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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한국건축문화대상-일반주거부문 본상] "은퇴 후 살 집은 최소 2년전부터 준비해야"
부동산 부동산일반 2018.11.13 10:18:20“은퇴 후 살 집은 성급하게 지으면 안됩니다. 입주할 시기보다 최소 2년 전부터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멋진할아버지집 설계를 담당한 이기철(사진) 아키텍케이 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은퇴 후 거주지를 지을 때 충분한 시간을 두고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에 쫓기며 살아온 인생처럼 은퇴 후 전원주택을 급하게 짓게 되면 자기 삶을 돌아볼 여유가 없어진다”며 “건축할 대지, 건축가, 시공사 등을 전문가들과 상의하면서 꼼꼼히 확인한 후 선택하고 이후 시공에 들어가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멋진할아버지집을 지을 때도 이 대표는 건축주와 충분한 논의를 거치며 끊임 없이 소통했다. 그는 “건축주가 결과보다 과정에 의미를 두겠다는 뜻을 내비쳐 설계를 맡게 됐다”며 “어떤 집을 지을 것인지 수시로 논의하면서 오랜 준비 끝에 건물을 짓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은퇴 후의 삶을 고려해 단순히 기능적인 집이 아니라 편리하면서도 삶의 여유를 담아내는 디자인을 하는 데 주력했다. 멋진할아버지집의 가장 큰 특징은 대나무와 금속소재를 결합해 서까래와 기둥 등을 만든 점이다. 일반 주택에서는 보기 힘든 재료다. 이 대표는 “김해에 자생하는 대나무 600본을 직접 골라 금속소재의 골강판을 결합해 마감재로서 강도를 높였다”며 “이런 과정을 통해 친환경, 자연미가 그대로 드러나는 외관을 갖출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건축에서 대나무가 많이 사용되면 지역 경제와 독특한 지역 건축색 형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일반주거부문 본상] 멋진할아버지집
부동산 부동산일반 2018.11.13 10:18:02경남 김해시 상동면 산 중턱에 들어선 멋진할아버지집은 베이비붐 세대인 건축주가 은퇴 이후 거주하기 위해 만든 전원주택이다. 부산의 한 보험회사에서 근무했던 건축주는 아내와 상의해 은퇴 후 시골에 집을 짓기로 했고 5년간 건축가를 찾은 끝에 이기철 아키텍케이 건축사사무소 대표를 만났다. 이들은 어떤 집을 지을 것인지 수시로 논의했고 10개월에 걸친 설계, 반년이 걸린 시공 끝에 이 집을 지을 수 있었다. 한국 현대사에서 베이비붐(1953~1962년 생) 세대들은 양극단의 상황을 경험한 세대들이다. 전후 빈곤의 시기와 경제개발의 호황의 시기를 겪었고 군부의 독재정치에 저항하며 민주주의를 시대를 연 주역이기도 했다. 또 토속적 한국문화와 유교적 가치관 속에서 자랐지만, 세계화 흐름 속에 자본주의를 토양으로 꽃 핀 대중문화와 글로벌한 가치관이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는 한국 현대사의 소용돌이를 모두 관통해 존재하는 다층적 경험을 가진 세대이다. 멋진할아버지집은 이러한 베이비붐 세대의 정체성을 구현하는 데 주력했다. 시골집을 현대적 소재로 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전후 농경사회에서 태어나 산업화, 정보화 시대를 살아온 베이비붐 세대의 삶과 닮았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기와와 서까래를 현대화 한 점이다. 김해에 자생하는 대나무 숲에서 600그루를 골라 가마에서 72시간 구워 강도를 높인 뒤 금속 패널에 단단히 결합해 만들었다. 전통건축의 형식인 처마와 툇마루도 금속 소재인 골강판과 대나무를 활용해 지었다. 측면 후면에는 노출 콘크리트와 시멘트 벽돌을 주로 썼다. 이기철 대표는 “‘베이비부버 세대의 정체성 찾기’, ‘한국 토속건축의 현대화 과정 밟기’라는 주제를 가지고 접근한 프로젝트”라며 “자연에 순응하는 전통건축의 배치와 의미를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기능과 미감을 더하는 방식으로 공간들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주변 환경을 받아들이면서 대지의 특성을 잘 이용한 배치도 돋보인다. 완만하게 경사져 올라가는 마을 안쪽 가장 깊고 높은 부분에 위치한 이 집은 높이차이가 있는 자연 그대로의 지형을 그대로 활용했다. 더 파거나 보탬이 없이 지형을 있는 그대로 이용해 층별 공간을 구성했다. 또 아래층의 높이확보 흔적이 자연스레 외부계단으로 배어 나와 자칫 길게 느껴질 수 있는 가로변 입면에 리듬감을 주고 있다. 내부는 거실, 부엌, 침실이 있는 본채와 사랑방 역할을 하는 ‘취미실’로 구성됐다. 취미실은 건축주의 취향을 반영해 전통 가옥의 느낌을 냈다. 방 하나가 국선도, 서예, 색소폰 연주 공간으로 쓰인다. 한쪽 지붕 아래 독립적으로 위치한 취미실을 서너 단계 올려 배치해 리듬감을 극대화시켰다. 주출입문에서 안으로 들어가면 거실, 부장, 침실이 차례로 나오며 벽면엔 통창을 내 자연경관과 집이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했다. 심사위원들은 “‘불편하지 않은 시골 촌집’이란 건축주의 표현처럼 토속적 한국건축의 현대화의 작업인 멋진할아버지집이 베이비붐 세대의 남은 삶을 담는 공간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공동주거부문 본상]"개방형 아파트, 이웃간 갈등 해결에 도움"
부동산 부동산일반 2018.11.13 10:17:30“이번 프로젝트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아파트 건설 50주년을 기념한 디자인 특화단지인 만큼 기존 아파트와는 다르게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 시도가 첫 구상 그대로 중도에 설계 변경 없이 그대로 완성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합니다.”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 공동주거부문 본상 수상작 새뜸마을 7단지 투머로우시티를 설계한 박재우(사진) 해안건축 본부장은 이같이 수상 소감을 밝혔다. 해안건축은 ‘동네 속의 도시’, ‘도시 속의 동네 ’를 기본 콘셉트로 삼고 폐쇄적인 기존 아파트에서 과감하게 탈피하고자 했다. 유행처럼 번졌던 중앙광장과 외곽 담장을 과감하게 없애고 커뮤니티 시설을 외부에 개방해 외부로 열려있는 단지를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고급 이미지 조성을 위해 혹은 안전을 이유로 최근 폐쇄형 아파트를 선호하는 수요자들이 많아진 상황에서 개방형 아파트를 짓는 데 우려의 시선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유행을 좇는 것만이 답이 아니라는 것이 박 본부장의 생각이었다. 오히려 단지를 외부에 개방하고 이웃 간 왕래를 활발하게 할 수 있는 커뮤니티 시설, 마당 등을 갖추면 서로 간 갈등이 생기더라도 전보다 더 완만하게 해결할 수 있으리란 것이다. 박 본부장은 “이웃에 누가 사는지도 모를 만큼 사회가 점차 개인화되고 있는데 이는 결국 층간 소음 갈등 등 사회적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면서 “LH가 공기업인 만큼 기존 사회가 가진 문제점을 해결하고 새로운 시도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해안건축은 업계에서 사후 변경이 없는 설계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 또한 현상설계 당시 원안 그대로 착공했다. 공모 당선을 위해 애초에 기술적으로 불가능하거나 그림 상으로만 그럴듯한 설계안을 냈다가 실제 착공 시 많은 수정을 거치는 일이 업계에선 일상다반사지만 해안건축은 지금껏 한 차례도 사후변경을 한 공공주택 설계가 없었다고 자부한다. 박 본부장은 “공사비 문제로 설계안을 변경하는 것이 가장 흔한 사례인데 해안건축의 경우 돌 대신 컬러 페인트를 마감재로 활용하는 등 아낄 수 있는 부분에서 최대한 아껴 공사비를 맞추려고 한다”면서 “욕심을 앞세우기보다 현실적인 설계안을 만들되 그 후에는 융통성 있게 공사비를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990년 설립된 해안건축은 ‘끊임없는 가치혁신’이라는 기치 아래 건축과 도시, 조경 등 다양한 전문분야의 협업체계를 갖추고 있다. 판교 제2테크노밸리 E8-1·2, 장기임대 100만호 기념단지, 웹툰융합센터 및 청년예술인 주택, 국민연금공단 제2사옥 신축 사업 등의 설계를 담당해왔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공동주거부문 본상]새뜸마을 7단지 투머로우시티
부동산 부동산일반 2018.11.13 10:17:11반듯하면서도 획일화된 모양인 탓에 ‘성냥갑’이라는 수식이 붙은 한국형 아파트는 급속도로 이뤄진 국내 경제 성장을 상징하는 건축물이자 비판의 대상이다. 성냥갑 아파트는 주택보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시기인 1960년대부터 공급량을 채우기 위해 공급자 입장에서 빠르게 보급됐다. 살기에 편리하고 재산 증식에도 기여했지만 개성이 없어 ‘집다운 집’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 때문이다. 새뜸마을 7번지 투머로우시티는 기존의 획일화된 아파트 단지에 대한 도전이었다. 고급 단지의 상징으로 부상하며 속속 도입됐던 중앙광장과 외곽 담장을 과감하게 없애고 단독 주택형 등 다양한 주거 형태를 배치해 일반적인 아파트의 이미지에서 탈피한 것이 특징이다. 아파트를 폐쇄형으로만 만들 필요가 있을까. 안전한 느낌을 줄 순 있지만 동네 주민 간 소통을 막고 통행 시 불편하다는 점은 폐쇄형 단지의 큰 단점이다. 투머로우시티는 이 같은 불만에서 출발했다. 우선 외부와의 경계를 없앴다. 담장부터 없애고 다양한 크기의 길과 마당을 배치해 외부인들도 자연스럽게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어린이집, 복합생활문화공간 등을 외부인에게도 개방하고 곳곳에 골목길을 조성해 아이들이 어울려 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일반 아파트뿐 아니라 단독주택형·복층형 주택과 테라스형 주택 등 22개의 다양한 주택형을 제공하는 것도 특징이다. 특히 단지의 서쪽에는 단독주택가를 조성해 수요자의 선택권을 넓혔다. 또 투머로우시티는 벽이나 설비를 쉽게 바꿀 수 있어 거주자 취향에 맞는 다양한 공간 연출이 가능한 라멘구조(기둥과 보로 구성된 건축 형태)로 지어진 것이 특징이다. 길이나 마당, 공원 자체도 다양한 크기와 디자인으로 구성돼 단지의 개성을 드러낸다. 전용면적은 중대형 위주의 2-2생활권에서 희소가치가 있는 소형 면적 위주로 구성됐다. 전용면적 59㎡(294가구), 65㎡(24가구), 72㎡(64가구), 74㎡(267가구), 79㎡(45가구), 84㎡(470가구)의 6개 평형, 22개 타입 1,164가구의 대단지다. 새뜸마을 7단지 투머로우시티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아파트 건설 50주년을 기념한 디자인 특화단지다. 2013년 디자인 시범사업을 추진해 13개 응모 안 중 새로운 주거 패러다임을 제시한 작품을 선정해 완성됐다. 설계공모를 통해 선정된 미래지향적 디자인을 도입해 기존 단지와 차별화하고자 했다. ‘도시 속의 동네’, ‘동네 속의 도시’라는 디자인 콘셉트를 바탕으로 경계가 없는 다차원 공간의 단지, 정해진 길이 없는 다중심 공간을 통해 미래형 단지 디자인을 선보이고자 했다. 오히려 임대주택이라서 더 심혈을 기울였다. 임대주택은 인근 지역 집값을 떨어뜨린다는 인식이 강해 지역주민들에게 기피 대상으로 여겨진다. 새뜸마을 7단지 투머로우시티는 임대주택의 기존 이미지에서 탈피해 누가 봐도 살고 싶은 집을 되고자 했다. 설계를 맡은 해안건축의 박재우 본부장은 “심하게는 임대주택에 사는 아이들과 어울리지 말라는 부모들도 있다”면서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놀러 가고 싶어하는 단지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 심사를 맡은 김경인 심사위원은 새뜸마을 7단지 투머로우시티에 대해 “기존 공동주택이 갖는 문제점을 탈피하고 다양성, 개별성, 공공성 측면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하고자 했다”면서 “임대주택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2018한국건축문화대상-민간부문 대상 설계자]윤세한 해안건축 대표·데이비드 치퍼필드
부동산 부동산일반 2018.11.13 10:16:36“아마 서양의 클라이언트라면 보다 요란한 디자인을 원했을 겁니다. 그러나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건축물 자체가 조용한 아름다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이해준 덕에 달항아리의 미(美)를 품은 건물을 완성 시킬 수 있었습니다.” 아모레퍼시픽 사옥의 계획설계와 개념설계를 맡은 데이비드 치퍼필드는(오른쪽) 건축주와의 좋은 궁합이 좋은 건축물을 낳았다고 말했다. 그의 특기인 고전의 재해석, 단순함에서 오는 강렬한 건축은 한국에서 오히려 잘 수용됐다. 실시설계를 담당한 윤세한 해안건축 대표도 “건축의 언어는 통했다”며 “동서양을 관통하는 기본적인 건축 언어가 적용됐기 때문에 서양적이기도 하고 한국적이기도 한, 건축의 원형과 같은 작품이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 사옥에서 느낄 수 있는 견고함과 단단한 아름다움은 세계적인 건축가 치퍼필드의 완벽주의의 산물이다. 설계는 물론이고 건물에 적용되는 모든 조명, 이정표, 심지어 문 손잡이까지도 치퍼필드의 설계사무소에서 직접 디자인했다. 그는 강박에 가까운 완벽주의가 필요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건축의 모든 요소가 서로를 지지하지 않으면 통합적인 느낌을 줄 수 없습니다. 실내 공간에서 어딘지 모를 편안함, 좋은 기분은 느끼게 하려면 천장, 바닥 등 모든 요소가 잘 조직돼 있어야 하죠. 사용자들은 의식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지만 ‘느낌적인 느낌’으로 건축의 퀄리티를 체감합니다. 건축가가 하는 일이 바로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신경 쓰는 것입니다.” 건축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건축가의 ‘보이지 않는 강박’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치퍼필드는 최초의 설계 콘셉트가 끝까지 유지되고 완성도 있게 구현된데 크게 만족스러워했다. 이 과정에서 실시설계와 디자인 감리, 인허가를 맡은 해안건축의 역할이 중요했다. 윤세한 해안건축 대표는 “이번 작품에는 그동안 한국에선 없었던 디테일들이 많이 적용됐는데 이를 실현하는 일이 쉽지 않은 과제였다”며 “처음부터 여러 차례 워크숍을 통해 기본설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끊임없는 검증과 대안제시를 통해 국내 여건에 맞게 실시설계안을 만들어나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출 콘크리트는 한번 잘못하면 되돌릴 수 없는 굉장히 민감한 작업이어서 시공사와 함께 테스트를 많이 했다”며 “디자인 팀이 현장에 상주하면서 기본설계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건축주, 설계자 그리고 시공 수준이 결합된 다시 짓기 힘든 수준의 훌륭한 작품이 나온 데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민간부문 본상]"건축 통한 새로운 문화적 가치 창출에 책임감"
부동산 부동산일반 2018.11.13 10:16:05“프리츠커상이 그렇듯 전문가 집단에서 수여하는 것이 가장 명예로운 상으로 꼽히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주는 상이 최고로 꼽힙니다. 건축가로서 그 의미를 생각해보자면 빠른 도시화 과정에서 소외됐던 사각지대가 분명 있을 텐데 소외된 영역에서 가치를 창출해 낸 건축물에 대해서도 국가나 각료의 이름을 통해 보상을 해 줌으로써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8년 한국건축문화대상 본상 수상작인 ‘기장 웨이브온’의 설계를 맡은 이뎀도시건축의 곽희수(사진) 대표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가 기관의 이름으로 수여되는 이번 상에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곽 대표는 “국가의 손길이 뻗치지 못하는 부분에서 건축을 통해 새로운 문화적 가치를 창출하라는 임무를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장 웨이브온이 설계 당시부터 흥행작으로 꼽힌 것은 아니었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에 충실했던 공간에 콘크리트 건축물을 짓겠다고 하니 일부 주민들은 갸우뚱 해했다. 또 카페가 카페답지 않고 미술관 형식으로 지어진다는 것에 대해 성공 여부를 의심하는 이들이 많았다. 곽 대표는 “새로운 장소성에 대한 의식을 교환하는 과정이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콘크리트 예찬론자로 소문난 만큼 곽 대표는 이번에도 노출 콘크리트를 활용했다. 콘크리트는 도시의 냉혹함을 보여주는 재료라는 인식이 있지만 사실 그 어떤 재료보다 친환경적인 재료라는 것이 곽 대표의 생각이다. 나무를 친환경적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를 건축 재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본드, 페인트와 같은 유해물질이 필수적이다. 또 우리나라 콘크리트 생산량이 세계 12위에 달할 정도로 국내에서 흔한 소재이기도 하다. 곽 대표는 “나무도 좋지만 나무만 갖다 쓰면 산은 벌거숭이가 될 것”이라며 “조림을 하고 30년이 돼야 겨우 활용할 수 있는 나무와 달리 땅에서 나는 석회석을 그대로 퍼올려 만들 수 있는 것이 콘크리트”라고 설명했다. 곽 대표의 건축물들은 그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 매김해오고 있다. 배우 원빈이 건축주인 ‘국도 42번 루트하우스’, 배우 고소영이 건축주인 청담동의 ‘테티스’, 충청남도 태안의 ‘모켄펜션’, 강원도 홍천의 ‘유 리트리트 부티크 리조트’까지 그전까지 평범했던 장소에 ‘새로운 신기함’을 불어넣으며 관광객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곽 대표는 “건축의 내용도 좋지만 현상에 주목했으면 좋겠다”면서 “개인 투자자가 조그만 건물을 하나 짓는 것이 1,000억~2,000억원짜리 공공 건축물을 짓는 것보다 큰 효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 대해 저뿐만 아니라 지자체가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민간부문 본상]기장 웨이브온
부동산 정책·제도 2018.11.13 10:15:54부산의 최대 인기 관광 명소인 해운대와 태종대가 순위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바다 위 독특한 건축물인 ‘기장 웨이브온’이 하루 평균 3,000명을 끌어모으며 기장을 부산의 ‘핫 플레이스’로 만들면서부터다. 기장군의 인구는 16만 명인데 새롭게 들어선 카페 하나에 연평균 90만여 명이 몰리기 시작하면서 해당 군청이 관광객 수용 방안을 다시 고안해야 할 정도다. 연면적 495㎡(150평) 남짓한 건축물 하나가 크나큰 반향을 일으킬 줄 누가 알았을까. 설계를 맡은 이뎀도시건축의 곽희수 대표는 사전 방문 당시 식사를 했던 레스토랑에 손님이 자기 자신뿐일 정도로 기장이 상대적으로 소외된 도시였다고 전했다. 전환의 계기는 ‘장소의 혁신’이었다. 고요하던 임랑 해변에 갑자기 청담동에나 있을 법한 건물이 지어지자 사람들은 신기해하며 몰려들었다. 이 건물은 한때 해변가에 유행처럼 번졌던 유럽식 건축물도 더 이상 참신하지 않다는 판단에서 시작된 결과물이다.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현대적인 건물로 과감한 도전을 했고, 전략이 먹혀들었다. 기장 웨이브온은 태양을 온전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최대한 많은 고객에 ‘명당’이라 부를 수 있는 자리를 내어주기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1층의 메인 서빙 공간부터 옥상 테라스, 그리고 그 주변 야외 공간까지 앉을 공간을 마련했다. 계단을 의자로 활용하고 옥상 루프탑도 층을 나누어 좌석을 만들었다. 평상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산과 달리 바다를 찾는 관광객들은 편히 누워 쉬고 싶어 한다는 점에서 착안해 편히 쉴 수 있는 평상을 곳곳에 배치했다. 좌식 의자라면 의자 개수만큼만 사람이 앉을 수 있지만 평상은 누구에게나 걸터앉을 공간을 마련해 주기 때문이다. 특히 야외의 평상들은 소나무 사이사이에 있어 자연을 만끽하기에 좋다. 콘크리트 구조물을 쌓아놓은 듯한 독특한 외관도 볼거리다. 가장 밑 구조물은 대지에 맞춰 수평으로 배치했지만 상층부 구조물에서는 땅의 조건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움을 표현했다. 각도를 달리해 쌓은 두 개의 구조물은 바다의 다양한 풍경을 다양한 각도에서 포착하도록 했다. 중간중간 공간을 비워 자칫 전망으로부터 소외된 내부 공간이 없도록 했다. 별도 마감재를 사용하지 않은 노출 콘크리트가 기본 재료다. 건축적 구조 자체로 맨몸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콘크리트의 회색빛은 다른 색깔과 충돌하지 않아 주변 경관과도 잘 어울린다. 이 같은 콘크리트 구조물은 조용하고 현대적인 느낌을 주는데도 용이하지만 자연 경관을 돋보이게 하는 멋진 배경으로도 작용한다. 임랑 해수욕장의 바위와 해송, 그리고 파도가 배경과 잘 어우러지면서 장관을 연출한다. 천연 재료와 달리 거침 또는 매끈함, 기포 등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것도 콘크리트의 매력이다. 실제 웨이브온 곳곳 콘크리트벽에는 기이한 구멍들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바닷가에서 침식된 해안 기암괴석을 모티브로 디자인됐다. 천장 곳곳에는 정육면체를 새겨놓았다. 이는 해변의 침식된 바위들과 바다의 기포를 추상화한 것이다. 정육면체를 품은 천정을 세 개 층 연속으로 배열해 공간의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박진호 한국건축문화대상 심사위원은 “천혜의 장소가 가지는 매력에 건축가의 디자인이 더해진 상업적으로 성공한 프로젝트”라고 평가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사회공공부문 본상] "기존 탱크 원형 유지...예술적 공간 조성 뿌듯"
부동산 부동산일반 2018.11.13 10:15:12“개원 후 1년 동안 50만명의 시민이 문화비축기지에 방문해 다양한 문화체험을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T4 복합문화공간은 안무가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다양한 무용 공연 개최 제안이 받고 있습니다. 이곳이 이용자들에 의해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는 긍정적은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윤종(사진)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마포문화비축기지’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함께 예상치 못한 이용자들의 적극적인 활용을 반가워했다. 2018년 한국건축문화대상 본상 수상작 마포문화비축기지 프로젝트를 주도한 푸른도시국의 최 국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개원 1주년 겸 수상소감을 밝혔다. 그는 “기획부터 설계까지 일반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보편적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하되 기존 석유탱크들의 원형을 최대한 살리려는 노력을 잊지 않았다”며 “사업 초기부터 시민주도형 ‘도시재생’ 프로세스와 현재의 시민주도 협치형 공원운영 방식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석유비축지가 문화기지가 되기까지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우선, 매봉산에 묻혀 버려진 땅에서 시공하는데 안전이 문제가 됐다. 최 국장은 “실시설계 초기까지 과거 설계도면이 없어 실측을 통해 거꾸로 도면을 만들어 가며 작업을 하다가 청도 자료보관소에서 극적으로 마포석유비축기지 시절의 도면을 발견했다”면서 “대부분의 탱크가 연암지반 위에 조성돼 있어 공사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기존 암반을 건드리지 않는 범위에서 오일샌드를 걷어내고 현재의 모습으로 설계를 수정해 무사히 시공했다”고 술회했다. 어렵게 기존의 옹벽과 암반을 남기려는 노력은 시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공간을 만들어냈다. 서울시 입장에서도 가장 애착이 가는 부분이다. 또한 그대로 보존된 석유 탱크 안을 거닐 수 있는 T4는 예술가와 무용가, 연출가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공간이 됐다. 탱크안의 특유의 공간감을 그대로 활용해 미디어, 소리, 빛을 활용한 다양한 예술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국장은 문화비축기지를 지속가능한 도시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는 “수준 높은 문화프로그램을 유치하는 것보다 시민 스스로 문화예술활동을 제안하고 공유하는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서울시의 어떤 공원보다도 문화예술활동이 활발하게 펼쳐지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한 보존과 재생을 강조하다보니 시민 편의 공간이 부족하다면서 “향후, T6 커뮤니티센터에 생태문화작은도서관(에코라운지)을 조성하고, 문화마당 쪽에는 작은 문화 상점 등을 만들어서 친환경 음료나 간식 등을 시민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사회공공부문 본상]마포문화비축기지
부동산 부동산일반 2018.11.13 10:15:05마포‘석유’비축기지가 마포‘문화’비축기지가 됐다. 마포문화비축기지는 이제 문을 연 지 1년이 막 지난 서울의 대표적인 도시재생 사업이다. 사실, 쓰던 것을 다시 살려 쓰는 재생이 아니라 완전히 버려지고 잊혀진 곳의 재탄생에 가깝다. 심사위원의 평가처럼 장소의 기억을 단순히 재현했다기보다 ‘발굴’과 ‘재구축’의 과정을 거쳤다. 장소의 기억은 6,907만 리터의 석유탱크로 남아있다. 1974년 1차 ‘오일쇼크’로 국제유가가 4배나 치솟자 서울시는 1976년부터 2년에 걸쳐 석유비축기지를 만든다. 매봉산 암반을 발파·굴착해 다섯 개의 탱크가 산자락에 안겨 묻혔다. 1급 보안시설이었던 이곳은 당시 서울시민의 한 달 분 연료를 보관했다. 하지만 시대는 흘러 변화했다. 석유에 의존하던 산업화 시대가 저물고 이 시설도 땅 아래에 십수년간 잠겼다. 얼마간 아무런 쓰임이 없었기에 발굴이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 2014년 공모에 당선된 설계자들도 산자락에 묻힌 5개의 탱크가 무사할지 반신반의했다. 흙을 걷어내고 옹벽이 나오자 석유 탱크는 유적처럼 재생의 대상이 됐다. 3년여의 공사를 거쳐 5개의 탱크는 6개가 됐다. 각 탱크를 각각의 의미를 담아 재구축했다. 1번 탱크와 2번 탱크를 들어내 새롭게 여섯번째 탱크 T6(2,948㎡)를 만들었다. T6은 마포문화비축기지에 가장 큰 실내 공간을 갖고 있어 전시실, 강의실, 문화아카이브, 카페, 사무실 등으로 운영된다. 새로 지어진 탱크의 특이점은 바로 탱크의 철판이다. 넘버링을 하지 않고 해체하고 재조립한 탓에 설계자도 의도치 않은 얼룩덜룩한 철판 패턴이 색다른 입면을 형성했다. 해체된 1번 탱크 T1(554㎡)은 유리 파빌리온이다. 유리 너머 날 것의 옹벽이 그대로 배경이 돼 공연, 전시 등이 벌어진다. 마찬가지로 2번 탱크 T2는 둥근 자리만 남기고 공연장(2,579㎡)으로 변모했다. 상부는 옹벽을 무대 삼은 야외 공연이고 지하는 조명, 음향 설비를 갖춘 실내 공연장이다. 3, 4번 탱크 T3(753㎡), T4(984㎡)는 원형으로 남겨있다. T4는 장소의 기억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안에 석유가 가득했을 거란 상상과 함께 같은 공간을 산책하듯 들여다 보고, 올려다볼 수 있다. 먹먹한 소리를 몸으로 들으며 천장 주입구에서 떨어지는 한 줄기 빛을 만져보는 경험을 선사한다. 내부를 가득 채운 미디어 아트 전시가 없어도 그 자체를 감상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T5(890㎡)는 마포 석유비축기지 역사를 볼 수 있는 이야기 관이다.이 밖에도 주차장으로 사용되던 너른 땅은 문화마당 T0(3만5,212㎡)로 활용된다. 야시장이 열리기도 하고 각종 공연도 벌어진다. 2017년 9월 개장한 후 1년간 50만명의 시민이 문화비축기지를 다녀갔다. 이제 가족들의 동네 나들이 장소, 연인의 데이트 코스로 찾아온다. 매봉산을 따라 내려온 1.3km의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면 산 정상에서 문화비축기지 전경부터 한강까지 내려다볼 수 있다. 운영상으로도 ‘협치’를 내세웠다. 사업 초기 설계 단계부터 시민이 주도하는 운영 모델을 도입했다. ‘협치위원회’를 중심으로 문화적 가치를 담아 도시재생에 적용했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
[2018한국건축문화대상-일반주거부문대상]"난관에도 건축 의도 맞게 완공해 뿌듯"
부동산 부동산일반 2018.11.13 10:14:25“국내 건축계에서 가장 유서 깊은 상을 받게 돼 기쁘고 놀랐습니다. 특히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쉬운 대중화된 건물인 다세대 주택으로 대상까지 받게 돼 그 기쁨은 더 컸습니다.” 2018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일반주거부문 대상작품인 ‘밝은 다세대주택’의 시공을 맡은 신부건설의 김남중(사진) 대표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뿌듯함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국내 건축계의 가장 유서 깊은 상을 수상해 영광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 대표와 신부건설은 밝은 다세대 주택을 시공 과정에서 사람들이 밝아질 수 있는 건물을 만들도록 해야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작업에 임했다. 입주민의 거주성을 최대한 높이고자 했던 건축가가 의도와 딱 맞아 떨어지는 목표였다. 김 대표는 지난 1997년 신부건설을 설립한 이래로 20년 이상 회사를 이끌고 있다. 한 분야에만 매진한 덕분에 기술성에는 어떤 업체보다 자신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신부건설은 창사 이래로 130건 이상의 프로젝트를 맡으면서 이번 ‘밝은 다세대’와 같은 주택 분야뿐만 아니라 다수의 재개발·재건축 사업, 호텔, 교회, 공장, 근린생활시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발자취를 남겨왔다. 김 대표는 회사 경영에서 ‘인간 존중 경영’, ‘원칙 경영’, ‘지식 경영’을 철학으로 삼고 있다. 이런 경영 이념으로 건축주와 설계자 그리고 협력업체까지 모두 윈-윈해 신뢰받는 회사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현재까지 건설업계에 일념하고 있다. 김 대표는 “건설업뿐만 아니라 모든 사업체들이 회사명을 바꾸고 브랜드가 변경되는 건 흔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신부건설이라는 회사명칭과 신부가 가진 브랜드 ‘파스카’는 끝까지 유지할 생각입니다. 신부건설을 건설업계에서 가장 전통 깊은 회사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
[2018한국건축문화대상-일반주거부문대상] "공간적 장점 많은 집, 시간 지나도 가치 사라지지 않아"
부동산 부동산일반 2018.11.13 10:14:16“설계 사무실을 개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큰 상을 받게 돼서 아직까지 얼떨떨합니다. 주변에서 더 기뻐해주고 응원을 많이 보내주고 있습니다. 정말 큰 영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건축계에서 앞으로 더 열심히 작업하라는 격려를 보낸 것으로 여기고 설계에 더 몰두하겠습니다.” ‘밝은 다세대주택’으로 2018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일반주거부문 대상을 수상한 ‘피그건축사사무소’(이하 피그건축)의 김대일·이주한 소장은 이 같이 수상 소감을 밝혔다. ‘밝은 다세대주택’은 국내 인구의 상당수가 살고 있는 다세대 주택의 거주성을 깊게 고민하고 거주민들의 쾌적함을 최대로 끌어올려 심사위원들에게 큰 호평을 받은 건물이다. 2015년 사무실을 새로 설립한 신진 건축사들에게 괄목할 만한 성과라는 평가다. 다세대 주택을 지어 건축적으로 호평을 받는 건 쉽지 않다. 한국건축문화대상 일반주거부문 수상작들을 봐도 2010년대 이후 단독주택 또는 펜션 등 숙박시설이 주를 이룬다. 다세대 주택은 임대사업이라는 뚜렷한 목표가 있고, 넉넉하지 않은 공사비의 제약 속에서 경제성을 최대로 끌어올려야 하는 건물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건축가가 가지는 여러 실험적인 계획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VT 하가이스케이프’(펜션, 2017 제주건축문화대상 준공건축물부문 본상), ‘마당 많은 집’ 등의 설계로 주택 분야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올렸던 피그건축에도 이번 프로젝트가 쉽지 않았던 건 마찬가지였다. 김 소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인근에 빌라들이 동시에 들어서고 있었다”면서 “최대한 싸고 빠르게 지어지던 인근의 다세대와 비교해 건축주는 이 집이 사업적으로 더 유리한 점이 있는지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은 단순히 싸게 짓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집이라는 공간의 본질적인 요소에 주목했다. 물론 건축비의 제약을 고려하되 살고 있는 사람에 초점을 두고 이들의 주거 만족도를 최대한 높이는 데 설계의 초점을 맞췄다. 결국 주거 만족도가 높은 건물이 사업성도 높다고 생각했다. “신축 프리미엄이라는 말이 있듯이 임대사업의 관점에서 보면 임대료를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때는 신축 직후입니다. 하지만 새집이라는 것에 국한된 경쟁력은 시간이 갈수록 잃게 되죠. 그런데 밝은 다세대주택처럼 공간적으로 장점을 가진 집은 시간이 지나도 그 가치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1년이 지나도 기분 좋은 공간감은 그대로일 것이고, 5년이 지나도 중정과 마당의 공간이 갖는 장점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에 이들은 초기비용이 소폭 상승하더라도 장기적인 사업성의 관점에서 건축주를 설득했고 결실을 이뤄냈다. 피그건축은 건축주를 포함한 사용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건물을 짓는다는 것이 목표이자 철학이다. 밝은 다세대주택의 주된 초점이 이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에게 초점을 둔 것 역시 이런 이유일 것이다. 이 소장은 “한정된 예산에서 수익성을 보장하려는 건축주의 요구와 그 집에서 살아가는 입주자들의 공간 경험 사이에서 최적의 안을 고안해 내기 위해서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 “이용자에 주된 초점을 두고 그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결국에는 건축의 사회적 역할과도 연결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이어 “건축물 자체로서의 완성도나 깊이를 계속해서 더 높여 나가는 데에도 지속적 노력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
[2018한국건축문화대상-일반주거부문대상] '중정'으로 채광·쾌적함 극대화...다세대주택의 진화
부동산 부동산일반 2018.11.13 10:13:54한국에서 ‘집’은 곧 ‘아파트’로 인식된다. 많은 사람들이 현재 아파트에 살고 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아파트를 희망한다. 대부분이 도시에 거주하는 현 시대 사람들에게 아파트가 가진 편리함과 경제성의 소구력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숫자상으로는 다세대·다가구 거주 비중이 아파트 못지 않게 높다. 그럼에도 이 다세대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주목받지 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각종 편의 서비스가 도입되는, 심지어 식사까지 챙겨주는 ‘호텔 같은 아파트’는 나오지만 ‘다세대’에는 그런 부가 서비스는 언감생심일 뿐이다. 서민의 주거형식인 다세대의 발전 속도가 중산층 주거 아파트에 비해 더디다는 의미다. 다세대가 주택 분야의 마이너리그라는 말은 그래서 나오는 듯하다. 2018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일반주거부문 대상의 영예를 안은 ‘밝은 다세대주택’은 작품 명칭에서 드러나듯 경기 안산시 주택가에 자리 잡고 있는 다세대 주택 건물이다. 지상 5층 규모에 총 11가구가 들어선 크지 않은 규모의 주택이다. 하지만 이 건물은 기존 다세대가 가진 단점을 보완하고, 다세대에서 구현할 수 있는 쾌적함을 최대한 끌어내 호평을 받고 있다. ‘밝은 다세대주택’을 설계한 ‘피그건축사무소’의 김대일 소장과 이주한 소장은 20대 대부분을 다세대에서 보냈다. 다세대 경험자였던 그들은 자신의 기억 되짚고 기존 다세대를 구성하는 요소 하나하나 뜯어 살펴보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다세대를 구성했던 각각의 요소가 가지는 불편함을 확인하고 이를 새로운 형식으로 바꿔 거주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게 하려고 노력했다. ‘밝은 다세대’는 출입구부터 기존 다세대와 사뭇 다르다. 일반적인 다세대의 경우 주출입문이 1층 필로티 주차장 한가운데 배치돼 있다. 이에 거주자들은 주차장에 들어선 꽉 찬 차들 사이를 비집고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겪기 마련이다. 하지만 ‘밝은 다세대’의 입구는 주차장 가운데가 아닌 도로변에 접해있다. 주차장과 출입 동선을 분리해 입주자들이 곧바로 건물 안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또 ‘스킵플로어’(건물 각 층의 바닥을 일반적인 1층분의 높이로 올리지 않고 층계마다 반 층 정도의 낮은 차이로 설계하는 방식) 구조를 적용한 덕분에 주차 부분의 층고 높이가 여타 다세대보다 높아 좀 더 쾌적한 공간이 구현됐다. 이렇게 들어간 건물 내부에는 2층에서 계단의 방향이 바뀌는 부분에는 큰 창을 설치했다. 입주자들이 창을 통해 조금이라도 외부 경치를 즐길 수 있도록 한 설계자의 배려에 가까운 장치다. 설계자들은 또 건물 내부의 개방감을 넓히려고 시도했다. 통상 다세대는 건물과 건물 사이의 간격이 좁아 방안으로 빛이 들어오지 않고 환기도 잘 되지 않아 거주자들의 불편을 겪는다는 점을 생각해서다. 설계자들이 마련한 해법은 건물 내부에 중정을 계획하는 것이었다. 중정이란 건물 중간의 마당과 같은 공간인데 이 중정을 통해 들어온 빛으로 답답해 보일 수 있는 건물 내부를 밝게 하고 거주자들의 쾌적감을 한층 높일 수 있게 됐다. 세대 내 개방감도 다른 다세대보다 뛰어나다. 밝은 다세대주택은 소형 1~2인 가구를 위한 거주 공간들로 구성됐지만 전체 가구 중 약 3분의 2의 정도를 남향과 전면 도로를 향하는 4베이(bay)로 설계해 공간 활용도를 최대한 높였다. 외벽 마감재는 붉은 벽돌로 처리했다. 이는 설계자들이 제한된 공사비 속에서 주변 건물들과 어우러짐을 구현하고자 하는 의도다. ‘밝은 다세대주택’ 들어선 본오동은 전형적인 다세대, 다가구 주택 밀집 지역으로 대부분의 건물들이 적벽돌 외장을 갖추고 있다. 동네 분위기를 깨치지 않고 기존의 동네 분위기에 녹아들기 위해 선택한 재료가 붉은 벽돌이라는 뜻이다. 박종철 심사위원은 “각 세대별 거주자의 편의성과 쾌적한 생활환경을 극대화하고자 한 설계자의 의도가 단연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공동주거부문 대상] "다채로운 입면 변화 완성...개성있는 아파트 연출"
부동산 정책·제도 2018.11.13 10:13:01세종 중흥에스클래스의 가장 큰 특징인 다채로운 입면 변화는 중흥토건의 맞춤형 시공을 통해 완성됐다. 중흥토건은 외부 돌출 부위와 복층 세대 등 입면 변화를 구현하는데 공을 들였다. 먼저 외벽에서 500㎜ 튀어나온 외부돌출부위의 경우 갱폼(gangform·외부 벽체 거푸집과 발판용 케이지를 일체로 제작한 대형 거푸집)과 알폼(알루미늄 거푸집)을 병행해 작업했고, 입면변화에 따른 돌출부위는 갱폼을 별도로 만들어 작업했다. 복층 세대의 경우 테라스와 거실이 엇갈려 배치됨에 따라 2중 슬라브로 계획했다. 욕실 하부가 거실에 면하고 있어 방수공법을 적용했다. 시공이 까다롭기도 했지만 새로운 형식의 작업으로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해서도 만반의 대비를 해야 했다. 테라스가 엇갈려 계획됨에 따라 갱폼 인양 작업시 안전성을 고려해 별도의 매립볼트를 설치 후 갱폼을 인양했다. 작업 전 별도의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안전감시자 및 직원 등이 작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상주 하며 철저하게 감독했다. 장세면(사진) 중흥토건 대표이사는 “특화 설계를 통한 외관 이미지 설계 강화로 개성 있는 아파트를 디자인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신기술도입으로 시공 품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을 우선으로 국민 누구나 편안하고 안락한 공간 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 또한, 입주민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사용성 및 편의성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 발전하는 시공사가 되겠다”고 밝혔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공동주거부문 대상] "공모 통한 실험적 도전 인정 받아 감격"
부동산 정책·제도 2018.11.13 10:12:26“지난 2012년 세종시에서 첫 사업을 시작할때만 해도 지역의 중견기업이 브랜드를 앞세운 대형 건설사와 경쟁하는 데 큰 도전이었고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세종시에 중흥이 짓는 최고의 아파트를 꼭 만들어 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묵묵히 사업을 진행한 결과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되어 목표를 이룬 것 같아 매우 감격스럽습니다.” 서우진(사진) 중흥에스클래스 대표는 2018년 한국건축문화대상 공동주거부문 대상 수상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 “그동안 중흥S-클래스를 사랑해 주신 고객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싶다”고 소비자에 대한 고마움을 연신 표했다. 중흥에스클래스는 세종시에서 단일 브랜드로는 가장 많은 1만2,000여 가구의 집을 지었다. 그 중에서도 이번에 한국건축문화대상을 수상한 중흥S-클래스 센텀시티는 일반적인 아파트와 달리 현상공모를 통해 설계된 아파트로 실험적인 시도가 돋보인다. 다양한 평면에 따른 입면 변화가 도입되며 새로운 기술이 필요했고 안전성 확보가 어려웠다. 하지만 중흥에스클래스는 세종시 최고의 아파트 단지를 선보이겠다는 목표로 센텀시티 사업에 도전했고 그 경험을 발판삼아 지역을 대표하는 공동 주택 사업에 다수 참여하고 있다. 세종시에는 센텀시티뿐만 아니라 1-5생활권 H9 블록에 센텀뷰를 건설 중이다. 센텀뷰 역시 세종시를 대표할 만한 건축물로 외관디자인이 하나의 미술 작품처럼 설계, 시공하고 있다. 광교신도시 원천호수 바로 옆에 시공되는 광교 랜드마크 아파트도 이 지역을 대표하는 건축물로 손꼽히고 있다. 최고 49층의 2,461가구의 대단지 아파트와 상업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최근 공급한 목포 하당지구 중흥S-클래스 센텀뷰는 광주전남 최고 높이를 자랑하는 지역 랜드마크로 시공 중이다. 서 대표는 “중흥은 각 지역을 대표하는 건축물과 중흥S-클래스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대한민국 10대 브랜드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공동주거부문 대상] "아파트 주거문화의 유산 되도록 디자인"
부동산 정책·제도 2018.11.13 10:12:10“대부분의 주거단지는 공급자와 수급자 간의 경제적 논리의 접점에서 계획됩니다. 하지만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이번 주거단지는 경제적 접점을 벗어나 건축가의 생각을 자유롭게 반영해 새로운 개념의 주거단지를 디자인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의 흐름과 삶의 변화를 담아낼 수 있는 주거단지를 만들고자 고민했습니다.” 정영균(사진)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이사는 설계 핵심 아이디어를 이같이 소개했다. 그는 아파트가 갖는 획일화된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공간의 다양성으로 주거단지의 내외부공간을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획일화된 단일평형의 평면, 똑같은 아파트 주동의 반복, 형태의 변화 없이 색깔만 다른 아파트가 아닌 다양한 연령과 세대가 함께 거주하는 공간 설계에 힘썼다”고 말했다. 세종 중흥S-클래스 센텀시티는 사는 사람의 삶을 담는 주거 문화로서의 아파트를 만들기 위해 도시구조와 조화된 보행로와 공원과 연계된 녹지를 기본 축으로 설계됐다. 두 개의 단지를 숲으로 연결하고 자연스러운 길을 따라 물빛마당, 비오톱정원, 오래뜰길, 어울림길 등과 함께 다양한 세대가 어울릴 수 있도록 했다. 같은 맥락에서 시도한 다양한 단위세대 평면은 중흥S-클래스 센텀시티의 핵심이다. 특히 정 대표는 복층형 단위세대의 테라스 공간을 설계자로서 가장 애착이 깊은 공간으로 꼽았다. 그는 “단독주택처럼 테라스에서 햇빛, 바람, 눈, 비를 접할 수 있는 공간을 상상하며 디자인했다”며 “주민공동시설로 공중에 떠 있는 듯한 형태로 만든 15층의 스카이커뮤니티 공간 역시 도시 가로에 새로운 활력을 주고 랜드마크로서 인지되도록 신경을 쓴 부분이라 애정이 깊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아파트의 새로운 정체성에 대해 언급했다. 정 대표는 “이제 아파트도 대한민국이 오래도록 간직해야 할 문화유산이 되도록 해야 한다”며 “재개발·재건축 이미지의 경제적 가치로서의 아파트를 넘어 내가 살아온 시간의 흐름과 삶이 담긴 주거문화로서 인식되는 유산으로 남길 새로운 문화공간이 되도록 디자인해야 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설계자, 시공자, 여러 관계자가 함께 고민하면 좋은 건축물이 지어진다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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