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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은 안 썰고 통째로 먹어야 제맛?"…'케데헌' 열풍에 불 붙은 챌린지 살펴보니 [이슈, 풀어주리]
사회 사회일반 2025.07.31 21:38:23출근길에서도, 퇴근길에서도. 온·오프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다양한 이슈를 풀어드립니다. 사실 전달을 넘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인 의미도 함께 담아냅니다. 세상의 모든 이슈, 풀어주리! <편집자주> "김밥을 통째로 우걱우걱."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세계적 흥행을 계기로 해외 누리꾼들 사이에서 김밥을 통째로 베어 먹는 '김밥 한 입에 먹기' 챌린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 중이다. 작품 속 주인공 루미가 김밥 한 줄을 썰지 않고 그대로 먹는 장면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면서다. SNS에는 쌀을 짓고 단무지, 햄, 오이 등 재료를 손질해 김밥을 말고 참기름을 바른 뒤 깨를 뿌려 완성하는 제작 과정을 담은 영상도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특히 한 해외 인스타그램 이용자가 올린 김밥 요리 영상은 릴스에서 조회수 2200만회를 훌쩍 넘겼다. 해당 영상에는 "일주일 전쯤 김밥을 처음 먹어봤는데 중독됐다", "레시피를 알려달라", "나도 먹어보고 싶다" 등의 영어 댓글이 달리며 열기를 더했다. 30일 현재 인스타그램에는 'gimbap' 해시태그가 18만건 이상 등록됐고 틱톡에서도 관련 영상이 1만7000건을 넘어섰다. 특히 한 틱톡 해외 이용자가 '케데헌 루미(주인공)의 김밥'이라며 김밥 한 줄을 썰지 않고 베어 먹는 영상은 350만 조회수와 15만3000개의 좋아요를 얻으며 화제를 모았다. ◇김밥 열풍, 사실 이때부터 김밥의 글로벌 인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흥행하면서 김밥은 해외 시청자들에게 확실히 각인됐다. 주인공 우영우가 김밥을 즐겨 먹는 장면은 상징처럼 자리 잡았고, 작품은 넷플릭스 비영어권 드라마 부문에서 7주 연속으로 시청 시간 1위를 기록하며 전 세계적 노출 효과를 키웠다. 한국 음식사에 대해 폭넓게 저술해 온 미국 빙엄턴대학교 로버트 구 부교수는 지난 3월 워싱턴포스트에 "김밥의 세계화는 놀라운 수준이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그 확산을 촉발한 핵심 계기였다"고 평가했다. 이후 2023년에는 미국 식료품점 트레이더 조스(Trader Joe's)에 출시된 '냉동 김밥'이 불티나게 팔렸다. 한국계 미국인 인플루언서 안세라 씨가 틱톡에 올린 시식 영상이 조회수 1100만 회를 기록하며 미국 전역 품절 사태를 촉발했다. 현재 누적 조회수는 1408만회를 넘어섰고 4000여개의 댓글 대부분은 외국인들이 김밥에 호기심을 표하는 내용이었다. 이 같은 열기는 수출 증가로도 이어졌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냉동 김밥과 즉석밥 같은 쌀 가공식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38.4% 증가한 44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미국에서 쌀 가공식품 수출액 증가율이 51.0%로 가장 높았다. ◇매운맛으로 전 세계를 울린 불닭 챌린지 김밥 열풍 이전에는 불닭볶음면이 'K푸드 챌린지'를 주도했다. 2017년을 전후해 해외 유튜버와 틱톡커들이 '매운맛 도전' 영상을 올리며 처음 확산됐고, 이후 유명 연예인들의 언급으로 챌린지는 여러 차례 재점화됐다. 대표적으로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지민이 2018년부터 라이브 방송에서 불닭볶음면을 먹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해외 팬들에게 알려졌고, SNS에서 '불닭 챌린지'가 급속히 퍼졌다. 또 지난해 3월에는 유명 래퍼 카디비가 틱톡에 불닭볶음면 먹는 영상을 올렸고, 해당 영상은 조회수 3000만 회를 훌쩍 넘기며 미국 내 품절 사태를 낳았다. 삼양식품은 해외 챌린지 확산과 함께 2023년 해외 매출 비중이 60%를 돌파했다. 특히 미국·중국·동남아를 중심으로 매출이 급증하면서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5290억원, 영업이익 1340억원을 기록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체 매출 중 해외 수출 비중은 70%를 넘어섰다. ◇오징어게임이 촉발한 달고나 열풍 또 다른 K푸드 챌린지 중 하나로는 '달고나 만들기'를 빼놓을 수 없다. 2021년 넷플릭스 자체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세계적으로 흥행하면서 '달고나 뽑기 챌린지'가 SNS를 휩쓸었다. 설탕을 국자에 녹여 달고나를 만들고 모양에 맞춰 잘라내는 과정을 담은 챌린지로 실패 장면까지 하나의 놀이로 소비됐다.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_달고나 만들기 세트'가 판매되며 밈이 상품화되기도 했다. 인스타그램에 달고나의 영문 표기법 'dalgona'를 검색하면 검색 결과가 30만 건을 돌파해 유행의 열기를 보여준다. 드라마·영화·아이돌이 촉발한 K푸드 열풍은 한류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증명하고 있다. 김밥, 불닭볶음면, 달고나 등 K푸드는 단순한 간식을 넘어 한국 문화를 세계에 각인시키는 확실한 문화사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머스크 칩' 뇌에 심은 여성에게 벌어진 '놀라운 일'…"상상만 하면 현실이 돼"
국제 국제일반 2025.07.31 21:01:06일론 머스크의 뇌 이식 스타트업 ‘뉴럴링크’의 칩을 이식한 미국 여성의 사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여성은 20년간 전신마비 상태였는데, 칩 이식 후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게 됐다. 28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루이지애나 출신의 오드리 크루즈(36)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컴퓨터 화면에 이름을 쓸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내 이름을 써봤다. 열심히 하고 있다”며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를 활용해 화면에 필기체로 ‘오드리’라는 이름을 적은 사진을 공개했다. 비뚤비뚤하게 적힌 글씨가 담겨 있는 이 사진은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고 엑스(X‧옛 트위터)에서는 20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또 사과, 하트, 나무, 고양이 등 그림도 화면에 직접 그려 올렸다. 오드리는 “검지손가락으로 왼쪽 버튼을 클릭하고, 커서가 손목을 따라 움직인다고 상상하면 된다”며 “물리적으로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 텔레파시를 이용한 평범한 일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칩을 이용하면 생각만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고, 마우스를 스크롤 할 수 있게 됐다”며 “나는 이 수술을 받은 세계 최초의 여성”이라고 말했다. 오드리는 16살 때 교통사고로 척추가 크게 손상되며 전신이 마비됐다. 그는 지난주 마이애미의 한 병원에서 뉴럴링크 이식 수술을 받았다. 오드리 뇌에 이식된 칩은 운동 능력을 제어하는 뉴런에 전극을 연결해 뇌 신호를 읽어낸다. 이 신호는 블루투스를 통해 뉴럴링크 소프트웨어가 설치된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전송돼 컴퓨터 명령으로 변환된다. 칩은 무선 충전이 되는 소형 배터리로 구동된다. 일론 머스크는 이와 관련해 “그(오드리)는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조종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고 했다. 한편 뉴럴링크는 지난해부터 사람의 두뇌와 컴퓨터를 원격으로 연결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장치를 사지마비 환자의 두뇌에 심는 연구를 진행해왔다. 현재 3명의 척수 손상 환자 및 근위축성 측삭 경화증(ALS) 환자가 이식을 완료했는데, 이들은 BCI 장치를 통해 각종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뉴럴링크는 2030년에 시각 회복 장치인 ‘블라인드사이트’를 출시하고, 2031년까지는 파킨슨병 치료용 ‘딥(Deep)’ 등을 연간 2만명에게 이식하는 것이 목표다. -
대상 3세 임상민 부사장, UTC인베 매각한다…"고용 승계될 것" [시그널]
증권 국내증시 2025.07.31 19:25:11대상그룹 계열 벤처캐피탈인 UTC인베스트먼트가 중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포레스트파트너스에 매각된다. 포레스트파트너스는 UTC인베 인수를 계기로 운용 자산이 6800억 원에서 1조 5000억 원 규모로 늘어난다. 31일 포레스트파트너스는 임상민 대상그룹 부사장이 보유한 대표 중견 벤처캐피털(VC) UTC인베스트먼트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인수 지분은 임 부사장이 보유한 지분 100%다. 이번 거래는 8월 중 최종 마무리될 예정이다. 양측의 거래는 극비리에 진행되어 UTC인베스트먼트의 구성원 대부분이 막판까지 알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레스트파트너스 관계자는 “인수 이후에도 UTC인베스트먼트 전 직원 고용을 승계할 예정”이라며 “기존 펀드의 안정적 운용과 지속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포레스트파트너스는 “이번 매각은 대상그룹의 지원 아래 고속 성장을 이어온 UTC인베스트먼트가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로보틱스 등으로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보다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사는 북미 물류회사 인수를 포함한 다양한 협업을 통해 상호 이해와 신뢰를 축적해 왔다”며 “이번 인수를 통해 각 사의 강점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향후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1988년 설립한 UTC인베스트먼트는 소비재와 유통, 바이오 분야 투자에 강점을 갖고 약 8200억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마켓컬리, 세미파이브, 에이직랜드, 스마트스코어 등 각 산업의 대표적 스타트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통해 우수한 성과를 축적해 왔다. 최근에는 문화계정 지식재산(IP) 모태펀드, 농림수산식품모태펀드에서 운용사(GP)로 선됐다. 스타트업 코리아펀드 지원에서 서류심사를 통과하며 펀드 조성과 투자 집행을 본격화하고 있다. 포레스트파트너스는 VC, 사모투자(PE), 자산운용(AM) 전 영역에 걸쳐 약 6800억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창업벤처전문 PEF인 ‘파인트리 시리즈’를 통해 트릿지, 파두, 모레 등 글로벌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초기부터 투자했다. 2021년에는 내부 VC 역량 강화를 위해 자회사 포레스트벤처스를 설립한 데 이어 2023년에는 뉴욕 소재 헤지펀드 타이거퍼시픽캐피탈의 공동 설립자인 황호연 파트너를 최고전략책임자(CSO) 및 포레스트벤처스 대표로 영입해 벤처투자 영역의 전문성을 한층 고도화했다. -
"극장에서 단돈 천 원에 영화 본다고?"…대박 할인권에 영화관 간만에 '북적북적'
사회 사회일반 2025.07.31 19:04:18“평소보다 사람이 4배는 많은 것 같아요. 근래 이런 일은 흔치 않죠.” 열대야가 기승을 부린 30일 오후 7시 서울 지하철 4·7호선 노원역 인근의 한 영화관. 서울의 밤 최저기온이 27도를 웃돌아 낮은 물론 밤에도 푹푹 찌는 날씨였지만 영화관은 영화를 보러 온 관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수년 간 해당 영화관에서 청소 일을 하고 있다는 70대 정모씨는 “평소보다 사람이 진짜 많다. 3~4배는 많은 것 같다”며 “이런 일은 요새 흔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영화관 매표소에서 만난 관계자 역시 “정확한 답변은 드리기 어렵다”면서도 “관객이 평소보다 많은 건 맞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영화 관람 직후 깔깔 웃으며 함께 온 일행과 함께 방금 본 영화의 후기를 나누는 사람들, 입장 시간 직전 사둔 팝콘을 가족과 함께 미리 나눠 먹는 사람들까지 저마다의 단란한 풍경이 영화관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450만장 할인권 중복 적용 혜택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와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한상준)는 이달 25일 오전 10시부터 전국 주요 영화관들에 영화관 입장권 6000원 할인권 총 450만 장을 배포했다. 민생 회복 및 극장가 소비 진작을 위해 확보한 새 정부 2025년 추가경정예산 271억 원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이번 영화 할인권은 통신사 멤버십 할인을 제외한 경로 할인, 장애인 우대 할인, 청소년 할인, 조조할인 등 기존에 적용되던 할인 혜택과 중복 적용이 가능하다. 특히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는 일반 멀티플렉스 극장 기준 2D 영화를 기존 티켓 가격에서 절반 할인한 7000원에 관람할 수 있는 ‘문화가 있는 날’ 할인이 함께 적용된다. 할인된 티켓 가격 7000원에 정부 지원 할인권 할인 6000원을 함께 사용하면 1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셈이다. “할인 덕에 오랜만에 영화관 찾아” 할인권 배포 후 처음 맞는 ‘문화가 있는 날’이었던 30일 수요일, 극장에서 만난 시민들 역시 이번 정부의 영화 할인권을 포함한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적용해 오랜만에 영화관을 찾았다고 입을 모았다. 그중 일부는 할인권을 누리집에서 제공받았지만 아직 쓰지 않았다거나 정책 자체를 최근에야 알게 돼 할인권을 제공받지 못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문화가 있는 날 할인 혜택에 6000원 할인권까지 더해 단돈 1000원으로 영화를 관람했다는 10대 박모씨는 “다른 날과 달리 1000원으로 영화를 보게 되니 확실히 평소보다 만족도가 높고 ‘이 영화를 1만5000원 주고 볼만한가?’ 하는 비판적인 생각이 줄어들었다”고 웃었다. 함께 온 10대 김모씨 역시 그 말에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김씨는 “영화를 한 달에 3번 이상 보는 편”이라며 “1000원에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게 좋은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한 50대 여성 역시 “영화 티켓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어 영화는 잘 안 보게 된다”며 “그나마 할인에 할인을 더해 오랜만에 영화를 보러 왔다”고 토로했다. 그밖에 정부의 6000원 할인권 혜택 적용 없이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영화관을 찾았다는 시민들도 종종 만날 수 있었다. 가족과 함께 영화관을 찾았다는 40대 임모씨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영화를 보는 편인데 그나마도 영화 티켓 가격이 비싸서 카드사 할인 혜택을 꼭 받는 편”이라며 “나라에서 주는 할인 쿠폰이 있다는 건 전날 알았는데 이미 다운로드가 끝났더라”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몇 개월에 한 번꼴로 영화관을 찾는다는 20대 이모씨는 “나라에서 할인권을 제공한다는 정책은 알고 있었는데 제공을 못 받았다”며 “그래도 문화가 있는 날이라 7000원에 영화를 보러 온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티켓 적정가격은 얼마? 이처럼 영화관은 최근 시민들에게 저렴한 문화생활 공간이 아닌 비싼 선택지로 여겨졌다. 일부 상업 영화만이 스크린을 점령해 영화 선택지가 좁아졌고, 개봉작 수 자체가 줄어들었으며 결정적으로 티켓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이날 관객들 역시 영화를 자주 볼 수 없는 이유는 단연 “티켓 가격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영화 티켓 가격은 성인·2D 영화 기준 평일 1만4000원, 주말 1만5000원에 달한다. 멀티플렉스 3사(CGV·메가박스·롯데시네마)가 코로나19 당시 입은 손실을 회복하기 위해 2019년 주말 기준 1만2000원이었던 가격을 현재 수준까지 인상하면서다. 반면 시민들의 영화 티켓 가격에 대한 심리적 마지노선은 대부분 1만원 이하로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지난해 연말 공개한 영화소비자 행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이 영화 편당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티켓 가격은 8000~1만원 미만이 56.5%로 가장 높았다. 실제 이날 기자가 만난 시민들 역시 10명 중 9명은 적정 티켓 가격으로 8000~1만원 미만이라 답했다. 최근 온라인상에서도 “영화값이 9000원만 돼도 모두가 살만해진다. 한국에 천만 영화 1년에 10편씩 나올 것”이라는 한 누리꾼의 글이 155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공감을 얻기도 했다. 영화관 사이트·앱 한때 마비도 주요 영화관 웹사이트와 앱은 이달 25일 영화 6000원 할인권 신청이 시작되자 누리꾼들의 접속이 폭주하면서 한때 마비됐다. 멀티플렉스 영화상영관인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씨네큐브 등의 공식 웹사이트에는 접속이 지연되거나 ‘시스템 오류로 현재 이용할 수 없다’는 안내창이 떴다. 일부 웹사이트에는 대기 인원이 10만 명이 넘는다는 안내 메시지와 함께 예상 대기 시간이 14시간 이상이라는 문구가 표시되기도 했다. 그간 시민들이 영화관을 찾는 걸 주저한 주된 원인은 ‘가격’이었다는 사실이 또 한 번 증명된 셈이다. 그러나 이번 정책으로 극장은 잃었던 활기를 되찾고 있는 모양새다. 이는 실제 통계로도 나타나고 있다. 3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날 일일 관객 수는 86만2234명을 기록했다. 이는 이달 최고 기록이자 올해 최고 일일 관객 수다. 직전 문화가 있는 날이었던 지난달 25일에는 22만5496명의 관객 수를 기록했는데, 이와 비교하면 약 282% 늘어난 수치다. 같은 날 개봉한 ‘조정석표 코미디’ 영화 ‘좀비딸’(감독 필감성) 역시 이러한 열기에 힘입어 개봉 첫날 43만 명의 관객 수를 기록, 올해 개봉 영화 중 오프닝 최고 성적을 경신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번 6000원 할인권 정책이 관객 유입 및 영화 산업 활성화에 일정 부분 기여했을 가능성은 있으나 최근 몇 년 새 침체된 극장가의 흐름을 완전히 뒤집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000원 티켓’ 8월27일 한번더 한편 정부의 영화관 6000원 할인권은 오는 9월2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다음 달 27일 ‘문화가 있는 날’ 역시 할인권을 적용해 1000원으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다만 이용처별 1인당 2매씩 발급이 제한된다. 업계는 이달 말부터 8월 첫째 주 주말까지 할인권의 30% 이상이 소진될 것을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에이피알·정샘물·라카까지…성수동에 꽂힌 K뷰티
산업 생활 2025.07.31 17:39:51K뷰티 브랜드들이 잇따라 서울 성수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면서 이 지역이 K뷰티의 핵심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MZ세대들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도 성수동이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하면서 글로벌 K뷰티 브랜드들의 전략적 요충지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31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씨가 본인을 이름을 따 내놓은 뷰티 브랜드 ‘정샘물뷰티’는 9월 중 성수동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할 예정이다. 정샘물뷰티는 올리브영이나 백화점 등을 통해 주로 판매되고 있으며 단독 매장은 2017년 강남 가로수길에 오픈한 ‘정샘물 플롭스’가 유일하다. 성수동은 수많은 K뷰티 브랜드들의 주요 거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K뷰티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에이피알’도 연내 성수동에 세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한다. 에이피알은 2023년 명동, 지난해 압구정동에 각각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운영 중이다. 색조 브랜드 ‘라카’도 8월 중 성수동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선보인다. 2018년 라카코스메틱스가 론칭한 라카는 2020년 큐텐재팬을 통해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틴트와 립스틱 등 립 메이크업 제품이 일본 젊은 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현지 리테일 매장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구다이글로벌이 라카코스메틱스 지분 약 88%를 425억 원에 인수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임지현 라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성수동은 국내외 젊은 세대부터 다양한 연령층의 방문객까지 폭넓게 유입되는 문화적 허브”라며 "라카의 브랜드 철학과 다채로운 컬러 스펙트럼을 가장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 판단해 성수동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미 올해 ‘롬앤’과 ‘어뮤즈’, ‘바닐라코’, ‘티르티르’가, 지난해에는 ‘데이지크’와 ‘삐아’, ‘토리든’, ‘힌스’ 등이 성수동에 단독 매장을 냈다. CJ올리브영도 국내 최대 규모 매장의 입지로 성수동을 선택하고 지난해 11월 ‘올리브영N성수’를 오픈했다. 국내 뷰티 브랜드들이 성수동을 선택하는 것은 국내 주요 상권 중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데다, 외국인의 비중도 유독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성수 상권의 일 평균 유동 인구는 25만 9000명으로 강남과 명동, 홍대 등을 모두 꺾고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도 하루 평균 1만 명 가량이 성수동을 찾은 것으로 집계돼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2월 대비 약 13.5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성수는 국내 젊은 층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주목받는 지역으로 뷰티 브랜드 등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밀집된 트렌디한 상권”이라며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 유입이 활발한 입지적 특성을 고려해 고객과 체험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을 확장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판단해 차기 플래그십 스토어 입지로 선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 같은 행보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양한 브랜드들이 연달아 성수동을 거점으로 선정하면서 성수동의 리테일 매장 수는 2022년 말 423개에서 2023년 말 481개, 지난해 말 518개로 꾸준히 증가했다. 성수동의 리테일 공실률도 지난해 말 기준 2.9%에 그치며 여타 주요 상권의 평균 리테일 공실률 16.6%를 크게 밑돌고 있다. 남신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리테일 임차자문팀 이사는 “내국인 및 외국인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가 성수동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주도하고 있는데 이 같은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만큼 매장 수 상승세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
[로터리] 새로운 성장 원천, 산업재산 정보
정치 정치일반 2025.07.31 17:39:11어느 개발도상국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풍부한 천연자원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지만 국민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천연자원이라는 값진 자산이 그 나라의 경제성장으로 연결되지 않는 부분이 정말 안타까웠다. 그럼 우리는 훌륭한 자산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을까.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기술 역량과 제조 기반, 혁신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그만큼 방대하고 가치 있는 산업 재산 정보도 보유하고 있다. 산업 재산 정보는 특허·실용신안·디자인·상표와 같은 지식재산권(IP)과 관련한 모든 정보를 의미한다. 심사나 분쟁 기록, 기술 내용 등 기업의 기술 전략이나 경쟁 환경 분석, 시장 진출 전략 수립에 필수적인 기초 데이터다. 산업 재산 정보라는 원석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가공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가령 하나의 특허 데이터에는 해당 발명이 해결하려는 과제와 수단, 그로 인한 효과가 모두 기재돼 있다. 이러한 특허 데이터를 수집해 분류하고 제대로 활용하면 향후 트렌드가 되는 기술을 예측하거나 정책 전략을 수립하는 무기가 된다. 기술 패권 시대로 진입하면서 이미 전 세계가 핵심 기술 확보와 보호·활용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기술 유출 방지와 특허출원 비공개 조치를 한 일본을 포함해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등이 앞다퉈 국가 안보를 위한 기술 유출 방지와 산업 재산 정보 관련 법·제도를 강화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필자는 7월 24일 국회에서 ‘산업 재산 정보 활용과 확산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특허청을 비롯해 특허정보원·특허기술진흥원·특허전략원 등 산업 재산 유관기관장과 전문가가 함께 모여 현 상황을 진단하고 심도 있게 토론했다. 토론회 제목은 ‘진짜 성장으로 가는 길, 산업 재산 정보에 답이 있다’로 뽑았다. 참석자들은 산업 재산 정보를 활용해 대한민국의 진짜 성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토론회에서는 방대한 양과 전문적이고 복잡한 내용, 출원 후 18개월 이후 공개되는 미공개 구간의 함정 등으로 인해 산업 재산 정보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고도화된 분석을 통해 산업 재산 정보의 질을 높여줄 소프트웨어나 틀 자체가 전반적으로 부족하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분산된 산업 재산 정보를 한곳에서 통합 검색하고 분석할 수 있는 단일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로 제시됐다. 복잡한 산업 재산 정보를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직관적인 검색 분석 도구를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나왔다. 이 체계만 갖춰져도 산업 재산 정보를 기반으로 또 다른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창출해내는 일이 한결 수월해질 것이다. IP 정보 서비스 기업의 대부분이 영세한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성장 토대를 만드는 데도 기여할 것이다. 전 세계 유망 기업들은 이미 IP 정보 등을 통해 사업 환경의 개황과 전망을 분석하고 사업 전략을 구축하는 데 이를 활용하고 있다. 우리의 경쟁력 있는 자산이 경제성장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산업 재산 정보의 가치가 제대로 드러날 수 있도록 국가가 정책적으로 집중해야 할 시기다. 새로운 성장, 진짜 성장의 모멘텀을 만들 때다. -
캐논 21년만에 신공장…반도체 장비 공략 가속
국제 국제일반 2025.07.31 17:33:48일본 캐논이 21년 만에 반도체 노광장비 생산을 위한 신규 공장을 가동하며 반도체 장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인공지능(AI) 반도체의 부상과 함께 주목받는 장비 수요를 겨냥해 본격적인 생산 확대에 나선 것이다. 3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캐논은 전날 일본 우쓰노미야시에서 반도체 노광장비 신규 제조동 개소식을 열었다. 캐논의 노광장비 신규 공장 건설은 2004년 8월 이후 21년 만이다. 설비를 포함해 500억 엔(약 4650억 원)이 투입되는 이번 신규 공장은 9월부터 가동에 들어간다. 연면적 6만 7518㎡ 규모로 생산능력이 지금보다 50% 늘어난다.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핵심 장비로 꼽히는 노광장비는 웨이퍼에 회로를 정밀하게 그리는 전(前) 공정에 사용된다. 최첨단 장비는 네덜란드 ASML이 독점하고 있으며, 특히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는 ASML이 유일하게 생산한다. 캐논과 니콘은 2000년대 이후 미세화 경쟁에서 ASML에 밀리며 시장을 잃었지만 최근 AI 반도체 수요 급증과 함께 반도체 후공정도 주목받고 있다. AI 반도체는 고성능을 요구하지만 더 이상 회로를 미세화하기 어려운 한계에 다다랐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반도체 업계에서 프로세서나 메모리 등 여러 칩을 하나로 조립해 성능을 높이는 ‘후(後)공정’ 연구가 늘어나는 배경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칩과 기판 사이를 연결하는 중간 기판인 ‘인터포저’가 핵심 요소로 부상했고 이 구조에 회로를 그릴 때 캐논의 기존 노광장비를 활용하고 있다. 캐논은 이미 2011년 경쟁사에 앞서 후공정에 특화된 노광장비를 출시했다. 고객의 피드백을 반영해 제품 개선을 이어온 결과 올해 말께 반도체 노광장비 판매 대수가 전년 대비 9% 증가한 255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5~2020년 평균 약 90대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캐논 관계자는 “최대 고객사인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전 공정에서는 ASML 장비를, 후공정에서는 대부분 캐논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첨단 반도체 제조를 독점하는 대만 TSMC 역시 후공정에서 캐논 장비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캐논의 경쟁사인 니콘 역시 2026년 회계연도(2026년 4월~2027년 3월)에 후공정 장비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
NC 떠날까 걱정…창원시 20년간 1346억 지원
사회 전국 2025.07.31 17:29:54경남 창원시가 프로야구단 NC다이노스의 연고지 이탈을 막고자 향후 20년간 1346억 원을 투입하는 지원안을 내놨다. 창원시는 31일 경남MBC홀에서 ‘NC다이노스 지원계획안 시민 설명회’를 열었다. 시는 이 자리에서 NC가 제시한 21개 요구사항에 대한 대응 방안과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시는 2025년부터 2044년까지 20년간 총 1346억 원을 지원한다. 핵심은 경기장 시설 개선이다. NC파크 시설환경 개선에 1064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시는 국비·도비 30~50%를 확보해 재정 부담을 줄일 방침이다. 계획에는 창원NC파크 외야석 2000석 증설(65억 원), 전광판 추가 설치(39억 원), 팀스토어 확장(19억 원), 마산야구장 조명탑 교체 및 관람석 정비 등이 포함됐다. NC파크 옆 마산회원구청 이전 부지에 150억 원을 들여 2군 전용 실내연습장과 선수단 숙소도 신축할 계획이다. 창원시는 팬 접근성도 강화할 계획이다. 셔틀버스 4개 노선 시범 운행, 시티투어버스 노선 개편, 철도노선 확대 및 KTX 막차 시간 연장 건의가 포함됐다. 마산야구센터 철골주차장은 600면 규모로 증설된다. 인근 공영주차장도 경기일 셔틀과 연계해 활용할 계획이다. 이밖에 시는 번들티켓 구매, 청년 인턴십 지원, 비시즌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행정적 지원도 추진한다. 이번 대응은 NC가 지난 5월 시에 전달한 ‘21가지 요구사항’에 대한 실질적 후속 조치다. 양측 갈등은 지난 3월 창원NC파크 외벽 구조물 낙하 사고로 관중 1명이 숨지면서 본격화됐다. 사고 직후 NC는 약 두 달간 홈구장을 사용할 수 없어 울산 문수야구장을 임시 홈으로 전전했고, 사고 수습 과정에서 시와 구단 간 이견이 표출됐다. 결국 NC는 5월 30일 복귀 첫 홈경기 기자회견에서 연고지 이전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이후 창원시는 대부분의 요구를 수용하며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마련했다. 하지만 NC가 연고지 이전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다른 지자체들은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NC 모기업 엔씨소프트 본사가 위치한 성남시는 KBO와 협약을 체결하고 2027년까지 성남종합운동장을 2만석 규모의 전용야구장으로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울산시는 NC에 임시 홈구장을 제공한 바 있다. 또 시설 개선에 17억 원을 투입하고 각종 야구대회 유치를 위한 협약도 체결했다. 파주시는 돔구장 건립을 추진하며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사전 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막대한 예산을 지원해 시설을 고치고 서비스 개선에 나선다 해도 NC가 향후 연고지를 떠날 수 있다는 불안감은 여전하다. 대규모 재정 투입에도 연고지를 지키지 못할 경우 창원시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금용 창원시장 권한대행은 “NC다이노스는 창원시민에게 위안과 활력을 주는 소중한 존재”라며 “시설 개선과 운영 지원을 통해 구단이 창원에 안정적으로 머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도 역시 내년부터 2027년까지 창원NC파크 시설 개선에 도비 100억 원을 지원한다. -
내년 법인세 1%P↑…금융사 교육세율 2배 인상
경제·금융 정책 2025.07.31 17:10:46정부가 국내 기업들에 적용되는 법인세율을 내년부터 구간별로 1%포인트씩 다시 올리기로 했다. 은행 등 금융기관이 부담하는 교육세율도 2배로 높이고 증권거래세도 인상한다.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의 기준 역시 현행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강화한다. 정부는 이 같은 증세 조치들을 통해 연간 약 8조 2000억 원의 세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확장재정 기조에 맞춰 세수를 늘린다는 취지이지만 기업과 금융기관·개인투자자의 세 부담이 늘어 경제 활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31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세입 기반 확충이다. 이형일 기재부 1차관은 “지난 3년간 세입 기반이 급속히 약화되면서 조세부담률이 크게 낮아졌다”며 “약해진 세입 기반을 다지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우선 법인세율이 2022년 수준으로 복원된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중견기업까지 모두 1%포인트씩 인상된다. 법인세율이 오르는 것은 2018년 문재인 정부 당시 인상 이후 8년 만이다. 수익 금액 1조 원 이상인 금융·보험사에 부과되는 교육세율도 기존 0.5%에서 1.0%로 두 배 올린다. 금융·보험업에 대한 교육세 인상은 1981년 제도 도입 이후 처음이다. 교육세 부담은 대출금리에 전가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 0.15%인 증권거래세 또한 0.2%로 0.05%포인트 인상돼 2023년 수준으로 되돌아간다. 정부는 이번 세제 개편으로 연간 8조 1672억 원의 세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부터 향후 5년간 누적 세수 효과는 35조 6000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 가운데 대기업·중소기업이 부담하는 세금만 23조 3000억 원으로, 전체의 66.6%를 차지한다. 여기에 세 부담 귀속을 특정하기 어려운 12조 4000억 원을 제외하면 사실상 대부분의 증세가 기업 부문에 집중된 셈이다. 오문성 한양여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는 “세율을 올려도 경기가 더 안 좋아지면 세수는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기업 증세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
‘에너지 1000조 규모 사겠다’는 약속… “미국, 그만큼 팔 물량은 있나?”[글로벌 왓]
국제 기업 2025.07.31 17:02:28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과 무역협상을 타결한 주요국들의 합의 내용에는 많게는 미국산 에너지를 대규모로 구매하겠다는 약속이 포함돼 있다. 협상국들이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에 ‘맞춤형’으로 에너지 구매 카드를 내밀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이 약속이 이행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미국에 그만큼 수출 물량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들 국가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 합의가 각국의 수요나 미국의 공급능력과 상관 없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31일 평가했다. 이렇게 무역 합의가 이루어지다 보니 시장 거래에 대한 정부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지만 정책 당국자들이 민간 기업의 참여를 어떻게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NYT는 지적했다. 미국 외교관 출신으로, 에너지부에서도 일했던 데이비드 골드윈은 “이는 새로운 현상으로, 일반적으로 무역 협정에는 명확하고 집행 가능한 내용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라면서 “에너지 구매 약속은 명확하지도 않고 반드시 집행 가능한 것도 아니다. 정치적 장려 조치에 가깝다”고 말했다. NYT는 이런 약속의 비현실성을 지적하면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무역 합의를 예로 들었다. EU는 EU산 상품에 대한 15% 관세율을 받아내는 대가로 향후 3년간 원유, 원자력 에너지, 천연가스, 기타 석유제품을 포함해 총 7500억 달러(약 1044조 2250억 원) 규모의 미국 에너지를 구매하기로 약속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2500억 달러 정도로, 작년에 EU가 미국에서 수입한 금액의 세 배가 넘는 수준이다. EU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산 에너지 구매를 늘렸으며, 추가 구매 의사도 있다. 하지만 연간 2500억 달러어치를 구매하려면 EU는 사실상 모든 에너지를 미국에서만 사 와야 한다. 에너지 및 선박 중개업체 포텐 앤 파트너스의 제이슨 피어 애널리스트는 “EU는 다른 나라에서는 에너지를 구매하지 않아야 하며, 이는 한 국가에 에너지를 전폭적으로 의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면서 “현대 사회의 에너지 조달 대원칙인 다양성 추구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국 입장에서도 무리가 생긴다. 클리어뷰 에너지 파트너스의 자료에 따르면 2500억 달러는 올해 미국의 에너지 수출 총액의 80%에 해당한다. EU에 이만큼을 수출하면 다른 나라에는 거의 수출할 물량이 없게 된다. 미국이 이런 물량을 수출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EU는 회원국 내 민간 기업에 그런 물량을 구매하도록 강요할 수 없다. 미국 정부 역시 자국 석유 및 가스 기업들에 꼭 어디에 에너지를 팔도록 지시할 권한이 없다. NYT는 또 일본과의 합의 기본 틀은 훨씬 모호하며, 해석의 여지를 더욱 넓힌다고 지적했다. 무역 협정에서 약속한 물량을 구매하도록 강제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이미 분명해졌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일정량의 에너지와 농산물 구매에 동의하도록 했지만 대부분의 목표는 달성되지 않았고, 그에 뒤이은 조치도 아무것도 없었다. 일반적인 무역 협정에는 양측이 에너지 구매와 같은 약속을 이행하도록 하는 의정서가 포함돼 있고 위반 시 어떻게 하느냐에 대한 대책도 명시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끌어낸 합의에는 이런 내용이 전혀 없다는 게 NYT의 지적이다. -
"매달 '죽겠다' 연락 받아…주 72시간 노동이 기본"
사회 사회일반 2025.07.31 16:53:04“작가들로부터 ‘자살하겠다’는 연락을 매달 한 통씩은 꼭 받아요. 돌연사하거나 암에 걸려 돌아가시는 분들도 많지만 대부분은 소리소문없이 묻힙니다.” 31일 하신아 웹툰작가노조 위원장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달 23일은 ‘나 혼자만 레벨업’의 장성락 작가의 3주기였다. 고인이 불과 37세의 나이에 뇌출혈로 요절하면서 업계에 만연한 고강도 노동환경에 대한 논란이 확산한 바 있다. 이에 정부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모인 ‘웹툰상생협의체’를 꾸리고 표준계약서를 개정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으나 3년이 지난 현재도 무한 노동의 굴레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 위원장은 “표준계약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실효성이 부족하다”며 “여전히 하루 12시간씩 6일 일하는 게 기본인 게 현실”이라고 했다. 실제 웹툰 업계에서 안타까운 소식과 사건사고는 계속되고 있다. 장 작가가 사망한 해에 카카오페이지 웹툰 ‘록사나’ 작화가는 과로로 유산한 직후에도 계속 작업한 사실을 폭로했다. 지난해 9월에는 웹툰 ‘열무와 알’의 유영 작가가 수면 중 심정지로 세상을 떠났다. 마감 압박 속 표절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네이버웹툰 간판 스포츠 만화 중 하나였던 ‘윈드브레이커’ 조용석 작가는 최근 그림 베끼기(트레이싱) 의혹을 인정하고 연재를 중단하면서 “긴 세월 동안 매주 마감에 쫓기는 삶을 이어오다 보니 그 조급한 마음이 창작자로서 지켜야 할 기준을 지키지 못했다”고 자백한 바 있다. 과로가 근절되지 않는 건 플랫폼에서 요구하는 절대적인 작업량 자체가 많기 때문이다. 매주 연재당 최소 65~70컷을 내야 하는데이는 보조작가를 둬도 일주일 내 소화하기 어려운 분량이다. 콘티부터 후보정까지 최소 7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각 작업마다 최소 2~30시간이 소요되는 까닭이다. 신인작가의 경우 이 모든 작업을 끝내고 회차당 받는 금액은 50만원 안팎에 그친다. 하 위원장은 “최근엔 경기 악화로 산업이 위축되며 비교적 잘 나가는 작가들마저 궁지에 몰린 상황”이라며 “거대 플랫폼과 직고용한 한 작가는 보조작가 월급, 월세 등을 다 내고 나면 50만 원도 남지 않는다고 한다”고 전했다. 실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4 웹툰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웹툰 작가들은 일주일 중 5.9일을 창작 활동에 썼고, 창작하는 날에는 평균 10.1시간을 일했다. 각각 5.8일, 9.5시간이었던 전년보다 지표가 모두 후퇴했다. 반면 수익은 저조하다. 2023년 내내 작품을 연재한 웹툰 작가의 연수익 중위값은 3800만 원에 불과했다. 같은 해 우리 국민의 4인 가족 기준 월 가구소득 중위값은 540만 원, 연소득 환산 시 6480만원이었다. 논란이 이어지자 정부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모인 ‘웹툰상생협의체’에서 체결한 협약 내용을 바탕으로 지난해 만화 분야 표준계약서 제·개정안 8종을 발표했다. 연재 50회당 2회 휴재권 의무화 등의 내용을 담았지만 법적 강제력이 없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이에 노조 측은 협약 내용에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기 위해 지난 4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단체교섭을 신청했으나 회사 측에서 “노조법상 근로자로 인정할 수 없다”며 거절한 상태다. 김효신 소나무노동법률사무소 노무사는 “역시 특수고용직인 대리운전 기사들의 경우 노조법상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아 실제로 교섭하고 있는 사례가 있다”며 “노란봉투법 시행 시 사용자 범위가 원청까지 확대되는 만큼 교섭을 요구할 근거가 더욱 명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무서운 신예들…고지원·유현조 '공동 선두'
서경골프 골프일반 2025.07.31 16:35:21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인왕 유현조(20·삼천리)는 올해 ‘2년 차 징크스’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14개 대회에 출전해 네 번을 제외하고 모두 톱10에 들며 대상 포인트 2위(312점)와 상금 7위(4억 9343만 원)에 올라 있다. 평균 타수는 69.91타로 전체 1위다. 평균 버디율 4위(22.22) 등 대부분 지표에서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최근 7개 대회 연속 톱10 행진 중이다. 그런 유현조에게 없는 것 딱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우승이다. 여러 차례 기회가 있었지만 번번이 마지막 고비에서 무너지며 경쟁 선수가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준우승 1회, 3위 2회. 2주간의 투어 휴식 동안 절치부심한 유현조가 올 시즌 전반기 마지막 대회이자 신생 대회에서 시즌 첫 승이자 2024년 9월 메이저 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이후 11개월 만의 통산 두 번째 우승을 향한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유현조는 31일 강원 원주의 오로라 골프&리조트(파72)에서 열린 오로라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10억 원) 1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를 7개나 떨어뜨리며 6언더파 66타를 쳐내 3위 그룹과 1타 차 공동 선두에 올랐다. 10번 홀부터 출발한 유현조는 첫 홀과 12번 홀(파3)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잡아내며 순조롭게 경기를 시작했다. 13번 홀(파5)에서 1m 남짓 거리의 파 퍼트를 놓치며 1타를 잃었지만 15번(파4)과 16번 홀(파4) 연속 버디로 곧바로 스코어를 만회했다. 후반에도 유현조의 좋은 감은 그대로 이어졌다. 3번(파4)과 4번 홀(파4)에서 또다시 연속 버디를 떨어뜨리며 단숨에 리더보드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7번 홀(파5)에서도 3온 1퍼트로 가볍게 버디를 보탰다. 경기 후 유현조는 “이번 대회부터 새로운 캐디와 함께했는데 생각보다 호흡이 좋아 걱정을 덜었다. 실수가 네 번 정도 있었지만 중장거리 퍼트가 잘 들어가 전체적으로는 만족스러운 날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라운드는) 그린 사이드의 경사와 위치를 잘 파악하고 무리한 공략보다는 파 세이브를 목표로 하겠다. 파5 홀에서 기회가 왔을 때 버디를 노릴 생각”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연속 톱10 기록에 대해서는 “특별히 의식은 안 하는데 (계속) 하면 좋겠다”고 했다. 투어 통산 3승을 거둔 고지우의 동생이자 올 시즌 드림(2부) 투어를 주로 뛰며 1부 출전을 병행하고 있는 고지원(21·삼천리)이 유현조와 같이 6언더파를 적으며 생애 첫 승을 낚을 채비를 마쳤다. 1번 홀(파5)에서 193야드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을 홀 옆 60㎝ 거리에 떨어뜨려 잡은 이글은 이날 고지원 플레이의 백미였다. 휴식기 동안 2부 투어 대회를 나가고 일본 투어 퀄리파잉 1차 예선도 치른 그는 “배우는 게 너무 많아서 딱히 힘들다는 생각이 안 든다”고 했다. 이어 “드림 투어는 우승을 목표로 매 대회하고 있고 1부에서도 내년에 잘 준비하기 위해서 많이 배운다는 생각으로 치고 있다”고 했다. 통산 19승의 박민지도 첫날 힘을 냈다. 박민지는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떨어뜨리는 순도 높은 플레이를 펼치며 5언더파를 적어 올 시즌 첫 승 달성을 향해 순조롭게 출발했다. 박민지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 고(故) 구옥희, 신지애가 갖고 있는 통산 최다승 기록(20승)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더불어 2017년 데뷔 이후 매 시즌 승수를 쌓은 기록도 이어간다. 올해 롯데 오픈에서 데뷔 첫 승을 거둔 박혜준도 박민지와 같은 5언더파 공동 3위. 이미 시즌 3승을 거둔 상금·대상 포인트 선두 이예원은 4언더파를 적어 ‘전반기 4승’ 기대를 부풀렸다. -
"유명 브랜드 믿고 샀는데…알고보니 '농약 범벅'?"…델몬트 수입 용과, 무슨 일?
문화·스포츠 라이프 2025.07.31 16:16:14글로벌 청과 브랜드에서 판매한 베트남산 용과에서 잔류농약이 초과 검출돼 당국이 긴급 회수에 나섰다.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수입·판매업체인 '한국델몬트후레쉬프로듀스㈜'가 수입해 판매한 베트남산 용과에서 살균제 성분인 티아벤다졸이 기준치보다 과다 검출됐다고 밝혔다. 문제의 용과는 글로벌 청과 브랜드 델몬트의 한국 법인인 한국델몬트후레쉬프로듀스가 베트남 수출업체(HOANG PHAT FRUIT COMPANY LIMITED)로부터 총 10.5톤을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출된 티아벤다졸은 감귤류나 고구마 등에서 사용되는 살균제로 농산물의 저장·운송 과정 중 부패 방지를 위해 쓰이는 성분이다. 식약처 조사 결과 해당 용과에서는 0.11mg/kg이 검출돼, 기준치(0.01mg/kg 이하)를 11배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티아벤다졸은 소량 노출 시 인체에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과다 섭취하면 위장 장애, 간·신장 기능 저하, 알레르기 반응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어린이와 같은 민감군에게는 더 큰 건강 피해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식약처는 해당 제품의 유통을 즉시 중단하고 회수 조치에 착수했으며 제품을 이미 구매한 소비자들에게는 섭취를 중단하고 구입처에 반품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식약처는 "식품 관련 불법 행위를 발견한 경우, 불량식품 신고전화(1399) 또는 식품안전정보 앱 '내손안'으로 신고해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식약처와 세계보건기구(WHO)는 농약 잔류 우려가 있는 과일·채소는 껍질을 벗기고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거나 삶거나 데치는 방식으로 섭취 전 조리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 같은 과정에서 농약이나 이물질 대부분이 제거된다. -
관세 10%p 깎는데 4500억불…"투자수익 90% 美로"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5.07.31 15:59:18정부가 상호관세 10%포인트를 내리기 위해 미국 측에 약속한 금액은 대미 투자펀드 3500억 달러, 액화천연가스(LNG) 등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 1000억 달러를 합쳐 4500억 달러(약 625조 원)에 이른다. 이는 유럽연합(EU)이나 일본(5500억 달러)보다는 낮지만 올해 우리나라 본예산(673조 원)과 맞먹을 정도로 큰 금액이다. 특히 투자에서 발생하는 이익의 90%를 미국에 유보(retain)한다는 조건까지 포함돼 향후 투자 조건과 해석을 둘러싼 논란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투자 펀드는 전체 금액을 한꺼번에 납입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 수요가 발생할 때마다 돈을 조달하는 ‘캐피털콜’ 형태로 구성된다. 미국이 유망 투자 프로젝트를 발굴해 한국 측에 제시하면 한국이 여기에 응하는 조건이다. 이때 미국은 투자 기업에 대해 구매 보증을 서주는 형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직접 지분 투자를 5% 미만으로 묶기로 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펀드 구조가 짜여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수익 유보 조항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30일(현지 시간) 협상 타결 후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한국이 투자한 3500억 달러 수익의 90%는 미국민에게 간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이미 일본에도 똑같은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90% 수익 유보가 무슨 뜻인지 많은 연구를 했다”며 “일종의 재투자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펀드에서 수익이 나더라도 이를 다시 한국으로 가져가지 않고 재투자하는 조건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 대 정부 펀드이기 때문에 민간 펀드와는 다소 성격이 다른것 같다”며 “향후 문구 해석을 두고 논란이 빚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협상에서 또 하나의 핵심은 미국산 LNG 수입이다. 한국은 앞으로 3년 반에 걸쳐 1000억 달러(139조) 규모의 LNG를 미국에서 수입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LNG 수입액인 400억 달러의 2.5배에 달하는 수치다. EU가 같은 기간 7500억 달러의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약속했고 일본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균형을 맞춘 가운데 한국은 직접적인 수입 확대 방식으로 대응했다. 미국산 LNG 수입 확대가 현실화할 경우 계약 조건에 따라 국내 가스 도입 단가가 평균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존 카타르·호주산 장기 계약에 더해 미국산까지 수입 다변화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단기간에 가격 충격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산 LNG는 대부분 자유화된 계약 구조로 목적지 제한이 없어 유연성은 높지만 그만큼 시장 상황에 따라 단기 가격 변동 폭이 클 수 있다는 게 약점이다. 또 미국산 LNG가 대규모로 도입될 경우 기존 중동·아시아 수입선과의 계약 조정도 불가피해 위약금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어 정부는 다음 주 구체적으로 대미 투자 펀드 조성 방식, LNG 수입 조건, 산업별 파급효과 등에 대해 국민들에게 설명할 예정이다. -
국민의힘 "車 관세 12.5% 이하로 관철시켰어야…사실상 협상 실패"
정치 정치일반 2025.07.31 15:19:38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대규모 대미 투자를 조건으로 상호 관세를 15%까지 낮추기로 합의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이 31일 “조건과 규모 면에서 국익을 지킨 합리적인 협상이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단순히 상호 관세를 기존보다 낮췄다는 이유로 ‘선방’했다고 생각한다면 통상에 대한 무지를 드러낸 것이며 단순한 숫자로 국민을 현혹하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부과하는 품목별 관세가 15%로 결정된 것을 두고 “일본, EU와 동등해지려면 12.5% 이하의 관세율을 관철시켰어야 했다”고 짚었다. 그는 “우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로 자동차 등 대부분 수출품에 관세율 0%를 유지해 온 반면, 일본과 EU는 품목별 관세를 적용받아 왔다”며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만 보더라도 일본과 EU는 그동안 2.5%의 관세율을 적용받아 왔기 때문에 15% 관세 협상으로 12.5% 높아졌을 뿐”이라고 분석했다. 대미 투자 규모가 지나치게 과도한 수준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규모는 GDP 대비 약 20.4%에 육박하는 수준”이라며 “일본은 GDP 대비 13.1%, EU는 6.9% 수준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어 “경제 규모가 각각 2.5배와 11배가 더 큰 일본, EU와 동등한 관세를 적용받은 건 사실상 협상 실패”라고 주장했다. 투자 액수와 방법을 두고도 “3500억 달러의 부문별 투자 액수와 방식이 깜깜이”라며 “미국이 소유·통제하는 투자 프로젝트에 투자할 경우 수익 배분을 어떻게 하는지조차 의문”이라고 했다. 이어 비관세 장벽 협상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다는 점과 협상 결과에 안보 관련 합의가 포함되지 않아 협상의 지렛대 역할로 사용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는 샴페인을 터뜨리기 전에, 아직 끝나지 않은 협상에 대해 면밀히 점검하고 그 내용을 국민께 소상히 알리는 데 주력하기 바란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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