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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건축문화대상-올해의 건축문화인상]"세계 건축계에도 BTS같은 한류 바람이 불기를"

이상정 경상대 명예교수





“건축계에 두 가지 바람이 있습니다. 국가적으로 훌륭한 건축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우리나라 건축가가 프리츠커상을 받는 날이 오길 바라고, 다음으로는 현재 제가 목조정책포럼 의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국민 건강과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목조 건축 정책이 활성화하기를 기대합니다.”

2019 건축문화대상 ‘올해의 건축문화인상’을 수상한 이상정(사진) 경상대 명예교수는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개인적인 목표가 아닌 국내 건축계에 대한 바람을 말했다. 이 명예교수는 2011년부터 2년간 2대 국가건축정책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이 명예교수는 “지방 국립대 교수로 있다 보니 서울에서 여러 가지 활동에 참여하지 못했다”면서도 “국가건축정책위원회를 하면서 건축계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나름대로 열심히 해결했던 시간”이라고 말했다.

그가 국가건축정책위원장 시절 가장 보람찼던 업적으로 꼽은 것은 바로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을 만든 것이다. 건축서비산업진흥법은 국민생활공간의 질을 높이고 건축문화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으로 제정한 법이다. 건축서비스산업의 진흥을 통해 설계와 시공, 자재, 지식재산권보호까지 다양한 산업 생태계가 발전하도록 돕고 전문인력 양성과 고용 촉진,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해 제도화했다. 그는 또 신진 건축사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신진건축사 발굴 육성방안을 제정, 2012년부터 45세 이하의 건축사사무소 대표를 대상으로 건축설계공모를 지자체와 공공기관에서 매년 실시하도록 했다.

그러나 아쉬움은 여전히 남아있다. 건축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프리츠커 상을 수상한 한국 건축가가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지금까지 8명의 프리츠커 상 수상자를 배출할 정도로 국제 건축 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다. 이 교수는 “BTS가 전 세계에서 한류 열풍을 불러일으키는 것처럼, 건축분야에도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설계비 현실화가 필요하다. 돈을 제대로 줘야 제대로 설계도를 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건축업계에는 준공식 하면 설계한 사람은 초청도 안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며 “선진국에서는 건축가가 사회적으로 예우를 받는데, 우리는 그런 게 많이 부족하다. 우리나라에서 프리츠커상 수상자가 나오기 위해서는 건축가만 열심히 할 게 아니라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고 국민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3년 국가건축정책위원장직을 마치고 나서도 이 명예교수는 건축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위원장직 이후 그가 처음으로 몸담은 곳은 다솜둥지복지재단이라는 단체였다. 2007년 설립된 다솜둥지복지재단은 농어촌의 무의탁 독거 노인과 장애인, 조손가정, 다문화가정 등 취약계층을 위한 집 고쳐주기 사업을 펼치고 있다. 농식품부 산하의 재단법인으로, 초대 이사장은 정영일 서울대 명예교수가, 2대 이사장은 이 명예교수가 맡았다. 현재는 허상만 전 농식품부 장관이 3대 이사장으로 다솜둥지복지재단을 이끌고 있다. 전국 건축과 교수들과 학생들이 여름방학이면 다솜둥지복지재단을 통해 전국 농어촌의 낡은 집을 수리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이 교수는 “도시재생 논의가 많이 이뤄지는데, 농어촌지역의 재생도 시급한 문제”라며 “농어촌이 고령화하면서 집을 새로 짓고 고칠 사람이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아직도 재래식 화장실이나 슬레이트 지붕이 있는 곳도 있을 정도로 열악하다. 농촌 지역의 주거환경 개선에도 관심을 기울일 때”라고 말했다.

2019년 현재 그가 열정을 쏟고 있는 대상은 목조건축이다. 지난 7월 18일 창립총회를 가진 목조건축정책포럼 의장을 맡게 됐기 때문이다. 목조 건축 가운데서도 목조건축정책포럼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전통 목구조가 아닌, 목조로 현대식 고층 건물을 짓는 것이다. 이 명예교수는 “우리나라 국토의 63.2%가 산림”이라며 “지금은 캐나다나 일본처럼 산림 정책을 잘하고 있는 나라로부터 목재를 많이 수입하지만, 우리나라도 목구조 산업 할 수 있는 환경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목재로는 고층 건물을 만들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구조용 집성판(CLT)으로 가공하면 기둥 등 현대 건물의 자재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 낙엽송이 강도가 좋아 외국산 못지않게 좋은 집성 목재가 된다”고 소개했다. 목재를 구조재로 사용하면 공장에서 설계에 맞는 자재를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만 하면 된다는 것이 이 명예교수의 설명이다. 공사 기간도 단축되고 경제적으로도 효율성이 높은데다 친환경적이다. 그래서 일본 등에서는 초등학교나 노약자시설은 일부로 목구조로 하도록 권장하기도 한다.

이 명예교수는 “평창동계올림픽 때 대형 실내체육관 등을 목재로 만들려고 했지만, 중간에 계획이 변경돼 그렇게 하지 못해 아쉬움이 있다”며 “목구조도 내화 구조 및 내진 구조가 가능하다. 단지 우리나라 건축법이 목구조에 대한 높이 제한과 층수 제한이 있어서 못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목구조 건물이 많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정책적 변화와 더불어 설계 쪽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두 산업이 소통하도록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이상정 명예교수는

1973~1980 경남공업전문대학 교수

1980~2011 경상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과 교수, 경상대학교 공과대학장



1998~2000 대한건축학회 부산·경남지회장

2004~2006 한국농촌건축학회 회장

2006~2009 한국건축가협회 경남지회 초대회장

2011~2013 대통령소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

2011~ 현재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2013~2017 다솜둥지복지재단 이사장

2013~2016 한국건축정책학회 초대회장

2019~ 목조건축정책포럼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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