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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함께 지키자"…무역戰, 문명戰으로 모는 習

■G2 갈등 격화에…"對美 공동전선 구축" 목소리 키운 中
소비증가율 7.2%…16년래 최저
경제지표 쇼크 속 '亞문명대회'
習, 美 겨냥 "존중·상생해야"
문화유산보호안 등 제시했지만
투자 앞세운 일대일로와 판박이
부당관행 해소 언급없어 제한적

  • 최수문 기자
  • 2019-05-15 16:11:39
  • 경제·마켓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 베이징에 아시아 국가 대표단을 모아놓고 ‘아시아 문명’ 지키기에 공동 대응하자며 목소리를 높였다. 미중 무역전쟁을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닌 문명 간 충돌로 만든 것이다. 다만 중국이 다른 나라부터 불공정 경제 시스템으로 비난받고 있고 중국 내 경기둔화도 가시화하는 만큼 이런 중국 중심의 ‘단결’ 목소리에 반향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은 이날 베이징 중국회의중심에서 ‘제1회 아시아 문명 대화 대회’를 열었다. 이는 지난 2015년 시 주석이 보아오포럼에서 제창한 것으로 4년 만에 열린 첫 행사다. 중국은 아시아 47개국 대표와 다수의 국제기구가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달 개최한 ‘제2회 일대일로 정상포럼’과 더불어 아시아 문명 대화 대회를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투트랙 대외확장책’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대일로가 ‘경제’에 방점을 찍었다면 아시아 문명 대화는 ‘문화’와 ‘문명’에 주안점을 뒀다. 이번 대회의 주제는 ‘아시아 문명 교류와 운명공동체’로 15일부터 개막식과 분과포럼·문화축제·문명주간 등으로 치러진다. 사실상 일대일로 투자 유치국이 ‘같은 성격의 다른 행사’에 참석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의 최대 관심은 미국에 대한 시 주석의 메시지였다. 과거와 다른 점은 시 주석이 최근의 미중 무역전쟁을 중국에 대한 단순한 무역 공세가 아니라 포괄적인 아시아 문명에 대한 공격이라고 정의한 것이다. 그는 “누군가가 자신의 인종과 문명이 우월하다고 생각하고 다른 문명을 개조하거나 대체하기를 고집한다면 이는 어리석은 발상이고 형편없는 행동”이라며 “평등과 존중의 원칙으로 오만과 편견을 버리고 서로 다른 문명과 교류·대화로 상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최근 미중 무역전쟁이 ‘문명의 충돌’이라는 의미로 읽힌다. 물론 여기서 아시아 문명은 중국이 대표한다. 즉 중국 문명이 공격받는 것을 아시아인들이 단결해서 막아내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이와 함께 시 주석은 “현재 세계 다극화, 경제 세계화, 문화 다양화, 사회 정보화가 발전하면서 인류사회가 희망으로 차 있지만 동시에 국제정세의 불확실성과 불안정 요소도 두드러지고 있다”며 “각국이 개방정신으로 소통을 추진해 아시아 운명공동체와 인류 운명공동체를 함께 구축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아시아 문명 대화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한 네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아시아 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공동 협력 △청소년 및 단체 교류 강화 △아시아 관광 촉진 계획 △고전 공동 번역 및 영화·드라마에서의 협력 등이다.

다만 이러한 계획들은 모두 중국이 투자하고 움직인다는 점에서 ‘부채 함정’이라는 비판을 받는 일대일로와 비슷하다. 이날 행사에는 그리스와 싱가포르·스리랑카·캄보디아 등의 정상도 참석했는데 이들은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을 통해 막대한 투자를 한 나라들이다. 다만 일대일로가 중국 주도의 경제질서에 방점을 찍은 하드웨어라면 아시아 문명 대화는 중국 문화를 전파하는 소프트웨어인 셈이다.

베이징의 한 관계자는 “미국이 중국을 공격하는 이유가 이른바 ‘기술 도둑질’ 등 부당한 경제·정치관행인데 이를 해소하지 않은 채 아시아 국가들의 호응을 받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역전쟁의 여파로 경제둔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날 공개된 4월 소매판매액은 전년동기 대비 7.2% 증가에 그쳤다. 시장 전망치(8.6%)에 크게 못 미친 ‘쇼크’ 수준이며 2003년 5월(4.3%) 이후 16년 만에 최저다.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바오류(保六·6% 이상)’를 위해 소비증가율 8% 이상을 목표로 한 상황이다.

또 4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5.4%로 시장 전망치(6.5%)와 3월(8.5%)보다 훨씬 낮았다. 1∼4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도 6.1%에 그치며 예상치(6.4%)와 3월(6.3%)을 하회했다. 앞서 지난주 공개된 4월 수출은 2.7% 감소했었다. 중국 경제를 떠받치는 3대 엔진인 소비와 투자·수출이 줄줄이 악화하고 있는 것이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亞 함께 지키자'…무역戰, 문명戰으로 모는 習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 문명 대화 대회’에서 개막연설을 하고 있다. /베이징=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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