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에서 민생이 무너진 건 여성 할당제에 집착해 최고 실력자를 기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최고위원의 주장을 "질 나쁜 선동"이라고 지적한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 발언을 두고 이 전 최고위원이 "할당제 이야기만 지적하면 버튼 눌린 사람처럼 여성 혐오로 몰아간다"고 응수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병역에 대한 가산점은 받아들이지 못하지만 여성 가산점과 여성 할당은 지켜야 하는 구조적 모순에 대해선 아무 말도 못 한다"면서 이렇게 적었다. 그러면서 이 전 최고위원은 "문재인 정부의 내각 30% 여성 할당제에 의해 우리가 최고의 장관들을 임명하지 못했던 것은 자명하다"면서 "강경화 장관이 과연 우리나라 외교가 뽑아들 수 있는 최고의 카드였는가, 김현미 장관이 최고의 국토·부동산 전문가였는가, 유은혜 장관이 교육에 대해서 어떤 전문성이 있었는가, 추미애 장관이 검찰개혁이라는 걸 추진할 능력과 성정이 있는 사람이었는가? 이런 고민을 해 본다"고 자신의 기고 글을 옮겼다.
아울러 이 전 최고위원은 "이랬더니 무식하게 버튼 눌려서 박근혜 대통령이나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를 끌어들여서 이야기하는 사람들 있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선출직 아닌 자리를 해본 적이 없고, 나경원 대표도 선출직 아닌 자리를 해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덧붙여 이 전 최고위원은 "그리고 뭐 이걸 비판한답시고 '문재인 정부는 여성 할당제 없었어도 민생 말아 먹었을거다'라는 주장도 환영한다"며 "야당 입장에서는 손해볼 것 없는 이야기"라고 썼다.
앞서 이 전 최고위원은 전날 중앙일보에 기고한 글을 통해 "공정의 문제를 제대로 다루려면 첫 단추로 (여성) 할당제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면서 "민생이 왜 무너졌는가"라고 물은 뒤 유은혜 교육부 장관,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이름을 열거했다.
그러면서 이 전 최고위원은 "이들은 내각의 30%를 여성에 할당하겠다는 할당제의 수혜자"라면서 "민생이 급한 상황에서 최고 실력자를 기용하지 않고 수치적 성 평등에 집착했으니 불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했다.
이같은 이 전 최고위원의 주장에 대해 강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박근혜가 여자여서 나라를 망쳤다고 주장하던 이들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면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강 대표는 "유은혜·김현미·추미애 장관에 대해 좋게 평가할 마음도 없고, 그분들이 적절한 인사였다고 말할 생각도 없다"면서도 "문재인 정부 국무위원 인선의 문제는 '내 사람' 바운더리 안에서 인사를 찾느라 전반적으로 적절한 인사를 배치하지 않았던 것이지, 여성을 기용해서 문제가 벌어진 건 아니다"라고 상황을 짚었다.
아울러 강 대표는 "(애초에 장관이 되지 말았어야 할) 나라를 둘로 갈라놨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여자였나, 남자였나"라며 "(역시 애초에 장관이 되지 말았어야 할) 'LH 사태'에 불명예 사임한 변창흠 전 국토부 장관은 여자였나, 남자였나"라고 물었다.
여기에 덧붙여 강 대표는 "장관의 전문성 부족을 지적하고 싶다면 그냥 전문성 없다 하면 되지, 성별 문제를 가져올 이유가 없다"고 지적하면서 "굳이 누군지 이름 언급하진 않겠지만 이력으로만 보자면 이 전 최고위원이 전문성 없다고 짚은 여성 장관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남자 장관들 여럿 있다"고 거듭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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