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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성폭력 신고 메일주소는 'WOMEN'···피해자는 다 여군?

피해자 쉼터 '도란도란' 명칭도 논란…성인지 감수성 결여 방증

공군본부가 위치한 충남 계룡대 정문 모습. 국방부 검찰단과 국방부 조사본부는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 사건과 관련해 지난 9일 공군 제20전투비행단 군검찰과 공군본부 검찰부, 공군본부 법무실 내 인권나래센터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연합뉴스




국방부가 군 내 성폭력 피해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특별신고기간’을 오는 16일부터 2주 연장하기로 한 가운데, 신고 이메일 주소에 ‘여성’(women)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것을 두고 군 당국의 성폭력 인식이 여전히 ‘반쪽짜리’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국방부는 전화·이메일과 국방부 인트라넷 홈페이지의 ‘성폭력 상담·신고’ 익명게시판 등을 통해 성폭력 피해 특별신고를 받고 있다. 이 중 신고 메일 주소는 국방부의 영문 약자인 ‘MND’와 여성을 뜻하는 단어인 ‘WOMEN’을 조합한 아이디로 돼있다.

이를 두고 국방부가 ‘군 내 성폭력 피해자는 모두 여자’라고 인식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군 안팎에서 나온다. 그러나 성폭력 피해는 성별과 무관하게 발생할 수 있는 것이며 특히 군 내에서는 동성 간 성폭력 피해도 종종 발생하는 실정이다. 지난 2015년 당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광진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군 내 동성 간 성폭력 사건은 2014년 한 해 220건으로 집계됐다. 2015년 상반기에도 약 85건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평상시 양성평등을 주장하면서 정작 성폭력 피해자는 무조건 여군이라고 보는 군의 낮은 성평등 인식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꼬집었다.



도란도란 쉼터 개소를 알리는 국방부 보도자료.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홈페이지 캡처


뿐만 아니라 국방부 조사본부는 지난해에도 성폭력 피해자의 심리적 안정을 돕겠다며 개소한 쉼터 명칭을 ‘도란도란’으로 지어 빈축을 산 바 있다. 당시 조사본부는 보도자료에서 “소통하는 공간이라는 의미에 적합하면서 정겹고 따뜻한 어감으로 부르기가 좋아서 공모를 거쳐 공식 명칭으로 선정됐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도란도란’의 사전적 의미가 ‘여럿이 나직한 말로 서로 정답게 이야기하는 소리 또는 모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과연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쉼터 명칭으로 적절하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성폭력 피해는 피해자 개인에게 있어 매우 사적이며 고통스러운 것이지, ‘여럿이 정답게’ 이야기를 나눌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이와 관련, 쉼터 이름이 군의 성인지 감수성 결여를 방증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국방부는 이날 현재까지 쉼터 명칭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연우 인턴기자 yeonwoo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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