㎿ 규모로 시범 도입된 바 있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29년까지 총 2.22기가와트(GW) 규모 ESS 구축 목표를 수립함에 따라 올해는 전국 단위로 제1차 중앙 계약 시장을 개설하고 사업자 선정을 추진해왔다. 이번 입찰에는 육지 500㎿, 제주 40㎿ 용량을 대상으로 총 51건의 제안서가 접수됐으며 정부는 제안서 평가를 통해 고흥, 황금, 안좌 등 전남 7곳(523㎿), 제주 1곳(40㎿) 등 총 8곳에 ESS를 구축하기로 확정했다. 배터리 업체 별로는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이 참가한 컨소시엄이 각각 전체 물량의 76%와 24%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상대적으로 비싼 삼원계(NCA)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어서 생산 단가가 낮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내세운 경쟁사들에 비해 불리할 것으로 당초 예상됐으나 비가격 평가의 우위를 바탕으로 많은 물량을 따냈다. 특히 ESS용 배터리 셀 대부분을 울산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고, 소재 및 부품 등 관련 공급망(SCM)도 국내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산업·경제 기여도’와 같은 비가격 평가 부문에서 경쟁사 대비 압도적 우위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됐다. 선정된 사업자들은 이들 지역에 있는 변전소 인근 부지에 내년 말까지 ESS를 구축할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재생에너지가 집중된 호남 지역 변전소 인근에 ESS가 설치돼 주변 지역의 계통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송전망 건설을 통해 재생에너지 출력제어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소하기 전까지 ESS를 통해 태양광 출력제어를 완화하고 재생에너지 생산·소비 확대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
명의에게 듣는 '10대 암'의 모든 것 [지금, 명의]
문화·스포츠 헬스 2025.08.01 13:59:00서울경제TV가 26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9시, 명의와 함께하는 메디컬 토크 프로그램 ‘지금, 명의’ 방영을 시작한다. 한국인을 괴롭히는 질병에 대한 이야기를 ‘지금' 가장 믿을 수 있는 명의를 찾아가 들어보는 프로그램으로, 최신 치료 트렌드, 고위험군, 예방법 등에 대한 정보를 전한다. 진료실에서 차마 물어보지 못했던 소소하지만 궁금한 질문도 대신 던지고, 명의가 기억하는 인상 깊은 환자 이야기나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통해 명의의 인간적인 면모까지 엿볼 수 있다. ‘지금, 명의’ 첫 시리즈는 ‘한국인의 10대 암’이다. 한국인의 평생 암 발생률은 2022년 기준 남성 37.7%, 여성 34.8%로, 한국인 3명 중 1명 이상이 살면서 암에 걸린다. 이렇게 암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지만 다행히 치료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명의를 통해 암을 정복할 수 있는 의료 기술이 어디까지 진화했는지 들어보고, 아울러 더욱 중요한 암을 피해갈 수 있는 예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본다. ‘지금, 명의’ 위암 편은 유튜브 ‘서울경제NOW’ 채널에서 시청할 수 있다. “수술 후 환자의 '삶의 질'을 고려한 치료가 중요” 10대 암 첫 편은 ‘위암’으로, 서울대병원 위장관외과 박도중 교수가 출연해 발전하고 있는 위암 수술법과 위암 예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박 교수는 위암 최소침습 수술을 정립한 의사로, 위를 전부 절제하지 않고 최대한 보존하는 수술법을 연구해왔다. 조기 위암은 생존율이 90% 이상인데, 조기 위암 환자가 많아진 만큼 이제는 수술 후 환자의 '삶의 질'을 고려한 치료가 중요해졌다. 위를 최대한 살리는 수술을 해서, 환자가 수술 후 잘 먹고 불편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치료가 진화하고 있다. 한때 '위암 공화국'…지금은 발생률 5위로 떨어져 한국은 '위암 공화국'이라고 불릴 만큼 남녀 공히 위암이 암 발생률 1위였지만, 지금은 발생률이 5위까지 떨어졌다(2022년 기준, 국가암등록통계). 위암 발생률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데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먼저, 한국인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률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 위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이 세균은 1990년대만 해도 국내 감염률이 70%에 달했지만, 최근에는 50% 아래로 크게 감소했다. 조기 진단이 확대된 것도 주요한 이유다. 위내시경이 보편화되면서 위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선종' 단계에서 절제하는 경우가 늘고 있고, 그로 인해 위암으로 진행되는 비율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박도중 교수는 "냉장 기술로 신선한 식품을 섭취할 수 있게 되고 소금에 절인 염장 식품의 섭취가 줄어들면서 위암이 줄어든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수술은 위 살리는 방향으로 발전 위암은 국가 암검진 사업에 포함돼 40세 이상이라면 2년에 한 번씩 위내시경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암검진 사업 덕분에 위암의 80%가 조기 위암 상태에서 발견되고 있다. 조기 위암이란 암이 위 점막이나 점막하층에 국한된 암이다. 박 교수는 “조기 위암이 많이 발견되면서 위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식생활과 영양 섭취에 지장이 없도록 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위 기능 보존 수술'을 하는 것인데, 대표적으로는 '유문보존 위 절제술'과 '이중 통로 문합술'이 있다. 유문보존 위 절제술은 위 하부에 암이 생겼을 때 시행한다. 위 가운데 밑으로 약 50%만 절제하고, 유문(십이지장과 위 사이의 문)을 보존하는 수술이다. 이 방식은 수술 후 설사, 위염, 역류 등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이중 통로 문합술’은 위 상부 절반만 절제하는 방법으로, 과거 위를 전부 절제하던 방식에서 진화했다. 방법은 위 상부를 절제하고 식도와 소장을 직접 연결한 후, 소장의 옆쪽으로 위의 남은 부분을 이어주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음식물이 식도에서 위를 거치지 않고 소장으로 직접 내려가거나, 위를 통과한 후 소장으로 이동할 수 있는 두 가지 경로가 만들어진다. 이러한 이유로 ‘이중 통로 문합술’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중 통로 문합술을 통해 음식물 역류를 방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실제 연구에서도 두 경로를 통한 음식물 이동이 확인됐다. 위가 남아있어 비타민 B12 흡수 장애나 체중 감소 같은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이중 통로 문합술의 효과를 논문을 통해 입증한 박 교수는 “환자가 자기 위를 일부라도 살릴 수 있다고 하면, 마음의 안정감을 얻는다”며 "위암 수술은 대부분 복강경 수술(구멍 5개)로 진행되며, 위 하부에 생긴 조기 위암의 경우에는 배에 구멍을 하나만 뚫고도 수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기 이상부터는 항암치료 병행 위암 2기 이상부터는 수술 후 항암치료가 병행된다. 암세포의 잔존 가능성을 줄이고 재발을 막기 위한 조치다. 항암치료는 주사제와 경구약 복합 혹은 경구약 단독 등으로 구분된다. 최근에는 면역항암제도 추가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박 교수는 "위암이 근육층까지 침투하면 림프절 전이 확률이 50% 이상 올라가기 때문에 위도 절반 이상 잘라내는 게 일반적이고 림프절도 광범위한 절제를 해야 한다"며 "다만 최근에는 진행성 위암에서도 최소 침습 수술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진행 위암 환자에게 항암치료를 선행해 암 크기를 줄인 뒤 수술을 시도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위암은 1기의 경우 5년 생존율이 90% 이상으로 높지만 2기는 75~80%, 3기는 50~60%, 4기는 5년 생존율이 15~20%로 감소한다. 위암 예방 위해선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부터 위암 치료 기술이 발전했다고 하나 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위암 명의 박도중 교수가 권장하는 위암 예방법은 첫째 짠 음식과 탄 음식을 먹지 않는 것. 둘째 비타민·미네랄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먹는 것. 셋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을 하는 것. 넷째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다. 그는 "위암은 유전적 소인은 1~3%밖에 되지 않고 대부분 환경적 요인 때문에 발생 한다"며 "위에 좋은 생활 습관을 실천하고, 위암 가족력이 있다면 40세 이상에서 위내시경을 2년에 한 번이 아닌, 1년에 한 번 정도 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또한 박 교수는 “위암은 특이적인 증상이 거의 없지만 소화불량이나 속쓰림, 명치 통증 같은 위장 증상이 약을 먹어도 지속된다면 위내시경 검사를 꼭 받아야 한다”며 “체중 감소나 흑색 변이 나타날 경우, 즉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도로 한복판을 들개가 점령했다고?"…산책하기도 공포스럽다는 '이 동네'
사회 사회일반 2025.08.01 10:35:06전남 여수 도심에 들개 떼가 잇따라 출몰하면서 주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야생화된 들개들이 포획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1일 여수시에 따르면 최근 국동항 수변공원과 남산공원 일대에 들개 6~7마리가 무리를 지어 출몰하고 있다. 이들은 수년 전부터 해당 지역을 배회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들개들은 인도와 도로를 활보하며 주민과 운전자를 위협하고 있다. 아직 사람을 물거나 직접적인 해를 끼치는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갑자기 도로로 뛰어들어 로드킬(동물 찻길 사고) 우려도 큰 상황이다. 지자체와 소방당국은 유기견 신고가 접수되면 마취총이나 포획틀을 이용해 개를 포획하고 있다. 이후 주인을 찾는 공고를 내고 찾지 못하면 유기견 보호센터를 통해 입양 또는 분양 절차를 밟는다. 하지만 들개는 야생성이 강해 포획이 쉽지 않다. 마취총을 명중시키기 어렵고 포획틀에 설치한 먹이만 빼먹고 도망치는 사례도 잦다. 여수시는 올해 들어 총 287마리의 개를 포획했으며 이 중 187마리는 보호센터에서 보호 중이다. 여수시 관계자는 "포획틀 안의 먹이가 사라진 점을 보면, 누군가 고의로 개들에게 먹이만 제공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주민 안전이 위협받는 만큼 조속히 포획을 완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들개 떼 출몰 문제는 여수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반복되고 있다. 울산 울주군의 경우 올해 상반기에만 들개 신고가 250건 접수됐으며 이 중 220마리를 포획해 보호시설로 옮겼다. 하지만 번식을 통해 다시 무리가 형성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야생화된 들개 대부분이 유기된 반려동물의 후손"이라며 "반려동물 유기 문제 해결 없이는 들개 문제 역시 근본적으로 해결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
"개그맨 먹방으로 가게 홍보해 줄게"…3억 꿀꺽한 40대 유튜버의 최후
사회 사회일반 2025.08.01 10:23:40개그맨을 동원해 가게를 홍보해주겠다고 속여 돈을 받아 챙긴 유튜브 채널 운영자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지난달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법 형사4단독 전성준 부장판사는 최근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 된 40대 A씨에 대해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제주와 대구·인천 등에서 음식점과 카페 등을 운영하는 상인 100여 명을 상대로 약 3억51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상인들에게 개그맨이 출연하는 이른바 '먹방'(먹는 행위를 방송하는 영상)으로 가게를 홍보해주겠다고 속였다. 상인 1인당 적게는 200만원부터 많게는 4000만원까지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결과 A씨는 '모방송국 공채 출신 개그맨' 등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다면서 상인들을 현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A씨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영상에는 얼굴이 잘 알려진 유명 개그맨 등이 출연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유튜브 홍보가 잘 안되더라도 매달 광고 수익금 10만원과 배달플랫폼 이용료를 지원해주겠다며 피해자들을 속였다. 하지만 범행 당시 A씨는 유튜브 채널 제작 능력이 없었을 뿐 아니라 수천만원대 채무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다수 피해자를 상대로 한 사기 범죄로 그 죄책이 가볍지 않고, 피해자 대부분에게 용서받지도 못했다"며 "다만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일부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
‘기대 이하’ 세제개편안에 지주·증권주 급락 [이런국장 저런주식]
증권 증권일반 2025.08.01 10:12:36지주사와 증권주가 1일 장 초반 동반 급락하고 있다. 정부가 야심 차게 내놓은 세제 개편안이 시장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치자 실망 매물이 쏟아지는 모습이다. 배당소득 분리과세의 높은 세율뿐 아니라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강화, 증권거래세 인상이라는 삼중고가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1일 오전 10시 기준 현재 HD현대(267250)는 전 거래일 대비 1만 2100원(8.49%) 내린 13만 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고배당주로 꼽히며 기대를 모았던 다른 지주사 주가도 일제히 내리막이다. 한솔홀딩스(004150)(-2.62%), LX홀딩스(383800)(-3.00%), LG(003550)(-3.54%), 효성(004800)(-3.68%), 롯데지주(004990)(-3.73%), CJ(001040)(-5.03%), 두산(000150)(-5.16%), SK스퀘어(402340)(-5.46%) 등 대부분이 큰 폭으로 하락 중이다. 증권주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한화투자증권(003530)(-5.12%), 유안타증권(003470)(-4.58%), 대신증권(003540)(-4.31%), DB증권(016610)(-4.01%), SK증권(001510)(-3.71%), 키움증권(039490)(-3.71%), 미래에셋증권(006800)(-3.67%), 삼성증권(016360)(-3.53%), 한국금융지주(071050)(-3.15%) 등이 모두 약세다. 전날 기획재정부는 고배당 기업의 배당소득을 종합소득에서 제외하고 분리과세하는 제도를 내년에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시장이 기대했던 최고세율 25%안이 아닌 35%안이 채택되면서 실망감을 키웠다. 지방세를 포함한 실효세율은 38.5%에 달해 감세 효과가 반감된다는 평가다. 여기에 다른 독소조항들도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종목당 보유액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다시 낮춰 과세 대상을 넓혔다. 또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 따라 올해 0.15%까지 인하됐던 증권거래세율 역시 0.20%로 다시 올리기로 했다. 증권가에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가 내건 ‘고배당 기업’ 기준이 까다로워 전체 상장사 2500여 곳 중 약 14%인 250여 곳만 혜택을 볼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은 대주주 기준 10억 원 환원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연말마다 양도세를 피하려는 매물 폭탄이 시장을 덮쳐 중소형주 중심으로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증시 부양을 통해 ‘코스피 5000’을 달성하겠다는 정부 정책 기조와도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
'양도세 쇼크'에…코스피 100P 빠져 3140선 ‘털썩’
증권 증권일반 2025.08.01 09:38:06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관세 발효를 앞두고 국내 증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전날 한미 무역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음에도 불구하고, 관세율 조정의 여파와 정부의 증세 방침이라는 겹악재에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 1일 오전 10시16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6포인트(1.92%) 내린 3183.70을 기록 중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35.12포인트 하락한 3210.32로 출발했으나 낙폭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미국이 기존 25%에서 15%로 관세율을 낮췄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를 적용받던 자동차 품목 등은 오히려 관세가 부과돼 가격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관세 불확실성의 여진이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전날 발표된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기름을 부었다. 법인세율 전 구간 1%포인트 인상,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10억 원 환원 등은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 부담으로 작용하며 증시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매도세가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이 시각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3178억 원대, 2166억 원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약세다. SK하이닉스(000660)는 3.84% 내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0.39%),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1.12%),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5.42%), HD현대중공업(329180)(-3.77%) 등도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다만 현대차(005380)(0.82%)와 기아(000270)(1.52%)는 관세 부담 우려에도 불구하고 소폭 상승하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20.05포인트(2.52%) 급락한 784.93를 가리키고 있다. 알테오젠(196170)(-4.41%), 파마리서치(214450)(-4.31%)를 비롯해 에코프로비엠(247540), 에코프로(086520), HLB(028300) 등 시총 상위 10개 종목 모두가 내림세다. 간밤 뉴욕 증시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31일(현지 시각)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7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37% 하락 마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가 호실적을 발표했음에도 경제지표 불안과 트럼프 대통령의 약가 인하 압박에 따른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하며 지수가 밀렸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3원 오른 1395.3원으로 출발하며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를 키우고 있다. -
[속보] 7월 수출 5.9% ↑…대미 수출도 1.4% 늘어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08.01 09:00:00미국의 10% 기본관세 및 25~50%의 품목관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우리 기업 수출이 2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했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은 역대 7월 중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5년 7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총 608억 2000만 달러로 지난해 7월 대비 5.9% 증가했다. 역대 7월 중 최대 실적이며 조업 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도 마찬가지로 5.9% 늘었다. 수출 증가를 이끈 것은 반도체와 자동차, 선박이었다. 반도체 수출은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고정 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고부가제품의 견조한 수요가 지속되면서 역대 7월 중 최대 실적인 147억 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이 25%의 품목관세를 부과 중인 자동차 수출은 유럽연합(EU), 중남미 등 미국 외 주요 시장에서 호실적을 보이며 전년 동월 대비 8.8% 증가했다. 선박 수출은 탱커,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출 물량이 확대되면서 1년 전보다 수출액이 107.6% 늘었다. 농수산식품, 전기 기기 등 15대 주력 품목 외 수출은 총 142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140억 달러대를 시현했다. 지역 별로는 9대 주요 지역 중 아세안, 미국, EU 등 6개 지역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특히 대미 수출은 기본 및 품목관세 적용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화장품 등을 중심으로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총 1.4% 늘었다. 대아세안 수출은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1.5배 수준으로 크게 증가하면서 전체적으로 10.1% 증가했다. 다만 지난달 최대 수출 시장인 대중국 수출은 석유화학 및 무선통신기기 수출 둔화로 3% 감소한 110억 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김정관 장관은 “대미 협상 결과 관세가 경쟁국보다 낮거나 같은 수준으로 타결되면서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수출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동등하거나 우월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며 “과거와는 다른 도전적인 교역 환경에서 경쟁력을 제고하고 시장을 다변화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단기 반등 어렵다”…증권가, SK이노 목표가·투자의견 줄하향 [이런국장 저런주식]
증권 증권일반 2025.08.01 08:59:24증권사들이 SK이노베이션(096770)의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줄하향했다. 업황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규모 자본 확충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커진 탓이다. 현대차증권은 1일 SK이노베이션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시장수익률(Market Perform)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주가도 13만 원에서 11만 원으로 낮췄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실적은 전망치를 밑돌았다”면서도 “SK온 실적은 예상보다 안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하반기 전망은 어둡게 봤다. 강 연구원은 “하반기 미국 전기차 시장은 보조금 폐지로 수요 우려가 있다”며 “2차전지 부문 하반기 수익성은 상반기 대비 적자 폭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유 부문도 부진이 예상된다. 정제마진은 지난 2분기를 정점으로 대부분 제품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그는 “정제마진은 중동 안정화 이후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며 “하반기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기대감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본 확충 계획도 부담이다. 강 연구원은 “회사는 향후 추가적인 자본확충 약 3조 원을 예고했다”며 “이를 감안하면 주당 가치 희석 우려는 이어질 것으로 보여 단기 주가 반등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투자의견을 중립(Hold)으로 하향했다. 목표주가는 12만 원을 유지했으나 주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고 본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417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SK온은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2734억 원 등의 영향으로 적자 폭을 줄였지만, 정유 부문의 재고평가손실과 화학 부문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이 영업적자 170억 원으로 컨센서스(영업이익 2714억 원)를 크게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10월 미국 전기차(EV) 보조금 폐지를 앞두고 3분기부터 현대차가 배터리 재고 소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4분기까지 부진한 흐름이 유지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은 SK온과 SK엔무브의 합병, 8조 원 규모 자본확충 전략을 발표했다. 이 연구원은 “SK온은 합병을 통해 현금흐름과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기대되며 기업공개(IPO)에 대한 부담도 덜었다”면서도 “SK온의 턴어라운드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짚었다. 이어 “이번 자금 확충이 SK온 회복에 대한 가시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뤄졌다면 더욱 긍정적이었을 것”이라며 “SK온 회복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해 북미, 유럽 시장이 회복되길 기다려본다”고 덧붙였다. -
트럼프-韓 협상단, 무역 합의 뒤 함께 찍은 ‘엄지 척’ 사진 공개
국제 경제·마켓 2025.08.01 08:00:39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정부 협상단과 합의를 이룬 뒤 함께 촬영한 단체 사진이 공개됐다. 백악관은 31일(현지시간)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또 하나의 역사적인 무역 합의를 한국에서 얻어 냈다”며 해당 사진을 게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한국 측 협상단을 이끈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중앙에 자리하고, 한미 각료들이 양옆으로 도열해 있다. 우리 측에서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박정성 무역투자실장, 최지영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이 함께했다. 미국 측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등 주요 인사들이 배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환한 미소를 짓고 있으며, 협상단 구성원들도 대부분 긍정적인 표정을 지어 보였다. 회동은 백악관 웨스트윙 내 캐비닛룸에서 이뤄졌다. 이 공간은 대통령이 내각회의를 진행하는 장소로, 트럼프 대통령 재임 중 리모델링을 거쳤다. 사진 속 협상단 뒤편 벽면에는 남북전쟁 당시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이 율리시스 S. 그랜트 장군 등과 함께 군사 전략을 논의하는 장면이 그려진 그림이 걸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8일 내각 회의를 주재하며 “여기는 전쟁들이 끝나는 장소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장소”라고 밝히며, 원래 링컨룸에 걸려 있던 이 그림을 캐비닛룸으로 옮긴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
한국인부터 외국인까지 화장품 사려면 '이곳' 간다
산업 생활 2025.08.01 07:46:47K뷰티 브랜드들이 잇따라 서울 성수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면서 이 지역이 K뷰티의 핵심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MZ세대들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도 성수동이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하면서 글로벌 K뷰티 브랜드들의 전략적 요충지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31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씨가 본인을 이름을 따 내놓은 뷰티 브랜드 ‘정샘물뷰티’는 9월 말 성수동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할 예정이다. 정샘물뷰티는 올리브영이나 백화점 등을 통해 주로 판매되고 있으며 단독 매장은 2017년 강남 가로수길에 오픈한 ‘정샘물 플롭스’가 유일하다. 성수동은 수많은 K뷰티 브랜드들의 주요 거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K뷰티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에이피알’도 연내 성수동에 세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한다. 에이피알은 2023년 명동, 지난해 압구정동에 각각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운영 중이다. 색조 브랜드 ‘라카’도 8월 중 성수동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선보인다. 2018년 라카코스메틱스가 론칭한 라카는 2020년 큐텐재팬을 통해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틴트와 립스틱 등 립 메이크업 제품이 일본 젊은 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현지 리테일 매장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구다이글로벌이 라카코스메틱스 지분 약 88%를 425억 원에 인수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임지현 라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성수동은 국내외 젊은 세대부터 다양한 연령층의 방문객까지 폭넓게 유입되는 문화적 허브”라며 "라카의 브랜드 철학과 다채로운 컬러 스펙트럼을 가장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 판단해 성수동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미 올해 ‘롬앤’과 ‘어뮤즈’, ‘바닐라코’, ‘티르티르’가, 지난해에는 ‘데이지크’와 ‘삐아’, ‘토리든’, ‘힌스’ 등이 성수동에 단독 매장을 냈다. CJ올리브영도 국내 최대 규모 매장의 입지로 성수동을 선택하고 지난해 11월 ‘올리브영N성수’를 오픈했다. 국내 뷰티 브랜드들이 성수동을 선택하는 것은 국내 주요 상권 중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데다, 외국인의 비중도 유독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성수 상권의 일 평균 유동 인구는 25만 9000명으로 강남과 명동, 홍대 등을 모두 꺾고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도 하루 평균 1만 명 가량이 성수동을 찾은 것으로 집계돼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2월 대비 약 13.5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성수는 국내 젊은 층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주목받는 지역으로 뷰티 브랜드 등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밀집된 트렌디한 상권”이라며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 유입이 활발한 입지적 특성을 고려해 고객과 체험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을 확장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판단해 차기 플래그십 스토어 입지로 선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 같은 행보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양한 브랜드들이 연달아 성수동을 거점으로 선정하면서 성수동의 리테일 매장 수는 2022년 말 423개에서 2023년 말 481개, 지난해 말 518개로 꾸준히 증가했다. 성수동의 리테일 공실률도 지난해 말 기준 2.9%에 그치며 여타 주요 상권의 평균 리테일 공실률 16.6%를 크게 밑돌고 있다. 남신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리테일 임차자문팀 이사는 “내국인 및 외국인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가 성수동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주도하고 있는데 이 같은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만큼 매장 수 상승세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 노현영 기자 nonstop@@sedaily.com -
"온라인 성인물? 일절 보지 마"…정부가 1년간 인터넷 독점한다는 나라 어디?
국제 정치·사회 2025.08.01 01:45:00그간 중앙아시아에서 상대적으로 민주적인 국가로 평가받았던 키르기스스탄 정부가 온라인 포르노 접근을 차단하고 1년간 인터넷 서비스를 국가가 독점하기로 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은 전날 포르노 접근 차단을 위한 법안에 서명했다. 이는 인구 대부분이 무슬림인 키르기스스탄에서 도덕적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인터넷 공급업자들은 포르노 사이트를 차단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벌금형을 받게 된다. 자파로프 대통령은 같은 날 디지털 전환에 더 나은 조건을 만든다는 이유로 국제 인터넷 서비스 공급을 국가가 1년간 독점하는 내용의 칙령에도 서명했다. 이로써 내달 15일부터 1년 동안 국영 업체인 엘카트가 유일한 인터넷 서비스 공급업자가 된다. 모든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국제 고속 데이터 통신망 계약을 두 달 내로 엘카트에 넘겨야 한다. 로이터는 자파로프 대통령이 2021년 정권을 잡은 뒤 야권과 독립 언론 매체들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번 움직임을 두고 수도 비슈케크에 있는 정치전문가 에밀 주라예프는 로이터에 "이번 결정은 키르기스스탄에서 시장 자유를 희생시켜 국가 역할을 더 크게 만들 뿐"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내년과 2027년에 각각 예정된 총선과 대선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자파로프 대통령은 대선에 재출마할 의향을 내비친 상태다. 단원제인 국회도 그의 지지 세력이 장악했다고 알려졌다. -
최휘영 문체장관 취임…“K컬처 300조, 외국인 3000만 시대 열겠다”<전문>
문화·스포츠 문화 2025.08.01 00:51:24“콘텐츠산업의 제2의 도약으로 K컬처 시장 300조원 시대를 열겠다” “외국인(외래 관광객) 3000만명이 찾아오는 관광 대한민국을 이루겠다.” 최휘영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7월 31일 정부세종청사 문체부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K컬처 시장 300조원 시대 달성’은 이재명 대통령의 문화 분야 공약으로, 최 장관은 그동안 장관 인사청문회 등을 통해 콘텐츠산업을 앞세워 대통령의 공약을 달성하겠다는 구상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또 외래 관광객 3000만명 달성은 앞서 문체부가 2030년까지 이루겠다고 밝힌 목표다. 지난 2023년 기준 콘텐츠산업 매출은 154조원이었다. 이재명 정부에서는 여기에 푸드와 뷰티 등을 더해 통계상 K컬처라고 부르고 있다. 또 지난해 방한 외래 관광객 1637만명이었다. 즉 이재명 정부 임기 내에 두 주제에서 대략 지금의 두 배를 이뤄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숫자’에 대한 지나친 집착을 의식해 “청년 문화예술인들이 마음껏 기량을 발휘할 ‘못자리’ 역할을 하겠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단순 숫자로 ‘300조원’이나 ‘3000만명’이 아닌 지속가능한 성장이 중요하다는 취지다. 다음은 취임사 전문과 이후 직원들과 대화에서 나온 ‘못자리’ 관련 전문이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취임사 전문> 여러분, 반갑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취임하게 된 최휘영입니다. (박수) 오늘 공간과 자리가 주는 낯섬 속에서 긴장과 설렘이 교차합니다. 따뜻하게 맞아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높은 문화의 힘으로,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를 실현해 나가야 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장관이라는 막중한 소임을 맡게 되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우리 문화가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오늘의 문화적 성취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열정과 헌신의 결과입니다. 문화예술, 문화산업, 관광, 스포츠 등 현장의 모든 분들께 경의를 보냅니다.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이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의 무한 경쟁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물리적 경계 없이 시공간이 연결되는 시대가 이미 펼쳐지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모든 변화가 빠른 속도로 전방위적으로 이뤄지는 대전환기에 서 있습니다. 저는 기자로 시작해, 디지털 전환기에 플랫폼, 디지털 콘텐츠, 관광 등 분야에서 전문성과 경험을 쌓아 왔습니다. 창작과 기술이 교차하는 현장에서 제가 얻은 결론은 ‘감동 없는 기술’, ‘사람이 우선되지 않은 기술’, ‘문화가 없는 기술’로는 새로운 성공스토리를 써 나가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주역은 바로 창작자들입니다. 모든 창작자들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문화는 국민들의 삶 속에 녹아들어 살아가는 힘을 줍니다. 나아가, 우리 경제의 성장, 일자리, 수출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세계인들이 즐기는 K컬처는 우리에게 자부심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더 큰 문화의 저력을 키우기 위한 더 단단한 디딤돌을 놓아야 할 때입니다. 저는 여러분들과 함께, 미래로 나아가는 디딤돌을 놓고자 합니다. 첫째, 콘텐츠산업의 제2의 도약으로 K컬처 시장 300조원 시대를 열겠습니다. 문화가 곧 경제이고, 국제경쟁력입니다. K팝, K드라마, 게임, 영화, 웹툰, 출판 등 콘텐츠산업은 2023년 매출액 154조원, 수출액 133억달러로 연평균 6% 수준의 성장을 보여온 국가 핵심 산업입니다. 코로나19,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의 영향으로 영화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콘텐츠산업의 수출을 견인해 온 게임산업도 2023년 수출 증가율이 감소하였습니다. 한편, 웹툰 산업은 IP를 바탕으로 영화, 출판, 애니메이션 등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영화, 게임 등 핵심 산업의 위기를 돌파하고 BTS, ‘기생충’, ‘오징어게임’을 넘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다음 K콘텐츠’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콘텐츠 IP를 기반으로 콘텐츠기업의 지속적 성장을 돕는 정책금융 확대, 세제지원, 문화기술 R&D 혁신, 글로벌 진출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인공지능 등 기술혁신이 주는 기회를 활용해, 미래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합니다. AI 콘텐츠 창·제작, 유통 등 콘텐츠산업 생태계 혁신 전략을 수립하고, 우리 역사, 문화가 반영된 한국적 인공지능 구축을 지원하겠습니다. K푸드, K뷰티, K패션 등에 우리 문화에 담긴 가치, 철학, 스토리를 입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도록 지원하겠습니다. 한글, 한국어, 문화유산, 전통자산 등이 또다른 창조의 바탕이 되도록 문화 간 교류와 협력을 확장하고, 지평을 넓혀 가겠습니다. 둘째, 문화예술의 기초와 바탕을 튼튼히 하겠습니다. 예술은 자유 속에서 피어나는 꽃입니다. 예술의 자유로운 창작 기반을 만들고, 예술인들이 창작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예술인 복지 안전망을 구축하고, 문화예술 지원체계를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청년예술가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어 미래를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동시에, 장애예술인의 창작 활동 지원을 강화하겠습니다. 또한, 창작자들의 권리가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저작권 침해에 신속히 대응하겠습니다. 인공지능, 딥페이크 등 기술 발전 속에서 창작자의 보호와 유관 산업의 균형 잡힌 상생 방안을 찾아 나가겠습니다. 셋째, 국민 모두 일상 속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습니다. 문화는 인간이 인간답게 존재할 수 있도록 만듭니다. 앞으로 4.5일제, 인공지능·로봇 활용 등으로 늘어날 여가시간이 삶의 활력과 정신적 여유로 이어질 수 있도록, 개인의 삶과 맞닿은 문화인프라를 확대하겠습니다. 사회경제적 여건, 지역·계층·세대 간 격차로 인해 문화에서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문화 복지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문화시설과 프로그램이 부족한 지역에는 맞춤형 지원과 인프라 확충도 집중 추진하겠습니다. 넷째, 스포츠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국민들이 체감하는 체육정책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체육 영재부터 국가대표까지 전문선수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체육인의 복지와 일자리 지원도 강화하겠습니다. 국제대회 유치, 스포츠 외교 확대, 스포츠산업과 디지털기술의 융합 등 미래 체육의 전략적 기반도 마련하겠습니다. 장애, 연령, 지역에 상관없이 누구나 생활권 내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스포츠 참여 기반을 확충하는 국민체감정책을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다섯째, 외국인(외래 관광객) 3000만명이 찾아오는 관광 대한민국을 이루겠습니다. K컬처의 인기가 지역 곳곳을 찾는 방한 관광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K관광의 전략과 새 틀을 짜겠습니다. 입국부터 출국까지, 쇼핑, 숙박 등 한국을 찾는 세계인들의 관광 편의를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관광기업의 디지털·AI 전환을 지원하며, 규제 완화와 생태계 혁신을 통해 관광산업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 미래산업으로 육성하겠습니다. 개인에게 문화적 삶으로 행복감을 주고, 지역이 문화로 성장하며, 빛을 되찾은 광복 80년의 역사적 성취를 바탕으로, 세계 속에서 빛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는 데 모든 정책적 역량을 모으겠습니다. 사랑하는 문체부 가족 여러분, 문화는 긴 호흡으로 시간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문화정책은 빠른 실행력으로 현장의 목마름을 해소해야 합니다. 우리는 다양한 지혜를 모으고, 지금과는 조금 다른 시선과 관점으로 새로운 방법을 찾아 나가야 합니다. 저 혼자의 힘으로는 결코 할 수 없습니다. 다 함께 하실 거죠? (네) 문화체육관광부 전체가 한마음으로 같은 곳을 바라보며, 다 같이 새로운 여정을 힘차게 떠나 봅시다. 저는 여행을 시작하려고 하니 가슴이 두근거리고 무척 설렘니다. 여러분과 항상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수) <직원 간담회 가운데 ‘못자리’ 관련 전문> 덧붙여서 예전에 우연치 않게 들국화 밴드와 관계가 있어서, 그분들을 통해 학전 김민기 대표님을 뵀는데, 그분이랑 몇 번 뵌 적이 있어요. 작년에 돌아가시고, 그분의 말씀, 기억하는 말 중에 ‘뒷것’이 있죠. 또 ‘못자리’라는 말도 있어요. 어쨌든 학전(學田)이라는 것이 밭에서 키워내고, 그 다음에 멀리 떠나서 잘 자라도 상관없는 거죠. 우선 키우는 것이 목표죠. (김민기 대표는) ‘못자리’ 같은 이야기를 많이 하셨어요. 당연히 예술을 하면 너무 좋아서 너무 행복해서 그것만 하려는 젊은, 시작하는 문화예술인들은 대부분이 어려서 아무것도 없어요, 돈도 없고, 기회도 없고, 무대도 없고. 그런데 거기서 출발해서 모두가 인정하는 위대한 예술가가 되고 뭔가를 이루는 사람이 되는 거잖아요.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뭔가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생각되는 것이 ‘못자리’죠. 모를 내기 위해서는 못자리에서 어느정도 성장시키고 논에 심잖아요. 이 과정이 빈약한 것은, 빈약하면 문화적으로도 저변이 빈약할 수 밖에 없잖아요. 결국 여기에 신경 쓰는 것이 우리가 문화강국으로 가는데 가장 기초라고 생각해요. 저는 기업에 있을 때, 기업인이니 목표가 이윤추구라는 인상을 가지시나봐요, 수익을 남겨야 하고. 그리고 300조원, (앞서 대통령실 등에서) 일단 숫자가 목표로 들어있는, 그것이 저의 발탁의 가장 핵심 키워드처럼 발표하셨잖아요. 그러다 보니 많은 분들이 저 사람 오면 뭔가 매출을 만들고 수익을 얻는데 치중할 것 같아, 라는 인상들이 있어요. 그런데 그렇지 않아요. 기업에서 CEO의 일은 이윤을 내는 것이 아니에요. 이윤은 결과로 만들어지는 거죠. 당장 이윤을 아무리 많이 내도 나중에 박살이 나면 끝이죠. 결국 기업의 핵심은 지속적 성장의 동력을 만들어내는 것이죠. 바로 CEO가 하는 일이죠. 300조가 의미 있는 것이 400조, 500조가 보이기 때문이에요. 300조를 하고 뒷걸음하면 어떻해요. 300조까지 하자는 것은, 결국 숫자가 아니에요. 우리는 ‘삼천리 금수강산’이라고 하면서 삼천리를 숫자로 보지 않죠. ‘K컬처 300조’는 삼천리 금수강산과 같아요. 그만한 크기의 저력의 뭔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강국이 되자, 문화에서 지금보다 강한 것이 되자는 상징적인 것이에요. 그것은 300조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400조, 500조가 보이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죠. 결국 400조, 500조를 만들어내는 것은 지금 성장하는 청년 예술인, 지망생이죠. 그들을 키우지 않으면 300조가 아무 의미가 없다는 거에요. 300조까지 가서 이제 됐으니, 괜찮네 하면 안되죠. 400조, 500조, 나중에는 1000조까지 바라볼 수 있는 자부심, 자신감, 그런 것을 할 수 있는 기반이나 저변을 아주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 저의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청년들, 지금 예술·문화·체육 등 무언가 도움이 있어야 더 시도해 볼 수 있는 그런 층들을 위해 뭘 더해줄 수 있는 지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 정부의 일이라고 생각해요. <끝> -
"바다·육지 넘나든 신석기인 삶…반구천 암각화는 국보중의 국보"
사회 피플 2025.07.31 22:29:00“울산 반구천 암각화는 ‘국보 중의 국보’입니다. 전 세계 어디를 둘러봐도 이런 예술 작품은 드물죠. 중요한 것은 제대로 지키는 것입니다.”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반구천 암각화의 최초 발견자인 문명대 동국대 명예교수(한국미술사연구소장)는 3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단단한 목소리로 보존의 중요성을 먼저 강조했다. 문 교수는 지난 반세기 동안 반구천 암각화라는 유산과 함께 걸어왔다. 1970년 당시 스물아홉 살의 젊은 연구원이 우연히 마주한 그 암벽의 문양은 그의 삶 전체를 바꿔놓았다. 이후 반구천 암각화는 한국 선사시대 연구의 좌표가 됐고, 최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문 교수는 반구천 암각화 발견에 대해 “지도에도 안 나오는 오래된 사찰 반고사의 흔적을 찾으러 울산 반구천 계곡에 갔다”며 “그런데 그곳 마을 사람들로부터 계곡 절벽에 이상한 그림 같은 게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그는 동국대박물관 연구원 신분으로 반구천을 방문했다. 신라시대의 원효대사가 수행했다는 반고사의 흔적 조사였지만 뜻밖의 전환점을 맞게 됐다. 문 교수는 “암각화를 처음 봤을 때 기하학무늬 몇 개와 이상한 문양 같았다”며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단순한 낙서가 아니어서 지속적인 추가 조사를 했고 1971년에 울산 대곡리와 천전리 두 곳에서 암각화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발견된 대곡리 암각화에는 고래·사슴·멧돼지·사람 등 다양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대부분 사냥 장면이었다. 천전리 암각화에는 타원형과 사각형의 기하문과 고문자로 해석되는 기호들이 가득했다. 그는 “대곡리 암각화는 신석기인들의 삶과 정신을 보여주는 창”이라며 “바다와 육지를 넘나드는 사냥꾼의 시선, 공동체의 염원, 자연과의 공존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고 소개했다. 문 교수에 따르면 세계적으로도 해양 동물과 육지 동물이 함께 묘사된 선사시대 암각화는 드물다. 대곡리 암각화를 발견한 후 그는 시베리아·몽골·스페인·미국 등의 암각화 자료를 섭렵하면서 비교 연구를 진행했고 대곡리 암각화의 예술성과 독창성을 확신했다고 한다. 천전리 암각화에 대해서도 문 교수는 각별함을 나타냈다. 그는 “타원형·직선형·사각형 문양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문자의 원형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이 암각화를 통해 우리는 한국에서도 청동기시대에 문자와 같은 소통 체계가 존재했음을 유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구천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는 분명한 쾌거지만 문 교수는 “보존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지금 대곡리 암각화는 댐으로 인해 물에 잠겨 있는데 겨울철 수위가 낮아질 때만 잠깐 보인다”며 “계절과 기후에 따라 암각화가 갈라지고 떨어지고 있고, 비와 홍수로부터 보호하는 것도 시급하다. 지금도 균열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문 교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고 마냥 기뻐하고 좋아할 일이 아니다”라며 “지금이라도 국가유산청과 울산시·학계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종합적인 보존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구천 암각화와 같은 훌륭한 문화유산을 잘 보존하는 것 외에도 많은 사람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며 “암각화를 가까운 거리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안전한 구조물을 설치하고 실물 크기 모형도 만들어 누구나 만져보고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50여 년 전 절벽에 남겨진 그림 하나가 문 교수의 삶을 바꿨고 그가 남긴 연구는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을 세계에 알리는 기반이 됐다. 문 교수는 “세계의 주목은 이제 시작일 뿐 진짜 과제는 이제부터”라며 “반구천 암각화는 우리 조상들의 목소리이다. 우리가 지키지 않으면 아무도 대신 지켜주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문 교수는 인터뷰 말미에 후학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고 했다. 그는 “요즘 연구자들은 주관이 너무 강한 경우가 많아 하나를 보면 그 하나에만 집착하기도 한다”며 “유적은 객관적이고 종합적인 시각으로 봐야 하고 미술사·고고학·인류학·지리학까지 함께 아우를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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