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바이든 뒷배' 인텔, 메가딜 성공땐 150개 팹리스 일거에 확보

[불붙은 파운드리 삼국지]'GF' 인수에 34조 베팅

시장 5% 점유한 글로벌파운드리, 퀄컴 등 고객 보유

인텔, 파운드리 연착륙 위해 M&A로 돌파구 마련

유럽 팹 투자도 나서...TSMC·삼성전자 견제 본격화





지난 4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으로 TSMC·삼성전자·인텔 경영진 등을 불러 모았다. 긴급 반도체 대책 회의를 소집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한 손에 웨이퍼를 들어 보이며 “반도체 투자가 인프라이자 미국 일자리 계획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육성 의지, 특히 제조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만천하에 선포한 것이다.

이 일이 있은 지 3개월여 만인 15일(현지 시간) 인텔의 글로벌파운드리 인수 추진이라는 대형 뉴스가 전해졌다. 파운드리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이 같은 미국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를 300억 달러(약 34조 2,450억 원)에 인수할 목적으로 협상 중이라는 것이다. 미 정부 차원의 든든한 지원을 등에 업은 인텔이 파운드리 시장에 연착륙하기 위한 묘수를 꺼내 든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최종적으로 인수가 확정되면 인텔은 파운드리 시장 진출과 함께 파운드리 3강에 안착하며 TSMC와 삼성전자를 추격할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M&A 성공 시 150개 팹리스 고객 확보

지난 2월 밥 스완에 이어 인텔 경영의 바통을 이어받은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는 파격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공식 취임 바로 다음 달에 시장에서 전혀 예측하지 못한 파운드리 재진출 선언이 있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인텔에는 서비스 마인드가 중요한 파운드리 DNA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겔싱어는 또다시 파격의 수를 던졌다. 바로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인수 협상 가격은 300억 달러에 이른다. 성공한다면 인텔 인수합병(M&A) 역사상 최대 규모다. 그만큼 메가 딜이다. 글로벌파운드리의 전신은 중앙처리장치(CPU) 분야에서 인텔의 라이벌인 AMD다. 과거 종합 반도체 기업이었던 AMD의 생산 라인과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의 합작 기업으로 지난 2008년 AMD에서 분사해 설립된 회사가 바로 글로벌파운드리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매출 기준으로 글로벌파운드리의 시장점유율은 5%로 TSMC(55%), 삼성(17%), UMC(7%)에 이어 4위다. 10나노미터(㎚, 10억 분의 1m) 이하 미세공정이 가능한 TSMC와 삼성이 2강 구도를 형성한 만큼 글로벌파운드리는 3위권 기업으로 볼 수 있다.

인텔 입장에서 글로벌파운드리의 고객에 구미가 당겼을 것이다. 글로벌파운드리는 AMD와 퀄컴·브로드컴·NXP 등 150곳 이상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하는 순간 단번에 이들 고객과 거래를 틀 수 있다는 의미다. 그간 폐쇄적으로 자사의 칩만 만들어왔던 인텔에 다양한 고객 확보는 큰 메리트가 될 수밖에 없다.


바이든, 든든한 지원군 역할 할 수도



미국 정부가 음으로 양으로 인텔의 우군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이번 M&A에 비상한 관심을 갖게 한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 제조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반도체 분야 제조는 메모리와 파운드리다. 그런 맥락에서 미국 반도체 제조의 축은 마이크론(메모리)과 인텔(파운드리)이다. 인텔의 경우 자사의 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만 만들다 이번에 다른 팹리스 칩도 제작에 나서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밀어줄 소지가 적지 않다. 물론 가격 등 거래 당사자 간의 협상 조건이 제일 중요하지만 간접적으로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글로벌파운드리의 전신이 AMD이고 실제로도 글로벌파운드리가 AMD와 오는 2024년까지 칩 제조 계약관계로 얽혀 있다는 점에서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 글로벌파운드리는 협상을 부인했다.

어찌 됐든 인텔의 이번 M&A 추진 소식은 반도체가 국가의 전략자산으로 자리매김한 상황에서 반도체 제조 부활을 꿈꾸는 바이든 행정부의 목표와도 맥이 닿아 있다.

팻 겔싱어의 ‘파운드리 드라이브’

인텔의 TSMC 견제도 본격화하고 있다. 겔싱어는 최근 “반도체 생산이 아시아에 편중돼 있다”며 “팹리스들도 한 파운드리(TSMC)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특히 겔싱어는 지난달 24일 미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 기고를 통해 “미국인들이 낸 세금은 미국에 본사를 두고 미국의 특허와 인재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에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팹리스들에 수주 다원화를 호소한 것으로 사실상 TSMC·삼성 등 해외 파운드리 업체를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정부에도 아군은 인텔이지 TSMC와 삼성이 아니라고 환기시킨 셈이다.

겔싱어는 유럽에서도 팹을 짓기 위해 유럽 각국 정부와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럽으로부터 11조 원의 보조금을 받아내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겔싱어로서는 파운드리 분야에서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온갖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