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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 만수방앗간, 3대가 이어온 터전...적벽돌 외관 정겨워
부동산 부동산일반 2018.11.13 10:39:351967년 이래 3대가 이어 살고 있는 땅이다. 건축주의 아버지이자 건축가의 할아버지는 1960년대 이 자리에서 동네 슈퍼를 했고, 건축주이자 건축가의 아버지는 이곳에서 1985년부터 고추를 빻고 떡을 만들었다. 그리고 기저귀 두른 동네 아이는 현재 나이 쉰이 다 돼 이곳에 설계사무소를 열고 부모님의 평생 집을 지었다. 주변에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적벽돌과 줄눈이 평범하지만 정제됐다. 3대의 인생이 고스란히 담긴 ‘만수방앗간’은 동네에 그대로 스며든다. 시간이 흘러 앞집, 옆집 옥상 너머 먼발치에 치솟은 고층 아파트가 눈에 걸리지만 동네 풍경은 그대로다. 건축주는 건물이 바투 선 동네에서 시끌벅적 공사에도 민원 한번 없던 감사함을 먼저 자랑삼았다. 직접 민원을 막아주던 동네 어르신들의 성원 덕에 만수방앗간은 그 시간과 풍경을 담아 모퉁이 작은 집이 됐다. 튀지 않고 단정히 서 있는 모습이 그동안 살아온 동네에 작은 보답이라 여겼다. 대지 면적 83㎡(21평) 남짓. 동네 골목길 풍경만큼이나 좁은 땅에 쌓아 올린 내부 공간이 섬세하다. 소규모건축물 평면 계획에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우선, 1층과 지하 근린생활시설과 2층 이상 부모님 집을 구분시켰다. 1층에는 전면에 열린 건축사무소, 땅으로 파고 들어간 미팅룸이 위치한다. 거칠 게 마감된 지하 공간은 마치 바깥의 붉은 벽돌 안으로 들어온 듯하다. 사무실을 빗겨 돌아가면 외벽을 휘감아 오르는 외부계단이 콤팩트한 내부 공간의 활용성을 극대화한다. 계단의 재질인 까만 철재는 붉은 벽돌 다음으로 대표적인 색감이기도 하다. 까만 철재는 따뜻한 벽돌과 만나 그리 차갑지 않고 단정함을 더 한다. 계단을 둘러싼 난간의 철망이 각도에 따라 시선을 열고 닫는 배려도 담았다. 계단을 따라 2층, 3층 반, 3층, 4층 그리고 다락까지 촘촘히 마련된 생활 공간이 내외부 계단을 따라 등장한다. 실내는 따스한 목재 바닥과 하얀 벽과 가구로 단순화했다. 좁은 계단을 따라 실내에 오르내릴 수도 있어 공간 활용에 재미도 첨가했다. 특히 마감 디테일이 건축물과 공간의 단아함을 완성한다. 주차공간을 기둥 없이 처리하고 주차장 천정까지 벽돌을 매달아 붙여 외벽과 통일감을 줬다. 두터운 나무문, 창틀과 호응하는 벽돌 조적에 허튼 마감이 없다. 풍경에 대한 배려만큼 설계의 완성도가 평범한 풍경 속에 특별한 삶을 살게 한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우수상]에이프로젠 바이오 오송공장, 단순하게…미술관 닮은 공장
부동산 부동산일반 2018.11.13 10:38:40에이프로젠 바이오로직스 오송공장은 항체신약 및 바이오시밀러 전문기업인 에이프로젠에 생산시설을 확보하는 동시에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건축물이다. 연 면적 약 4만6,000㎡, 지하1층~지상4층의 규모의 이 건물을 통해 에이프로젠은 국내 3위권 수준인 2,500㎏의 바이오시밀러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효율적인 작업 공간인 동시에 주변에 공원이 위치한 입지를 활용해 인간 중심적인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1만4,000평 규모의 공장 및 지원시설 그리고 직원 복지시설이 있는 캠퍼스는 이 같은 고민에서 탄생했다. 건물 내부 어디에서나 주변의 공원으로 열려 있는 공장을 의도했으나 외부의 균이나 미세먼지 등에 민감한 바이오 공장건물의 특성상 설계과정에서 제약조건이 많았다. 특히 바이오 공장의 생산시설은 바깥 공기와 직접 만나는 창을 설치할 수 없다는 것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대신 사무실 및 연구실 등의 지원시설, 식당 및 헬스장 등의 직원복지시설은 건물 서쪽의 공원에 접하도록 해 최대한 공원 조망이 가능하게 했다. 곳곳에 배치된 창과 테라스는 공원의 풍경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주변으로 열린 풍경은 낮에는 물론이고 저녁에 내부 조명을 켜면 보다 확연하게 확인할 수 있다. 동시에 건물 안 작은 뜰(중정)을 설치해 빛을 끌어들이도록 했다. 공장의 규모가 커질수록 불가피하게 외부 채광창으로부터 멀어지고 자연 채광이 불가능한 공간이 생기게 된다.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인 CGMP상 자연채광이 허용되지 않는 공간을 제외하고 모든 공간에 자연채광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 같은 생각에서 탄생한 건물 내부 곳곳의 중정은 크기는 작지만 건물 깊숙이 빛의 향연이 이어지도록 한다. 외장 재료는 기능에 따라 선택했다. 공장 건물은 가장 저렴한 우레탄 패널로 마감했고 지원시설은 성격에 따라 노출콘크리트, 박판세라믹, 스테인리스 스틸로 마감했다. 단순한 형태와 외장 재료의 논리적 적용은 공장보단 미술관 같다는 느낌을 자아낸다. 사실 미술관과 공장은 여러모로 닮아있기도 하다는 것이 설계 및 건축주의 생각이었다. 둘 다 동선의 건물이면서 단순한 형태를 구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박진호 한국건축문화대상 심사위원은 “사무공간이라는 복합적 공간구성을 단순 기능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공장 생산라인을 주변의 공장 방향으로, 그리고 연구 및 사무동을 공원 방향으로 배치하는 등 공장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공간조합방식을 고민했다”고 평가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우수상]라티스 빌딩, 폐쇄적 외관…그 안에 '비밀의 정원'
부동산 부동산일반 2018.11.13 10:37:56광주광역시 동구 동명동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마치 서울의 한남동처럼 고급 주택들로만 채워졌던 동네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조금씩 빈집들이 생겨나고 빈 자리에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한 카페들이 들어서면서 새로운 활력이 생겨나고 있다. 이 같은 변화 조건에서 태어난 라티스빌딩은 가장 사적이면서도 공적인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건축주의 고민에서 출발했다. 1·2층은 건축주가 직접 운영할 카페 및 서점, 3층은 건축주가 거주할 단독주택으로 구성해 적절한 폐쇄성을 띄면서도 누구나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공공건물을 짓고자 했다. 설계를 맡은 이데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의 강제용 대표의 고민도 이 지점에서 출발했다. 여느 공공건물처럼 건물 전면에 넓은 개방형 공간과 환영하는 듯한 커다란 정문을 두는 방식으로 계획할 순 없는 노릇이었다. 고심 끝 탄생한 아이디어는 도로에서 본 건물의 외관은 엄격하고 폐쇄적으로 하되 건물 안쪽 공간에는 커다란 마당을 두는 것이었다. 이 같은 구조물을 통해 방문객들은 외부에서 한차례 걸러지되 일단 들어온 순간 안마당을 공유하면서 다양한 활동들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라티스빌딩의 엄격하게 정렬된 구조 프레임은 이 건물이 쉽게 접근하기 힘든 사적 소유물임을 말하고 있다. 동시에 그 프레임 사이에 뚫려있는 창호는 1층에서 대부분 열려 있어 방문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카페의 입구로서 기능하기도 한다. 이 창호는 3층의 주택으로 갈수록 점차 메꿔진다. 공적 영역에서 사적 영역으로의 변화가 입면에서도 드러나도록 했다. 건물의 내부로 들어서면 남향의 햇빛을 머금은 안마당이 드러난다. 안마당은 아무에게나 허락되지 않는 비밀의 정원이면서, 한편으로는 개인 주택조차도 일부 엿볼 수 있어 모두에게 열려있는 야외마당이다. 외부 입면의 정렬된 그리드 구조 패턴 사이로 내부의 안마당이 투과되어 보일 수 있도록 내부 공간에 기둥이나 벽체를 최소화한 것도 건물의 양면성을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장치다. 안마당은 지하 썬큰(지하에 자연광을 유도하기 위해 대지를 파낸 곳)공간과 1·2층의 테라스, 스탠드형 옥외계단과 3층 주택의 발코니로 둘러싸여 시선의 교류뿐만 아니라 실제적인 공유 활동이 이뤄질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낸다. 박진호 한국건축문화대상 심사위원은 “1, 2층 카페의 상하공간, 골목과 카페, 카페의 내부와 마당, 마당과 지하의 서점 등의 공간들이 서로 상하좌우로 연계되고 열려있다”면서 “근린생활시설임에도 불구하고 공간이 폐쇄적이지 않고, 공적·사적 영역이 서로 교차돼 도시문맥과 소통하는 열린 공간계획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 라베니체마치에비뉴, 한강신도시서 만나는 伊 베니스
부동산 부동산일반 2018.11.13 10:37:16왕복 1.7km의 수로를 따라 2층 야트막한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어느 것 하나 똑같은 모양이 없다. 이탈리아 베니스를 테마로 꾸며진 거리 풍경이 이국적이다. 도심 속 새로운 관광지로 지역 주민은 물론 외부인까지 다시 찾고 싶도록 유혹한다. ‘라베니체 마치에비뉴(LAVENICHE MARCHAVENUE)’는 한강신도시에 위치한 캐널시티 몰이다. 캐널시티라 하면 1996년 일본 후쿠오카에 문을 연 캐널시티 하카타가 명소다. 180m 인공 운하를 따라 지어진 대형 복합시설에는 20년 넘게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모여든다. 이곳도 원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조성하려 했던 이른바 ‘김포캐널시티’였다. 김포 한강신도시 상업용지 중 유일하게 수변상업지구로 지정됐지만 인공 수로 주변 토지 매입이 지지부진해 프로젝트는 5년 이상 방치됐다. 그러던 중 2014년 현재 건축주가 전체 부지를 일괄 매입하고 지역 명소로 만들겠다고 나섰다. 특히 정림건축이 설계에 나서면서 상업시설을 완성도 높은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라베니체 마치에비뉴는 단순한 상업시설을 탈피한 차별화된 테마형 명소를 표방한다. 운하라는 대지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다채로운 콘텐츠를 담은 문화상업시설을 담아낸다. 운하를 따른 스트리트 몰을 걷고 싶도록 전면 수로변에 테라스 공간을 최대한 확보했다. 후면 도로와는 한 층의 단차를 만들고 선큰 광장을 둬 지나가던 사람들도 운하로 흘러들어 올 수 있도록 동선을 유도했다. 상업시설인 만큼 유동인구 확보를 위해서도 내부에 어떤 상가인지 바로 인지할 수 있도록 모든 건물은 낮게 설계했다. 건물 앞뒤로 쉽게 거닐 수 있도록 상가 층은 19m 이하로 낮추되 테마의 독창성을 위해 장식탑은 29m까지 높이 제한을 완화했다. 자칫 어색할 수 있는 베니스 풍 구현을 위해 모던함에 클래식을 더한 다양한 입면이 활용됐다. 유럽 스타일의 벽면, 창, 지붕을 유형화하고 금속기와 금속골강판, 스타코, 벽돌타일 등 다양한 재료를 조합했다. 그 결과 황량했던 한강신도시 운하 주변은 2014년 이후 완전히 다른 장소로 변신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폭 15m, 길이 850m, 총 3만3,000㎡ 면적에 조성된 복합상업시설엔 맥주 축제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 채워지고 있다. 이제 운하에서 유람선만 다닌다면 풍경이 완성될 거란 기대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 - 우수상]코오롱 one&only타워, 식물원 앞 첨단 입은 'R&D 기지'
부동산 부동산일반 2018.11.13 10:35:42보얗고 불룩한 창밖 패널 틈 사이로 이제 막 문을 연 마곡 서울식물원이 내려다보인다. ‘코오롱 원앤온리(one&only)타워’는 마곡(麻谷)이란 땅과 만나 혁신적인 기업 조직 문화를 형성할 수 있는 업무 공간을 제공한다. 식물원의 녹지가 흘러들어와 건물을 3개동(연구동, 사무동, 파일럿동)으로 나눈다. 서울식물원과 마주한 서측에 3개동을 한 데 묶는 공용공간이 바로 이 건축물의 도시·건축적 해법이다. 첫눈에 띄는 건 하얀 삼각형 모듈로 이뤄진 비정형 외피다. 섬유의 직조패턴을 모방한 이 비정형 패널은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아라미드 섬유인 ‘헤라크론’을 첨단 신소재인 GFRP(Glass Fiber Reinforced Plastic)에 활용해 만들었다. 높이 2.8m, 폭 3m 크기에도 가볍게 매달려 비정형 곡선을 구성한다. 한 층에 두 칸씩 붙은 이 패널 사이로 햇빛과 시야가 열리고 닫힌다. 계속된 일광을 조절해 난방부하를 낮춰야 하면서도 반대로 서울식물원 방면에 좋은 조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마치 기능성 옷이 외부의 물과 바람은 막고 내부의 땀은 배출하는 것과 같았다. 태양의 일출·일몰과 사계절 고도를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바탕으로 비정형 패널을 배치했다. 이 파사드 뒤에는 아이디어가 부딪히는 회의실, 카페테리아 등이 위치한다. 공용공간과 사무, 연구 공간 사이에는 그랜드 스테어(Grand Stair)가 가로지른다. 2층에서 6층을 잇는 거대한 계단이다. 특히 이 공간 양쪽에 매달린 마름모꼴 ‘Liner Panel System’은 LED 조명과 직물 흡음재 역할을 한다. 자칫 소리가 울리며 차갑게 느껴질 공간을 따듯한 빛과 음향까지 조율하는 것이다. 이 공간은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각기 다른 분야의 연구인과 아트리움을 두고 위아래로 시선을 교환하며 소통의 기회를 제공한다. 연구개발 인력뿐 아니라 영업·마케팅·지원 등 관련 인력들이 함께 근무하면서 경계를 넘어 직무 시너지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다목적 그랜드 스테어는 강의, 공연, 패션쇼가 벌어지는 혁신의 장이 된다. 1,000여 연구 인력들이 서측 공용공간으로 쏟아져나와 소통하고 융합한다. 반면 유연한 파사드의 공용공간과 달리 사무동, 연구동, 파일럿동은 네모 반듯하다. 특별히 연구시설은 햇볕 차단을 위해 얇고 긴 창문 띠처럼 둘러있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계획건축 부문 심사총평] "사회문제 진지한 고민 돋보여…다양한 해법 제시 감명"
부동산 부동산일반 2018.11.13 10:32:04올해로 27회째를 맞이하는 한국건축문화대상의 여러 부문 중에서 계획건축부문은 우리 시대의 사회적, 환경적 문제점과 이슈에 대해 고민하고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건축적 방법으로 제안하는 주제전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 공모의 주제였던 ‘통일, 공유, 공존’은 참가자 입장에선 다소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래의 주인공인 건축학도들이 현재의 시점에서 심도 있게 고민해 보아야 하는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통일에 대한 준비, 빈부의 격차와 세대 간 갈등, 산업구조의 급속한 변화, 그리고 과거, 현재, 미래가 혼재되어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혼란스럽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이런 갈등요소를 창의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원동력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공유와 공존의 화두를 던진 것입니다. 이번 공모는 예년보다 많은 학생들의 참가신청이 있었습니다. 최종 253개의 작품이 접수됐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작품심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응모자의 불필요한 노력과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패널에 의한 1차 심사, 선정된 작품에 한해 2차 모형심사, 다시 선정된 작품의 PT를 통해 수상작을 최종 선정했습니다. 또 공모가 단순히 시상자 선정을 위한 대회가 아니라, 오랜 고민의 결과를 서로 나누고 격려하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에 3차 PT는 간단한 다과와 함께 공개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작품에 못지않게 참가자들의 PT 자세도 훌륭했습니다. 심사위원회가 보는 평가기준은 네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는 문제의식의 진정성입니다. 우리 사회와 주변에 대해 얼마나 진지하고 깊게 고민하는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새로운 시각과 주제의 창의적 해결방안도 심사위원들의 평가 기준이었습니다. 작품의 완성도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주제와 해결 방안에 대한 사회적 공감도 필요다고 봤습니다. 심사 후반으로 갈수록 상당히 수준 높은 작품들로 추려져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번 공모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학생들이 자기 주변의 지역적 문제 해결에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또 형태적 디자인보다는 사회 자체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문제 해결의 논리를 제시해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어떤 작품들은 구성과 내용이 난해해서 디자인의 정확한 의도를 파악하기 힘들었다는 심사위원의 평가도 있었습니다. 구성의 독특함과 창의성이 오히려 의도를 흐려 아쉬운 결과를 줬다는 총평도 나왔습니다. 긴 여정동안 수고하신 심사위원분들 그리고 진행을 주관하신 대한건축사협회 사무처 직원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특히 건축에 대한 열정 하나로 공모에 참여하여 주신 모든 참가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와 건승의 응원을 보냅니다. -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계획건축물 부문 주제] 통일-공유, 공존…다양성의 시대 첫발은 '다름' 인정하기
부동산 부동산일반 2018.11.13 10:31:55현재 대한민국은 심하게 분열되어 있다. 경제상의 빈부격차에 의한 양극화, 초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른 세대 간 대립, 굴곡진 역사에 의한 지역대립이 그렇다. 요즘 시작된 미투 운동을 둘러싼 논쟁에서도 나타나는 비틀린 젠더의식이 또한 그러할 것이다. 특히, 이념상의 좌우 대립은 남한 내의 정치적 성향 차이를 넘어, 국가 정치체제의 차이로 인한 영토의 분단과 민족의 분열로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 유일 분단 지역으로서의 우리나라에서 ‘통일’이라는 화두 그 자체로도 오히려 분열과 적대의 편가름의 대상이 되곤 했었다. 신분·세대·지역·젠더·이념·국가체제 등 대립 자체가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대립의 정도가 어느 한계를 넘어서면 서로 지탱하지 못하고 그 체계가 병들어 파괴되고 만다. 그러한 상황이 오지 않을 수 있는 서로 간 공존의 방식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는 흔히 ‘다양성’의 시대라고 한다. 다양성을 중시한다는 것은 ‘전체로서의 하나’로 이야기되는 통일성보다는 소수로의 개인이 소외됨 없이 서로의 다양한 차이를 인정하며 더 많은 이들이 더불어 자유롭고 행복할 수 있음을 꿈꾸는 일이다. 하지만 다양성을 서로가 공감하지 못하고 서로의 주장만 남아 상호 배타적이게 되면 사회는 파편화되고 공동체로서의 삶을 지속하기 어렵게 된다. ‘다양성에 대한 서로의 인정’이라는 의식의 확대가 필요하다. 서로의 다름 속에서 같이 ‘공유’할 수 있는 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을 통해 연결할 수 있는 고리가 필요하다. 즉, 현존하는 차이와 또 생성될 차이들을 서로 존중하며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관계성’을 확보해나가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 그러한 장을 만들어가는 일환에서 장소의 생명력을 부여하는 우리 건축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세상의 모든 개체와 일들은 장소로서의 공간과 유리될 수 없다. 그러한 변화의 한 고리를 구축해낼 건축적 상상력을 기대한다. -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계획부문 최우수상] 원더월, 높은 담장…공유의 場으로 탈바꿈
부동산 부동산일반 2018.11.13 10:31:33학교는 전통적으로 지역사회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현대로 접어 들면서 학교에는 높은 담장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지역사회와 관계는 무뎌졌다. 학교 앞 담벼락은 경쟁이라도 하듯 높아졌다. 학교는 고립되고 도시는 단절됐다. 도시에는 다양성을 강조하는 공허한 말들만 넘쳐나고 공동체의 개념은 약해졌다. 2018년 한국건축문화대상 계획건축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정지후(중앙대 건축학과 5학년)·김윤영(〃대학원 건축학과 2학년)·전세훈(〃건축학과 3학년)씨의 문제의식은 여기서 출발했다. 이들이 제시한 건축적 해법은 학교의 담장을 새로운 열린 공간으로 재탄생 시키자는 것이다. 학교 앞 세워진 담장이 도시 내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탈바꿈하는 이른바 ‘원더월(WONDERWALL)’이다. 원더월은 학교 담장이면서도 열린 곳으로 기능하는 일종의 커뮤니티 공간의 개념이다. 학교 앞에 설치된 벽이지만, 이곳에 다양한 문화공간을 조성해 외부와 공유할 수 있도록 하자는 뜻이다. 이에 따라 ‘원더월’이 된 학교 앞 담장은 소통을 가로막는 벽이 아닌 도시와 구성원들을 잇는 연결점으로 자리 잡는다. 또 일상에 자리 잡은 플랫폼이지만 이 공간 속에서 이어지는 관계를 통해 이상을 꿈꾸기도 한다. 일상에 지쳤을 때는 서로가 기대어 쉴 수 있게끔 도와주기도 한다. 아이들이 학습할 시간인 낮에는 공간 개방을 한정하되 밤에는 벽 자체를 개방한다. 이렇듯 막혀있던 벽이 ‘열린 공간’으로 바뀌어 이 도시 전체가 공유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런 제안은 벽으로 인한 단절은 벽으로 풀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기존 담장의 단점을 보완하는 단계에 머무르지 않고 벽 자체가 가진 개념을 흔들어 놓음으로써 공존의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나아가 원더월을 시작으로 이 도시가 지역·나이·성별 등 모든 차이와 차별의 벽을 깨부수고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곳이 되기를 이들은 희망한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계획부문 최우수상] 다시 열린 상가, 일상을 스치다…쪼개진 상가, 집합 공간으로
부동산 부동산일반 2018.11.13 10:31:22자본주의 시대에서 현대인은 주변을 돌아볼 기회도 없이 삭막한 일상을 살아간다. 이런 일상 속에서 아이러니하게도 개인의 소비지출은 답답한 삶 속에서 숨 쉴 틈이 되어준다. 최근 일부 상업공간들은 단순한 자본논리에 점철되지 않고 사람의 감정을 교류하는 곳이자 다양한 생활을 담는 ‘문화 생산의 공간’, ‘공유경제’ 개념으로 발전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충청북도 청주의 성안길 상가는 그렇지 못했다. 일상이 담겨야 할 공간들이 소비만을 양산하는 상업블록으로 인해 파편화됐고 서로 간의 갈등 문제는 블록 전체로 번졌다. 청주에 사는 박지영(청주대학교 5학년 건축학과)씨는 각각의 상가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공존을 도모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봤다. ‘다시 열린 상가, 일상을 스치다’가 나오게 된 배경이다. 파편화돼 쪼개진 블록을 어떻게 통일할 것인지가 주안점이었다. 서로 협정을 맺어 집합된 공간을 ‘콜렉티브 스페이스(Collective Space)’ 개념으로 명명하고, 블록 내 폐건물과 공실로 비워진 임대 공간들을 연결하는 것을 주된 방식으로 삼았다. 문제점으로 보았던 ‘획일된 동선’, ‘벽과 벽의 단절’ 속에 공공의 영역을 삽입해 내부 흐름의 핵심지가 될 수 있도록 했다. 보행자들의 접근성을 높여 더 일상적인 공간의 느낌을 내는 데도 주력했다. 박지영 씨는 “각각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하나 하나가 소외됨 없이 동시 다발적으로 모여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했다”며 “파편화된 조각들이 통일을 이뤄 사람들에게 더 나은 일상적인 공간을 제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계획부문 최우수상] 소록도, 한센인의 시공간서 소통을 찾다
부동산 부동산일반 2018.11.13 10:31:05과거부터 현재까지 도시는 다수가 일방적인 힘을 활용해 소수자들의 시간과 공간을 잠식해왔다. 그 결과 도시에서 소수집단의 시공간은 제대로 존재하지 못했다. 이러한 메커니즘이 극대화된 공간이 소록도다. 한센병 환자들이 집단 거주한다는 이유만으로 배제되고 많은 편견을 받아왔다. 하지만 의학의 발달로 한센병에 대한 연구가 진척되고 환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면서 한센인들의 시공간을 달리 해석해야 한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소록도가 예전처럼 인권탄압이 이뤄진 폐쇄적인 공간으로 인식되지 않고 있는 게 사실이다. 정동욱(창원대학교 건축학과 5학년), 박재영(〃4학년), 최영주(〃3학년)씨는 이 점에 주목하고 소록도를 새롭게 해석하는 데 주력했다. 이들은 한 집단의 시간과 공간을 ‘껍데기’라고 지칭하면서 이러한 껍데기는 한센인과의 다각적 공유를 통한 이해의 관점에서 새롭게 구성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공간 배치는 소록도의 중심에서 시작되며 기본적으로 세 가지 축과 면으로 구성된다. 주변의 다양한 건축적 재료를 활용함과 동시에 모든 건물이 시간 흐름의 중심에서 만나게 되도록 배치했다. 추모관, 종교, 해록예술회관, 처치실, 감금실 등에 한센인들의 역사가 차곡히 담길 수 있도록 했다. 한센인이 사라졌을 경우 그들의 시간과 공간을 유산으로 남기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에 남은 한센인들의 공간은 새로운 사람이 다시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구조를 구축했다. 이러한 계획적인 건물은 ‘껍데기’에 다를 바 없다. 하지만 한센인들의 시간과 공간을 양방향 교류를 통해 공유한다면 작은 도시인 소록도도 다수의 일방적인 힘이 존재하지 않는 공존의 공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계획건축물 부문 대상] 양우제·권순혁 중앙대 건축학과 5학년
부동산 부동산일반 2018.11.13 10:30:46“군산의 폐조선소 공간을 재생하면 다시 산업도시 전체의 본거지로 될 수 있도록 제안했습니다. 공유라는 주제를 산업 클러스터에 적용하면 도시적인 시퀀스에서 건축적 해법까지 같이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 계획건축물 부문 대상을 받은 양우제·권순혁씨(중앙대학교 건축학과 5학년)는 INDUST:RE의 설계 목표를 이같이 설명했다. 그들은 “‘통일-공유, 공존’이란 다소 추상적인 주제를 보고 오히려 현실로 내려와 구체적으로 공유를 어떻게 할 것인가, 공유가 어떤 장점이 있고 어떻게 산업도시를 개선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INDUST:RE는 ‘군산 조선소부지의 자생적 공유 산업 클러스터 만들기’란 부제대로 당시 가장 시사성 있는 이슈를 프로젝트 대상으로 택했다. 양우제씨는 “뉴스에서 군산 조선소가 망하고 한국 GM공장이 철수한다는 이슈를 보고 평소 5학년 마지막 설계는 시사적 이슈로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었던 차에 건축문화대상 주제와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실제 INDUST:RE는 문화 시설이나 교육시설, 상업시설을 다룬 다른 공모작과 달리 공업시설과 산업도시를 다룬 게 특이점이다. 대학 설계 프로젝트에서도 잘 다루지 않는 주제이며 큰 규모였기 때문에 심사위원들도 도시에서 건축까지 짜임새 있게 설계한 점이 참신했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이를 위해 산업 재생 사례부터 공장 프로세스까지 리서치를 거듭해야 했다는 점이다. 양씨는 “보통 산업단지를 문화단지로 재생하곤 하는데 온전히 작동할까가 의문이었다”며 “문화도 물론 필요하지만 산업은 산업으로 바꿔야 한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권순혁씨는 “스웨덴 말뫼를 참고해 오염된 공장지구가 아닌 일반인들도 자유롭게 들어와 쉴 수 있는 관광명소로 만들고 싶었다”면서 “주거와 공장 사이에 버퍼존만 두고 공장 직원, 가족 모두가 함께 사는 문화시설도 같이 넣었다”고 말했다. 이어 “굴뚝에서 연기를 뿜는 산업 시대가 아닌 만큼 배가 도킹하던 항만을 도시문화공간으로 재생해 개방적 산업단지로 도시의 이미지를 바꾸고자 했다”고 말했다. 실제 공정 프로세스는 친환경 패널 제작업을 특정해 구체화했다. 이씨는 “거대한 삼성 반도체 공장의 프로세스를 따로 스터디하는 등 학생의 기획안이라고 추상적으로 머무르는 것을 경계했다”면서 “새롭게 개발된 공정이 적용되고 한 산업체가 무너지더라도 보완할 수 있도록 공유공간을 중심으로 한 산업 클러스터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계획건축물 부문 대상] INDUST:RE, 군산 폐조선소 '원스톱 공간'으로 재구성
부동산 부동산일반 2018.11.13 10:30:18‘산업(Industry)+다시(Re)’란 이름은 공업지대를 되살리고 그 자체로 또 다른 산업이 돼야 함을 표현한다.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시대가 지나 낙후한 산업단지를 문화단지로 탈바꿈하는 방식도 이미 뻔한 수법이 되어버렸다. 성공 사례로 곧바로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뮤지엄을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이는 구겐하임 정도의 문화 콘텐츠 프로그램이라 성공한 사례다. 거대한 공간에 문화 시설만 집어넣는다고 망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없다는 현실 인식에서 이 프로젝트는 시작됐다. 그런 의미에서 ‘통일-공유, 공존’이란 다소 뜨뜻미지근한 공모 주제를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냉철하게 다룬 작품이 바로 ‘INDUST:RE’다. 2018년 한국건축문화대상 계획건축물 부분 대상을 받은 중앙대학교 건축학과 양우제(5학년)·권순혁(5학년)씨는 가장 현실적이고 시사성 있는 프로젝트를 선택했다. 기획 단계였던 올봄, 신문 맨 앞에 등장한 뉴스는 군산 조선소 폐쇄와 한국 GM 철수였다. 군산 산업단지의 몰락과 지역사회의 쇠퇴를 막기 위한 도시·건축적 제안을 해보기로 했다. 물론 시작조차 쉽지 않았다. 군산항의 폐조선소 부지를 사이트로 특정했지만 국토정보플랫폼에는 대략적인 도면만 뿐이라 사기업 공장과 일대 지형의 도면 제작부터 시작했다. 사이트의 스케일은 더 큰 문제였다. 대상 부지는 무려 180만㎡로 거대 도시설계 수준이었다. 학생으로서 어디부터 손 데야 할지 모를 규모이기도 하고 기한이 정해진 공모전에는 무리다 싶을 정도였다. 공유와 공존이란 공모 주제와 집중적인 케이스스터디로 실마리를 풀었다. 조선업 몰락으로 인해 ‘말뫼의 눈물’에서 친환경 에너지 도시로 혁신한 스웨덴 말뫼시의 사례를 적극적으로 참조했다. 쇠퇴하는 산업도시를 새 시대에 맞는 프로그램을 접목하고 도시 요소별 재구성을 통해 재생하고자 했다. 그렇게 찾은 개념이 부제 그대로 ‘군산 조선소부지의 자생적 공유 산업 클러스터 만들기’다. 기존 산업도시는 구획된 부지별로 각 산업체가 교류 없이 버티고 서있었지만 새로운 산업도시 조직은 이 사이사이에 공유 공간을 마련해 각 산업체끼리 협력하게 되면 쉽게 망하지 않고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착안이다. 친환경 패널 공정을 특정하고 제작 과정의 비효율성을 줄이기 위해 원자재를 받는 것부터 가공, 제작, 유통하는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구성했다. 공간을 모여 붙이고 공간 낭비 없이 공동 창고를 이용해 실제 산업 혁신이 일어날 수 있도록 공장 프로세스를 디자인했다. 이를 위해 공장 프로세스 설계도 새로 공부해 도입해야 했다. 4개 부지 중 2개는 가동하고 2개는 새 공정을 적용하도록 리모델링하는 삼성 반도체 공장을 참고했다. 공유공간을 중심으로 형성된 클러스터는 어느 한 산업체가 무너지더라도 주변 산업이 다시 채워져 산업 단지는 지속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도시 설계, 공장 프로세스와 함께 주거 시설, 문화 공간을 삽입하는 건축적 디테일도 놓치지 않았다. 계획건축물이지만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설계가 심사위원에게 높게 점수를 받았다. 최재원 심사위원은 “산업단지의 변화에 대한 리서치를 기반으로 산업단지의 지속가능한 자생적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규모 단지를 다루면서도 구체적인 프로그램과 리모델링 방법을 제시하고 각각의 관계를 설득력 있게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우수상]사회적경제허브센터 '열린 설계'로 지역사회와 소통·상생
부동산 부동산일반 2018.11.13 10:19:55서울시 금천구 시흥2동의 낙후된 주택가 사이에 들어선 ‘사회적경제허브센터-네모의꿈’은 지역경제의 선순환을 위해 주민과 지역소상공인이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공간이다. 공유주방, 카페, 전시실, 강의실, 스튜디오, 사회적기업 사무실, 코워킹스페이스, 금천구 사회적경제 지원센터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공공과 민간의 모든 시설이 입주해있다. 사회적경제허브센터는 좁고 긴 삼각형 경사지 위에 세워졌다. 앞은 빽빽하게 들어선 저층의 주택들로 둘러싸여 있고 뒤로는 10m가 넘는 옹벽에 막혀있다. 다행히 동측의 옹벽은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가 아니라 녹음으로 채워져 있으며 그 위에 동일여자고등학교의 주차장이 접해 있다. 네모의꿈이라는 별칭대로 네모 모양을 건축물 곳곳에 심어놓은 것이 특징이다. 네모 모양의 건물에 네모난 출입구를 만들었고 그 위로 네모난 작은 방들을 벽돌처럼 켜켜이 쌓았다. 건물 외관에는 다른 크기의 네모난 창들을 만들어 통일성을 강화했다. 주변 주택가와 소통을 도모한 점도 돋보인다. 설계자는 1층 작은 공유주방과 코어를 제외하고 모두 비워냈다. 주출입구 방풍실은 앞뒤 도로를 관통하는 통로로 사용될 수 있도록 했고, 비워진 공간은 주차장과 도로 사이의 경사를 극복하는 완충공간으로 주민들에게 내주었다. 건물이 들어섰지만 오히려 좁고 구불구불한 도심지 주택가 도로를 서로 연결하며 주민들이 편안하게 왕래할 수 있는 보행길이 만들어졌다. 또 서측면의 주택가로는 거의 창을 내지 않아 민원을 차단했고 동쪽으로는 입주공간마다 창을 냈다. 작은 사회적 기업들이 옹기종기 모여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처럼 각각의 입주공간은 다른 크기의 개구부를 통해 외부와 소통한다. 또 주변 건물들의 스케일에 맞추어 작은 테라스를 중간중간 삽입해 30m 달하는 건물입면의 부담을 덜어냈다. 심사위원들은 “입주하고 있는 건축학과 학생들이 내부디자인에 참여한 점도 건물에 생기를 부여하고 있다”며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 사회적 기업들 사이의 상생의 모습을 잘 구현한 점도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고 평가했다./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우수상] 홍릉컨텐츠시연장, 절제美 살린 자연 속 블랙박스
부동산 부동산일반 2018.11.13 10:19:31홍릉콘텐츠시연장은 창작자와 문화벤처 기업들이 콘텐츠 개발과 실험적 공연을 할 수 있도록 건립된 필드테스트 시설이다. 첨단 시설과 장비를 갖춘 200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과 종합 연습실, 전시실, 스타트업을 위한 사무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당초 한국과학기술정보원의 테니스장부지에 들어선 이 건물은 도로보다 4m정도 아래에 조성돼 있다. 단차로 인해 건물은 노변에서 보기엔 있는 듯 없는 듯, 주변 녹음과 동화돼 있다. 부지에 접해있는 저류지는 마치 오래된 숲과 연못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홍릉콘텐츠시연장의 핵심 시설인 공연장은 자연 속에 블랙박스처럼 자리 잡았다. 설계자는 “자연과 대비되는 배경과 같이 단순한 형대로 존재하길 원했다”고 의도를 설명했다. 공연장 내부는 다양한 공연 시도를 할 수 있도록 층고 12m의 가변형으로 설계됐다. 필요에 따라 빨간 의자의 객석도 통째로 이동시킬 수 있어 무대 공간을 극대화 시킬 수 있다. 무대 전면은 저류지를 향해 있어 가림막을 치우면 유리벽을 통해 자연을 무대 배경으로 삼을 수도 있다. 이는 창작자의 공연기획에 새로운 외부조건을 제공해 적극적이고 열린 형식의 시연 시도를 가능하게 한다. 공공 건축의 숙명인 예산제약 속에서도 창작 공간으로서의 목적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도록 구현한 설계 아이디어가 눈에 띈다. 일반적인 사무용 건물과는 달리 바닥 마감은 거친 재질을 택했다. 공연을 위해 기물을 자주 이동시켜야 하는 이용자들의 안전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노변에서 보기에는 절제된 표현의 건물 외관은 오히려 후면에서 ‘반전’된다. 정면 같은 후문은 자연스럽게 많은 방문자의 시선을 쓴다. 거대한 기둥을 배치해 고대와 현대의 조화를 나타내고 이는 고래부터 반복되는 이야기에 대한 이끌림, 호기심을 자아내는 장치가 된다. 후면에 배치된 대형 연습실은 객석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계단을 통해 외부로 연결돼 있어 공연 공간이 될 수도 있다. 지형의 단차를 이용한 공간 구성의 기발함이 돋보인다. 3층에 배치된 스타트업 공간은 2~8인 규모의 소기업 공간과 회의공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창작자가 상상력을 발휘하고 이를 실험하고, 시연하는 창작행위를 한 곳에서 할 수 있도록 사무공간-연습장-카페테리아-로비-블랙박스 등의 공간이 유기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심사위원들은 “대표적 콘텐츠시연장은 사무·공연 공간을 넘어 자연을 공유하는 시선을 놓치지 않는 점이 인상적”이라며 “창의적으로 시연을 하면서 시공간을 채워나가는 것은 사용자의 몫”이라고 평가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우수상]평화문화진지, 군사시설에 문화色...공존의 미학 완성
부동산 부동산일반 2018.11.13 10:19:10서울시 도봉구 도봉동에 위치한 ‘평화문화진지’는 군사시설과 문화시설이 동시에 공존하는 공간이다. 이곳에는 원래 분단의 상징인 대전차 방호시설이 있었다. 6·25 전쟁 때 북한군이 탱크를 몰고 남침해 온 길목에 있어 1969년 대전차 방호시설이 들어섰다. 군사 목적으로 지어졌으나 민간시설로 위장하기 위해 2층에서 4층까지 아파트를 올렸다. 이것이 도봉구 첫 시민아파트이기도 하다. 1층에는 방호시설, 2·3·4층에는 3개 동의 아파트를 세워 군인들이 거주하도록 했고 유사시에 1층으로 내려와 방어선을 구축할 수 있도록 계획됐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노후화 돼 안전진단에서 위험건축물(E등급) 판정을 받아 2004년에 철거됐다. 군사시설인 1층만 존치돼 건설자재 창고 용도로만 쓰였다. 도봉구는 2016년 분단과 대결의 상징인 대전차 방호시설을 문화창작공간으로 만드는 도시재생 사업을 서울시에 제안했다. 그 결과 같은 해 12월 착공에 들어가 2017년 10월 지금의 평화문화진지가 탄생했다. 흉물로 남아있던 군사시설이 평화를 염원하는 곳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평화문화진지는 총 5개 동으로 이뤄져 있다. 다목적 공연장 등이 있는 시민동(1동), 전시실 등이 있는 창작동(2동), 스튜디오로 이뤄진 문화동(3동), 4동 예술동, 5동 평화동으로 구성돼 있다. 총 길이만 240m에 이른다. 탱크가 있던 벙커는 예술가들과 시민들이 창작의 꽃을 피우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2동과 3동 사이에 조성된 평화광장에는 독일 베를린 시가 우리나라에 기증한 실제 베를린 장벽 3점이 설치돼있다. 장벽에는 동독과 서독에서 그린 그림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이곳에는 대전차 방호시설이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흔적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벙커를 구성하던 콘크리트와 벙커와 아파트를 잇던 철근 등을 남겨 분단 현실을 잘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좁고 낮은 병사이동통로의 벽에는 직사각형의 화기 구멍이 그대로 남아 있어 전쟁을 대비했던 당시 모습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 심사를 맡은 김미연 청주대학교 교수는 “방치됐던 군사 시설과 세월의 흔적에 전시, 체험, 창작 등 문화시설이 더해져 호기심을 강하게 불러일으키는 건축물로 재탄생했다”며 “재미있는 내부 프로그램까지 만들어진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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