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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인지 국민 상식에 맡겨보자"… 尹측 공개 '판사 문건' 내용은?

법관 출신 학교·성향·판결 등 정리

尹 측 "사찰 단어 붙어 프레임 생겨"

秋 "문건은 범죄행위 사찰 불법 결과물"

지난 17일 오전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른바 ‘재판부 사찰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관련 문건을 공개하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수사 의뢰로 맞불을 놨다. 윤 총장의 소송에 맞서 추 장관의 윤 총장 징계위원회 출석 통보와 수사 의뢰 등이 숨 가쁘게 교차하면서 양측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윤 총장을 대리하는 이완규 변호사는 26일 추 장관이 윤 총장의 직무를 정지시키면서 제기한 ‘재판부 사찰 의혹’과 관련된 대검 내부 보고서를 전격 공개했다. 이 변호사는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필요한 최소한도에서 증거로 제출한 문건을 일부 공개한다”고 말했다. 윤 총장 측은 직무정지 조치의 근거로 제시된 6가지 사유 중 최근 파문을 키우고 있는 재판부 사찰 의혹의 왜곡이 심각하다고 보고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날 공개된 문건은 ‘주요 특수·공안사건 재판부 분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로 총 9페이지다. 제목 우측 하단에 적힌 ‘20.2.26’은 문서가 보고된 날짜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표 형태로 작성됐으며 법관 30여명의 출신 고교, 대학, 주요 판결, 세평, 특이사항 등이 비교적 상세히 기록됐다.

주요 판결 항목에는 사건별 선고 형량 등 재판 결과와 간단한 사건 요지가 기록됐다.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거나 국민적 관심이 큰 사건이 주로 나열된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생존자 가족에 대한 국가 배상책임 2차 책임까지 인정’. ‘농민 유족 살수차 경찰관 배상책임 인정’ 등 일부 사건 판결 내용은 밑줄로 강조가 됐다.

세평 항목에는 일관된 형식 없이 다양한 내용이 담겼다.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나 합리적이라는 평가”, “행정처 16년도 물의 야기 법관 리스트 포함” 등 논란이 된 내용은 대부분 세평 항목에 적시됐다. 이는 각각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건 판사에 대한 세평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에서 존재감이 없다”, “주관이 뚜렷하다기보다는 여론이나 주변 분위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평”, “보여주기식 (재판) 진행 원해” 등 작성자의 주관적인 평가도 가감 없이 담겼다. ‘법관 임용 전 대학·일반인 취미 농구 리그에서 활약, 서울법대 재직 시부터 농구 실력으로 유명’ 등 재판과 무관한 개인적인 내용도 일부 포함됐다.



이완규 변호사는 “이 문건으로 마치 검찰이 법원을 사찰하는 부도덕한 집단처럼 보이기도 하는 것을 우려했다”며 공개 이유를 밝혔다. 그는 “개인정보가 있다고 해서 업무자료를 다 사찰이라고 보면 사찰이라는 말을 부당하게 사용하는 것”이라며 “사찰이라는 단어가 붙어서 프레임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찰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일반인의 상식적 판단에 맡겨보자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대법원 관계자는 문건과 관련해 “법관 사찰이 언급되는 현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수사나 징계 등 진행되고 있는 절차를 주시하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7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연합뉴스


추 장관은 윤 총장 측이 내부 문건을 공개한 지 약 2시간 만에 윤 총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대검에 전격 수사 의뢰하면서 반격에 나섰다. 추 장관은 대검 내부 문건은 ‘범죄행위로서의 사찰’이며 ‘중대한 불법의 결과물’이라고 날을 세웠다. 법무부는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실은 ‘수사정보’를 수집하는 곳일 뿐 판사의 개인정보와 성향자료를 수집하여 검사들에게 배포하는 기구가 아니다”며 “판사들의 개인정보와 성향 자료를 수집, 분석, 관리하는 것 자체가 범죄행위로서의 사찰”이라고 밝혔다.

윤 총장 측은 직무배제 하루만인 전날 밤 서울행정법원에 온라인으로 직무정지 효력 집행정지 신청서를 제출한 데 이어 이날 오후 본안인 직무정지 처분 취소 소송도 제기했다. 3페이지 분량의 입장문도 함께 공개했다. 법무부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부정확한 보도가 많아 혼란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윤 총장 측은 설명했다.

/장덕진 인턴기자 jdj132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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