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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홍익표 의원, '패키지 유통규제법' 발의… 유통업계 초비상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추석 연휴 직전 30여 개 유통법 개정안을 통합한 안을 발의했다. 이 안에는 복합쇼핑몰을 현재 월 2회 의무휴업하는 대형마트 수준으로 규제하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져 유통업계의 한숨이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30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홍 의원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의 박재호·박정·박홍근·송기헌·어기구·유동수·이재정·이학영·최인호·홍의락 등 11명 의원은 지난 29일 그동안 발의된 유통산업발전법 일부개정법률안 내용들을 상당 부분 포괄한 새 개정안을 발의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발의된 개정안은 지난 7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대책 당정 협의 때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을 위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려는 내용이 대부분 담겨 있어 사실상 정부 청원 입법이라는 분석이다.

아직 주요 내용은 공개가 안 된 가운데 이 안에는 일단 쇼핑몰만 월 2회 의무휴업시키는 내용과 대규모점포의 입지 제한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쇼핑몰의 범주를 어디까지 볼 것인가의 문제와 대·중소기업 규제 차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아 법안 발의 후에도 논의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실 관계자는 “항간에 알려진 대로 모든 법안을 전부 담은 수준은 아니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사항은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했다”며 “그동안 발의된 개정안들의 내용을 완전히 통합하는 정도는 아니라서 앞으로 쇼핑몰에 대한 정의 등을 더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각 유통업체들은 이른바 ‘유통 패키지 규제’라고 일찌감치 알려진 법안이 결국 발의되자 규제를 현실화하는 작업에 당정이 더 속도를 붙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쇼핑몰과 골목상권의 역할이 겹치지 않는다고 줄기차게 내세운 이들의 주장을 정부와 여당이 끝끝내 외면할 수 있다는 불안이 여기저기서 감지됐다.

A백화점 관계자는 “정부와 여당에서 이미 무조건 규제를 해야만 하고, 그래야 소상공인이 살아난다고 믿는 상황에서는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해봤자 형평성을 맞춘다고 규제 대상만 느는 상황”이라고 답답해 했다.



유통업계는 만약 식음료·영화관·쇼핑매장들이 복합된 시설을 모두 쇼핑몰로 분류할 경우 백화점·아울렛까지 전부 포함될 수 있어 업체들이 입는 연간 손실은 3조원을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형마트와 같이 월 2회 규제 시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아울렛·쇼핑몰 포함) 3사의 매출 손실만 2조4,000억원가량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방에서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백화점, 중소·중견기업 유통시설까지 합산한다면 3조원은 쉽게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출점 규제 효과까지 더하면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실질적으로 겪는 유·무형 손실은 훨씬 더 증폭될 수밖에 없다.

현재 오프라인 유통시설은 소상공인·재래시장은 물론 백화점·대형마트도 전부 실적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10년 전까지는 오프라인 시장에서만 대기업-소상공인이 경쟁하는 구도였다면 지금은 온라인 유통시장과 나머지 오프라인 시장이 힘겨루기를 하는 양상으로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9일 산자부가 발표한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온라인 유통업체만 매출이 13.1% 증가했을 뿐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각각 0.8%, 4.7%씩 매출이 뒷걸음질쳤다.

B백화점 관계자는 “요즘 소비자들은 대부분 레저 목적으로 쇼핑몰을 찾고 정작 쇼핑은 온라인에서만 하는 추세인데 무슨 골목상권을 침범했다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며 “방문 목적이 달라서 대형마트조차 쇼핑몰에 붙어 있는 곳은 장사가 안될 정도”라고 강조했다. C유통업체 관계자는 “쇼핑몰 문을 닫게 한다고 사람들이 신용카드도 안 받는 재래시장에 현금을 들고 가겠느냐”며 “검증되지 않고 반품도 안 되는 품질의 제품, 불친절한 접객 태도, 주차를 비롯한 편의시설 부재, 청결치 못한 위생 상태 등이 골목상권의 성장을 막는 것이지 쇼핑몰이 막는 게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윤경환·박형윤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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