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수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 조현범(48) 한국타이어(161390)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 대표이사가 재판에서 금품이 오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부정한 청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 측은 5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단독 이상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두 번째 공판에서 검찰 공소사실을 대체로 인정했다. 조 대표 측은 지난달 8일 열린 첫 공판에서는 “수사 기록을 다 검토하지 못했다”며 별다른 의견을 내지 않았다.
조 대표 변호인은 이날 “(하청업체 대표) 이모씨에게 6억1,500여만원을 받은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배임수재 중 부정 청탁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다투고자 한다”고 밝혔다. 조 대표 역시 “변호인의 입장과 동일하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조 대표에게 돈을 건넨 혐의로 함께 기소된 하청업체 대표 이씨 측도 “조 대표의 지정계좌에 일정 금액을 송금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돈을 송금한 사실 자체는 인정하지만 송금은 개인적 선의였고 부정한 청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하청업체로부터 납품을 대가로 매달 수백만 원씩 총 6억1,500만원가량의 뒷돈을 받고, 관계사 자금 2억6,300여만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차명계좌로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도 있다. 조 대표는 지난해 11월21일 이 같은 혐의로 전격 구속됐다.
조 대표는 조양래 전 한국타이어 회장의 차남이다. 지난 1998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해 2018년 한국타이어 대표로 선임됐다. 지주회사 격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최고운영책임자(COO)도 맡고 있다. 200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셋째 딸 수연(45)씨와 결혼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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