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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더' 이미지 노리는 시진핑, 독일서 저서 출간
국제 정치·사회 2025.10.15 11:24:42미·중 무역전쟁이 해상 분야까지 번진 가운데 중국이 시진핑 주석의 다자주의 관련 발언집을 영문으로 출간하며 국제 여론전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립주의 행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시 주석이 본인을 국제질서의 새로운 리더로 내세우려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과 주독중국대사관 등은 지난 14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시진핑: 국정운영을 논하다’(習近平談治國理政) 제5권 영문판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책에는 시 주석이 2022년 5월 27일부터 지난해 12월 20일까지 발표한 보고서·연설·강연 등이 수록됐다. 앞서 발간된 1~4권도 영어·프랑스어 등 다국어로 번역됐으며, 1권은 지난 2015년 한국어로도 번역된 바 있다. 이번에 출간된 5권은 시 주석이 개 서방 시장경제 체제의 대안이라고 내세우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 하에서의 중국의 발전과 세계에서의 역할에 초점을 맞췄다. 신화통신은 “이 책은 중국이 세계에 가져다주는 혜택과 기회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함양한다”며 “회의에 참석한 국내외 인사들은 책이 중국만의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의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올 들어 본인을 다자주의 질서의 새로운 리더로 포장하는 작업에 공들이고 있다. 상하이협력기구(SCO), 일대일로 등 자국 주도 국제기구를 통해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신흥국)에 매력공세를 펼치는 것은 물론, 세계무역기구(WTO)와 유엔 등 기존 국제질서에서도 몸값 높이기에 나섰다. 지난달 말 열린 유엔총회에서 리창 국무원 총리가 WTO 개발도상국 특혜를 포기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시 주석은 바로 다음날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고점 대비 최대 10% 감축하겠다’고 고 선언하며 ‘다자주의 수호자’로서의 중국의 이미지를 더욱 굳혔다. 시 주석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변화를 “최대 사기극”이라고 맹비난한 직후에 나와 더욱 시선을 끌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에 바탕을 둔 무차별적인 고관세 드라이브로 동맹국은 물론 적대세력 모두에 타격을 주는 상황에서 시 주석은 자신이 글로벌 거버넌스 중심이란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짚었다. 시 주석의 글로벌 리더 굳히기 행보는 연말로 갈수록 더욱 과감해질 전망이다. 당장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세기의 담판’이 예정돼 있다. 중국은 최근 며칠 새 희토류 수출 규제, 미국 선박 특별항만세 부과,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 제재 등을 연달아 내놓으며 APEC을 불과 보름 가량 앞두고 대미 공세 수위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있다. 희토류 수출 규제 발표 직후 중국에 100% 추가관세를 부과하겠다며 격분한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 증시가 휘청이자 하루 만에 “존경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잠시 실수했을 뿐”이라며 꼬리를 내렸다. FT는 전직 미국 관리의 말을 인용해 이번 후퇴를 ‘메가 타코’(Trump Always Chickens Out·트럼프는 항상 꽁무니를 뺀다)라고 평가하며 “시 주석이 타코를 정확히 꿰뚫어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
'스텔스·전투성능 강화'…한화오션, 차세대 전략 수상함 첫 공개
산업 기업 2025.10.15 11:03:21한화오션(042660)이 지난 14일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제3회 차세대 스마트 함정 기술 연구회'를 통해 '차세대 전략 수상함'을 공개했다고 15일 밝혔다. 차세대 스마트 함정 기술 연구회는 스마트 함정 기술과 전망 등을 발표하고 교류하는 자리로 서일준 국회의원, 부석종 전 해군참모총장 등 국내외 관계자와 전문가 100여명이 참석했다. 한화오션은 이 자리에서 공개한 ‘차세대 전략 수상함’에 대해 해상, 공중, 우주, 사이버 영역까지 다중영역으로 변화하는 미래전장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전투성능과 생존성, 운용 효율성, 다양한 임무에 대한 유연성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어성철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장 사장은 "한화오션의 기술력과 혁신의 의지를 담은 결과물"이라며 "글로벌 안보환경의 변화와 우리나라를 둘러싼 해양패권 경쟁이 높아지고 있어 이를 대비한 대안으로 새로운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차세대 전략 수상함'의 외형은 기존 수상함과는 다른 첨단 선형을 하고 있으며 거친 해상 환경에 쉽게 운항할 수 있는 파랑관통형 선수와 스텔스 성능을 대폭 강화한 텀플 홈(Tumble home) 선체를 갖고 있다. 또 크기를 키우기 보다 컴팩트 한 선체에 강력한 전투성능을 갖춰 적은 승조원으로도 오랫동안 생존할 수 있게 디자인됐다. 스텔스 선형으로 상대에게 발견되지 않으면서 탄도미사일, 드론 등 다양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무기체계를 단계별로 배치한 다층 방어와 자동화, 인공지능을 하나의 네트워크를 운용할 수 있게 한 것도 특징이다. 급박한 전투 상황에서 빠르고 유연하게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스마트 함교를 설치했고 승조원의 쾌적한 승선생활을 위한 인간공학 설계, 다수∙다종의 무인체계 탑재를 위한 미션 베이(Mission-Bay) 등 갖춰 다양한 전장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이번에 공개한 '차세대 전략 수상함'을 기본으로 한 플랫폼을 개발해 앞으로 20~30년 이상 대한민국 해군의 최전선에서 복합적 위협에 대응하고 K-해양방산의 대표상품이 될 수 있는 수상함으로 완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트럼프 스톡커] 美조선 열등한데 中보복만, '마스가'는 신기루
국제 정치·사회 2025.10.15 09:45:09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한미 조선업 협력을 상징하는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가 미국 현지 시설·인력 낙후, 중국의 대미 보복 등으로 벌써부터 흔들리고 있다. 한국의 대미 조선업 협력은 미국의 제조업이 고임금, 혁신 부족으로 반등을 꾀하기 여려워진 상황에서 애초부터 일방적인 지원 사격 형식으로 구성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협박이 아니었다면 굳이 한국 기업이 거액을 들여 미국의 허술한 조선업을 일으켜 세워 줄 이유가 없었다는 뜻이다. 마스가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는데도 트럼프 행정부는 외환위기까지 초래할 수 있는 무역 합의 조건을 내걸며 관세율 인하를 미루고 있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중국까지 한국의 조선업 협력을 미중 무역 갈등의 볼모로 삼으면서 국내 기업을 위축시키고 있다. 한국 기업이 고래 싸움에 낀 새우가 된 꼴이다. 일각에서는 한국이 세계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몇 안 되는 산업인 데다 안보와도 직결된 업종인 만큼 해운, 원자재 공급 등 조선업의 전후방 산업까지 언제든 미중 대결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李, 215조원 투자 약속하고 필리조선소까지 달려갔지만…트럼프에 ‘윈윈’은 없어 마스가 프로젝트는 한미 무역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 한미 조선업 협력 계획이다. 한국 정부는 지난 7월 30일(현지 시간) 마스가 프로젝트를 앞세워 3500억 달러(약 500조 원) 규모의 대미 직접 투자 등을 조건으로 한 큰 틀의 한미 무역 합의를 맺었다. 한국의 기술력과 미국의 시장을 결합해 ‘윈윈’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당초 한국 정부 관계자들의 기대였다. 한국은 한미 조선업 협력사업을 위한 1500억 달러(약 215조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마스가 프로젝트를 계기로 한 한미 협력 확대 계획에 고무된 이재명 대통령도 8월 26일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필라델피아의 한화(000880) 필리조선소를 찾아 미국 해양청이 발주한 국가안보 다목적선 ‘스테이트 오브 메인(State of Maine)’호의 명명식에 참석했다. 명명식은 선박을 건조한 뒤 이름을 지으며 안전 운항을 기원하는 행사다. 이 자리에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도 동참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축사에서 “대한민국의 조선업이 미국의 해양 안보를 강화하고 조선업 부활에 기여하는 새로운 도전의 길에 나선다”며 “마스가 프로젝트로 한국과 미국의 조선업이 더불어 도약하는 윈윈 성과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필리조선소는 앞으로 미국 최고의 조선소로 거듭날 것”이라며 “필리조선소를 통해 72년 역사의 한미동맹은 안보, 경제, 기술 동맹이 합쳐진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의 새 장을 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필리조선소는 1801년 미국 해군조선소로 설립돼 1997년 민영조선소로 전환된 곳이다. 한화그룹이 1억 달러(약 1400억 원)에 이 조선소를 인수한 것은 지난해 12월이다. 이는 한국 조선기업의 미국 현지 조선소 첫 인수 사례이기도 하다. 이후 한화는 미국 해양청에서 3억 달러어치 국가안보 다목적선 5척 건조를 의뢰받았다. 이 가운데 하나인 스테이트 오브 메인은 평시에는 해양대 사관생도 훈련용으로 활용되다가 비상시에는 재난 대응 및 구조 임무를 수행할 방침이다. 대통령실은 이를 두고 한국의 조선 전문기업인 DSEC가 설계와 기자재 조달에 참여하기에 한미 간 대표적 조선 협력 사례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대통령은 필리조선소에서 “한미 조선 협력의 주역은 기업인과 근로자 여러분”이라며 “한국의 기업인과 근로자들이 허허벌판에 ‘K-조선’의 기적을 일궈냈듯 한미가 힘을 모아 마스가의 기적을 현실로 빚어내자”고 독려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도 현장에서 이 대통령에게 “필리조선소에 투자를 추가해 생산 능력을 현재의 연 1.5척에서 20척 내외로 확대하겠다”며 “중장기적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대형 첨단 선박도 제조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겠다”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달 5일 미국 버지니아주 노퍽 해군기지에서 열린 해군 창건 250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전 세계에서 들어올 수천억 달러의 투자와 인력을 통해 조선소를 부활시킬 것”이라며 “그들이 미국에서 선박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우리는 더 많은 함정을 설계하고 있고 미 해군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함정을 건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낙후된 시설에 돈 4~5배 들고 숙련공도 無…한화 조선 물량, 실제론 美 아닌 거제도서 제작 문제는 마스가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조선업을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일찌감치부터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왔다는 점이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에 따르면 미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이미 9만 달러에 육박해 3만 5000달러 안팎인 한국보다 월등하게 높다. 조선업이 전형적인 노동 집약적 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단순히 기술 문제로 극복할 수준이 아니다. 게다가 현지 조선소는 대다수가 부실한 상태로 방치돼 있고, 조선업 패권도 한국과 중국등에 넘어간지 오래라 미국 내에서는 현지 숙련공을 구하기도 힘들다. 조선업이 해군 군수 사업과 직결돼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강한 육성 의지를 가진다 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결과로 끝나기 십상인 상태라는 것이다. 해군 전력을 극대화해야 했던 2차 세계대전 때만 하더라도 미국 조선소에서는 100만 명이 넘는 인원이 일했으나, 현재에는 전국에 사업장조차 몇 군데 남지 않았다. 남은 일감마저 해외에 수출할 물량이 아니라 미국 해군 군함 건조·수리 작업이다. 이런 까닭에 한화그룹이 지난해 12월 한국의 중소형사 규모도 될까 말까 한 필리조선소를 인수할 때도 업계에서는 이 회사가 조선업 거점보다는 태양광 등 다른 미국 사업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실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2일 한화그룹이 만들 미국 선적 선박 12척 가운데 미국산 천연가스를 아시아와 유럽으로 운반할 대형 LNG 운반선 2척은 거의 모든 건조 작업이 한국 거제도에서 이뤄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필리조선소에서는 한국에서 만든 LNG 운반선들이 미국 법과 해양안전기준을 준수하도록 점검하고 보완하는 작업만 이뤄진다는 내용의 보도였다. WSJ에 따르면 이는 한화 필리조선소가 아직 복잡한 대형 선박 건조를 할 역량을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 동안 미국에서는 이보다도 더 단순한 LNG 운반선을 건조하려고 했다가 공기 지연과 비용 초과 사태를 겪은 바 있다. WSJ가 인용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필리조선소에서 유조선(탱커)을 건조하는 비용은 2억 2000만 달러(약 3100억 원) 이상에 달한다. 반면 이를 중국이나 한국에서 만드는 비용은 약 4700만 달러(670억 원)에 불과하다. WSJ는 “대양을 건널 수 있는 선박을 미국에서 건조하는 비용은 한국이나 중국보다 4~5배 더 든다"고 지적했다. 미국 조선업을 이렇게 주저앉게 만든 요인은 역설적으로 해당 산업을 보호할 목적으로 1920년 제정한 연안무역법 제27조, 이른바 ‘존스법’이다. 이 법은 미국 국내 항로를 오가며 상품을 실어나르는 배들의 소유권, 인원 등이 75% 이상 미국에 속해야만 한다고 규정한다. 이 법으로 미국 조선소들은 내수 수요만으로 편하게 운영되면서 경쟁력이 급락했고, 이제는 그 실력이 상업 선박용으로는 소형만 겨우 만드는 수준으로 전락했다. 미국 조선소는 배 만들 능력도 없는데…中까지 한화오션(042660) 美자회사 5곳 제재 가뜩이나 미국 조선업에 대한 투자의 미래도 불투명한데 트럼프 대통령의 고강도 이민 단속은 국내 업체들을 옴짝달싹하지 못할 처지로 내몰았다. 특히 지난달 5일 현대차(005380)·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배터리 회사) 건설 현장에서 미국 이민 당국이 316명의 한국인 근로자를 대거 구금한 사태는 조선 업계에도 충격으로 다가왔다. 미국 내에 숙련공도 없으면서 정치적 목적으로 비자 제한 조치 카드만 강력하게 꺼내면서 안 그래도 낙후한 미국 내 조선소 운영에 골머리를 앓는 한화·HD현대(267250) 등의 입장에 찬물만 끼얹었다. 여기에 업계 경쟁국인 중국까지 마스가 프로젝트에 딴지를 걸고 나서면서 한국 기업이 받는 압박 수위는 더 높아졌다. 미중 무역 대결에 조선업이 볼모로 잡힌 모양새가 된 까닭이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14일 "미국이 중국에 대해 취한 해사·물류·조선업 (무역법) 301조 조사 조치에 반격하기 위해 ‘한화오션의 5개 미국 자회사에 대한 반격 조치 채택에 관한 결정’을 공표한다"고 밝혔다. 제재 대상 업체는 한화쉬핑과 한화 필리조선소, 한화오션USA인터내셔널, 한화쉬핑홀딩스, HS USA홀딩스 등이다. 중국의 조직·개인 누구도 이들 업체와 거래하거나 협력하지 말라는 게 해당 조치의 골자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입장문에서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는 미국 정부의 조사 활동에 협조하고 지지해 중국의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에 위해를 끼쳤다”며 “중국은 이에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한다”고 주장했다. 한화오션이 항만 수수료 부과 등 미국의 대중 해운 제재에 협조한 부분이 불쾌하다는 의미였다. 앞서 미국은 무역대표부(USTR)가 중국 조선·해운사들에 관세와 항구 이용료를 부과하겠다고 공표했고 중국과의 이른바 ‘관세 휴전’ 기간에도 이를 걷기 시작했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도 이에 지난달 28일 ‘중국 국제 해운 조례’ 개정안을 서명·공포하며 맞불을 놓았다. 이는 중국과 국제 해운 조약·협정을 체결하거나 이에 참여한 국가가 규정을 위반해 중국에 손실을 끼친 경우 그 국가에 행동 중단을 요구하거나 규약을 중단할 수 있다는 내용의 법안이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한화는 중국 선박에 대한 미국의 입항 수수료 부과로 가장 수혜를 보는 기업 가운데 하나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오후 별도 입장문을 또 내고 “미국이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를 근거로 자국 선박에 대해 입항 수수료를 징수하기 시작했다”며 “미국의 조사를 도운 외국 기업도 보복 대상”이라고 재천명했다. 현재 미중 양국은 이달 말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정상회담를 추진하면서도 중국의 희토류 기술 수출 제한과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 미국의 100% 추가 관세 예고와 중국산 식용유 수입 중단 검토 등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번 조치로 당장 한화가 피해를 입지는 않겠지만, 미중 간 갈등이 격화될 경우 실질적인 손해까지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상황이 심각해질 경우 한국 조선사에 대한 후판 공급 중단, 중국계 화주의 한국 기업 미국 조선소 건조 선박 거래 금지 등의 조치가 잇따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물론 중국의 제재가 없어도 시설, 인력 등이 절대적으로 열악한 미국 조선소에서 10년 내에 유의미한 선박을 건조하기도 어렵지만 말이다. 심지어 한국은 마스가 프로젝트를 약속까지 해 놓고 3500억 달러 대부분을 현금성 달러로 투자하라는 등 미국의 무리한 요구에 발목이 잡혀 아직까지 25% 관세를 그대로 내고 있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한화오션 '차세대 전략 수상함' 공개…"미래 K해양방산 이끈다"
사회 전국 2025.10.15 08:57:27한화오션이 급변하는 전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차세대 전략 수상함'을 공개했다. 한화오션은 지난 14일 서울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제3회 차세대 스마트 함정 기술 연구회'에서 최신의 스마트 함정 기술을 결집한 '차세대 전략 수상함'을 선보였다고 15일 밝혔다. 이번에 공개한 차세대 전략 수상함은 해상, 공중, 우주, 사이버 영역까지 다중으로 변화하는 미래전자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전투 성능과 생존성, 운용 효율성, 다양한 임무에 관한 유연성을 갖추고 있다. 외형부터 기존 수상함과는 다른 첨단 선형을 하고 있다. 거친 해상 환경에 쉽게 운항할 수 있는 파랑관통형 선수와 스텔스 성능을 대폭 강화한 텀플 홈(Tumble home) 선체를 갖췄다. 또 강력한 전투 성능을 갖춰 약 70명의 최소 승조원으로 운용할 수 있으며, 인공지능(AI)과 자동화 시스템을 기반으로 수명주기 전반에서 성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아울러 다수·다종의 무장을 갖춘 전투 성능, 스텔스 설계 및 기가급 초고강도강을 사용한 충격 강화구조로 설계됐다. 의사결정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는 스마트 함교, 승조원의 쾌적한 승선생활을 위한 인간공학 설계, 다수∙다종의 무인체계 탑재를 위한 미션 베이(Mission-Bay) 등 갖춰 다양한 전장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차세대 전략 수상함을 기본으로 한 플랫폼을 개발, 앞으로 20~30년 이상 대한민국 해군의 최전선에서 복합적 위협에 대응하고 K해양방산의 대표상품이 될 수 있는 수상함으로 완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美 "中 식용유 안 살수도…100% 관세, 더 빨리 부과가능"[이태규의 워싱턴 플레이북]
국제 정치·사회 2025.10.15 07:04:30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식용유 및 다른 교역 품목과 관련된 중국과의 사업 관계를 단절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중 갈등이 기싸움을 넘어 벼랑 끝 대치로 진화하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이 의도적으로 미국의 대두를 사지 않고 우리 대두 농가들에 어려움을 주는 것은 경제적 적대행위라고 믿는다"며 이 같이 적었다. 또 "우리는 식용유를 손쉽게 생산할 수 있으며 중국으로부터 그것을 구입할 필요가 없다"고 자신했다. 중국이 미국산 대두 구입을 중단하며 미국의 대두 가격은 폭락, 미국 대두 농가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년 중간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인 대두 농가의 민심이 심상치 않자 트럼프 대통령도 조바심을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최근 며칠 간 미중 관계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지난 10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를 비판하며 오는 11월 1일부터 100%의 추가관세를 예고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이틀 만인 1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훌륭한 지도자'라며 유화 메시지를 냈다. 중국도 같은날 상무부 발표를 통해 미국의 추가관세에 보복 관세를 언급하지 않으며 수위조절을 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13일 미국과 중국이 서로의 선박에 대해 입항 수수료를 발효하면서 긴장감은 다시 높아졌다. 특히 중국은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가 미국의 조사에 협조해 중국의 이익을 해쳤다며 자회사 5곳을 겨냥한 제재도 14일 발표했다. 미중 갈등이 대두→해운→조선→식용유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14일에도 미국에서는 중국에 대한 압박성 발언이 쏟아졌다. 중국과의 회담에 전면에 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중국이 다른 모든 나라도 끌어내리고 싶어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이 경기 침체(recession)나 불황(depression)의 한 가운데에 있다고 규정하며 세계경제도 동반해서 끌어내리려 한다고 비판했다. 한 나라의 재무장관이 상대국의 경제 상황이 ‘침체’에 있다고 규정한 것은 이례적으로, 중국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이다.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중국과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취할 대응책 초안을 갖고 있다"며 "미국은 이번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총회를 기해 주요7개국(G7) 재무장관 회의에서 이 문제를 우선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중국으로 소프트웨어를 수출하는 기업에 자격 취득을 요구한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며 "이는 중국 산업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 소식통은 "미국이 중국에 100% 추가관세를 매겨도 지난 4월과 같은 시장 혼란은 촉발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감도 보였다. 그 때와 달리 여러 나라들과 무역합의를 체결했고 대중 무역적자도 올해 이미 25% 감소했으며 서구 및 아시아 민주주의 국가들과의 단결 측면에서 훨씬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는 게 근거다. 종합하면 미중 회담을 앞두고 미국은 중국과 파국을 맞아도 괜찮다며 협상에서 우위에 있다는 점을 피력하는 것으로 읽힌다.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3일 워싱턴DC에서 미중 고위급 실무당국자간 소통을 했다며 미중 갈등을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14일 CNBC인터뷰에서 말했다. 다만 그는 "11월 1일 100% 관세가 부과되나"라는 질문에 "그보다 빨라질 수 있다"며 "중국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미중 대화의 움직임은 계속 감지되고 있다. 미국 측 소식통은 당초 중국이 베선트 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 간 회동을 APEC 정상회의 이후 열리기를 희망했지만 최근에는 기조를 바꿔 미중 정상회담 전에 열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
MASGA 상징 겨냥한 중국… 韓 타깃 제재 확대 우려[Pick코노미]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10.15 05:30:00중국이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을 겨냥한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중 무역 전쟁이 고조되는 가운데 우리 기업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 된 것이다. 이번에는 한화오션의 미국 현지 투자만 겨냥했지만 향후 미중 갈등 진행 상황에 따라 국내 조선업 전반을 대상으로 초강력 제재 조치가 따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14일 “미국이 중국에 대해 취한 해사·물류·조선업 관련 무역법 301조 조사 조치에 대한 대응으로 한화오션 5개 미국 자회사에 대한 반격 조치 채택 결정을 공표한다”고 밝혔다. 제재 대상은 한화쉬핑을 비롯해 8월 이재명 대통령이 방문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화 필리조선소, 한화오션USA인터내셔널, 한화쉬핑홀딩스, HS USA홀딩스 등이다. 중국 측이 지목한 이번 조치를 취하게 된 표면적 이유는 중국 선박에 항만세를 부과한 미국의 무역법 301조 조사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조치는 국제법과 국제 관계 기본 규범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중국 기업의 합법적 권익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면서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는 미국 정부의 조사를 지원하고 지지함으로써 중국의 주권·안보, 그리고 발전 이익을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날 새벽부터 미국이 부과하는 항만세와 같은 성격의 특별 입항료 부과하겠다며 맞불을 놓기도 했다. 다만 중국의 속내는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 견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미 중국은 한미 조선 협력 움직임을 두고 자국 조선업과 해군력을 겨냥한 움직임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왔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사설을 통해 마스가를 “위험한 도박”이라고 규정했고 “한국 배가 미군 작전에 쓰일 경우 한국이 곤란해질 수 있다”며 중국군과의 충돌 가능성을 공공연히 언급한 바 있다. 조선업은 중국이 공급량의 90%를 쥐고 있는 희토류 못지않은 미국의 취약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선박 1910척 중 미국의 수주 물량은 2척에 불과했다. 사실상 조선업의 불모지인 셈이다. 미국은 자체 상선을 확보할 능력을 상실한 것은 물론 세계 최강으로 여겨지는 미 해군력을 유지하는 데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법을 개정해가며 미국 조선업 부활을 시도하는 배경에도 이 같은 위기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 반대로 중국으로서는 안보전략 차원에서 미국 조선업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 이에 선박 건조와 해상 물류 영역에서 중국이 가진 막대한 공급 능력을 무기로 미국의 조선업 재건 시도를 가로막겠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화 필리조선소는 한화가 1억 달러를 들여 매입한 뒤 5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선언한 곳으로 한미 마스가 협력의 상징으로 통한다. 전문가들은 일단 이번 조치는 실질적인 공세라기 보단 ‘1단계 경고’ 성격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날 가해진 제재만으로는 한화오션의 영업 활동에 실질적 피해가 나타나지는 않아서다. 조선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필리조선소는 아직 대형 선박을 건조할 역량을 갖추지 못해 중국 기업과 직접 거래를 할 일이 없다”며 “당장 한국을 때린다기보다 미국에 대한 정치적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도 “중국 내 사업 비중이 크지 않으면서도 한미 협력의 상징으로 통하는 한화오션을 타깃으로 삼은 것으로 해석된다”며 “한화가 방위산업체라는 것 또한 목표 설정의 배경 중 하나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중국계 선박을 대상으로 순톤당 50달러(약 7만 20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한 날에 맞춰 중국이 이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400위안, 약 8만 원)의 상응 조치를 한 것도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은 미중 정상회담 전까지 협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문제는 미중 갈등이 더 격화하는 시나리오로 흘러갈 때다. 중국이 제재의 수위를 높이면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미국 조선소는 재건에 필요한 선박을 수주하는 단계부터 막힐 수 있다. 전 세계 해운 노선의 상당 부분이 중국을 중심으로 전개되기 때문이다. 실제 2023년 기준 중국 항만의 컨테이너 처리량은 3억 1034만 TEU로 전 세계 항만이 처리한 물량(8억 5820만 TEU)의 36%에 달했다. 게다가 해운 물류는 출발지에서 도착지까지 한 번에 가는 것이 아니라 권역별 주요 항만에 화물을 모은 뒤 장거리 항해하는 컨테이너선에 환적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부산에서 출발해 유럽을 가는 화물선에도 중국발 화물이 상당히 적재된다는 이야기다. 동북아시아~북미, 동북아~유럽을 잇는 노선에서는 중국 화주의 영향력이 상당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중국이 제재 대상 조선소에서 건조된 선박과의 거래까지 금지하면 미국산 선박은 글로벌 시장에서 사용 가치가 급락하게 되는 구조다. 국내 조선 업계에서는 한화오션은 물론 향후 한미 조선 협력에 가담하는 업체들이 중국의 제재 범위 안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16년 미중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 당시 유통·소매 업계가 영업정지·세무조사 등 강력한 보복 조치에 시달리며 수조 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던 일이 조선업에서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 중국이 한국 조선사에 대한 후판 공급을 막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과거에는 중국산 후판이 한국산에 비해 품질이 떨어졌지만 최근에는 품질 수준이 크게 올라와 업체에 따라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50%가량을 중국산 후판으로 조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중국이 후판 수출을 전면 금지할 경우 급격한 비용 상승 및 물량 부족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선박 전체 건조 비용 가운데 후판 비용은 20% 안팎에 이른다. 박기순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는 “마스가는 사실 단순한 경제협력이 아니라 안보 문제까지 걸린 양국 핵심 협력 과제”라며 “이를 가장 크게 돕는 곳이 한화이다 보니 1차 타깃이 된 것 같고 HD현대와 삼성중공업 등 국내 다른 조선 업체로까지 이 같은 제재가 확대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 조선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제재 조치가 국내 조선 업계 전반으로 번질 경우 타격은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지원과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정부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한중 통상 채널을 가동해 소통하고 대응 중”이라며 “추가 제재 가능성은 예단하기 어려우나 계속 예의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
[사설] 中 한화오션 美자회사 제재, 단순한 통상 갈등이 아니다
오피니언 사설 2025.10.15 00:05:00미중 무역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한미 관세 협상의 장기 교착과 중국의 공세 강화가 중첩된 ‘넛크래커 리스크’에 직면했다. 14일 중국 상무부는 한미 조선업 협력의 상징인 한화오션의 미국 소재 자회사 5곳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상무부는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는 미국 정부의 301조 조사 활동에 협조하고 지지해 중국의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위협했다”며 해당 법인의 중국 내 거래를 금지했다. 겉으로는 미국의 관세정책에 대한 보복 조치지만 실상은 미국에 협조적인 한국 조선산업을 겨냥한 경고 메시지에 가깝다. 중국은 이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위험한 도박”이라며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통상 갈등이 아니다. 중국의 항만세 보복은 이달 말로 예정된 미중 무역 담판을 앞두고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압박일 수 있다. 중국은 희토류 수출통제와 미국의 100% 추가 관세 조치로 이어진 관세 전쟁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갈등의 강도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문제는 그 불똥이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에 튀었다는 점이다. 중국이 미국의 조선업 재건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맡은 한국에 대한 분명한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중국은 조선업을 시작으로 반도체·배터리 등 한미 간 첨단산업 협력에 대해 노골적 견제를 가할 수도 있다. 만약 제재 대상을 미국 내 자회사를 넘어 본사·계열사까지 연계 기업으로 묶어 확대한다면 후폭풍은 엄청나게 커질 수 있다. 미중 무역 갈등이 롤러코스터를 타듯 전개되면서 한국에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의 3500억 달러 투자 압박과 중국의 보복이라는 두 칼날이 우리의 목을 동시에 겨누고 있는 형국이다. 상황이 이러한 만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미중 간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전략도 현실에 맞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 미중 무역 협상에 끼여 질식되는 최악의 결과만은 피해야 한다. 지금처럼 복잡한 국면에서는 이 대통령이 강조한 “(한미 동맹을 토대로) 주변국 관계도 국익과 실용의 관점에서 접근하겠다”는 원칙이 더욱 절실하다. 모호한 균형론보다는 냉철한 우선순위 설정과 실질적 대응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미중의 거대한 힘겨루기 속에서 한국이 ‘넛크래커의 덫’에 갇히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
삼성바이오 첫 배당할까…투자 vs 환원 고심
증권 국내증시 2025.10.14 17:59:56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창사 이래 첫 배당 지급에 나설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익잉여금이 무려 4조 원이 넘어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국내외 무역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데다 글로벌 회사들과의 경쟁도 매우 치열한 상황이라 배당 지급을 서두르긴 어려울 것이라는 신중론이 만만치 않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는 한화오션(042660), LG에너지솔루션(373220), SK스퀘어(402340), 크래프톤(259960) 등과 함께 코스피 입성 이후 ‘무(無)배당’ 기조를 유지 중이다. 2011년 설립 이후 단 한번도 배당 지급을 실시하지 않은 삼성바이오는 2022년 정기주주총회 당시 2025년 이후부터 “잉여현금흐름(FCF)의 약 10% 내외 범위에서 현금 배당을 검토할 수 있다”는 방침을 제시한 바 있다. 올 3월 발간한 사업 보고서에서는 “연내 배당 정책에 대한 검토와 안내가 있을 예정”이라고 전하며 기대를 키웠다. 배당 지급 여력은 충분하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집계한 연결 기준 올해 삼성바이오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 평균은 1조 9274억 원이다. 이는 지난해 1조 3201억 원 대비 46% 증가한 수치다. 배당 실탄도 확보한 상황이다. 올 2분기 별도 기준 삼성바이오의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말 대비 7000억 원 가까이 늘어난 4조 1031억 원이다. 2021년 말 7662억 원과 비교했을 때는 5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이익잉여금은 기업이 새로운 사업이나 설비 투자, 연구개발(R&D), 부채 상환 등을 목적으로 벌어들인 순이익 중 일부를 회사 내부에 유보한 금액으로 경영진 판단에 따라 배당 재원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호실적 기대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부진하다는 점 역시 배당 지급 기대를 키운다. 삼성바이오 주가는 올 들어 10%도 안되는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50% 가까이 상승했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배당 지급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미래를 대비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은 글로벌 제약사의 예산 축소나 환율 변동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안정적인 현금 보유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스위스의 론자, 중국의 우시바이오로직스, 일본의 후지필름 등 글로벌 CDMO 회사들과 치열한 경쟁도 걸림돌 중 하나다. 아울러 삼성바이오와 같이 대규모 시설투자가 필요한 장치 산업에서는 이익잉여금 대부분이 자산(공장) 투자와 동시에 인식되는 회계상 금액인만큼 무조건 배당의 재원으로 봐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재 상황에서는 성장을 위한 투자가 먼저"라며 “조만간 발표될 배당 정책도 CDMO 간 경쟁과 관세 리스크 등을 고려해볼 때 중장기적인 계획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 역시 “현재 인천 송도에 6공장 착공을 준비 해야할 뿐더러 향후 미국 내 추가 설비 투자가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삼성바이오 입장에서도 유보금을 보유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
“슈퍼 사이클”이라는데…롤러코스터 탄 코스피
증권 증권일반 2025.10.14 17:58:12삼성전자(005930)의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과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낙관론으로 장중 역사적 최고가를 기록하던 코스피지수가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분쟁에 발목을 잡혔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정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 반도체·방산·전력 등의 종목이 장기적 성장 국면에 진입했고 자본시장 개혁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상승 동력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모건 스탠리는 14일 ‘슈퍼 사이클과 개혁의 바람’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전력·방산·K컬처 업종의 구조적 초과 성장과 개혁 드라이브가 상승 요인이 되고 있으며 하방 버팀목을 동시에 제공 중”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코스피지수의 내년 예상 범위를 3400~3800포인트로 전망했다. 시장이 활황일 경우 4200포인트도 가능하다고 봤다. 기존 목표 지수는 3250포인트였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도 한국 시장에 대해 방산·조선·K뷰티·K컬처 등 여러 성장 동력을 갖추고 있다며 투자 핵심국으로 평가했다. 디나 팅 프랭클린템플턴 글로벌 인덱스 포트폴리오 운용 총괄은 보고서를 통해 “신흥시장이 다시 글로벌 성장의 주도권을 되찾으면서 신흥시장 투자 여부보다 어떤 신흥시장국에 투자하느냐가 관건이 됐다”며 “그중에서도 한국은 글로벌 산업, 문화, 헬스케어가 교차하는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IB의 긍정적인 평가에도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2.74포인트(0.63%) 하락한 3561.81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3646.77포인트까지 치솟으며 10일(장중 3617.86포인트) 기록했던 역사적 최고가를 재차 경신했지만 지수는 10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장 초반 강세를 보인 지수가 급락한 것은 미중 무역 분쟁이 재차 부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이 중국의 해운·물류·조선업에 대해 조사 조치를 취한 것에 대응해 한화오션(042660) 산하 미국 관련 자회사 5곳에 대한 반제재 조치 결정을 공표했다. 이 여파로 직접적인 제재 대상이 된 한화오션(-5.76%)뿐만 아니라 HD현대중공업(329180)(-4.06%)과 삼성중공업(010140)(-4.72%)도 부진했다. 아울러 차익 실현 매물도 대거 나왔다. 이날 프리마켓(오전 8시~8시 50분)에서 9만 7500원을 기록하며 역사적 신고가를 기록하던 삼성전자는 1700원(1.82%) 내린 9만 1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가 약세로 전환되면서 강세를 보이던 테크윙(089030)(-8.10%), 원익홀딩스(030530)(-7.93%), HPSP(403870)(-4.07%) 등 반도체 소부장 종목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주가가 요동치면서 투자자 예탁금도 전날 기준 80조 1901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종전 최대치 기록이었던 코로나19 팬데믹 버블 당시 77조 9018억 원(2021년 5월 3일)을 갈아치운 것이다. 예탁금과 함께 대표적인 대기성 자금 지표로 꼽히는 대고객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 잔액과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도 각각 101조 4932억 원, 94조 7687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반도체와 조선 등 주력 업종이 약세를 보였지만 이번 조정은 일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4859억 원, 700억 원을 순매수했는데 수급 측면에서 여전히 긍정적이라는 이유에서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락이 장기화되고 상승 추세가 꺾일 요소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며 “현재 시장은 인공지능(AI) 관련 시설 투자 확대에 따라 상승 추세가 결정되고 있는데 무역 분쟁으로 투자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관심을 가질 시가총액이 크고 기술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들에 대한 선별적 대응이 필요한 때”라며 “소부장 중 가장 늦게 반응하지만 가장 길게 유지하는 반도체 장비에 대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확전 자제" 하루 만에…美中, 이번엔 해운전쟁
국제 경제·마켓 2025.10.14 17:55:54미중 간 무역 갈등이 연일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글로벌 경제가 시계 제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화 메시지를 발신하자 중국 측도 대화의 문을 열어뒀으나 14일 양국은 상대국 선박에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고 나서면서 갈등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것으로 관측되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이 협상 주도권을 쥐기 위해 공세 수위를 더욱 끌어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중국 교통운수부는 이날 ‘미국 선박에 대한 선박 특별 입항료 부과 시행 조치’를 발표하고 미국 선박에 대한 입항 수수료 부과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미국 기업·단체·개인이 소유하거나 운영하는 선박, 미국 기업·단체·기업이 직간접적으로 2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 또는 조직이 소유·운영하는 선박이다. 미국 국기를 게양한 선박, 미국에서 건조된 선박도 이날부터 중국 항구에 정박하는 경우 순톤당 400위안(약 8만 원)을 내야 한다. 이번 조치는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4월 중국 기업이 운영하거나 소유한 선박에 순톤당 50달러(약 7만 원)의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하고 이날부터 시행한 것에 대한 보복 성격이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조선·해운 산업을 견제하고 미국산 선박 건조를 장려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에 나섰다. 이날 중국 상무부는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다섯 곳을 겨냥한 제재 조치를 발표하며 미중 갈등의 불똥이 한국 기업으로도 옮겨붙었다. 미중 양국의 상호 입항 수수료 부과와 중국이 한화오션의 미국 5개 자회사 제재에 나서며 양국 간 신경전은 고조되는 양상이다. 중국은 9월 희토류 관련 추가 수출통제를 발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0일 중국에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핵심 소프트웨어 수출을 통제하겠다며 반격에 나섰다. 중국도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의 자동차 반도체 설계회사(팹리스) 오토톡스 인수에 제동을 걸고 반독점법 위반 조사에 나서는 등 양측의 공방은 날이 갈수록 격화됐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경주 APEC 정상회의에 맞춰 열릴 것이라고 예고했던 미중 정상회담이 무산될 수 있다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하지만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향해 “훌륭한 지도자”라고 추켜세우며 “중국을 해치려는 게 아니라 도우려는 것”이라고 한발 물러서면서 상황 관리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측도 미국과 무역 회담을 지속하고 있다며 대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양국은 중미 경제·무역 협상 메커니즘 틀 안에서 계속 소통을 유지하고 있고 어제도 실무진 회담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전날 “주말 사이에 미중 양국 간에 상당한 소통이 있었다”며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한편 미국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통제를 강화하면 중국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선트 장관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이 세계 경제를 둔화하려 한다면 자신들이 가장 크게 다칠 것”이라고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를 꼬집었다. 앞서 중국은 최근 미국에 가하는 조치를 이미 예고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FT는 미국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리청강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이 8월 미국을 방문했을 때 “매우 격앙된 상태와 공격적인 어조로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미국이 ‘지옥불’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
‘美조선 재건 상징’ 직접 노려… 韓 타깃 단계적 제재 확대 가능성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10.14 17:54:26중국이 한화오션의 미국 필리조선소를 비롯한 자회사 5곳을 제재하고 나선 것은 조선업이 희토류 공급망 못지않게 미국 안보의 가장 약한 고리라는 점을 정조준한 조치다. 선박 건조와 해상 물류 영역에서 중국이 가진 막대한 공급 능력을 무기로 미국의 조선업 재건 시도를 가로막겠다는 것이다. 한화 필리조선소는 한화가 1억 달러를 들여 매입한 뒤 5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선언한 곳으로 한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협력의 상징으로 통하는 곳이다. 이번에는 한화오션의 미국 현지 투자만 겨냥했지만 향후 미중 갈등 진행 상황에 따라 국내 조선업 전반을 대상으로 초강력 제재 조치가 따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를 중국의 ‘1단계 경고’로 보고 있다. 당장 이번 조치만 가지고 한화오션의 영업 활동에 실질적 피해가 나타나지는 않기 때문이다. 조선 업계의 한 관계자는 14일 “필리조선소는 아직 대형 선박을 건조할 역량을 갖추지 못해 중국 기업과 직접 거래를 할 일이 없다”며 “당장 한국을 때린다기보다 미국에 대한 정치적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도 “중국 내 사업 비중이 크지 않으면서도 한미 협력의 상징으로 통하는 한화오션을 타깃으로 삼은 것으로 해석된다”며 “한화가 방위산업체라는 것 또한 목표 설정의 배경 중 하나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중국계 선박을 대상으로 순톤당 50달러(약 7만 20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한 날에 맞춰 중국이 이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400위안, 약 8만 원)의 상응 조치를 한 것도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은 미중 정상회담 전까지 협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조선업은 중국이 공급량의 90%를 쥐고 있는 희토류 못지않은 미국의 취약점이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선박 1910척 중 미국의 수주 물량은 2척에 불과했다. 사실상 조선업의 불모지인 셈이다. 미국은 자체 상선을 확보할 능력을 상실한 것은 물론 세계 최강으로 여겨지는 미 해군력을 유지하는 데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법을 개정해가며 미국 조선업 부활을 시도하는 배경에도 이 같은 위기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 문제는 미중 갈등이 더 격화하는 워스트 시나리오로 흘러갈 때다. 자칫하면 우리 기업이 미중이라는 고래 사이에 낀 새우 신세가 될 수 있어서다. 당장 중국의 제재가 확장될 경우 미국이 조선업을 재건하는 데 필요한 선박 수주부터 어려워질 수 있다. 전 세계 해운 노선의 상당 부분이 중국을 중심으로 전개되기 때문이다. 실제 2023년 기준 중국 항만의 컨테이너 처리량은 3억 1034만 TEU로 전 세계 항만이 처리한 물량(8억 5820만 TEU)의 36%에 달했다. 게다가 해운 물류는 출발지에서 도착지까지 한 번에 가는 것이 아니라 권역별 주요 항만에 화물을 모은 뒤 장거리 항해하는 컨테이너선에 환적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부산에서 출발해 유럽을 가는 화물선에도 중국발 화물이 상당히 적재된다는 이야기다. 동북아시아~북미, 동북아~유럽을 잇는 노선에서는 중국 화주의 영향력이 상당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중국이 제재 대상 조선소에서 건조된 선박과의 거래까지 금지하면 미국산 선박은 글로벌 시장에서 사용 가치가 급락하게 되는 구조다. 국내 조선 업계에서는 한화오션은 물론 향후 한미 조선 협력에 가담하는 업체들이 중국의 제재 범위 안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16년 미중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 당시 유통·소매 업계가 영업정지·세무조사 등 강력한 보복 조치에 시달리며 수조 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던 일이 조선업에서 반복될 수 있다는 걱정이다. 최악의 경우 중국이 한국 조선사에 대한 후판 공급을 막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과거에는 중국산 후판이 한국산에 비해 품질이 떨어졌지만 최근에는 품질 수준이 크게 올라와 업체에 따라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50%가량을 중국산 후판으로 조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중국이 후판 수출을 전면 금지할 경우 급격한 비용 상승 및 물량 부족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선박 전체 건조 비용 가운데 후판 비용은 20% 안팎에 이른다. 박기순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는 “마스가는 사실 단순한 경제협력이 아니라 안보 문제까지 걸린 양국 핵심 협력 과제”라며 “이를 가장 크게 돕는 곳이 한화이다 보니 1차 타깃이 된 것 같고 HD현대와 삼성중공업 등 국내 다른 조선 업체로까지 이 같은 제재가 확대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 조선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제재 조치가 국내 조선 업계 전반으로 번질 경우 타격은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지원과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정부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한중 통상 채널을 가동해 소통하고 대응 중”이라며 “추가 제재 가능성은 예단하기 어려우나 계속 예의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
中, 마스가 때렸다…한화오션 美 자회사 5곳 제재
국제 정치·사회 2025.10.14 17:35:53중국이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을 겨냥한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중 무역 전쟁이 재점화한 가운데 중국의 대미 보복 조치로 우리 기업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 된 셈이다. 중국의 이번 조치로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 주축인 한화오션이 직격탄을 맞게 되면서 한미 조선업 협력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상무부는 14일 “미국이 중국에 대해 취한 해사·물류·조선업 관련 무역법 301조 조사 조치에 대한 대응으로 한화오션 5개 미국 자회사에 대한 반격 조치 채택 결정을 공표한다”고 밝혔다. 제재 대상은 한화쉬핑을 비롯해 8월 이재명 대통령이 방문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화 필리조선소, 한화오션USA인터내셔널, 한화쉬핑홀딩스, HS USA홀딩스 등이다. 중국 측은 이번 조치를 취하게 된 배경으로 중국 선박에 항만세를 부과한 미국의 무역법 301조 조사 조치를 지목했다. 중국은 미국이 4월 발표한 무역법 301조 조사 최종 조치를 적용해 14일 중국 선박에 항만 서비스 요금을 부과하기 시작하자 이날 새벽 곧바로 미국 선박에 대한 특별 입항료 부과에 나서며 맞불을 놨다. 상무부는 “미국의 301조 조사 및 중국의 해운·물류·조선 산업에 대한 조치는 국제법과 국제 관계 기본 규범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중국 기업의 합법적 권익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면서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는 미국 정부의 조사를 지원하고 지지함으로써 중국의 주권·안보, 그리고 발전 이익을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미국 기업도 아닌 한화오션을 직접 겨냥한 것을 두고 마스가 프로젝트에 대한 견제구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화오션은 국내 조선 3사 중 유일하게 미국 내 생산 거점(한화 필리조선소)를 확보하고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마스가의 ‘기수’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은 마스가 프로젝트가 자국 조선업과 해군력을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간주하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왔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사설을 통해 마스가를 “위험한 도박”이라고 규정했고 “한국 배가 미군 작전에 쓰일 경우 한국이 곤란해질 수 있다”며 중국군과의 충돌 가능성을 공공연히 언급하기도 했다. -
이재용·정의선, 부진한 관세협상 구원투수 '등판'
산업 산업일반 2025.10.14 16:54:47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지지부진한 한미 관세 협상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이들은 일본에서 열리는 ‘한미일 경제대화(TED)’를 계기로 미국 정·재계 인사를 만나 관세 협상 후속 협의의 타개책을 집중 논의한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과 이 회장, 조현준 효성(004800)그룹 회장 등은 이날부터 15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제3회 TED에 참석한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과 정인섭 한화오션(042660) 사장, 신학철 LG화학(051910) 부회장 등도 함께한다. TED는 한미일 3국 정·재계 주요 인사들이 모여 민주주의와 공동 번영을 위한 다각적인 기회를 모색하고 상호 경제·안보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정책 세미나다. 2023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범했으며 우드로윌슨센터, 허드슨연구소, 21세기정책연구소, 인도·태평양포럼, 동아시아재단 등 5개 싱크탱크가 공동으로 주관한다. 3회째를 맞은 올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관세 압박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행사가 열리는 만큼 글로벌 관세 리스크와 미중 무역 분쟁 등 복합위기 타개 방안이 주요 안건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일은 관세 협상이 타결된 반면 한미는 큰 틀의 합의만 이뤘을 뿐 후속 협의가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한국산 자동차 품목 관세는 여전히 25%에 달한다. 현대차(005380)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TED의 후원사를 맡으며 이번 행사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 회장은 미국 측 정계와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신속한 관세 협상 타결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미 측에서 빌 해거티 테네시주 상원의원(공화당)을 비롯한 조지 글래스 주일 미국대사, 앨리슨 후커 미 국무부 정무차관과 퀄컴·페덱스 등 기업들이 참여한다. 해거티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며 10일 강경화 신임 주미대사와 면담한 바 있다. 이번 행사는 올해 후원국인 일본 측 주도로 진행된다. 일본 측에서는 게이단렌·소프트뱅크그룹·도요타·소니그룹·NEC·NTT 경영진이 참석한다. 이날 저녁 만찬을 가진 뒤 15일 열리는 메인 세미나에 한미일 정부와 국회·기업 등에서 주요 관계자 약 100명이 모일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이 한미일 산업계에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며 “현 상황을 넘어설 해법과 상호 협력 방안 등이 주요 안건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회장과 정 회장은 7월 말에도 미국으로 출국해 한국 관세 협상단을 지원한 바 있다. 이 회장은 반도체 투자 확대, 정 회장은 자동차 및 부품 공급망 강화 등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양국은 결국 같은 달 31일 한국이 미국에 3500억 달러(약 487조 원)를 투자하는 조건으로 미국이 한국에 대한 상호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현재 후속 협의가 이어지고 있다. -
'마스가' 선봉장 한화, 中 작정한 제재에 떤다
산업 기업 2025.10.14 16:22:23중국 정부가 한미 조선업 협력의 주역으로 나선 한화오션(042660)의 미국 자회사 5곳을 대상으로 거래 금지 조치를 발표하자 한화(000880)그룹은 초비상이 걸린 모습이다.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하는 국면에서 중국이 미국을 돕는 기업들에 대한 ‘제재 본보기’로 한화를 택해 향후 전방위 압박을 강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14일 “미국이 중국에 대해 취한 해사·물류·조선업(무역법) 301조 조사 조치에 반격하기 위해 ‘한화오션의 미 자회사 5곳에 대한 반격 조치 채택에 관한 결정’을 공표한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제재 근거와 관련해 “한화오션의 미국 내 자회사는 미국 정부의 관련 조사 활동을 지원해 중국의 주권과 안전, 발전 이익을 해치고 있다”며 “중국 기업의 합법적 권익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재에 따라 한화쉬핑·한화오션USA인터내셔널·한화쉬핑홀딩스·HS USA홀딩스 등은 중국 내 모든 조직 및 개인과 거래·협력을 할 수 없게 된다. 특히 한미 조선 협력을 위한 ‘마스가(MASGA)’ 프로젝트의 상징인 한화필리조선소 역시 이번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한화오션 측은 “중국 정부의 발표 내용을 인지하고 있다”며 “해당 조치가 당사에 미치는 사업적 영향에 대해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오션의 경우 중국 내 사업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제재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재 대상에 오른 한화쉬핑 등은 미국 내 해운 물류를 담당하고 있어 주로 미주-유럽, 미주-한국 구간 물류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에 중국 항만을 이용하거나 중국 물동량을 취급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오션이 과거 대우조선해양 시절 중국 내 두고 있던 협력 법인과 제작 설비 역시 현재는 거의 철수한 상태다. 다만 미중 해운·조선 갈등 속에서 한화오션을 첫 타깃으로 삼은 중국이 제재 수위를 높여갈 경우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한화오션 미 자회사로 국한된 제재 대상이 국내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한화오션은 후판 등 중국산 제품을 아예 취급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 후판은 선박 건조 비용 가운데 20% 내외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에서 중국산 후판이 자치하는 비중은 20~50% 수준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미국 조선업 재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한화오션을 시작으로, 향후 미국과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국내 업체들이 언제든 중국의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2016년 미중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 당시 롯데그룹은 소유 골프장이 한반도 사드 부지로 최종 낙점되자 영업 정지, 세무조사 등 중국 정부의 강력한 보복 조치에 시달리다 결국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으며 수 조 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재 조치가 국내 조선업계 전반으로 번질 경우 타격은 걷잡을 수 없어질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지원과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中, '마스가 상징' 한화오션 美자회사 5곳 제재
국제 정치·사회 2025.10.14 14:03:38중국이 한·미 조선업 협력의 주축 역할을 하고 있는 한화오션(042660)의 미국 소재 자회사 5곳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다. 중국 선박에 항만세를 부과한 미국의 무역법 301조 조사 조치에 보복 과세를 매긴 데 이은 후속 조치로 해석된다. 14일 중국 상무부는 △한화쉬핑 △한화필리조선소 △한화오션USA △한화쉬핑홀딩스 △HS USA홀딩스 등 총 5곳을 제재 목록에 추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에 따라 해당 법인들은 중국 조직 및 개인과 거래·협력 및 기타 활동을 하는 것이 금지된다. 중국 상무부가 이번 조치에 나선 것은 미국 항만세에 대한 보복조치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미국이 지난 4월 발표한 무역법 301조 조사 최종 조치를 적용해 이날부터 중국 선박에 항만 서비스 요금을 부과하기 시작하자 이날 새벽 곧바로 미국 선박에 대한 특별 입항료 부과를 개시하며 맞불을 놨다. 상무부는 “미국의 301조 조사 및 중국의 해운·물류·조선 산업에 대한 조치는 국제법과 국제 관계 기본 규범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중국 기업의 합법적 권익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면서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는 미국 정부의 조사를 지원하고 지지함으로써 중국의 주권, 안보, 그리고 발전 이익을 위협했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미국의 조선업 협력을 탐탁치 않게 여겨오던 중국이 한화오션을 직접 겨냥하며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은 관영매체룰 통해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위험한 도박”이라고 칭하고 “한국이 미국 군함을 만들면 곤란해질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지속적으로 견제구를 던져 왔다. 미국이 중국과의 해군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조선업 재건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조선업 2·3위 강국인 한국과 일본이 협력하는 것을 자국에 큰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까닭이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미국 필리조선소를 1억 달러에 인수하고, 올해 50억 달러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국내 주요 조선업체 중에서도 마스가 협력의 핵심 축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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