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에도 여야가 민생 대신 정쟁으로 달아올랐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 당시 대통령의 예능 출연 의혹을 제기한 국민의힘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라고 강하게 반발했고 조희대 대법원장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 회동과 관련한 녹취 진위에 대한 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3일 더불어민주당은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예능 프로그램을 촬영하고 있었다고 주장한 데 대해 “허위사실 유포”라며 강력 반발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화재 직후 긴급 회의와 대응 점검에 나섰다”며 “대통령과 피해 복구에 헌신한 공무원들을 모욕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주 의원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주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화재 발생 직후 대통령은 48시간 침묵했다”며 의혹을 제기했지만, 대통령실은 즉각 “명백한 허위”라고 반박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도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이라며 “대통령실은 억지 의혹을 제기해 국가적 위기 상황을 정쟁화한 점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화재 발생 당일인 26일 오후 8시 20분쯤 이 대통령은 미국 뉴욕 유엔총회 참석 후 귀국 비행기에 있었고 귀국 후에는 밤새 상황을 점검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28일에는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열었고, 오후에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 부처 장관 등과 회의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법적 조치도 강구 중”이라고 했다.
같은 날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 나경원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자신이 제기한 ‘조희대-한덕수 회동 의혹’ 관련 제보 녹취를 두고 국민의힘 측이 “인공지능(AI) 조작”이라고 주장해 허위사실이 유포됐다는 이유다. 서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열린공감 TV에서 AI가 아니라고 얘기했다"며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가짜뉴스이자 AI라며 저를 법적 조치했는데 제가 다시 되받아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나경원 의원은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며 맞섰다. 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녹취가 조작된 것인지, 허위인줄 알면서 국회 법사위 회의장 면책특권에 숨어서 한 것인지를 추궁했더니 녹취가 AI가 아니라는 눈속임 헛소리를 하며 추석 연휴에 맞춰 저열한 언론플레이 하나"고 비판했다. 이어 "본인이 그 녹취록으로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 당해놓고 그걸 고발기사로 물타려는건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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