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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美 셰일가스 수입 늘려 '트럼프 달래기' 나선다

對美 무역흑자 감축카드로 검토





20일(현지시간) 출범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미국산 셰일가스 수입을 대응 카드로 만지작거리고 있다. 가스는 사실상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들여오기로 한 미국산 셰일가스 수입을 늘리면 대미 무역흑자 규모를 크게 줄여 트럼프가 주장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환율조작국 지정 등 통상 가시밭길을 피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19일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중동이 천연가스 수출을 잠그면 꼼짝할 수 없었다”며 “이제는 안보를 위해서라도 천연가스 수입처 다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는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달 초 가진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미국과의 무역에서 벌어들이는 흑자를 줄이기 위해 “셰일가스를 사와 경상수지 흑자를 줄이겠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우리나라는 올해부터 미국에서 20년 동안 연간 280만톤의 셰일가스를 수입한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가 미국에서 돈을 버는 기업들을 협박 수준으로 압박해 자국에 공장을 짓게 하는 분위기를 볼 때 올해 우리가 미국산 셰일가스 도입을 더 확대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는 8차 전력수급계획과 13차 장기천연가스계획을 세우는 해다. 8차 계획은 파리협약에 제출한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2030년 배출전망치 대비 30% 감축) 계획을 고려해 수립된다. 이 때문에 8차 계획에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데다 석탄과 원전에 비해 국민적 반대가 덜한 천연가스(LNG) 발전 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 당장 오는 2018년 계약이 완료되는 브루나이 수입물량(100만톤)을 미국산 셰일가스로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 8면에 계속





연간 660만톤 셰일가스 수입 땐 美의 환율조작국 지정 피해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는 미국과의 무역에서 232억6,1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한화로 약 27조9,000억원(환율 1,200원 기준)에 달하는 금액이다. 미국 무역흑자는 전체 무역흑자(894억600만달러)의 26%로 중국(374억7,100만달러·41.9%) 다음으로 많다. 우리나라는 한미 FTA가 발효된 다음 해인 2013년(205억달러)부터 4년 연속 200억달러의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전체 수출 가운데 대미 수출 비중은 13.4%에 불과한데 무역흑자는 전체의 26%다.



이 같은 무역흑자를 문제 삼아 트럼프 행정부가 당장 한국을 압박할 수 있는 조치는 환율조작국 지정이다. 한미 FTA 재협상의 경우 양국이 24개의 챕터(장)와 3개의 부속서를 어떻게 조정할지 방식을 논의한 후 개별 협상에 들어가야 해 시간이 걸린다. 환율조작국 지정 후에도 통상관계법으로 관세 인상이나 수입 제한 등 무역보복을 하기까지는 1년의 유예기간이 있다. 하지만 지정 즉시 환율 등 외환과 금융시장에 대한 파장은 바로 나타날 수 있다. 환율조작국 지정 기준은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의 외환보유액(외환시장개입) △대미 무역흑자 200억달러 이상(무역수지) △대미 무역흑자가 GDP의 3% 이상(경상수지) 등이다. 우리나라는 무역수지와 경상수지 기준에 해당한다.

하지만 우리가 대미 무역흑자를 200억달러 이하로 줄이면 환율조작국 지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시장 수요에 따라 일어나는 수출입을 국가가 인위로 조정할 수는 없다”면서 무역적자를 줄이려면 (원자재 등) 공공조달 등을 통해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부터 우리는 미국에서 20년 동안 연간 280만톤의 셰일가스를 수입한다. 한국가스공사의 지난해 천연가스 평균 도입단가(톤당 45만8,256원)를 고려하면 연간 약 1조2,800억원(약 10억달러)의 무역흑자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무역흑자(지난해 기준) 규모를 환율조작국 지정 기준 밑으로 떨어뜨리기 위한 수준(32억달러·3조9,100억원)에 못 미친다. 2019년부터 SK E&S(220만톤)와 GS GPS(60만톤) 등 민간기업이 매년 들여오기로 한 셰일가스 280만톤을 합쳐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무역흑자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가정할 때 미국산 셰일가스 도입을 약 100만톤(유가 50달러 기준·6,260억원 규모) 더 늘릴 경우 2019년부터 대미 무역흑자 규모를 200억달러 이하로 낮출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 때문에 내년에 브루나이와 장기계약이 완료되는 100만톤의 물량을 미국과 계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는 전체 천연가스 수입의 약 50%를 카타르와 오만 등 중동 국가에서 수입한다. 의존도가 높은 탓에 비싼 가격으로 10년 이상 장기도입 등 불리한 계약을 한다. 미국산 셰일가스 수입을 늘리면 국제 시장에서 협상력이 높아지는 동시에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도 피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국내 수요를 감안해 LNG 도입을 추가할지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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