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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긴장 풀렸나…수십 명 모여 대표 퇴임식 연 기업

사측 "방역 준수속 자율참석" 해명

직원들 "인사 불이익 받을까 참석"

당국 "필수 아닌 행사는 자제"당부

지난 25일 서울 구로구의 호텔에서 한 외국계 기업 한국지사 대표이사의 퇴임식이 열렸다./강민제기자




지난 2월 25일 서울 구로구의 한 호텔 내 행사장에 오후 4시가 가까워지자 외국계 기업 A사의 한국지사 직원들이 하나둘 속속 모여들었다. 대표이사의 퇴임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2시간 동안 진행된 퇴임식에는 직원 60여 명이 참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전국민적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 외국계 기업이 직원 수십 명이 참석하는 대표이사 퇴임식을 강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회사의 한 직원은 “회사가 직원들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대표이사의 오프라인 퇴임식 개최를 통보했다”며 “솔직히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여럿이 모이는 것 자체만으로 불안하다”고 전했다.

해당 기업 대표의 오프라인 퇴임식은 이달 초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는 일일 확진자가 400명 안팎을 기록하며 수도권 기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던 시기였다. 설 연휴를 앞두고 가족모임이나 귀성 자제까지 권고되던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사측은 행사 개최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해당 기업 관계자는 “당초 온라인 퇴임식을 준비하다가 거리두기가 2단계로 완화되면서 오프라인 퇴임식 진행을 결정했다”며 “원래는 행사를 성대하게 여는데 이번에는 코로나를 감안해 소규모로 준비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참석자들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테이블에 가림막을 설치하는 등 방역수칙을 지켰고, 직원들에게도 참여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대면 퇴임식 진행을 알린 사내 공문. 당초 예정된 참석 인원은 71명이었다./강민제기자


하지만 직원들의 생각은 달랐다. 이 회사이 또 다른 직원은 “퇴임 행사 강행에 대한 불만이 직원들 사이에서 팽배했지만 이를 표출하기가 매우 힘든 상황이었다”면서 “혹시라도 행사에 불참할 경우 인사상 불이익을 받게 될까 두려웠다”고 토로했다. 해당 기업은 코로나19 이전까지 신년맞이 산행에 전 직원 필참을 요구하고, 대표이사 생일파티에 수십 명의 직원을 동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 당국 역시 해당 기업의 퇴임식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수도권의 거리두기가 2단계로 전환된 이후에도 기업활동에 필수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가급적 행사 개최 자제를 당부해왔다”면서 “대표이사의 퇴임식이 기업의 필수활동인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26일 “여전히 평균 400명에 근접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및 방역조치를 2주간 연장한다고 밝혔다.

/강민제 기자 ggang@sedaily.com, 허진 기자 h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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