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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교도소 운영자 검거 비웃듯...텔레그램선 "SNS 망할 때까지 신상공개할 것"

주홍글씨 연일 신상공개...디지털교도소와 별반 다르지 않아

운영자 수사 중이지만 여전히 10여명의 운영진이 공개 행렬

재판 중인 피고인, 불법 영상 소지자 등이 신상 공개 대상에

텔레그램 등 온라인 공간에서 범죄 유도한 후 신상 캐내기도

신상공개로 대학생 숨진 직후에도..."그는 범죄자야" 글 올려

/연합뉴스




무분별한 신상공개와 마녀사냥 끝에 한 대학생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디지털교도소 운영자 A씨가 검거됐지만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은 텔레그램 채널 ‘주홍글씨’에서는 여전히 신상공개가 자행돼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 채널의 전 운영자 송모씨는 현재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지만 남은 운영자들이 여전히 채널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채널의 한 운영자에 따르면 운영진은 총 10명을 웃돈다.

26일 이 채널에는 “주홍글씨 신상공개기간 텔레그램 망할 때까지. 운영자가 체포되더라도 채널을 없애지 않습니다”라는 공지가 올라왔다. 이들이 신상 공개 대상자들로 정한 이들은 성 착취 영상물을 포함한 불법 영상물을 소지·배포했다고 의심받거나 현재 한창 재판이 진행 중인 피고인들이다. 주변인들을 대상으로 이른바 ‘지인능욕’ 범죄를 저질렀다고 추측받는 이들도 해당한다. ‘범죄자의 경찰 검거를 돕기 위해 어디서든 활동한다’는 주홍글씨 운영진들은 트위터, 텔레그램 등 온라인 공간에서 불법 영상물을 구매한다거나 지인능욕을 위한 합성을 해주겠다고 사칭해 대상자들을 물색한다. 그렇게 접근해 범행을 이끌어낸 뒤 이들의 개인 신상을 확보해 퍼뜨리는 식이다. 직접 적은 반성문과 얼굴을 함께 찍은 인증사진을 요구하기도 한다.

26일 주홍글씨에 올라온 공지./주홍글씨 캡쳐


법률 전문가들은 주홍글씨의 행위가 A씨에게 적용된 혐의와 사실상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경찰에 따르면 A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이다. 김재봉 한양대 법학과 교수는 “형이 확정되지도 않은 이들의 신상을 온라인에 게시했다면 이들도 디지털교도소 운영자와 동일한 혐의를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홍글씨 채널은 공개 대상자들의 범죄 혐의가 명백하다며 자신들의 활동이 정당하다고 강조해왔다. 이들은 디지털교도소 운영자의 신상 공개로 한 대학생이 목숨을 끊은 직후인 지난 5일 그의 신상을 다시 한번 공개하며 그가 범인인 이유를 조목조목 주장했다.



지난 5일 텔레그램 주홍글씨운 영진은 디지털교도소의 신상공개 이후 사망한 한 대학생의 신상을 다시 공개하며 그의 유죄를 추정하는 글을 올렸다./주홍글씨 캡쳐


하지만 무분별한 신상공개에 따른 무고한 피해자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앞서 디지털교도소 운영자는 성 착취물 구매를 시도했다며 한 대학 교수의 신상을 공개했다. 이 교수는 각종 인신공격에 시달리던 끝에 결국 운영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 수사로 그는 혐의를 벗을 수 있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디지털교도소나 주홍글씨나 모두 지나친 사적 제재라고 본다”며 “법이 탄생한 것도 이러한 사적 제재나 보복을 막기 위해 나온 것이다. 법의 존재 근거에 비춰볼 때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주홍글씨 관련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부산청의 수사는 지난 5월 송씨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이 법원에 의해 기각된 바 있다. 부산청 수사 관계자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며 관련 사항에 대해서는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허진기자 h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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