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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델타변이는 ‘물기’ 아닌 ‘짖기’에 가깝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한 미국인이 백신접종 카드를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21일(현지 시간) 미국 증시는 연이틀 오름세를 기록했습니다. 델타변이와 경기둔화 우려에 하락했던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다시 연 1.29%대까지 오르고 이에 증시도 상승했는데요.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이제는 거꾸로 금리가 올라야 투자자들이 안심하는 상황으로 바뀌었습니다.

어제 ‘3분 월스트리트’에서 최소한 당분간은 델타변이에 따른 방역규제 강화는 없으며 지역별로 확산세가 다른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전면적인 셧다운(폐쇄) 가능성도 낮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이날 월가에서도 델타변이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예상하는 이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그 결과 증시도 올랐는데요. 다만, 월요일에 나타난 시장의 모습은 일종의 경고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시장 분위기 전해드립니다.

하반기에도 확장세 지속…“인플레가 더 위협적” 분석도


월가의 대표적인 강세론자인 펀드스트랫의 톰 리는 이날 델타변이에 대해 매우 적절한 비유를 했습니다. 그는 “델타 변이가 (시장에는) 물기보다 짖기에 더 가깝다”고 얘기했는데요.

즉 델타변이에 대한 우려가 지난 월요일(19일) 투자자들에게 한번 경종을 울린 것이고 계속적이며 직접적인 영향(물기)까지는 가지 않았다는 겁니다. 사나운 개를 생각해보시면 나를(투자자와 시장) 문 것은 아니고 매우 크게 짖어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말이죠.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강력한 경기 회복세를 꺾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경제분석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지방정부들이 최근의 환자 수 증가에도 규제강화를 피하고 백신접종을 늘리려고 하고 있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봅니다.

지난 월요일(19일)의 공포 이후 하루이틀 시간이 지나면서 월가에서는 백신 덕에 델타변이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아졌다. /로이터연합뉴스


오렌 클라치킨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델타변이는 경제에 상당한 하방위험”이라면서도 “하지만 그 위험은 매우 강한 기초체력에 의해 상쇄된다”고 봤습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은 많은 현금이 있고 지난 18개월 동안 하지 못했던 활동에 돈을 쓰고 싶어한다”며 “지금으로서는 백신이 신규 환자 증가세를 꽤 잘 낮게 유지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때문에 옥스퍼드 측은 델타변이에도 3분기 9% 가까이 성장할 것이라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전망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또다른 기관인 캐피털 이코노믹스도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보지만 델타변이 문제로 전망치를 바꾸지는 않고 있는데요. 폴 애쉬워스 캐피털 이코노믹스 북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상황이 완전히 통제불능 상태가 되지 않는 한 큰 부정적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계속 짖다보면 물 수 있어…증시, 조정이냐 상승이냐 분석 엇갈려


앞서 톰 리의 비유가 매우 적절하다고 말씀드렸는데 이는 앞으로의 상황 전개에 대한 여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나운 개가 짖다가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그러다가 진짜 무는 사례도 있습니다. 짖는 것 자체가 경고인데 경고를 무시한 결과죠. 밀러 타박의 매트 메일리 주식 전략가는 “나는 (월요일의 상황이) 아마도 8월 말이나 9월, 10월에 올 수 있는 조정장에 대한 경고라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CNBC도 “일부 전문가들은 증시가 더 떨어질 수 있는 불안한 시기로 가고 있다고 본다”며 “델타변이 확산과 함께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투자자들이 저울질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델타변이가 더 확산하면 대규모 관중이 모이는 행사나 시설은 일부 셧다운을 재개할 수도 있다. 이는 경제에 영향을 줄 것이다. /연합뉴스




실제 전면적인 셧다운은 없더라도 지역별로 차등규제가 생기면 경기에는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대규모 스포츠경기나 공연 등은 상황이 나은 주에서도 1차적으로 규제를 받을 가능성이 있죠. 이 경우 고용시장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주게 됩니다. 아직 고용시장의 회복이 더딘데 그 속도가 더 느려질 수 있는 셈입니다.

여기에 인플레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지속적입니다. 이에 대한 방향성을 알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이같은 요소들을 고려하면 어느 날 갑자기 델타변이를 이유(또는 핑계) 삼아 시장이 변동성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반드시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리스크 요인을 알고 있는 게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물론 반대로 보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증시가 연말까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얘기인데요. 펀드스트랫의 톰 리는 △보복 소비 △보복 소비에 따른 기업의 투자·지출확대 △기업의 바이백 증가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지속 △델타변이 우려에 정부의 재정지원 확대 △국채금리 1.2%대로 여전히 낮음 등의 6가지 이유를 들어 S&P500이 연말까지 4,700으로 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종가(4,358.69)를 고려하면 약 7.8% 더 상승한다는 뜻입니다.

“백신은 1세대인데 변이는 4~5세대…英 등 공존모델, 시간 지나야 성패 알 수 있어”


이번엔 델타변이와 관련해 현지 전문가의 말을 한 번 들어보려고 합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누구도 딱 부러지게 이렇게 될 것이라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미국 뉴저지에 본사를 두고 코로나19 진단키트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엑세스바이오의 최영호 대표는 이날 미국이 백신 접종률이 높기 때문에 델타변이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말에 대해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고 했습니다.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맞은 사람이 중증으로 가는 상황은 적은 것 같지만 델타변이 때부터는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백신의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것인데요.

그는 “백신은 아직 1세대인에 변이는 델타, 감마 등 4~5세대까지 가고 있다”며 “백신이라는 도전이 오면 바이러스도 살아남기 위해 변화를 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작용반작용 같은 것인데 백신에 변화하고 이겨내는 바이러스가 나오기 때문에 단기간 내 백신을 접종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라며 "현 속도대로라면 미국의 백신 접종 프로그램이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최영호 엑세스바이오 대표. /사진제공=엑세스바이오


영국과 미국이 보여주고 있는 코로나19와의 공존방식에 대해서는 “일종의 도박”이라고 평가했는데요. 단순히 성공확률이 낮다는 게 아니라 반대쪽 리스크가 크다는 뜻입니다.

최 대표는 “스페인독감은 엄청난 사상자를 낸 다음에는 치명률이 낮은 쪽으로 변화했다”면서도 “말라리아는 다른 사례인데 바이러스가 어느 쪽으로 움직일지 지금의 과학으로는 예측하기가 힘들다”고 했습니다. 바이러스 입장에서는 감염자가 죽으면 더 많이 퍼뜨릴 수가 없겠죠. 적정한 수준이라면 널리 확산할 수 있어서 그렇습니다.

그는 “미국이 또다시 완전 셧다운으로 갈지 안 갈지는 정부 결정에 달린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공존모델과 방역강화 가운데) 누가 맞는지는 시간이 얘기해줄 수밖에 없다. 다만, 너무 확산한 뒤에는 통제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정리하면 영미식 모델이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지만 실패했을 때는 문제가 심각할 정도로 커진다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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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뉴욕=김영필 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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